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한국디카시 대표시선 3)
서동균 디카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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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집 『풍경』이 출간되었다. 한국금융연수원에 재직하면서 2011년 《시안》 신인상으로 데뷔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서동균 시인은 2013년에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을 받고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 문학나눔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아왔다. “공간 안에서 공간 너머를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다른’ 공간을 발명하는 시인”(이광호 평론가), “봄이라는 실재를 거의 손상없이 재현해 내는 시인”(이상옥 시인. 디카시연구소장)등으로 언급되며 문단 내에서 호평을 받아온 서동균 시인이 이번에 펴낸 『풍경』은 우리 모두가 풍경을 직접 마주하기 어려운 팬데믹 시기에 “현실과 동화가 중첩되는 순간”을 담아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시인의 시심詩心이 응축된 디카시집이다.
●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사계四季를 테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계절’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심미적이거나 웅장한 감각들을 덜어내고, 우리 주변의 계절, ‘모닥불’ ‘방파제’ ‘성탄절 트리’ 같은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 투명하고 소소한 계절들을 시와 사진에 담아냈다. 사물들의 미세한 존재 양상을 가장 천진하고 근원적인 언어로 채록하듯 책 속에 담은 디카시집『풍경』은 어른과 아이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해주는 밝고 편안한 풍경 같은 책이다.
● 저자는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그로부터 얻은 감동을 갈무리하면서 그 결합의 순간을 ‘사진’과 ‘시’로 동시에 담는 디카시 본연의 목표에 천착한다. 하지만 ‘어린이의 언어로 말하되 가장 성숙하고 깊은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겠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태도 역시 견지한다. 어린이의 언어와 어른의 시선이 마치 동화와 현실처럼 결합하여 씌어진 특별한 세계를 표현해내는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는 현재 ‘멈춤’의 위치에 있는 우리를 ‘멈춰 있으면서 움직이는’ 꿈의 세계로 옮겨놓는다.
● 사진을 통해 예술과 역사의 순간을 미시적으로 정성스레 옮겨놓고, 그 옆에 가지런히 자신만의 서정시를 심어 놓은 서동균의 『풍경』은 독자들에게 흔치 않은 울림과 떨림을 줄 것이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의 순간성에 바치는 헌시獻詩로서 이 시집은 아름다운 사물 풍경첩이 되어주는 동시에, 우리말의 심미성이 도달한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뜻깊은 책이 될 것이다.
● 총 4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사계四季를 테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계절’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심미적이거나 웅장한 감각들을 덜어내고, 우리 주변의 계절, ‘모닥불’ ‘방파제’ ‘성탄절 트리’ 같은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 투명하고 소소한 계절들을 시와 사진에 담아냈다. 사물들의 미세한 존재 양상을 가장 천진하고 근원적인 언어로 채록하듯 책 속에 담은 디카시집『풍경』은 어른과 아이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해주는 밝고 편안한 풍경 같은 책이다.
● 저자는 사물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그로부터 얻은 감동을 갈무리하면서 그 결합의 순간을 ‘사진’과 ‘시’로 동시에 담는 디카시 본연의 목표에 천착한다. 하지만 ‘어린이의 언어로 말하되 가장 성숙하고 깊은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겠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태도 역시 견지한다. 어린이의 언어와 어른의 시선이 마치 동화와 현실처럼 결합하여 씌어진 특별한 세계를 표현해내는 서동균 시인의 디카시는 현재 ‘멈춤’의 위치에 있는 우리를 ‘멈춰 있으면서 움직이는’ 꿈의 세계로 옮겨놓는다.
● 사진을 통해 예술과 역사의 순간을 미시적으로 정성스레 옮겨놓고, 그 옆에 가지런히 자신만의 서정시를 심어 놓은 서동균의 『풍경』은 독자들에게 흔치 않은 울림과 떨림을 줄 것이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의 순간성에 바치는 헌시獻詩로서 이 시집은 아름다운 사물 풍경첩이 되어주는 동시에, 우리말의 심미성이 도달한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뜻깊은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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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다양한 풍경을
어른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디카시집
현실과 동화가 중첩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언어와 사진들 속에 '풍경의 결정結晶'으로 담아내다!
봄날에 듣는 생의 화음과 역동의 고요
디카시집 『풍경』은 사계四季를 순서대로 취하여 모두 4부 구성으로 편제되어 있다. 서동균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다양한 풍경을 어른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현실과 동화가 중첩되는 순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이번 시집의 뜻을 밝혔다. 어린이의 언어로 말하되 가장 성숙하고 깊은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겠다는 의지가 그 안에서 분명하게 읽힌다. 다시 말해 서동균의 디카시는 어린이의 언어와 어른의 시선이 마치 동화와 현실처럼 결합하여 씌어진 특별한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다양한 봄날의 사물 혹은 그네들이 어울려 있는 풍경을 정성스럽게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시집의 첫머리를 연다. 시각적 화폭으로 존재자들의 한순간을 담아내면서도 한편으로 사진이 하는 일을, 한편으로 시가 하는 일을 동시에 수행해간다. 그럼으로써 사물들의 미세한 존재 양상을 가장 천진하고 근원적인 언어로 채록해가고 있다.
'봄'은 바람에 쩌렁쩌렁한 풍경 소리는 해녀가 물질하면서 지르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그 소리에 발맞추어 직박구리 한 마리가 날아가고 풍경이 매달린 천년 사찰 대웅전 계단에는 해녀의 심상에서 유추한 "성게 같은 모래 한 알"이 밀려와 있다. 사찰과 바다라는 두 공간을 횡단하고 결합하는 시인의 시선이 우뚝하기만 하다. '항아리'를 제재로 삼은 마지막 작품에서는 누군가의 손맛이 가지런히 장독대에 놓여 있는 장면이 포착된다. 시인의 눈에는 그것이 "애기똥풀 민들레가 치근대는/ 살강 위의 그릇들"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봄'은 서동균의 언어와 시선에 의해 때로는 "햇살이 깡충깡충 뛰어오 른"(「계단」) 순간으로, 때로는 "몽돌처럼 도란도란"(「탑 쌓기」) 하다가 갑자기 "툭 터질 것"(「얼굴」) 같은 "빙그레 올라오는 미소"(「딸기잼」)로 찾아온다. 생명 있는 것들은 이렇게 상호 의존적으로 서로 어울리면서 봄날의 풍경을 구성해내는데, 서동균 시인은 그네들이 어울려 있는 생의 화음을 예민하게 들으면서 언어를 넘어선 역동의 고요를 포착하고 있다. 사물들이 수런대는 풍경을 통해 시인 역시 봄날의 자연 사물 안에 몸을 담근 것이다. 거기서는 언어가 숨을 멈추고 풍경이 육체를 얻어 발화하면서 시인으로 하여금 '침묵의 소리'를 듣게끔 해주고 있다.
여름날의 청신함과 생명력
서동균 시인은 여름이 가지는 청신함과 생명력을 바라보고 써간다. 한시적이면서도 순간적 영원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활력을 채택하여 생명끼리의 상호 연관성을 그려냄으로써 여름날을 장식하는 다양한 사물을 선명하게 형상적으로 소묘해간다. 그 안에서 시인은 매우 단단하고 능숙한 사생력과 감각의 구체성 그리고 의미 응집력을 구성해내는 데, 마치 그네들의 손을 잡아주면 밋밋하던 세상이 갑자기 환하게 피어오를 것 같은 감각의 희열을 주고 있다. 그리고 여름날의 화려한 역동성이 거기에 하나하나 개입해간다.
서동균 시인은 사물의 모습은 드러내고 자신의 마음은 은근하게 내보이는 작법을 한결같이 취하면서, 참신한 이미지군群을 통해 사물의 본질에 직핍直逼하고 육박해가려는 미학적 목표를 단숨에 성취시킨다. 물론 그것은 사물의 개별적 외관을 하나하나 묘사하면서 서경의 필치를 늘려가는 방법에 미학적 기본을 두게 된다. 그렇게 그의 디카시는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자연의 본체에 다가가려는 방법적 자각의 산물로 가뜬하게 태어난다. 아득한 존재론적 현기眩氣를 수반하는 감각의 차원을 지향하지만 어느새 다양한 미학적 전율을 환기하는 과정을 배치하면서 시인은 가장 근원적인 여름날의 화려한 역동성 안에서 존재와 언어의 확산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여름날의 각별한 청신함과 생명력이 그 과정에서 이렇게 심미적으로 태어나고 있다.
가을날의 평화로운 감각들
시인이 다음에 도달하는 '가을'은 문학작품 안에서 대체로 풍요로움과 소멸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계절로 등장하곤 한다. 한 해를 매듭지어가는 차가움의 감각과 함께 깊은 사색을 동반하게도 해주는 '가을'은 그 점에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 모두가 영락없는 유한자有限者라는 뚜렷한 자각을 선사해준다. 서동균 시인은 아득한 가을 풍경으로 하여금 삶의 어떤 정신적 경지나 태도를 비유하게끔 만들면서 감각의 밀도와 정신의 높이를 통합적으로 구체화해간다.
가을의 풍요로운 생명성을 함의하는 '감'은 이파리가 성근 나뭇가지와는 달리 촘촘하게 나무에 달려 "어머니가 시집 올 때/뽀얀 볼에 찍은 곤지"를 연상시킨다. 어느새 가을 전체가 도화지가 되어 감 빛깔처럼 붉게 물들어간다. 또한 영종도 바다에서 떼를 지어 군무를 펼치는 갈매기들은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갈색 갯벌에서/자유롭게 펄럭이는 깃발"로 은유되고 있다. 모두 아름답고 선명한 이미지를 사진처럼, 그림처럼, 아름다운 서정시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나뭇잎 같은/동자승의 미소"(「약수」) 같은 것이 말갛게 어른거린다. 모두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삼은 결과들이다.
서동균 시인은 '가을'을 함축하고 암시하는 풍경들을 통해 생략의 미학을 구현해가는 단형 서정의 완결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도 쭉 우리 시단에 귀중한 창작 방법이자 중요한 미적 전략으로 강렬한 시사점을 줄 것이다. 모든 것이 소멸해가는 가을날에 '말하지 않음'으로써 가을날의 침전과 사색의 여유를 보여주는 이러한 작법이 우리가 잃어버린 아우라Aura를 회복하는 유력한 방법으로 다가올 것이다.
겨울의 소멸과 역설적 빛
겨울날의 추위와 헐벗음과 스산함을 기조로 하면서도 시인은 역설적으로 겨울이 봄을 예비하는 때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어둑함과 스산함을 통과하여 한결 투명하고 건강하게 모든 것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때 서동균 시인은 인간에게 주어진 어떤 슬픔이 삶 가운데 소중하게 보존되어야 할 실존적 조건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나아가 다시 도래할 봄날의 기운을 당기면서 우리 인간의 궁극적 존재증명을 사진과 시의 결합을 통해 수행해간다.
눈이 그친 밤을 비추는 겨울 '가로등'에는 "마른 들판에서 놓던 쥐불"처럼 차가운 가슴을 태워내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있다. 아마도 시인의 맑은 눈길이 그러한 장면을 포착하게끔 했을 것이다. 또한 겨울날의 표상인 '눈사람'은 섣달 그믐밤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뭉치는 이야기들"로 한없이 번져간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선에서/빗겨가는 하늘"은 한결같이 눈보라가 세상을 덮은 채 뚜렷하게 부조浮彫되는 지평선으로 형식을 바꾸어가지 않겠는가. 시인의 시선에 "겨울 꽃으로"(「숫눈」) 내리는 눈발은 때로는 "찬 눈 쌓인 의자 하나"(「겨울 의자」)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빼곡한 구상나무 사이로 들리는/첫눈 같은 캐럴송"(「성탄절 트리」)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추위에서 뭉클 피어오르는 역설적 희망을 자신의 시적 지표로 삼아가는 시인의 언어와 시선은 압축과 긴장의 감각을 통해 미적 선택 행위를 실천해가는 보폭으로 충일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겨울의 소멸과 역설적 빛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사물의 순간성에 바치는 헌시獻詩
서동균 시인은 사물에 빗대어 자신의 경험적 직접성을 노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최대한 경계하면서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 속성을 언어로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사진'이라는 방법적 은유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만큼 사진과 관련한 자의식을 여러 풍경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시'와 '사진'의 결속은 사물에 대한 관조와 거리 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향해가는 삶의 지표를 유추하고 성찰하는 구체적 방법이 되어준다. 이는 색과 빛과 잔상殘像의 원리를 가진 사진에 대한 시인 특유의 예술적 감각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에 우리 삶의 순간을 담아내는 서정시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알려 주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서동균의 디카시집 『풍경』은 사물에 내재해 있는 '시적인 것'을 정성스럽게 찾아낸 시인의 시간을 응축한 책이다. 사물 자체의 상상력을 중시하면서 황홀한 순간의 충만함을 착색해온 그의 디카시는 출중한 미학적 함량을 담고 있다. 우리의 눈과 귀를 우리가 볼 수 없는 맑고 깨끗한 세계를 향해 열어주는 이 디카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속도전의 무모함과 소모적 열정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에게 여유와 평화로 다가올 풍경들 속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어른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디카시집
현실과 동화가 중첩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언어와 사진들 속에 '풍경의 결정結晶'으로 담아내다!
봄날에 듣는 생의 화음과 역동의 고요
디카시집 『풍경』은 사계四季를 순서대로 취하여 모두 4부 구성으로 편제되어 있다. 서동균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다양한 풍경을 어른과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현실과 동화가 중첩되는 순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이번 시집의 뜻을 밝혔다. 어린이의 언어로 말하되 가장 성숙하고 깊은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겠다는 의지가 그 안에서 분명하게 읽힌다. 다시 말해 서동균의 디카시는 어린이의 언어와 어른의 시선이 마치 동화와 현실처럼 결합하여 씌어진 특별한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은 다양한 봄날의 사물 혹은 그네들이 어울려 있는 풍경을 정성스럽게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시집의 첫머리를 연다. 시각적 화폭으로 존재자들의 한순간을 담아내면서도 한편으로 사진이 하는 일을, 한편으로 시가 하는 일을 동시에 수행해간다. 그럼으로써 사물들의 미세한 존재 양상을 가장 천진하고 근원적인 언어로 채록해가고 있다.
'봄'은 바람에 쩌렁쩌렁한 풍경 소리는 해녀가 물질하면서 지르는 소리처럼 들려온다. 그 소리에 발맞추어 직박구리 한 마리가 날아가고 풍경이 매달린 천년 사찰 대웅전 계단에는 해녀의 심상에서 유추한 "성게 같은 모래 한 알"이 밀려와 있다. 사찰과 바다라는 두 공간을 횡단하고 결합하는 시인의 시선이 우뚝하기만 하다. '항아리'를 제재로 삼은 마지막 작품에서는 누군가의 손맛이 가지런히 장독대에 놓여 있는 장면이 포착된다. 시인의 눈에는 그것이 "애기똥풀 민들레가 치근대는/ 살강 위의 그릇들"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봄'은 서동균의 언어와 시선에 의해 때로는 "햇살이 깡충깡충 뛰어오 른"(「계단」) 순간으로, 때로는 "몽돌처럼 도란도란"(「탑 쌓기」) 하다가 갑자기 "툭 터질 것"(「얼굴」) 같은 "빙그레 올라오는 미소"(「딸기잼」)로 찾아온다. 생명 있는 것들은 이렇게 상호 의존적으로 서로 어울리면서 봄날의 풍경을 구성해내는데, 서동균 시인은 그네들이 어울려 있는 생의 화음을 예민하게 들으면서 언어를 넘어선 역동의 고요를 포착하고 있다. 사물들이 수런대는 풍경을 통해 시인 역시 봄날의 자연 사물 안에 몸을 담근 것이다. 거기서는 언어가 숨을 멈추고 풍경이 육체를 얻어 발화하면서 시인으로 하여금 '침묵의 소리'를 듣게끔 해주고 있다.
여름날의 청신함과 생명력
서동균 시인은 여름이 가지는 청신함과 생명력을 바라보고 써간다. 한시적이면서도 순간적 영원성을 보여주는 자연의 활력을 채택하여 생명끼리의 상호 연관성을 그려냄으로써 여름날을 장식하는 다양한 사물을 선명하게 형상적으로 소묘해간다. 그 안에서 시인은 매우 단단하고 능숙한 사생력과 감각의 구체성 그리고 의미 응집력을 구성해내는 데, 마치 그네들의 손을 잡아주면 밋밋하던 세상이 갑자기 환하게 피어오를 것 같은 감각의 희열을 주고 있다. 그리고 여름날의 화려한 역동성이 거기에 하나하나 개입해간다.
서동균 시인은 사물의 모습은 드러내고 자신의 마음은 은근하게 내보이는 작법을 한결같이 취하면서, 참신한 이미지군群을 통해 사물의 본질에 직핍直逼하고 육박해가려는 미학적 목표를 단숨에 성취시킨다. 물론 그것은 사물의 개별적 외관을 하나하나 묘사하면서 서경의 필치를 늘려가는 방법에 미학적 기본을 두게 된다. 그렇게 그의 디카시는 선명한 이미지를 통해 자연의 본체에 다가가려는 방법적 자각의 산물로 가뜬하게 태어난다. 아득한 존재론적 현기眩氣를 수반하는 감각의 차원을 지향하지만 어느새 다양한 미학적 전율을 환기하는 과정을 배치하면서 시인은 가장 근원적인 여름날의 화려한 역동성 안에서 존재와 언어의 확산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여름날의 각별한 청신함과 생명력이 그 과정에서 이렇게 심미적으로 태어나고 있다.
가을날의 평화로운 감각들
시인이 다음에 도달하는 '가을'은 문학작품 안에서 대체로 풍요로움과 소멸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계절로 등장하곤 한다. 한 해를 매듭지어가는 차가움의 감각과 함께 깊은 사색을 동반하게도 해주는 '가을'은 그 점에서 우리로 하여금 우리 모두가 영락없는 유한자有限者라는 뚜렷한 자각을 선사해준다. 서동균 시인은 아득한 가을 풍경으로 하여금 삶의 어떤 정신적 경지나 태도를 비유하게끔 만들면서 감각의 밀도와 정신의 높이를 통합적으로 구체화해간다.
가을의 풍요로운 생명성을 함의하는 '감'은 이파리가 성근 나뭇가지와는 달리 촘촘하게 나무에 달려 "어머니가 시집 올 때/뽀얀 볼에 찍은 곤지"를 연상시킨다. 어느새 가을 전체가 도화지가 되어 감 빛깔처럼 붉게 물들어간다. 또한 영종도 바다에서 떼를 지어 군무를 펼치는 갈매기들은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갈색 갯벌에서/자유롭게 펄럭이는 깃발"로 은유되고 있다. 모두 아름답고 선명한 이미지를 사진처럼, 그림처럼, 아름다운 서정시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는 "나뭇잎 같은/동자승의 미소"(「약수」) 같은 것이 말갛게 어른거린다. 모두 가을 하늘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삼은 결과들이다.
서동균 시인은 '가을'을 함축하고 암시하는 풍경들을 통해 생략의 미학을 구현해가는 단형 서정의 완결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도 쭉 우리 시단에 귀중한 창작 방법이자 중요한 미적 전략으로 강렬한 시사점을 줄 것이다. 모든 것이 소멸해가는 가을날에 '말하지 않음'으로써 가을날의 침전과 사색의 여유를 보여주는 이러한 작법이 우리가 잃어버린 아우라Aura를 회복하는 유력한 방법으로 다가올 것이다.
겨울의 소멸과 역설적 빛
겨울날의 추위와 헐벗음과 스산함을 기조로 하면서도 시인은 역설적으로 겨울이 봄을 예비하는 때라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어둑함과 스산함을 통과하여 한결 투명하고 건강하게 모든 것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우리에게 들려준다. 이때 서동균 시인은 인간에게 주어진 어떤 슬픔이 삶 가운데 소중하게 보존되어야 할 실존적 조건이라는 점을 힘주어 말한다. 나아가 다시 도래할 봄날의 기운을 당기면서 우리 인간의 궁극적 존재증명을 사진과 시의 결합을 통해 수행해간다.
눈이 그친 밤을 비추는 겨울 '가로등'에는 "마른 들판에서 놓던 쥐불"처럼 차가운 가슴을 태워내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있다. 아마도 시인의 맑은 눈길이 그러한 장면을 포착하게끔 했을 것이다. 또한 겨울날의 표상인 '눈사람'은 섣달 그믐밤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뭉치는 이야기들"로 한없이 번져간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선에서/빗겨가는 하늘"은 한결같이 눈보라가 세상을 덮은 채 뚜렷하게 부조浮彫되는 지평선으로 형식을 바꾸어가지 않겠는가. 시인의 시선에 "겨울 꽃으로"(「숫눈」) 내리는 눈발은 때로는 "찬 눈 쌓인 의자 하나"(「겨울 의자」)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빼곡한 구상나무 사이로 들리는/첫눈 같은 캐럴송"(「성탄절 트리」)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처럼 추위에서 뭉클 피어오르는 역설적 희망을 자신의 시적 지표로 삼아가는 시인의 언어와 시선은 압축과 긴장의 감각을 통해 미적 선택 행위를 실천해가는 보폭으로 충일하다. 그리고 그 안에는 겨울의 소멸과 역설적 빛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다.
사물의 순간성에 바치는 헌시獻詩
서동균 시인은 사물에 빗대어 자신의 경험적 직접성을 노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최대한 경계하면서 사물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 속성을 언어로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사진'이라는 방법적 은유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만큼 사진과 관련한 자의식을 여러 풍경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시'와 '사진'의 결속은 사물에 대한 관조와 거리 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향해가는 삶의 지표를 유추하고 성찰하는 구체적 방법이 되어준다. 이는 색과 빛과 잔상殘像의 원리를 가진 사진에 대한 시인 특유의 예술적 감각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에 우리 삶의 순간을 담아내는 서정시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알려 주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서동균의 디카시집 『풍경』은 사물에 내재해 있는 '시적인 것'을 정성스럽게 찾아낸 시인의 시간을 응축한 책이다. 사물 자체의 상상력을 중시하면서 황홀한 순간의 충만함을 착색해온 그의 디카시는 출중한 미학적 함량을 담고 있다. 우리의 눈과 귀를 우리가 볼 수 없는 맑고 깨끗한 세계를 향해 열어주는 이 디카시집을 통해, 독자들은 속도전의 무모함과 소모적 열정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에게 여유와 평화로 다가올 풍경들 속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제 1부 봄
014 봄
016 계단
018 얼굴
020 연등
022 풍경 소리
024 고요
026 뛰뛰빵빵
028 딸기잼
030 항아리
032 징검다리
034 탑 쌓기
제 2부 여름
038 졸졸졸
040 청계천
042 담쟁이
044 항해
046 조개 구이
048 모닥불
제 3부 가을
052 연어 잡이
054 가을 감
056 호박
058 예인
060 어선
062 야경
064 방파제
066 기차
068 질주
070 배
072 갯벌
074 나리분지
076 비행기
078 노이반슈타인 성
080 절벽
082 약수
084 갈매기
제 4부 겨울
088 낙엽
090 가로등
092 숫눈
094 겨울 의자
096 얘들아
098 자전거
100 달고나
102 눈사람
104 콘서트
106 성탄절 트리
108 얼음낚시
110 한강
112 흔적
114 골목
116 손바닥
118 용오름
120 조명
122 가을
124 드므
126 사선에서
해설
128 근원적 시선으로 담아낸 풍경의 속살_유성호
제 1부 봄
014 봄
016 계단
018 얼굴
020 연등
022 풍경 소리
024 고요
026 뛰뛰빵빵
028 딸기잼
030 항아리
032 징검다리
034 탑 쌓기
제 2부 여름
038 졸졸졸
040 청계천
042 담쟁이
044 항해
046 조개 구이
048 모닥불
제 3부 가을
052 연어 잡이
054 가을 감
056 호박
058 예인
060 어선
062 야경
064 방파제
066 기차
068 질주
070 배
072 갯벌
074 나리분지
076 비행기
078 노이반슈타인 성
080 절벽
082 약수
084 갈매기
제 4부 겨울
088 낙엽
090 가로등
092 숫눈
094 겨울 의자
096 얘들아
098 자전거
100 달고나
102 눈사람
104 콘서트
106 성탄절 트리
108 얼음낚시
110 한강
112 흔적
114 골목
116 손바닥
118 용오름
120 조명
122 가을
124 드므
126 사선에서
해설
128 근원적 시선으로 담아낸 풍경의 속살_유성호
저자
저자
서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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