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음역의 가락(다할시선 5)
류병구 시집
이번 시집을 통해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아포리즘은 ‘겸손’과 ‘관용’이다. 경직되고 오만한 부정적 계열의 정신들은 되도록 배제하고, 70여 정감어린 시편들을 낮고 온화한 터치와 은유, 역설적 기법으로 펼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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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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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된 사유로
아름다운 언어 유적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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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구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낮은 음역의 가락』을 냈다. 『달빛 한 줌』과 『쇠꽃이 필 때』에 이어 이번 시집을 통해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아포리즘은 '겸손'과 '관용'이다. 경직되고 오만한 부정적 계열의 정신들은 되도록 배제하고, 70여 정감어린 시편들을 낮고 온화한 터치와 은유, 역설적 기법으로 펼쳐간다.
시의 소재는 주로 꽃, 산, 섬처럼 가공되지 않은 자연과 절기 그리고 가족, 이웃 등을 주요 대상으로 삼는다. 불문학을 공부한 유교철학자 류병구 시인의 내면적 성향과 가치의식을 '낮은 가락'을 통해 엿보게 한다. 그런 사유의 물줄기는 고궁과 사찰, 유적지에서 찾아지는 오래된 시간에 민감하고, 인류가 오래전부터 지혜의 원천으로 삼아온 종교들도 겸허하게 다룬다.
전 편에 흐르는 풍요한 시어들은 '후미진 피곤, 붉은 눈물, 고적한 현란, 순백의 생피'처럼 이질적인 품사들을 결합하는 복합감각이나 모순어법, 낯설게 하기 같은 시적 기법들로 충만해 있는데, 그의 이미지들을 따라가노라면 영락없이 모더니즘 계열의 시, 그 중에서도 이미지스트 시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 홍기삼, 문학평론가
또한 많은 시편들에서는 '콩댐, 자리끼, 골막하게, 꽃잠, 곤드라진다'처럼 아름답고 질박한 우리 옛말을 맛깔나게 되살려 낸다. 북촌의 어느 골목을 따라가다 누구 집 앞에서 발을 멈추고 내당을 흘깃 들여다 보며 가슴 아린 그리움을 그리기도 한다.
맑은 개천 웃동네 ㅁ자 한옥마을 / 궁한 샌님들 남촌 보다 꽤 대궐인 줄 알았더니 / 옹색한 여염집 안방에 / 콩댐 비릿한 장판내가 물큰하고 / 막사발 엎어 초배바닥 수도 없이 문지르던 / 젊었을 적 어머니를 거기서 뵈었더라 / 완자 문살 미닫이 / 당신 입에다 물 불룩하게 담아 / 푸 푸 뿜어 팽팽해진 문창호지 / 그 속에 손수 말려 깔았던 단풍잎 서너 이파리에 / 문뜩 가슴이 저리더라 / 조막만한 아랫뜰에 채송화, 백일홍이 한창인데 / 맞배지붕 날렵한 곡선 휘감아 / 백악 산줄기 저 쪽 / 서촌으로 번지는 노을도 / 그 꽃빛이더라
목차
목차
제1부 경칩 이후
경칩 이후 · 12
북촌에서 · 14
소실점 · 16
얼굴무늬수막새 · 18
벌초 · 19
할미꽃 · 20
황매산 매화꽃 · 21
붉나무 · 22
뜨거운 발원 · 23
덕유산 · 24
기다림 · 26
연꽃 · 28
박꽃 · 29
밀회 · 30
초가을 · 31
곰배령 각시붓꽃 · 32
동자꽃 · 33
아득한 약속 · 34
적설 · 35
시룻번 떨어지듯 · 36
제2부 정오의 문장
정오의 문장 · 40
가을 자락길을 걸으며 · 42
뒷가을 · 44
동편제 · 46
갯노을 · 48
황새냉이꽃 좋아하세요 · 49
2월 · 50
누운주름잎꽃 · 52
벌노랑이꽃 · 53
풍도 · 54
화야산 얼레지 · 56
지심도 동백꽃 · 58
한식날 · 60
의도된 해후 · 62
빈집의 역설 · 64
두물머리 겨울 연 · 65
초혼을 부제로 한 레퀴엠 · 66
세존도 · 68
도깨비바늘 · 70
으뜸 소리 · 71
제3부 종손
종손 · 74
무심천 · 76
동살 잡히다 · 77
죽순 · 78
해운대 마천루에 올라 · 79
책의 수명은 언제까지일까 · 80
고궁의 햇가을 · 82
귀가 가렵다 · 84
해시태그 · 86
단팥빵 · 88
거룩한 산실 · 89
백련 · 90
나랏말싸미 · 92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 94
삶 속 · 95
속리산 · 96
폐광 · 98
까지와 부터 · 100
풋꿈 · 101
제4부 템플 스테이
템플 스테이 · 104
괴불의 추억 · 105
선유도원도 · 106
일출 전야 · 108
목화 · 110
막술 · 111
대덕사 물매화 · 112
오대천 물소리 · 114
경주 고분군 앞에서 · 115
먹똥 · 116
입동 무렵 · 118
남한산성 · 2 · 120
해설 방치된 황무지에 언어의 유적을 건설하다 | 마경덕 · 123
저자
저자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불문학,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유교철학을 공부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을 거쳐, 가천의과학대학교(현 가천대학교)에서 윤리학을 가르치고 정년 퇴임했다. 『월간문학』 시부문으로 등단, 이번에 출간한 『낮은 음역의 가락』 외에, 『달빛 한 줌』 , 『쇠꽃이 필 때』 등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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