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필요하다(다할시선 7)
류병구 시화집
시집 『당신이 필요하다』는 〈문득 봄〉, 〈만파식적〉,〈맹모삼천의 예감〉, 〈꽃비와 목어〉, 〈수국은 부끄러웠다〉, 〈당신이 필요하다〉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류병구 시인이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순수하게 시편만을 상재했던 지난 세 권째까지와는 달리 이번 제4집은 시에 더하여 자작 서화에 사진을 곁들인 시화집 형식으로, 저자의 전인적 아우라가 고루 배어있는 이색적인 작품집이다.
인간의 가치는 변한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변하는 것이 아니고 삶의 상황과 반응하면서 끊임없이 생각과 언어를 달구고 다듬으며 학문과 예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변화의 길을 개척한다.
본디 류 시인이 공부하고 연구한 분야는 동서양의 철학과 윤리학 분야여서 시적 감수성이나 상상력의 세계와는 그다지 친화적 영역이 아니고 어떤 점에서는 대척적 관계라고 볼 수도 있겠는데, 그러나 류 시인은 철학으로 공고해진 관념의 세계를 뚫고 나와, 아름다운 서정시의 신천지를 보여준다. 이미 중견의 품격을 넘어선 서화나 사진 작품에 있어서도 과도한 기교와 작품주의에 빠지지 않고 평이하고 소박한 일상과 오래된 유물, 자연 같은 것이 그 주된 대상이어서 보기에 즐겁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학자의 길을 걸어왔으나 학창 시절부터 그의 내면에 크낙한 공간을 만들고 거기에 시와 서화와 음악 같은 예술이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삶과 지혜의 온축을 예비해 온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류 시인이 노년에 보여주고 있는 시서화의 결실이 그토록 영롱하고 단단하게 이루어질 수는 없을 것이다.
- 홍기삼 문학평론가
특히, 시에 있어서 류 시인은 잊혀져가는 토속적인 풍습, 고유의 순우리말과 계절의 표준이 되는 절기節氣, 전통 등을 현대시와 접목한다. 우리말을 맛깔스럽게 재구성한 류병구 시인의 시편들은 이 시대의 정서를 복원시키는 '마중물'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익숙하고 예스러운 소재를 외려 '새로운' 것으로 지어낸 솜씨는 대상과 대상의 숨결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빼어난 '언어 직조력' 때문이다.
- 마경덕 시인
아름다운 들녘을 산책하며 가슴 가득 차오르는 신선한 즐거움
류병구의 시에는 장광설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설도 보이지 않는다. 시어는 극도로 압축, 절제되어 있고 군더더기를 철저히 배제한 언어의 응축이 거기에 있다. 존재와 사물에 대한 냉기, 혐오, 권태같은 부정적인 느낌 대신 아름다운 들녘을 산책하며 가슴 가득 차오르는 신선한 즐거움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다소 침잠하는 듯한 지루한 이미지 전개가 불가피한 경우 돌연 '해학'과 '능청'을 끌어들여 역동적 현실로 전환시키는 탁월한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고, 세월의 연륜과 삶에 대한 걸쭉한 통찰이 없으면 감히 쓰지 못할 여유자적한 포에틱 딕션을 구사하기도 한다.
안개비가 잠깐 쉬었다 간
꽃바위 절[花巖寺]
곱상한 용머리 목어가
습진 목청을 돋운다
공복에서 훑어올린 뱃심의 소리
태고적 울림
불명산 바람이 박자를 젓는다
따닥
딱
딱
우화루雨花樓
세로 결무늬에 켜켜이 밴
고적한 가락
떡갈나무 숲길에 나지막이 깔린다
화장기 없는 산사가
가을 꽃비 서너 줄금에 확 붉어졌다
-「꽃비와 목어」 전문
이 시의 화룡점정은 맨 끝련이다. "화장기 없는 산사가/가을 꽃비 서너 줄금에 확 붉어졌다"는 결미에 의해 갑자기 활기를 얻어 살아 움직이고, 과거가 아니라 현존하는 활기찬 현실로 전환된다. 독자는 특히 류 시인이 즐겨 쓰는 시적 모순어법에 매료될 것이다. '달빛 한 줌', '반백의 낮달', '수태를 해본 적 없는 수국', '과년한 동백꽃' 등 아주 많은 시어와 이미지들이 반어적, 역설적인 어법으로 시를 더욱 빛나게 한다.
류병구 시인에게 시 쓰기는 개척이나 다름 없다. 문화가 바뀌고 옛것이 사라져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고풍스러운 언어를 찾아 내어 현 시대의 맥락과 관점으로 접목한다는 것이다. 시인의 뜨거운 호흡으로 조합한 한 편 한 편은 우리 글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자부심마저 갖게 한다. 류병구 시인은 상상력을 동반한 확산적 사고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참신한 언어를 구사하며 균형 잡힌 미학으로 새로운 시정詩情을 획득한 것이다.
목차
목차
자서시 / 저 꽃에게는 눈길이 밥이다
제1부
별꽃
문득 봄
滿
빗소리
사무사
세한도
만파식적
말귀
맹모삼천의 예감
꽃비와 목어
초여름
오죽헌
수국은 부끄러웠다
춘분
제2부
당신이 필요하다
담배꽃
여자만
너도부추꽃
장사도
하심
선운사
석류
시스루 엘리베이터
우포
결심
행간
쪽빛 파도 소리에 운다
모기의 속눈썹에 이슬이 맺히다니
홍대거리 ·
제3부
참을 수 없는 기다림, 가을
메꽃
반굉일
낙엽
2박3일의 유택
경주 삼릉의 밤
웬지 모를
마감 원고
아무 말도
쓸모
주말농장
매발톱꽃
가을이 질러 놓은
한탄강
내일을 위한 에스키스
겨울 수묵화
제4부
카디널 니콜라오
늦자화상
동행
저 달을
황차를 마시며
까치밥(동시)
세밑(프랑스어 대역)
에필로그 무심천 이 가슴에
발문
시와 철학의 간격을 걷어내고 서정시의
세계를 구축하다 ? 홍기삼
저자
저자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 유교철학을 공부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을 거쳐 가천대학교(메디칼) 교수로 윤리학을 가르치고 정년 퇴임했다.
『직업윤리학개설』,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의 형성과 중국사상」 등의 저술과 논문이 있고,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달빛 한 줌』, 『쇠꽃이 필 때』, 『낮은 음역의 가락』,
그리고 이번에 시화집 『당신이 필요하다』를 내는 등 활발한 시작 활동을 하고 있다.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