개인적 현상
굳이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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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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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일
필름 카메라는 제약이 많다. 찍을 수 있는 장수가 정해져 있고, 셔터를 누른 뒤에는 되돌릴 수 없으며,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면 며칠은 기다려야 한다. 비용도 든다. 오성윤은 "시원하게 펑펑 찍다가 10만 원씩 내다 버려 보면 된다"며 그 부담을 설명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이 제약들을 필름 카메라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무엇을 찍을지, 왜 지금 찍으려는지, 어떤 사진을 남기고 싶은지. 필름으로 사진을 배운 사람의 촬영을 두고 저자는 "관찰하고, 발견하고, 열심히 궁리하고 고민해서 남기는 한 장. 어쩌다 두 장"이라고 쓴다. 카메라를 들고 걷다 보면 하늘을 한 번 더 보고, 화단과 사람들, 무심코 지나칠 풍경에서 각별함을 찾는다. 그러다 언젠가부터는 카메라가 손에 없는 순간에도 그렇게 보게 된다. 필름의 불편함을 낭만으로 포장하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도 쓰고, 필름만 고집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그 선택에 허영이 섞여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한다. 그에게 중요한 건 불편함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생각과 선택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는 동안 각자의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은 다시 다음 선택을 이끈다.
사진을 알아가는 즐거움
《개인적 현상》에는 35㎜와 중형 필름의 차이, 카메라 기종에 따라 달라지는 촬영 방식, 필름의 색과 그레인, 현상과 인화의 차이부터 카메라의 디자인과 조작감까지 이야기가 빼곡하다. 서로 다른 카메라의 구조와 쓰임을 살펴보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 탄생했다 사라진 카메라들의 역사도 따라간다. 디지털 시대의 '필름 색감'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후지필름의 필름 시뮬레이션이 일반적인 이미지 필터와 어떻게 다른지, 필름의 색을 재현하기 위해 카메라와 보정 소프트웨어가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까지 파고든다. 현상과 인화의 차이를 설명하다가 사진의 역사로 향하고, 사진가들의 작업을 이야기하다가 카메라를 든 사람이 타인을 어디까지 찍을 수 있는지 묻는다. 여행과 음악, 물건과 디자인, 실패한 사진과 기억도 그 사이를 오간다.
"그래서 무슨 카메라를 사야 하는가." 답부터 말하자면, 모른다
수십 대의 필름 카메라를 써 본 사람에게 어떤 카메라를 사야 하느냐고 물으면 근사한 추천 목록 정도는 돌아올 법하다. 하지만 오성윤의 답은 "모른다"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다. 크고 무거우며 렌즈는 어둡고 초점 맞추기는 어렵고 셔터 소리마저 맥 빠지는 첫 카메라 야시카 일렉트로 35 GSN을 두고 "장점은 하나요, 단점은 나머지 전부"라고 평하면서도 초심자에게 권하고 싶어 하고, 카메라를 고를 때는 성능만큼 디자인을 따진다. 그러면서 자기 고집도 계속 의심한다. 코트만 고집하던 사람이 어느 날 오렌지색 구스다운 패딩을 입고, 필름만 쓰던 사람이 디지털카메라를 들인다. 그러고는 이렇게 쓴다. "허영은 허영이고 고집은 고집이며 애정은 애정이다." 많이 안다고 정답을 말하지 않고, 애정을 보편적인 가치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오성윤의 말맛은 이 고집과 의심 사이에도 있다.
나는 아직도 그 필름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이제 구할 수 없는 필름 하나가 있다. 그 필름을 사용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이후 오성윤의 선택은 달라졌다. 비슷한 색을 찾아 다른 필름과 카메라를 골랐고, 그 결과를 보며 다시 자신의 기준을 조정했다. 하나의 선택이 다음 선택을 불렀다. 결국 그는 "나는 아직도 무의식중에 그 필름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썼다. 작은 도구 하나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바꿀 수 있다. 무엇에 시선을 두고, 무엇을 남기며, 어떤 선택을 반복할지도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 현상》을 읽고 반드시 필름 카메라를 들일 필요는 없다. 대신 책장을 덮고 나면 자신에게 질문 하나쯤은 남을 수 있다. 나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무엇을 보고 남기고 싶은가. 오성윤은 이 책이 누군가에게 "삶에 대한 어떤 예감"이나, 우리가 "아주 작은 계기, 작은 물건 하나로도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필름 카메라는 제약이 많다. 찍을 수 있는 장수가 정해져 있고, 셔터를 누른 뒤에는 되돌릴 수 없으며, 현상소에 필름을 맡기면 며칠은 기다려야 한다. 비용도 든다. 오성윤은 "시원하게 펑펑 찍다가 10만 원씩 내다 버려 보면 된다"며 그 부담을 설명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이 제약들을 필름 카메라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무엇을 찍을지, 왜 지금 찍으려는지, 어떤 사진을 남기고 싶은지. 필름으로 사진을 배운 사람의 촬영을 두고 저자는 "관찰하고, 발견하고, 열심히 궁리하고 고민해서 남기는 한 장. 어쩌다 두 장"이라고 쓴다. 카메라를 들고 걷다 보면 하늘을 한 번 더 보고, 화단과 사람들, 무심코 지나칠 풍경에서 각별함을 찾는다. 그러다 언젠가부터는 카메라가 손에 없는 순간에도 그렇게 보게 된다. 필름의 불편함을 낭만으로 포장하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디지털카메라도 쓰고, 필름만 고집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그 선택에 허영이 섞여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한다. 그에게 중요한 건 불편함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생각과 선택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는 동안 각자의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은 다시 다음 선택을 이끈다.
사진을 알아가는 즐거움
《개인적 현상》에는 35㎜와 중형 필름의 차이, 카메라 기종에 따라 달라지는 촬영 방식, 필름의 색과 그레인, 현상과 인화의 차이부터 카메라의 디자인과 조작감까지 이야기가 빼곡하다. 서로 다른 카메라의 구조와 쓰임을 살펴보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 탄생했다 사라진 카메라들의 역사도 따라간다. 디지털 시대의 '필름 색감'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후지필름의 필름 시뮬레이션이 일반적인 이미지 필터와 어떻게 다른지, 필름의 색을 재현하기 위해 카메라와 보정 소프트웨어가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까지 파고든다. 현상과 인화의 차이를 설명하다가 사진의 역사로 향하고, 사진가들의 작업을 이야기하다가 카메라를 든 사람이 타인을 어디까지 찍을 수 있는지 묻는다. 여행과 음악, 물건과 디자인, 실패한 사진과 기억도 그 사이를 오간다.
"그래서 무슨 카메라를 사야 하는가." 답부터 말하자면, 모른다
수십 대의 필름 카메라를 써 본 사람에게 어떤 카메라를 사야 하느냐고 물으면 근사한 추천 목록 정도는 돌아올 법하다. 하지만 오성윤의 답은 "모른다"다. 그렇다고 할 말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다. 크고 무거우며 렌즈는 어둡고 초점 맞추기는 어렵고 셔터 소리마저 맥 빠지는 첫 카메라 야시카 일렉트로 35 GSN을 두고 "장점은 하나요, 단점은 나머지 전부"라고 평하면서도 초심자에게 권하고 싶어 하고, 카메라를 고를 때는 성능만큼 디자인을 따진다. 그러면서 자기 고집도 계속 의심한다. 코트만 고집하던 사람이 어느 날 오렌지색 구스다운 패딩을 입고, 필름만 쓰던 사람이 디지털카메라를 들인다. 그러고는 이렇게 쓴다. "허영은 허영이고 고집은 고집이며 애정은 애정이다." 많이 안다고 정답을 말하지 않고, 애정을 보편적인 가치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오성윤의 말맛은 이 고집과 의심 사이에도 있다.
나는 아직도 그 필름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이제 구할 수 없는 필름 하나가 있다. 그 필름을 사용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그 이후 오성윤의 선택은 달라졌다. 비슷한 색을 찾아 다른 필름과 카메라를 골랐고, 그 결과를 보며 다시 자신의 기준을 조정했다. 하나의 선택이 다음 선택을 불렀다. 결국 그는 "나는 아직도 무의식중에 그 필름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고 썼다. 작은 도구 하나가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지 바꿀 수 있다. 무엇에 시선을 두고, 무엇을 남기며, 어떤 선택을 반복할지도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 현상》을 읽고 반드시 필름 카메라를 들일 필요는 없다. 대신 책장을 덮고 나면 자신에게 질문 하나쯤은 남을 수 있다. 나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무엇을 보고 남기고 싶은가. 오성윤은 이 책이 누군가에게 "삶에 대한 어떤 예감"이나, 우리가 "아주 작은 계기, 작은 물건 하나로도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목차
01 필름 카메라에는 인공지능이 없다 그러나
02 필름 사진은 화학이며 물리며 달의 뒷면이다
03 필름이 사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04 현상소는 늘 질문을 잊었을 때쯤 답장을 돌려준다
05 운이 좋은 이들은 술래 없는 술래잡기를 배운다
06 가장 곤란한 것은 역시나 숫자들이다
07 내면의 디스플레이가 가진 해상도에 대하여
08 기억에 남는 공연은 필름을 챙겨 간 공연이다
09 가장 곤란한 것은 역시나 숫자들이다 (2)
10 '필름 색감'이라는 표현은 옛 연인의 이름처럼 껄끄럽고도 달콤하고
11 필름 색감이 영원한 미지의 영역은 아닐 것이다
12 흑백 필름 속에서 은하수를 보는 사람도 있다
13 후지필름과 코닥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흐른다
14 어떤 필름은 단종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15 우리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고 궁금해하고
16 사진에는 원래 주인이 없었다
17 브레송에게 자동권총을 쥐여 주고 싶었던 사람들
18 변기 속에서 계시를 찾는 때가 있다
19 필름 카메라의 지형도에 미지의 보물섬은 존재하지 않는다
20 아무도 깃들게 하지 않았건만 깃들고 만 정신들
21 그들은 물건 하나를 삼대는 물려 쓰는 시대에서 왔다
22 아날로그 뷰파인더로 보면 새삼 우리는 먼 존재들이다
23 빗나간 것들은 낭만적이다
24 필름 카메라에서는 매번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02 필름 사진은 화학이며 물리며 달의 뒷면이다
03 필름이 사진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04 현상소는 늘 질문을 잊었을 때쯤 답장을 돌려준다
05 운이 좋은 이들은 술래 없는 술래잡기를 배운다
06 가장 곤란한 것은 역시나 숫자들이다
07 내면의 디스플레이가 가진 해상도에 대하여
08 기억에 남는 공연은 필름을 챙겨 간 공연이다
09 가장 곤란한 것은 역시나 숫자들이다 (2)
10 '필름 색감'이라는 표현은 옛 연인의 이름처럼 껄끄럽고도 달콤하고
11 필름 색감이 영원한 미지의 영역은 아닐 것이다
12 흑백 필름 속에서 은하수를 보는 사람도 있다
13 후지필름과 코닥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흐른다
14 어떤 필름은 단종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15 우리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고 궁금해하고
16 사진에는 원래 주인이 없었다
17 브레송에게 자동권총을 쥐여 주고 싶었던 사람들
18 변기 속에서 계시를 찾는 때가 있다
19 필름 카메라의 지형도에 미지의 보물섬은 존재하지 않는다
20 아무도 깃들게 하지 않았건만 깃들고 만 정신들
21 그들은 물건 하나를 삼대는 물려 쓰는 시대에서 왔다
22 아날로그 뷰파인더로 보면 새삼 우리는 먼 존재들이다
23 빗나간 것들은 낭만적이다
24 필름 카메라에서는 매번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저자
저자
오성윤 15년 차 잡지 에디터. 〈에스콰이어〉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여성지 〈뮤인〉, 건강지 〈맨즈헬스〉, 남성지 〈루엘〉, 여행지 〈론리플래닛〉에서 이력을 쌓았으며, 더 폭넓은 매체에 글과 사진을 기고해 왔다. 주제야 뭐가 됐든 적절한 질문과 흥미로운 장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적절한 질문과 진부한 장면에도 자주 매료된다. 2023년 여행 에세이집 《짧은 휴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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