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국제문학 시선 22)
장영생 시집
장영생 시집 『텃밭』은 크게 5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으며 〈낙엽의 노래〉, 〈늦가을〉, 〈그리움〉, 〈기다림〉, 〈가을〉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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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장영생 시인은 많이 걷는 시인이다.
그의 여러 시들은 그가 산행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송년 산행〉, 〈해맞이 산행〉, 〈봄 산행〉,〈가을 산행〉 같은 시들이다.
알몸을 드러내고도
부끄럼이 없는 겨울산은
욕심을 품지 않는다
큰 품으로 주는 따뜻함은
깊고 넓은 계곡을
얼음으로 덮지 않고
얕고 좁은 여울엔
살얼음으로 숨구멍을 연다
-송년 산행(부분)
시인은 걸으며 생각하고 시심(詩心)을 가꾼다. 한 해를 보내면 산에 오르면서 겨울산의 풍광만 보지 않는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겨울산은 "알몸을 드러내고도/ 부끄럼이 없는" 산이다. 욕심을 품지 않고 "큰 품으로 주는 따뜻함은/ 깊고 넓은 계곡을/ 얼음으로 덮지 않고/ 얕고 좁은 여울엔/ 살얼음으로 숨구멍을 연다." 시인은 걸어가면서 본다. 봄은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사물과 현상을 꿰뚫어 볼 때 얻는 통찰(insight)을 시로 풀어내고 있다.
산행은 시인에게 자연이라는 스승을 선물한다. 〈숲 속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니 '혼자 오르는 산행'도 외롭지 않다.
짹짹거리며
산 입구를 지키는 작은 산새들
산비둘기 구구구구
본 무대로 부르니
깍깍대며 질러대는 까마귀는
공연의 시작
야트막한 계곡은 졸졸졸
높은 계곡은 절정을 못이긴 합창
산바람이 흔드는 숲 마당
나뭇가지마저
느릿느릿
흔들흔들
춤판으로 유인하는 피톤치트
한차례 불다가
숨을 고르는
몫 좋은 고갯길 지키던 바람
떼 지어 기다리는
숲속 친구들
혼자 오르는 산행도 외롭지 않습니다
-〈숲 속 친구들 〉(전문)
그러면 시인에게 '자연'은 무엇인가? "오는 이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빠른 걸음도/ 느린 걸음도/ 탓하지 않는/ 가진 것으로 쉬게 하는 산"이요, "세상 일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과/ 어려운 일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소리 없이 말하는 산"이다.
또한 "오는 걸음은 숲으로/ 가는 걸음은 건강으로/ 약속은 없어도/ 빈손으로 보내지 않는/ 흉내 낼 수 없는 넉넉함/ 부르지는 않아도/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산"(산 1, 부분)이다.
따라서 그의 산행은 자연 사랑으로 끝나지 않는다. 산으로 대표되는 자연만물은 그의 스승이고, 삶의 내비게이션이기도 하다.
시인은 삶의 소소한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물에서도 지혜의 빛을 발견하곤 한다. 어떻게 이러한 발견이 가능할까. 김승옥은 말하기를 "글을 쓴다는 것은 밖의 것을 받아들여(impression) 자기의 마음이라는 필터에 걸러낸 후, 밖으로 뱉어 놓는 것(expression)을 말한다. 받아들이는 것이 없이는 결코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무엇을 쓴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사에서 일어나는 각자의 느낌, 작은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거기서 오는 새로운 발견이, 바로 글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다.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라는 말이 있다. 유가(儒家)의 학문관은 먼저 박학(博學)을 권하고 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전인적 지식이 필요함으로 폭넓은 교양을 갖추기 위해 널리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전문분야에 정통할 것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학문관과는 다르다.
다음으로 절문(切問)을 말한다. '절문'이란 배움에 갈망하는 적극적인 열의를 말한다. 그리고 근사(近思)란 높고 먼 고차원적인 생각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에서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을 말한다. 고전인문학자 고미숙은 이렇게 말했다. "소박하고도 근원적인 질문들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이명희 시인은 말하기를 "깨끗이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좋은 시를 쓴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 시인은 세밀하게 관찰하는 눈을 갖고 있다. 이것은 시인에게 있어서 소중한 덕목이다. 관찰은 문학인과 과학자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이제 시인의 길에 들어선 그는 더 밝은 눈을 소망할 것이다. 첫 시집을 상재(上梓)하는 장 시인을 축하하고 앞으로 내놓을 시편들을 기대한다.
- 송광택(시인,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
목차
목차
낙엽의 노래/늦가을/그리움/기다림/가을/단풍/추석 달/숲
가을 산행/친구야! 저녁은 먹고 가자/상강/두타연에서/임차인/싸움/끝장/추수
제2부 초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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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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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유기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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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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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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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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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자화상
자화상/현충일에/나들이/입/지음/날개/병원 다녀오는 길/나/천륜
원망/오래 산다는 것/겸손/위로/시 유감/내려놓으면/심심해서 얘기해 보았수
시평
-삶과 자연을 사랑하는 음유시인-송광택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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