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은 있다(Literature and Human 기획시선 6)
채성병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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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성병의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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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괴짜화가 최북(崔北)에게 산수화를 그려 달랬더니, 산만 그리고 물은 그리지 않았다. 부탁한 이가 따져 물으니 최북이 붓을 집어던지며 소리쳤다. "이 멍청아, 종이 밖은 모두 물이 아니더냐!" 채성병 시인의 생각이 꼭 그러했다.
"작자 미상이지만 마음에 썩 들어 두말 않고 찍은 그림/ 이백년 전일까, 백년쯤 전일까/ 누렇게 바랜 고풍스런 수묵 속의 풍경/ 소나무들 사이에 정자 한 채 한가롭고/ 계곡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시원하다/ 물줄기 이하는 여백이니 곧 내 방의 냇가이고/ 물줄기 이상도 여백이니 곧 내 방의 하늘이다"(「수묵 속의 풍경」 부분).
경계를 짓지 않으니 삶이 두루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넉넉지 않았으나, 비루하지 않았다. 누구도 탓하지 않고 어디를 향해서도 성내지 않았다. 편을 가르지 않았고, 싸움의 기술은 아예 가진 게 없었다. 그렇다고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흐리마리하게 살지는 않았다.
거짓과 헛것은 단박에 가려냈다. 글이건 사람이건 '가짜'라고 여기면 눈길도 주지 않았다. 진품과 진경을 만나면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타자에 대한 긍정의 몸짓이나 포옹의 태도는 천상병에 가깝고, 사랑과 평화를 섬기는 방식은 김종삼을 따르고 싶어 했다.
술과 음악이 그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인천 어느 시장 안의 주막과 '말러'의 심포니를 각별히 좋아했다. 순정이 있는 사람들을 공경했고, 순정한 것들 앞에만 고개를 숙였다.
- 윤제림(시인)
"인적 드문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삐죽/ 살아남기 위해 꽃을 피우는 들풀들/ 바람에 날린다/ 짙은 향기 아니더라도/ 아름답구나/ 차마 비껴가는 발길들 틈에서/ 어째 아름답구나/ 어느새 떨어진 해/ 바닷가 지는 노을빛 받아/ 더욱 노란 풀꽃들/ 모질게 아름답구나"(「연안부두 가는 길」 중에서)
인천 연안부두 가는 길의 뱃고동 소리는, 인근 남항에서 쏟아져 나오는 곡물과 해사(海沙) 등등 수송차량들의 낙곡과 분진으로, 대낮인데도 해설피, 얼룩백이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길의 길고 긴 한 구간은 그 과적과 질주의 행렬로 대개는 인적이 드물다. 그 길의 끝쯤엔 시인의 집이 있었다.
시인은 아마도 신포동의 한 대폿집에서 소주를 한 잔 마셨으리라. 신포동에서 연안부두까지는 걸어서는 한 시간인데, 취객의 걸음으로는 한나절이다.
마치 변형된 두운처럼 "차마" "어째" "어느새" "더욱" "모질게" 등 구어에 가까운 부사들을 행의 전면에 연속으로, 어쩌면 강하게 포진시켜놓은 이 시의 진행은, "아름답구나" 세 번 영탄으로 거의 비장한 육성처럼 들린다.
그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 삐죽 살아남기 위해 꽃을 피우는 들풀들에 감정이입되고 동일시된 연민과 유대는 감상을 넘어 결국은 니체가 말하는 바 그 '위대한 긍정' 아닌가. 인간도 다 그러한 존재니까. 지는 노을빛을 뚫고 그 노란 풀꽃들을 피해 밟으며 휘청휘청 홀로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누군가의 시 한 편」, ?현대문학? 2014년 5월호 중에서)
-김영승(시인)
채성병 시인, 그는 자유로운 영혼 속에서 별을 찾아가는 시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저 하늘의 별이 되었다. 저 광활한 하늘 속의 어느 별이 되어 있는지…
그가 가고 1년이 지나고 있다. 살아생전에 한 번쯤은 정리해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이 한 권에 그 기운만이라도 담는다. 그가 생전에 펴냈던 시집 7권에서 추린 시편을 각 부로 정하여 시집 발간 역순으로 싣고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남은 시 몇 편을 맨 앞부분에 싣는다.
어수선한 시대, 그가 휘청거리며 걸어갔던 길들이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의식을 부여잡고 그 길을 따라가고 있지만 앞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저 앞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등대 삼아 가고 있을 뿐이다. 그의 별이 더 찬란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 김광기(시인, 문학과사람 발행인)
"작자 미상이지만 마음에 썩 들어 두말 않고 찍은 그림/ 이백년 전일까, 백년쯤 전일까/ 누렇게 바랜 고풍스런 수묵 속의 풍경/ 소나무들 사이에 정자 한 채 한가롭고/ 계곡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 시원하다/ 물줄기 이하는 여백이니 곧 내 방의 냇가이고/ 물줄기 이상도 여백이니 곧 내 방의 하늘이다"(「수묵 속의 풍경」 부분).
경계를 짓지 않으니 삶이 두루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넉넉지 않았으나, 비루하지 않았다. 누구도 탓하지 않고 어디를 향해서도 성내지 않았다. 편을 가르지 않았고, 싸움의 기술은 아예 가진 게 없었다. 그렇다고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흐리마리하게 살지는 않았다.
거짓과 헛것은 단박에 가려냈다. 글이건 사람이건 '가짜'라고 여기면 눈길도 주지 않았다. 진품과 진경을 만나면 어린애처럼 즐거워했다. 타자에 대한 긍정의 몸짓이나 포옹의 태도는 천상병에 가깝고, 사랑과 평화를 섬기는 방식은 김종삼을 따르고 싶어 했다.
술과 음악이 그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 인천 어느 시장 안의 주막과 '말러'의 심포니를 각별히 좋아했다. 순정이 있는 사람들을 공경했고, 순정한 것들 앞에만 고개를 숙였다.
- 윤제림(시인)
"인적 드문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삐죽/ 살아남기 위해 꽃을 피우는 들풀들/ 바람에 날린다/ 짙은 향기 아니더라도/ 아름답구나/ 차마 비껴가는 발길들 틈에서/ 어째 아름답구나/ 어느새 떨어진 해/ 바닷가 지는 노을빛 받아/ 더욱 노란 풀꽃들/ 모질게 아름답구나"(「연안부두 가는 길」 중에서)
인천 연안부두 가는 길의 뱃고동 소리는, 인근 남항에서 쏟아져 나오는 곡물과 해사(海沙) 등등 수송차량들의 낙곡과 분진으로, 대낮인데도 해설피, 얼룩백이 황소가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길의 길고 긴 한 구간은 그 과적과 질주의 행렬로 대개는 인적이 드물다. 그 길의 끝쯤엔 시인의 집이 있었다.
시인은 아마도 신포동의 한 대폿집에서 소주를 한 잔 마셨으리라. 신포동에서 연안부두까지는 걸어서는 한 시간인데, 취객의 걸음으로는 한나절이다.
마치 변형된 두운처럼 "차마" "어째" "어느새" "더욱" "모질게" 등 구어에 가까운 부사들을 행의 전면에 연속으로, 어쩌면 강하게 포진시켜놓은 이 시의 진행은, "아름답구나" 세 번 영탄으로 거의 비장한 육성처럼 들린다.
그 보도블록 사이로 삐죽 삐죽 살아남기 위해 꽃을 피우는 들풀들에 감정이입되고 동일시된 연민과 유대는 감상을 넘어 결국은 니체가 말하는 바 그 '위대한 긍정' 아닌가. 인간도 다 그러한 존재니까. 지는 노을빛을 뚫고 그 노란 풀꽃들을 피해 밟으며 휘청휘청 홀로 걸어가는 시인의 모습이 보인다.
(「누군가의 시 한 편」, ?현대문학? 2014년 5월호 중에서)
-김영승(시인)
채성병 시인, 그는 자유로운 영혼 속에서 별을 찾아가는 시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저 하늘의 별이 되었다. 저 광활한 하늘 속의 어느 별이 되어 있는지…
그가 가고 1년이 지나고 있다. 살아생전에 한 번쯤은 정리해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이 한 권에 그 기운만이라도 담는다. 그가 생전에 펴냈던 시집 7권에서 추린 시편을 각 부로 정하여 시집 발간 역순으로 싣고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남은 시 몇 편을 맨 앞부분에 싣는다.
어수선한 시대, 그가 휘청거리며 걸어갔던 길들이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의식을 부여잡고 그 길을 따라가고 있지만 앞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저 앞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등대 삼아 가고 있을 뿐이다. 그의 별이 더 찬란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 김광기(시인, 문학과사람 발행인)
목차
목차
서문(윤제림, 김영승, 김광기) - 11
1부 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은 있다
햇빛 찬란히 쏟아지는 날 - 23
아, 그리운 로토루아 - 24
Last train to Rotorua - 26
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은 있다 - 28
달 - 29
처서(處暑) 지나 - 30
쓸쓸한 뒷골목 - 31
인천 - 32
봄 - 33
2부 큰 새를 꿈꾸다
꽃 - 37
부활 - 38
큰 새를 꿈꾸다 - 39
고성에서 - 40
시간 속에서 - 42
꽃 - 43
아침 - 44
풍경 속으로 - 45
하늘 아래 - 46
풍경 속의 십자가 - 48
3부 중독된 땅에서
비 오는 날은 국수를 먹는다 - 51
지붕 - 52
오늘의 길 - 53
저녁놀을 바라보며 - 54
별을 찾아서 - 55
통나무집에서의 1박 - 56
흠집 - 58
외길 - 59
피아노의 길 - 60
중독된 땅에서 - 62
4부 연안부두 가는 길
序詩 - 65
물 - 66
연안부두 가는 길 - 67
쥐똥나무가 쥐똥나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 68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70
마을 - 72
겨울 쌍계사에서 - 73
자작나무길 - 74
화개에서 - 75
꽝꽝나무 앞에서 - 76
5부 검은 소에 관한 기억
무서운 봄 - 81
타임킬러 - 82
하느님은 바쁘시다 - 83
바이올렛처럼 - 84
처음에 그것은 - 86
꽃샘바람 - 87
검은 소 1 - 88
검은 소 2 - 90
검은 소 3 - 92
우기 - 94
6부 별을 찾아서
잠자는 숲속 - 99
별을 찾아서 - 100
평화 - 101
시가 써지지 않는 날 - 102
호프 생맥주 - 104
청산행 - 105
감기 - 106
힘은 - 107
말 - 108
식구들의 겨울 - 109
7부 녹슨 단추가 달린 주머니속의 詩
꽃밭에서 - 113
우리들의 봄 - 114
황사 - 117
녹슨 단추가 - 118
밤길 - 119
방 - 120
내가 살고 있는 - 122
이웃집 사내 - 124
서울 가는 길 - 125
떠도는 방 - 126
8부 세가지 架空의 우울
겨울 길 - 131
望鄕 - 132
幻想 - 133
나비 - 134
내 사랑 - 135
不運 - 136
아까시아 - 137
倒錯 - 138
술의 우울 - 139
새벽 꿈 - 140
1부 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은 있다
햇빛 찬란히 쏟아지는 날 - 23
아, 그리운 로토루아 - 24
Last train to Rotorua - 26
아직도 아름다운 세상은 있다 - 28
달 - 29
처서(處暑) 지나 - 30
쓸쓸한 뒷골목 - 31
인천 - 32
봄 - 33
2부 큰 새를 꿈꾸다
꽃 - 37
부활 - 38
큰 새를 꿈꾸다 - 39
고성에서 - 40
시간 속에서 - 42
꽃 - 43
아침 - 44
풍경 속으로 - 45
하늘 아래 - 46
풍경 속의 십자가 - 48
3부 중독된 땅에서
비 오는 날은 국수를 먹는다 - 51
지붕 - 52
오늘의 길 - 53
저녁놀을 바라보며 - 54
별을 찾아서 - 55
통나무집에서의 1박 - 56
흠집 - 58
외길 - 59
피아노의 길 - 60
중독된 땅에서 - 62
4부 연안부두 가는 길
序詩 - 65
물 - 66
연안부두 가는 길 - 67
쥐똥나무가 쥐똥나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 68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70
마을 - 72
겨울 쌍계사에서 - 73
자작나무길 - 74
화개에서 - 75
꽝꽝나무 앞에서 - 76
5부 검은 소에 관한 기억
무서운 봄 - 81
타임킬러 - 82
하느님은 바쁘시다 - 83
바이올렛처럼 - 84
처음에 그것은 - 86
꽃샘바람 - 87
검은 소 1 - 88
검은 소 2 - 90
검은 소 3 - 92
우기 - 94
6부 별을 찾아서
잠자는 숲속 - 99
별을 찾아서 - 100
평화 - 101
시가 써지지 않는 날 - 102
호프 생맥주 - 104
청산행 - 105
감기 - 106
힘은 - 107
말 - 108
식구들의 겨울 - 109
7부 녹슨 단추가 달린 주머니속의 詩
꽃밭에서 - 113
우리들의 봄 - 114
황사 - 117
녹슨 단추가 - 118
밤길 - 119
방 - 120
내가 살고 있는 - 122
이웃집 사내 - 124
서울 가는 길 - 125
떠도는 방 - 126
8부 세가지 架空의 우울
겨울 길 - 131
望鄕 - 132
幻想 - 133
나비 - 134
내 사랑 - 135
不運 - 136
아까시아 - 137
倒錯 - 138
술의 우울 - 139
새벽 꿈 - 140
저자
저자
채성병
蔡成秉, 1950.12.16∼2019.10.3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계간지『세계의 문학』 봄호에 「무명(無名)」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72년 대학교 4학년 때 『세가지 架空의 우울』을 내기도 하고 등단 후에는 인천 등지에서 〈백지〉 동인 등으로 활동하며 1989년 인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수원으로 이주하여 30여 년을 수원에서 지내다가 2019년 10월에 작고하였다. 발간시집으로는 『세가지 架空의 우울』(1972, 현대시학사), 『녹슨 단추가 달린 주머니 속의 시』(1989, 나남), 『별을 찾아서』(1989, 해냄), 『검은 소에 관한 기억』(1990, 민음사), 『연안부두 가는 길』(1994, 책나무), 『중독된 땅에서』(2001, 다층), 『큰 새를 꿈꾸다』(2006, 다인아트) 등이 있다.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계간지『세계의 문학』 봄호에 「무명(無名)」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72년 대학교 4학년 때 『세가지 架空의 우울』을 내기도 하고 등단 후에는 인천 등지에서 〈백지〉 동인 등으로 활동하며 1989년 인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수원으로 이주하여 30여 년을 수원에서 지내다가 2019년 10월에 작고하였다. 발간시집으로는 『세가지 架空의 우울』(1972, 현대시학사), 『녹슨 단추가 달린 주머니 속의 시』(1989, 나남), 『별을 찾아서』(1989, 해냄), 『검은 소에 관한 기억』(1990, 민음사), 『연안부두 가는 길』(1994, 책나무), 『중독된 땅에서』(2001, 다층), 『큰 새를 꿈꾸다』(2006, 다인아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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