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연미(한국현대미술선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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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마흔 아홉번 째, 변연미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숲의 화가’라는 별명을 가진 변연미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변연미의 작업은 1999년 프랑스를 강타했던 폭풍의 흔적으로부터 시작된다. 빠리 전체가 역사상 보기 드문 피해를 입었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거센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그녀는 폭풍이 지나간 다음 자주 산보를 하던 뱅센느 숲을 찾았을 때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였다. 빠리의 가장 큰 숲이기도 한 그곳이 아예 숲의 형태가 사라져 버리고 한순간에 벌판으로 변했던 것이다.
거대한 아름드리나무들이 허리가 부러져 뒤엉켜 있는가 하면, 작은 나무들은 상당수가 아예 뽑혀나가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폭격을 맞은 듯한, 폐허의 현장을 보는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 아우성은 자연에 대한 심미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놓게 된다. 그동안 인간에게 영원한 안식과 쉼터를 제공하면서 영원한 이상향의 대상이 되었던 숲들의 무한질서나 색채, 소리, 형태 등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처참하게 폐허화 된 장면을 보면서 문득 오늘날의 인간들이 갖는 왜곡과 오만, 생존의 비애들을 연상하게 된다.
이때부터 순식간에 황폐해버린 숲의 충격적인 이미지에서 감응된 변연미의 새로운 조형언어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문명의 비판과 현대인들에 대한 비유적 언어로서 삶의 현장을 연상케 하였다. 결국 순연한 자연과 역시 동일한 자연이지만 폐허가 되어버린 숲의 변신을 보면서 상처나 전쟁, 생존경쟁과 파멸 등의 환부들로 연상되는 숲의 시리즈가 이어진다.
그간 한국이나 동양에서 사유나 수양 등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자연관과는 전혀 다른 국면의 해석이 시작된 것이다. 곡선이 직선으로 대체되고, 자유분방하게 사용되던 색채가 절제되면서 블랙 톤을 즐겨 사용하게 된다.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붓을 떠나서 가는 모래에 본드와 함께 먹물을 섞어 고무장갑을 끼고 선을 그어 나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극도로 단순화되고, 장엄한 스케일과 평소 나무가 갖는 강인한 이미지를 연상하도록 하면서 바로 그 뱅센느 숲에서 느꼈던 충격을 형상화한다. ● 최병식 / 미술평론가, 경희대교수
변연미의 작업은 1999년 프랑스를 강타했던 폭풍의 흔적으로부터 시작된다. 빠리 전체가 역사상 보기 드문 피해를 입었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나가는 거센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그녀는 폭풍이 지나간 다음 자주 산보를 하던 뱅센느 숲을 찾았을 때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였다. 빠리의 가장 큰 숲이기도 한 그곳이 아예 숲의 형태가 사라져 버리고 한순간에 벌판으로 변했던 것이다.
거대한 아름드리나무들이 허리가 부러져 뒤엉켜 있는가 하면, 작은 나무들은 상당수가 아예 뽑혀나가거나 누워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폭격을 맞은 듯한, 폐허의 현장을 보는 작가의 가슴에 와 닿는 아우성은 자연에 대한 심미 상태를 완전히 바꾸어놓게 된다. 그동안 인간에게 영원한 안식과 쉼터를 제공하면서 영원한 이상향의 대상이 되었던 숲들의 무한질서나 색채, 소리, 형태 등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나무들이 처참하게 폐허화 된 장면을 보면서 문득 오늘날의 인간들이 갖는 왜곡과 오만, 생존의 비애들을 연상하게 된다.
이때부터 순식간에 황폐해버린 숲의 충격적인 이미지에서 감응된 변연미의 새로운 조형언어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문명의 비판과 현대인들에 대한 비유적 언어로서 삶의 현장을 연상케 하였다. 결국 순연한 자연과 역시 동일한 자연이지만 폐허가 되어버린 숲의 변신을 보면서 상처나 전쟁, 생존경쟁과 파멸 등의 환부들로 연상되는 숲의 시리즈가 이어진다.
그간 한국이나 동양에서 사유나 수양 등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자연관과는 전혀 다른 국면의 해석이 시작된 것이다. 곡선이 직선으로 대체되고, 자유분방하게 사용되던 색채가 절제되면서 블랙 톤을 즐겨 사용하게 된다.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붓을 떠나서 가는 모래에 본드와 함께 먹물을 섞어 고무장갑을 끼고 선을 그어 나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극도로 단순화되고, 장엄한 스케일과 평소 나무가 갖는 강인한 이미지를 연상하도록 하면서 바로 그 뱅센느 숲에서 느꼈던 충격을 형상화한다. ● 최병식 / 미술평론가, 경희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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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검은 숲은 변연미가 지치지도 않고 고집스럽게 용기를 다해 그려온 유일하고도 특별한 주제이다. 1999년 프랑스에 불어 닥친 폭풍이 망가트린 숲, 부러지고 쓰러진 나무들로 가득한 황폐한 숲, 그때 변연미와 숲 사이에는 일종의 강한 공모의식이 형성된다.
세잔느는 〈사람은 자연에 그다지 세심하지도, 성실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다.〉 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열정적인 주제는 셍 빅트와르 산이었다.
자연과 진리
〈나는 셍 빅트와르 산을 그릴 수도 없고, 그릴 줄도 모르는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라고 엑스 출신의 거장은 말했다. 그는 아주 조금씩 그 무게와 아름다움을 재현해 내었고 셍 빅트와르 산은 그때부터 미술사에 자취를 남기게 된다. 변연미는 나무 몸체를 모래와 접착제, 커피가루로 두텁게 바르고 칠한다. 세잔느와는 달리, 나무 꼭대기는 화폭보다 더 광활한 높은 곳을 지향한다. 하늘 높은 곳에서, 나뭇가지들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색채는 단지 빛의 필터일 뿐이다. 아뜰리에에서 현실의 숲은 환상의 숲으로 변모한다. 복잡하게 얽힌 가지들을 지닌 일련의 나무들을 부드럽게 스며든 빛이 안쪽에서 밝게 비추인다. 장면포착, 빛의 작업, 하늘의 밝음의 강도 등은 기후현상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작가 내면의 감성과 연결된다.
변연미가 거대한 화폭에 그려낸 사람이 살지 않는 숲은 가스파르 프리드리히의 형이상학적인 풍경을 연상시킨다. 선의 섬세함, 세심하게 표현된 가벼움, 그리고 뎃상의 왕성함 등은 그가 동양 출신임을 미묘하게 드러내 준다. 숨이 막힐 듯한, 황색.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청색. 비현실을 드러내는 듯한, 보라색은 유니크하다. 그녀의 숲, 그녀는 그것을 항상 검은 숲이라 부른다.
신낭만주의?
이제 그녀는 그녀가 초기에 보여주었던 어두운 단면들, 부러진 선들, 묵시록적인 이미지들과는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숲들은 화폭마다 수직으로 뻗어있고 나무들도 성장한 모습이다. 신비로우면서 신화적인 이런 인적 없는 배경 속에서 영혼은 사방을 배회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구도는 보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상과, 자연은 우리보다 강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순수한 시적 절제와 억제된 색채로 이루어진 변연미의 낭만주의는 자연에 대한 경의, 감사, 숭배이며 자연에 대한 동일시이다. 자연과 인간 정신 사이의 일체화된 유대관계가 엄숙히 확인된다. 작가 변연미의 근작에는 처음으로 수풀과 야생잡초 뒤에 깊숙이 자리 잡은 작은 나무 집이 등장한다. 이것은 인간의 출현을 예고한다. ● 일레아나 꼬르네아 / 미술비평가
세잔느는 〈사람은 자연에 그다지 세심하지도, 성실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다.〉 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열정적인 주제는 셍 빅트와르 산이었다.
자연과 진리
〈나는 셍 빅트와르 산을 그릴 수도 없고, 그릴 줄도 모르는 채 오랜 시간을 보냈다.〉 라고 엑스 출신의 거장은 말했다. 그는 아주 조금씩 그 무게와 아름다움을 재현해 내었고 셍 빅트와르 산은 그때부터 미술사에 자취를 남기게 된다. 변연미는 나무 몸체를 모래와 접착제, 커피가루로 두텁게 바르고 칠한다. 세잔느와는 달리, 나무 꼭대기는 화폭보다 더 광활한 높은 곳을 지향한다. 하늘 높은 곳에서, 나뭇가지들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색채는 단지 빛의 필터일 뿐이다. 아뜰리에에서 현실의 숲은 환상의 숲으로 변모한다. 복잡하게 얽힌 가지들을 지닌 일련의 나무들을 부드럽게 스며든 빛이 안쪽에서 밝게 비추인다. 장면포착, 빛의 작업, 하늘의 밝음의 강도 등은 기후현상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작가 내면의 감성과 연결된다.
변연미가 거대한 화폭에 그려낸 사람이 살지 않는 숲은 가스파르 프리드리히의 형이상학적인 풍경을 연상시킨다. 선의 섬세함, 세심하게 표현된 가벼움, 그리고 뎃상의 왕성함 등은 그가 동양 출신임을 미묘하게 드러내 준다. 숨이 막힐 듯한, 황색. 그림자가 드리운 듯한, 청색. 비현실을 드러내는 듯한, 보라색은 유니크하다. 그녀의 숲, 그녀는 그것을 항상 검은 숲이라 부른다.
신낭만주의?
이제 그녀는 그녀가 초기에 보여주었던 어두운 단면들, 부러진 선들, 묵시록적인 이미지들과는 멀어진 것처럼 보인다. 숲들은 화폭마다 수직으로 뻗어있고 나무들도 성장한 모습이다. 신비로우면서 신화적인 이런 인적 없는 배경 속에서 영혼은 사방을 배회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구도는 보편적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상과, 자연은 우리보다 강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순수한 시적 절제와 억제된 색채로 이루어진 변연미의 낭만주의는 자연에 대한 경의, 감사, 숭배이며 자연에 대한 동일시이다. 자연과 인간 정신 사이의 일체화된 유대관계가 엄숙히 확인된다. 작가 변연미의 근작에는 처음으로 수풀과 야생잡초 뒤에 깊숙이 자리 잡은 작은 나무 집이 등장한다. 이것은 인간의 출현을 예고한다. ● 일레아나 꼬르네아 / 미술비평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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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KS
다시 숲 de nouveau la for?t 2021-2019
spectral forest for?t spectrale 2018-2012
검은 숲ㆍ뱅센느 숲 for?t noir · bois de vincennes 2011-1999
은유와 운동 im?taphore et mouvement 1998-1995
드로잉 drawing
● TEXT
검은 숲에서 다시, 숲으로 - 고충환
숲의 교차 - 앙드레 데르발
? la crois?e des bois _Andr? Derval
연미... - 파스칼 오비에
Younmi... _Pascal Aubier86 나무, 인간, 숲, 다시 나무+인간+숲 - 홍순환
변연미, 숲을 불러내다 - 일레아나 꼬르네아
L'appel de la for?t Younmi Byun _Ileana Cornea
뱅센느 숲의 폐허로부터 획득한 나무들의 언어 - 최병식
The Language of Trees Acquired from the Devastated Vincennes Forest _Byungsik CHOI
역동적 긴장의 회화 - 손월언
La Peintura de la tension dynamique _Woul-Ohn SON
검은 숲에 이식된 푸른 나무 - 이승미
작가노트 - 변연미
프로필 Profile
다시 숲 de nouveau la for?t 2021-2019
spectral forest for?t spectrale 2018-2012
검은 숲ㆍ뱅센느 숲 for?t noir · bois de vincennes 2011-1999
은유와 운동 im?taphore et mouvement 1998-1995
드로잉 drawing
● TEXT
검은 숲에서 다시, 숲으로 - 고충환
숲의 교차 - 앙드레 데르발
? la crois?e des bois _Andr? Derval
연미... - 파스칼 오비에
Younmi... _Pascal Aubier86 나무, 인간, 숲, 다시 나무+인간+숲 - 홍순환
변연미, 숲을 불러내다 - 일레아나 꼬르네아
L'appel de la for?t Younmi Byun _Ileana Cornea
뱅센느 숲의 폐허로부터 획득한 나무들의 언어 - 최병식
The Language of Trees Acquired from the Devastated Vincennes Forest _Byungsik CHOI
역동적 긴장의 회화 - 손월언
La Peintura de la tension dynamique _Woul-Ohn SON
검은 숲에 이식된 푸른 나무 - 이승미
작가노트 - 변연미
프로필 Profile
저자
저자
변연미
'숲의 화가' 변연미 작가는 추계예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17년간 거주하며 '숲'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작가는 원래 선(線)에 천착해 비구상 회화를 주로 그렸으나 작가가 매일 산책하며 자연과 교감하던 뱅센느 숲이 1999년 파리에 상륙한 태풍으로 황폐화 된 이후 원형적 이미지로 각인된 그 풍경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숲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는 태초의 자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 숲을 캔버스 가득히 담는다. 변연미의 작품들은 커피 찌꺼기, 모래, 먹물,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나무와 숲이 가진 다채로운 힘과 분위기를 대형 화폭에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태초의 자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초적 숲을 캔버스 가득히 담는다. 변연미의 작품들은 커피 찌꺼기, 모래, 먹물, 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나무와 숲이 가진 다채로운 힘과 분위기를 대형 화폭에 독특한 질감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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