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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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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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였나. 여섯 살 때였나. 유치원 갈 즈음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공교롭게도 작은 동네에 동갑내기가 두 명 더 있어서 자주 놀았다. 얘들끼리만 말고, 어른들끼리도. 이모들보다도 가까운 아줌마들은 그 어떤 이모들보다 나를 더 잘 알았다. 가끔은 우리 엄마보다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미래는 이렇구나. 고은이는 안 그러는데. 시완이는 이러는데. 미래는 이렇네. 이모들한테는 안 나오는 반말이 아줌마들을 향해서는 곧잘 튀어나왔다. 애기로 봐달라는 듯이 자기 자식으로 봐달라는 듯이 "그랬는데요?"하다가 어느 순간 "그래앴는데에-"하고 끝나는.
어떤 면에서 고은이나 시완이보다 고은이네 엄마랑 시완이네 엄마가 더 편했다. 우리 엄마랑 아줌마들이 앉아있으면 그 둘레를 괜히 느리게 스쳐 지나가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귀에 담았다. 이 어른들의 앉은 키를 훌쩍 뛰어넘을 즈음을 그려보면서 아주 가까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던 하루. 그들을 지나치면서 나는 계속해서 목을 가다듬었다. 뭐가 걸렸는지, 간지럽고 따가왔다.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이 답답했다. 우리 집에서 아픈 것은 곧 부주의이자 죄악이므로 엄마 앞에서는 숨기던 기침을 그들 앞에서는 편하게 내색했다.
"미래 일부러 기침하는 것 같은데?" "애들이 저럴 때는 쓸쓸하다는 거라던데." "관심받고 싶은 모양인데?" "감기 걸린 척하는 거 보면…" 그 말을 듣고 나는 내 방 아닌 방에 들어가 문들 닫았다. 그건 고은이 방이었을까, 시완이 방이었을까. 문손잡이를 잡던 손을 떼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무엇이 그렇게 서운했던거니. 자세히 탐구해보지는 못했다. 그러고서 알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 들어갔고, 어른들보다는 또래에게, 친구 집보다는 다른 장소들에 관심이 생겼다. 정신이 바빠졌다.
그런데 왜 이 지면에 이런 애길 하고 있느냐고? 윤희 언니 만화를 보면, 이런 기억이 하나씩 떠오른다. 다 잊은 줄 알았지? 아니 없는줄 알았지? 없는데 있었다. 진실에는 한참 못 미치는 기억. 거기 쓰이는 마음. 없어진 걸 있게 그리는 손과 펜. 윤희 언니 만화를 읽을 때면, 내게는 고향이 없는데, 그 고향이 정말로 그리워지곤 한다. - 김미래
어떤 면에서 고은이나 시완이보다 고은이네 엄마랑 시완이네 엄마가 더 편했다. 우리 엄마랑 아줌마들이 앉아있으면 그 둘레를 괜히 느리게 스쳐 지나가면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귀에 담았다. 이 어른들의 앉은 키를 훌쩍 뛰어넘을 즈음을 그려보면서 아주 가까이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던 하루. 그들을 지나치면서 나는 계속해서 목을 가다듬었다. 뭐가 걸렸는지, 간지럽고 따가왔다.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이 답답했다. 우리 집에서 아픈 것은 곧 부주의이자 죄악이므로 엄마 앞에서는 숨기던 기침을 그들 앞에서는 편하게 내색했다.
"미래 일부러 기침하는 것 같은데?" "애들이 저럴 때는 쓸쓸하다는 거라던데." "관심받고 싶은 모양인데?" "감기 걸린 척하는 거 보면…" 그 말을 듣고 나는 내 방 아닌 방에 들어가 문들 닫았다. 그건 고은이 방이었을까, 시완이 방이었을까. 문손잡이를 잡던 손을 떼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무엇이 그렇게 서운했던거니. 자세히 탐구해보지는 못했다. 그러고서 알마 지나지 않아 학교에 들어갔고, 어른들보다는 또래에게, 친구 집보다는 다른 장소들에 관심이 생겼다. 정신이 바빠졌다.
그런데 왜 이 지면에 이런 애길 하고 있느냐고? 윤희 언니 만화를 보면, 이런 기억이 하나씩 떠오른다. 다 잊은 줄 알았지? 아니 없는줄 알았지? 없는데 있었다. 진실에는 한참 못 미치는 기억. 거기 쓰이는 마음. 없어진 걸 있게 그리는 손과 펜. 윤희 언니 만화를 읽을 때면, 내게는 고향이 없는데, 그 고향이 정말로 그리워지곤 한다. - 김미래
목차
목차
제 나이의 맞는 여행
병원에만 가면 병이 낫는 병
지난 초여름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버리기의 우선순위
고양이들
여름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숙면
사과를 먹을 때면
주말에 언니와
서원전
눈 오는 날
나의 도시
밤 산책
침대
온실
지저스 크라이스트
병원에만 가면 병이 낫는 병
지난 초여름 전주에 다녀왔습니다
버리기의 우선순위
고양이들
여름엔 늘 좋은 일이 생긴다
숙면
사과를 먹을 때면
주말에 언니와
서원전
눈 오는 날
나의 도시
밤 산책
침대
온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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