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 1972-2020(헥사곤 한국작고작가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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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우리 곁을 떠난 작가들이 있다. 각자의 소명에 따라 일평생의 작업을 일구고 홀연히 떠난 이들을 기록하기 위해 그 생애와 작업을 책으로 엮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헥사곤 한국작고작가선 첫 번째, 〈이윤기 : 1972-2020〉은 작고 작가 이윤기가 일생동안 작업한 자료를 모아 펴낸 책이다. 작가 이윤기는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고향 화성으로 돌아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목리’, ‘생명’, ‘그물코’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며 작고할 때까지 새롭게 만난 예술가들과 함께 ‘이주’, ‘공동체’, ‘연대’, ‘통일’ 등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을 펼쳤다. 그는 그 모든 전시들에 여전히 남아있고 살아있으며, 묵묵히 외치면서, 소리치면서 남아있는 우리들을 향해 바꿔 나가라고, 다시 개벽의 순간들을 만들어 내라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앞날을 지금 여기로 당기라고, 분단 모순의 현실을 넘어서라고, 하얗게 웃으며 서 있다.
없이 있는 그가, 여기로 돌아오는 순간들이다.
없이 있는 그가, 여기로 돌아오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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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이윤기는 자신의 생활을 그리기라는 미술 형식을 차용해 미학화한다. 그에게 미술은 일기의 한 형식이자 영적 담화를 응집하는 묘판이다. 그래서 그의 미술은 농사 월령의 시간처럼 사계의 순간들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좀 더 더하고, 빼고 하는 것 없이 묵묵히 제 시간을 쌓아가고 있단 얘기다. 작업실에 흐드러진 얼굴 꽃을 보는 일은 풍작의 들녘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자칫 이러한 형식이 완결성 없이 부유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한다. 인물의 세부 묘사가 거칠고, 화면의 여백이 뚜렷한 의지를 갖지 않아 정신의 근거를 약화시키는 면이 없지 않고, 오브제가 지닌 본래적 성질과 상징을 인물과 결합하는 것도 덜 섬세하다. 전통 인물화가 세필을 이용해 품격의 방향을 잡아낸 뒤 일종의 '품평회'를 거쳐야 본 작업에 시작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이 되는 인물과 한 달여를 동거하며 전체로서의 상을 되새김했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사실주의와 현실주의의 리얼리티는 '닮음'의 오차가 아닌 '닮음'의 영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윤기의 시작은 들국화처럼 꼿꼿하다. 그의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가능성의 파동 안쪽에 있게 한다. 그리기에 대한 집요한 시선, 색의 차이와 언어를 달굼질해 나가는 행보는 그에 대한 희망이다. 생활미술의 힘은 '생활'에서 온다. 일상이라거나 날들이라거나 하는 반복적인 '날(日)'의 연속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생활미술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기억이며, 현실이며, 시대다. 생활미술은 현실 언어에서 지독한 현실이 발생한다. 이윤기의 희망은 그 지독함이 이제 막 꽃망울을 가졌단 사실에서 시작된다. ● 김종길 | 미술평론가
그러나 자칫 이러한 형식이 완결성 없이 부유할 수 있다는 점도 발견한다. 인물의 세부 묘사가 거칠고, 화면의 여백이 뚜렷한 의지를 갖지 않아 정신의 근거를 약화시키는 면이 없지 않고, 오브제가 지닌 본래적 성질과 상징을 인물과 결합하는 것도 덜 섬세하다. 전통 인물화가 세필을 이용해 품격의 방향을 잡아낸 뒤 일종의 '품평회'를 거쳐야 본 작업에 시작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상이 되는 인물과 한 달여를 동거하며 전체로서의 상을 되새김했다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사실주의와 현실주의의 리얼리티는 '닮음'의 오차가 아닌 '닮음'의 영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윤기의 시작은 들국화처럼 꼿꼿하다. 그의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가능성의 파동 안쪽에 있게 한다. 그리기에 대한 집요한 시선, 색의 차이와 언어를 달굼질해 나가는 행보는 그에 대한 희망이다. 생활미술의 힘은 '생활'에서 온다. 일상이라거나 날들이라거나 하는 반복적인 '날(日)'의 연속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을 생활미술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기억이며, 현실이며, 시대다. 생활미술은 현실 언어에서 지독한 현실이 발생한다. 이윤기의 희망은 그 지독함이 이제 막 꽃망울을 가졌단 사실에서 시작된다. ● 김종길 | 미술평론가
목차
목차
작가론:그대로 멈춰라_김종길
1장. 목리에서 보통리로 나는 철새 2009-2011
2장. 목리에서 마주친 얼굴 2003-2010
3장. 보통리의 일상 2001-2002
4장. 백리 시절 1999-2000
5장. 1998 이전
6장. 작가에 대하여
1장. 목리에서 보통리로 나는 철새 2009-2011
2장. 목리에서 마주친 얼굴 2003-2010
3장. 보통리의 일상 2001-2002
4장. 백리 시절 1999-2000
5장. 1998 이전
6장. 작가에 대하여
저자
저자
이윤기
1972년 경기도 화성에 태어나 자랐다. 1998년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서양화)를 졸업하고 여덟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대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고향 화성으로 돌아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목리', '생명', '그물코'를 주제로 한 대표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며 작고할 때까지 새롭게 만난 예술가들과 함께 '이주', '공동체', '연대' 등을 주제로 다양한 문화예술기획을 펼쳤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찾아가는 어린이 생태미술교육프로젝트〉 (2010)를 통해 그의 세계가 얼마나 순수하고, 사려 깊으며, 희망의 공동체를 지향했는지 잘 보여준다. 8회 개인전 〈숲의 끝에 멈추다〉(2010) 이후 프로젝트 작업들은 그의 미술세계의 중핵이라 할 생태, 환경, 공동체, 공공성, 연대, 저항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생태환경미술, 공동체미술, 공공미술, 민중미술의 문맥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미술이었다. 작가 이윤기는 '함께하는' 공동체성이 몸에 익은 작가였다. 그는 모든 전시들에 여전히 남아 있고 살아 있으며, 묵묵히 외치면서, 소리치면서 남아있는 우리들을 향해 바꿔 나가라고, 다시 개벽의 순간들을 만들어 내라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앞날을 지금 여기로 당기라고, 분단 모순의 현실을 넘어서라고, 하얗게 웃으며 서 있다. 없이 있는 그가, 여기로 돌아오는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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