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로 거듭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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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 날대로 난 원석이 오랜 세월 동안 파도에 씻기고 깍이어 동글동글한 몽돌이 괴는 과정을 화자는 우리들의 삶에 빗대어 ‘억겁의 부대낌도 온몸 던져 뒹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오히려 파도 소리가 그리워서 껴안고 물거품에 알몸을 헹궈가면서 서러운 자신의 영혼을 보듬고 살아왔노라고 실토하고 있다.
인격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파에 시달리며 모난 성격이 마모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원만한 인간이 되어 간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몸 달궈 귀 밝히고 본향 찾아 노을 지면 어느 별 누구의 부름 환생하는 별로 뜰까’하고 화자는 몽돌 같은 원만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갈망하고 있다.
김월준 「팽이처럼 돌아가는 우리들 삶의 노래」 中에서
인격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파에 시달리며 모난 성격이 마모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 원만한 인간이 되어 간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몸 달궈 귀 밝히고 본향 찾아 노을 지면 어느 별 누구의 부름 환생하는 별로 뜰까’하고 화자는 몽돌 같은 원만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갈망하고 있다.
김월준 「팽이처럼 돌아가는 우리들 삶의 노래」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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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풍부한 상상력(想像力)과 언어의 조탁미
원용우(문학박사, 전 교원대 교수)
우리의 고전문학사에서 송강 정철선생과 고산 윤선도선생을 시가면에서 쌍벽이라고 한다. 두 분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조선을 대표하는 시인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이 두분의 작품세계나 시적 표현방법은 아주 상이하다는 것을 그들의 작품을 접해본 사람이면 느낄 수 있다. 송강의 가사나 시조를 읽어보면 재기가 번뜩이고 활달하고 언어구사가 거침없이 물 흐르듯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고산의 시조나 어부사시사 같은 작품은 뜸을 오랫동안 들이고 정성과 노력을 다해서 시상을 다듬고 언어구사 면에서 유려하기보다는 갈고 다듬어 공을 들이는 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 첫 시조집을 출간하는 김의식 시인의 작품을 통람하면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 작품을 가지고 뜸을 들이고 이리 생각 저리 생각하면서 시상을 가다듬고 말을 아끼면서도 폭넓게 구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시인들은 대부분 과작을 하게 되고, 오랜 동안 뜸을 들여 쓰기 때문에 모두가 수준 이상의 작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김의식 시인은 일찍이 소녀시절부터 문학의 꿈을 키워 왔지만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하여 생업에 종사하다가 1988년에는 한국문협에서 시행하는 문예대학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문학수업을 받고 문인협회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이처럼 당선하여 문단에 입문하고 시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시동인회, 한국현대시협, 시조시인협회 등에 가입하여 문단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성실성을 보여주었다.
어떻든 다른 장르가 아니고 시조를 선택한 것은 그 시인이 우리 것을 사랑하고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주체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조형태는 고려 말에 형성되어 700여년의 역사를 지니게 되었으니 누가 뭐라 해도 시조는 우리의 고유문학이요 전통문학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시조는 한국 사람이요 자유시는 서양 사람인 것이다. 그러니 한국 사람이 시조를 짓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하겠다. 필자는 김의식 시인의 문단 약력을 간단하게 소개했지만, 그는 1990년에 문단 등단의 절차를 거쳤는데도, 이제 첫 작품집을 상재하게 되었으니, 과작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과작을 하게 되면 작품을 짓는데 뜸을 들이게 되고, 상당한 각고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말을 갈고 다듬고 닦는 공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김의식 시인의 작품을 대하면 체험보다는 상상력을 중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글의 제목을 "풍부한 상상력과 어의 조탁미"라 붙였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1.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화롯가 둘러앉아 부젓가락 매만지다
할매 손등 잡힌 주름 그림 그려 틀 잡으면
다독인 얘기 주머니 내 유년이 열린다
내 아비 타향 소식 배달부가 오는 날엔
큰집 마루 교자상에 시골 농주 한 대접이
시장기 출출한 때를 할머님은 잊지 않네
글 몰라 답답함에 봉함편지 손에 들고
큰아버님 들에 갔다 해 저물어 오실 때면
귀 열고 눈가에 연신 눈물 닦던 나의 할매
통한의 삼팔선도 체념의 반세기도
어슴푸레 멀어져 간 풀꽃 같은 얼굴들
지금은 어느 별자리에 머무르고 계실까.
- ?할매 그 손녀딸? 전문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되면 유년시절을 돌아보면서 그리워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그리움의 정서는 모든 사람들이 지니는 기본적 정서라고 하겠다. 그 유년시절을 부유하게 지낸 사람이나 가난하고 힘들게 산 사람이나 어린 시절의 가족이나 그 가족들과 함께 지낸 생활을 그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시적 자아는 특별히 할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다. 등장인물은 할머니, 큰아버지, 아버지 등 세 사람이 등장하지만 그 초점은 할머니에게 맞추어져 있다.
할머니에게서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손등에 잡힌 주름", "네 아비 타향소식", "글 몰라 답답함에", "봉함 편지 손에 들고", "귀 열고 눈가에 연신 눈물 닦던 나의 할매"등이다. "특히 눈물 닦던 나의 할매"란 구절에서는 노할머니의 모정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시적 자아의 아버지는 타향살이 한다는 사실이고, 이따금 편지를 보내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큰 아버지는 "들에 갔다 해 저물어 오실 때"라는 구절에서 농사일을 전업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4수 중장에서 "어슴푸레 멀어져 간 풀꽃 같은 얼굴들"이라 한 것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타계했음을 일러주는 말이다. 돌아가셔서 천상에 계실 거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은 어느 별자리에 머무르고 계실까"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시적 자아가 유년시절을 회고하면서 할머니, 큰아버지, 아버지등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암시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산빛이 하늘이고 구름 아래 졸고 있다
들국화 억새풀도 햇볕 안고 벙그는데
생각은 옛날을 돌아 동심으로 치닫는가
눈 감아 그 들판을 바람 되어 서 있으면
누렇게 익은 벼가 저녁놀에 황금이고
내 동생 코흘리개가 조막손을 젖고 있다
큰 머슴 지게 위엔 논두렁 콩 호사타고
메뚜기 저녁서리 날개 적셔 꿈을 꾸면
숨 죽여 다가선 설렘 팔딱이던 유년아
울 엄마 곱던 손은 가을걷이 분주했고
육십년 흐른 세월 가슴 복판 접어두니
생전에 아쉽던 삶을 어디에서 이으실까
- ?고향 들 수채화? 전문
이 작품의 제목은 〈고향 들 수채화〉이다. 고향의 들녘을 수채화처럼 그려나가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고향은 산빛이 하늘빛이고, 구름 아래 졸고 있는 듯한 그런 마을이고, 들국화 억새풀도 햇볕을 안고 벙그는 곳이다. 그래서 동심으로 돌아가 그 옛날의 고향 들녘을 그려보겠다는 것이다.
고향 들녘의 모습은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벌판을 이룬다. 특히 가을철의 고향 들녘이 인상 깊게 떠오른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코흘리개 동생의 조막손이 떠오르고, 머슴의 지게 위에 논두렁콩을 지고 다니던 모습이 떠오르고, 그 벼포기 사이로 메뚜기가 뛰어다니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러한 모습들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오기에 제3수 종장에서는 "숨 죽여 다가선 설렘 팔딱이던 유년아"라고 감격 어린 표현을 하였다. 또한 그 들판에 대하여 "울 엄마 곱던 손은 가을걷이 분주했고"라 하였으니, 얼마나 인상 깊은 곳이고 잊지 못할 고향들녘이란 것이 그대로 증명된다.
하여간 물감이나 색채로 그리는 그림을 회화하고 한다면, 시에서 말로 그림 그리는 것을 이미지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란 마음속에 그리는 사물의 감각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루이스는 시적 이미지란 언어로 만들어진 그림이라고 하였는데, 리듬이 귀로 듣는 음악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이미지는 글을 눈으로 읽고 머릿속에서 그 글이 자아내는 상태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기 예의 작품은 수채화를 그리듯이 말로 그림을 그려 그 영상이 읽는 이의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 것이다. 이미지를 잘 살린 작품이기에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러한 유년의 추억이 60년전의 일이니 "육십년 흐른 세월 가슴복판 접어두니"라는 표현으로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그처럼 분주하게 일하시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 없기에, "생전에 아쉽던 삶을 어디에서 이으실까"라고 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은유적으로 나타내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이미지를 잘 살려서 썼다는 점이 돋보이고, 역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앞에서 논의한 〈할매 그 손녀딸〉이란 작품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
2. 체험과 상상력 문제
한즉히 높이 올라 밤과 낮을 넘나들며
무쇠로 녹인 몸이 옹이 박혀 녹슬어도
이승에
머물다 간 자리
흔적 없다 우는 가슴
잊은 사념 두고두고 때맞추어 두드리면
꼭지 묶여 달린 몸이 스친 여운 되살아나
좌우로
고개 흔들며
고루 펼쳐 들으란다
너를 두고 떠난 소리 어느 하늘 귀퉁이에
되돌린 길 헤매이다 찾아 나선 술래 되어
삭을 몸
부추기다 보니
이승일까 저승일까
- 『종(鐘) 전문』
소설은 허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그 소설 작품이 전체가 허구일 수는 없고, 사실과 허구가 융합되어 하나의 소설 작품을 형성한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그 소설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의 내용도 체험과 상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체험의 비중이 많고 상상력의 비중이 적으면 문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체험보다 상상력의 비중이 크면 우리는 그 작품을 문학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위에 예로 든 작품 〈종〉에서 체험과 상상력의 문제를 따져보자. 제 1수에서 "한즉히 높이 올라 밤과 낮을 넘나들며"라는 구절은 시인의 상상력이 동원된 것이다. 그 외에도 "옹이 박혀 녹슬어도", "이승에 머물다 간 자리", "흔적 없다 우는 가슴" 등은 모두 시적 상상력이 동원된 결과라고 본다.
제 2수에서도 "잊은 사념 두고두고", "스친 여운 되살아나", "고루 펼쳐 들으란다"는 상상력이 동원된 것이라 해석된다. 그 외 "때맞추어 두드리면", "꼭지 묶여 달린 몸이", "좌우로 고개 흔들며"는 체험 쪽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이 제 2수는 체험과 상상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여 균형이 잡힌 것으로 판단된다. 제 3수에서도 "어느 하늘 귀퉁이에", "되돌린 길 헤매이다", "찾아 나선 술래 되어", "삭을 몸 부추기다 보니", "이승일까 저승일까" 등은 상상력 쪽에 해당되고, "너를 두고 떠난 소리"란 한 구절만이 체험 쪽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이 제 3수도 거의가 상상력으로 구성된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하여간에 이 작품 〈종〉은 체험보다는 상상력의 비중이 훨씬 크게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그 문학성이 높은 작품이라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비운 가슴 정(情)도 버려
오물더미 범벅이네
굽어진 골목 어귀
눈에 선한 그 사람들
어느 곳 자리 보듬고
터 잡아서 살고 있나
가신 님이 걸어놓은
마른 장미 한 다발은
지붕마저 내려앉은
한쪽 벽에 매달려서
뎅그렁 녹슨 못 잡고
어지럼증 앓고 있다
신 약국 철대문도
벌렁 누워 허황한데
손때 절은 질항아리
양지쪽에 걸터앉아
한 세대 변화무상을
속 비우고 지켜본다.
- 『이문동 재개발』 전문
체험과 상상에서 그 체험문제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 자기가 직접 체험한 사실만 체험으로 볼 것이냐, 자기가 직접 체험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의 문제는 체험에 포함시켜도 되지 않겠느냐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전자보다는 후자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직접체험도 중요하지만 간접체험도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위 작품의 제목이 〈이문동 재개발〉인데, 이것은 김의식 시인이 재개발 지역의 참담한 실상을 목격하고 거기서 본 것과 느낀 점을 시적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재개발은 기존의 낙후된 지역의 건물들을 헐어버리고, 그곳에 새롭게 고층 아파트나 현대식 건물을 지어서 여러 가지 개발이익을 창출하고 도시 미관을 훨씬 아름답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사업이다. 이러한 전제아래 상기 작품 〈이문동 재개발〉에서 체험과 상상문제를 따져보고자 한다.
제 1수에는 "비운 가슴 정(情)도 버려", "눈에 선한 그 사람들", "어느 곳 자리 보듬고", "터 잡아서 살고 있나"등은 상상쪽에 해당된다. 그 밖에 "오물더미 범벅이네", "굽어진 골목 어귀" 등은 체험쪽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제 1수는 체험보다는 상상쪽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 2수에서는 "가신 님이 걸어놓은", "뎅그렁 녹슨 못 잡고", "어지럼증 앓고 있다."등은 상상력쪽에 해당된다. 그 밖에 "마른 장미 한 다발은", "지붕마저 내려앉은", "한쪽 벽에 매달려서"등은 체험쪽에 해당된다. 그런점에서 제 2수는 체험과 상상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여 균형을 이루었다고 하겠다. 제 3수에서는 "한 세대 변화무상을", "속 비우고 지켜보다."는 상상쪽이고, 그 나머지 "신 약국 철대문도", "벌렁 누워 허황한데", "손때절은 질항아리", "양지쪽에 걸터앉아" 등은 체험쪽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이 제 3수는 체험쪽이 우세하다고 본다.
필자는 앞에서 상상보다 체험쪽이 우세하면 문학성이 떨어진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단순히 이러한 2분법적인 해석을 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같은 체험을 이야기했어도 그것이 주관적 표현이냐 객관적 서술이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진다. 김의식 시인의 이 작품은 체험쪽이라 하더라도 주관적 표현을 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성을 높게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들면 위 작품의 "벌렁 누워 허황한데"에서 "허황하다"는 주관적 표현이고, "양지쪽에 걸터앉아"에서 "걸터앉아"라고 한 것은 주관적 표현이다.
이처럼 객관적 서술보다는 주관적 표현을 한 구절이 많으면 그 문학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첨언해 둔다.
3. 비유법의 묘미
하나의 굴레 판에 징검다리 숫자 놓고
깨금발 뛰엄뛰엄 영원 속을 걸어간다.
초침에 흐려진 기억 추스르며 마냥 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디쯤에 끝남인가
별 하나 떨어지면 속절없는 바람인 걸
두고 갈 순간을 잡고 뛰다 걷다 숨가쁘다
- 『시계바늘』 전문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수필문학의 대가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그때 그 대가의 말이 "아직은 수필문학에 대한 개념이 정립 안 되고,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어 혼란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수필은 인생학이다"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가. 필자도 시조강의 하면서 시조를 짓고 공부하는 것은 '인생공부' 하는 것이라고 늘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저처럼 나와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수필을 잘 쓰려면 비유법과 상징법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필자도 시조는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비유법을 쓰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시조나 수필이나 같은 문학장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작품의 제목은 〈시계바늘〉이다. 제 1수 초장에서 "하나의 굴레 판에 징검다리 숫자 놓고"라 한 것은 시계의 겉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숫자가 간격을 두고 쓰여 있는 것을 "징검다리 숫자 놓고"라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시계바늘이 가는 것을 "깨금발 뛰엄뛰엄 영원 속을 걸어간다"고 한 것은 재미있는 표현이다. 김의식 시인의 사물을 보는 독특한 시각이 그대로 증명된 것이다. 종장 전구에서는 "초침에 흐려진 기억"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초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인생살이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우리들이 삶을 살아오면서도 지나간 일들 특히 초침처럼 자질구레한 일들은 일일이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 2수는 시계바늘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사실은 우리 인생살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초장에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디쯤에 끝남인가"라고 했는데,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면서 살아가고, 어디쯤에 위치했는지, 어디쯤에서 끝날 것인지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중장에서는 "별 하나 떨어지면 속절없는 바람"이라고 진술하였는데 이것은 인간이 죽고 나면 바람처럼 '무(無)'로 돌아간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종장의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시계바늘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고 갈 순간을 잡고 뛰다 걷다 숨 가쁘다" 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인간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이 작품의 특징은 비유의 묘미를 잘 보여준 데에 있다. 시계바늘이 가는 것을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은하수 건너뛰다 헛발 딛고 낙화인가
하얀 나래 춤사위로 불빛마저 황홀한데
남루한
집시가 되어
눈부셔라 그 몸짓
잊혀진 모습 있어 열린 창문 기웃대나
세상 구경 요지경은 스쳐가는 꿈결인데
내 영혼
허공에 띄우니
강물소리 바람소리
눈 덮인 산간계곡 인적 없어 시린 별빛
휘늘어진 솔가지 위 학(鶴)이 되어 앉았다가
이승에
남겨진 흔적
인연인가 두고 간다
- 『눈이 내리네_종로 밤거리』 전문
비유에도 일반적 비유가 있고 개성적인 비유가 있다. 전자의 경우 비유는 사용했지만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 되어 버린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십자가'는 기독교를 비유한 것이고, '연꽃'은 불교를 비유하거나 상징한 것으로 보는 경우다. 이러한 비유들은 누구나 다 아는 비유라서 참신하다거나 독특한 맛이 없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지 못하고 새로운 맛을 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시나 시조에서는 남이 하지 않은 이야기를 찾아내서 해야 하고, 자기만의 안목으로 찾아낸 개성적인 비유를 해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 작품 〈눈이 내리네〉에는 '종로 밤거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니, 종로밤거리의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그 나름의 독특한 비유법을 써서 형상화한 것이다. 제 1수에서는 종로 거리에 내리는 '눈'을 은하수 건너뛰다가 헛발을 디뎌 떨어지는 '낙화'라고 보았다. 눈이 무더기로 내리는 모습을 "하얀 나래 춤사위"로 비유하였고, 여기저기 떠도는 모습을 남루한 집시가 되었다고 보았다. 그런데, 앞에서는 "남루한 집시"라 해놓고 바로 뒤에서 "눈부셔라 그 몸짓"이라 하였으니, 일견 모순된 것 같으면서도 시적 효과를 거둔 표현이라 생각된다.
제 2수에서는 눈이 창밖에 내리는 것을 "잊혀진 모습 있어 열린 창문 기웃"대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 눈이 내리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녹아버리기에 "세상 구경 요지경은 스쳐가는 꿈결"이라고 한 것이다. 종장에서 눈 내리는 모습을 그려나가다가 "강물소리 바람소리"까지 끌고 온 것은 비약법을 써서 신선한 충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 3수에서는 산간계곡에 쌓인 눈을 "시린 별빛"이라 하였고, 소나무 가지위에 쌓인 눈을 "학이 되어 앉았다"라고 표현하였다. 그리고 종장 전구에서 "이승에 남겨진 흔적"이란 말이 나오는데, 사실은 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존재이지 그 자국을 남기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의 안목으로는 '눈'이란 존재가 이승에 얼마든지 그 흔적을 남길 수 있다고 보기에 얼마든지 가능한 시적 상상력이라 보는 것이다. 아무튼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마치었으니, 좋은 작품의 전범이라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4. 언어의 절제미와 긴축미
회오리바람 일어 맴돌다가 가버렸나
귀에 익은 그 목소리 흔적없어 슬픈 날엔
그리움 퇴색 된 세월
속울음만 헛되고
눈 내린 동지 밤은 흰 그림자 드리우고
지워진 기억들이 불편으로 뒤척일 때
들창가 귀 기울이다
잠이 들면 들으려나
먼 산 울어 메아리가 바람벽에 스며들어
느닷없는 천둥소리 내 영혼이 혼절하면
봄 언덕 나비등 타고
피리 불며 오려나.
- 『사라져 간 목소리』 전문
절제란 의미는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한다는 뜻이다. 언어의 절제란 말을 아끼고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말만 골라서 쓴다는 이야기다. 초보자들의 경우를 보면 한 작품 안에서도 이미 써먹은 단어를 두세번 반복해서 쓰는 예를 본다. 아니면 의미가 비슷한 단어를 나열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말을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에서는 같은 의미의 어구를 반복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다시 써먹은 것도 금기시 된다. 산문은 길이가 길지만 시나 시조는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그 짧은 형식 안에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하자면 말을 아끼고 절제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단시조의 형식을 3장 6구 12음보라고도 하고, 3장 6구 12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표현만 달리 한 것이기에 어떻게 불러도 상관은 없다.
위에 예로 든 작품 〈사라져 간 목소리〉는 말을 절제하고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생각하면 시적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먼저 제 1수의 3장 6구 12절 안에는 똑같은 시어를 반복해서 쓴 예는 없다. 유사한 시어를 나열한 경우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말을 아껴 썼기 때문에 그 내용은 저절로 함축성 있는 표현이 된다. 임이 떠나간 사실을 "회오리바람 일어 맴돌다가 가버렸나"라고 한 것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제 2수에서도 같은 설명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3장 6구 12절 안의 시어들을 살펴보면 똑같은 낱말도 없고 유사한 시어도 없다. 그렇다고 의미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뜻을 나열한 경우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말을 잘 갈고 다듬어 언어의 절제미를 나타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제 2수 초장에서 "눈 내린 동지 밤은 흰 그림자 드리우고"라고 했는데, 여기의 '흰 그림자'는 떠나간 임의 영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한 것으로 본다. 제 3수에서도 3장 6구 12절의 형식 안에 같은 시어나 유사어를 반복해서 쓴 경우를 찾아 볼 수 없다. 의미내용이 같은 어구를 다시 써먹은 경우도 없다. 그야말로 말을 헤프게 쓰지 않고 돈을 절약하듯이 절약해서 썼다는 것이 증명된다. 특히 종장에서의 "봄 언덕 나비 등 타고 / 피리 불며 오려나"는 함축성 있는 표현이다. 임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을 은유적으로 잘 나타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 심안(心眼) 깊은 곳에 잠겨버린 빗장 열면
유성이 흘러가고 별빛 시려 호젓한데
너 언제
거기 머물러
나를 찾아 깨우나
불면의 길목이라 하얀 침묵 걸어 놓고
어두움에 가린 기억 걷어 환한 실마리를
가끔은
한숨 불어서
너에게로 간단다
방향이 묘연할 때 생각마저 부질없어
나 어릴 때 꽃물 들여 다독여 둔 조각보
망각도
가슴에 두니
푸른 별로 뜨는 걸까.
- 『초록별 뜨는 창가』 전문
시의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의 건축문제이다. 이 건축미를 학자에 따라서는 '긴장미'라 부르기도 한다. 이 이론에서 참고가 되는 것은 휠라이트의 투쟁적 삶의 원리와 긴장언의 상호관계다. 모든 생명의 유기체들은 상반되는 두 힘의 지속적이며 다양한 싸움을 겪고 있고, 그러한 싸움 없이는 유기체들의 생명은 죽어 없어진다는 것이다. 헤라클리투스가 싸움은 만인에게 공통된 조건이며 만일 신과 인간에게 싸움이라 것이 없어진다면 이들의 존재가치가 '무'로 화할 것이라 했듯이, 인간이 유기체로서 가지는 기본적 갈등은 여러 가지 긴장으로 나타나며 이것은 아주 무의식적이거나 부분적으로만 의식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삶은 두 가지의 상반된 끌림 사이에서 배회하는 것이다. 휠라이트가 삶의 원리로 투쟁의 원리 곧 긴장의 원리고 보고 시의 경우 언어는 이 원리에 입각한 긴장언어이며 그것은 개별적인 시점을 지향한다는 견해는 은유 논의와 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긴장언어는 바로 의미론적 긴장을 지향하며 그것은 사물의 리얼리티를 표출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긴장언어의 기본단위가 이미지, 은유, 상징의 형식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초록별 뜨는 창가〉라는 작품도 이미지, 은유, 상징의 원리가 적용되어 지어졌다는 것은 작품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요즘 흔하게 이야기하는 '낯설게 하기'가 잘 이우어진 작품이다. 우선 제목에서의 '초록별'이 무엇을 상징하느냐가 이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제 1수 종장에서 '너 언제 /거기 머물러/나를 찾아 깨우나'라고 했는데, 그 '너'라는 존재가 바로 '초록별'로 은유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너'라고 하는 존재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으면 제 2수에서 "불면의 길목이라 하얀 침묵 걸어 놓고"라는 표현을 했겠는가. 바로 '너'라는 존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면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라 본다. 그처럼 그리워하는 마음을 종장에서는 "가끔은/한숨 불어서/너에게로 간단다"라고 하여 '너'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너'라고 하는 인물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으면 "나 어릴 때 꽃물 들여 다독여 둔 조각보"로 싸서 가슴에 묻어둔다고 하였겠는가. "망각도/가슴에 두니/푸른 별로 뜨는 걸까"라고 했는데, 시적자아의 입장에서는 그 상대자를 망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이미 푸른별이 되어 자아의 가슴에 항상 살아서 빛을 발하고 있을 거라는 해석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하여간에 시적 자아는 가슴속에 항상 "푸른별" 하나를 묻고서 사는 행복한 여인이다. 어쩌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너'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행한 여인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상반되는 해석이 가능한 것도 현대시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작품은 은유나 상징의 원리를 적용하고 이미지를 잘 살려서 긴축미를 느끼게 해준 좋은 작품이라 평가된다.
이제까지 김의식 시인의 자품세계를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 체험과 상상력 문제, ?비유법의 묘미, ? 언어의 절제미와 긴축미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밖에도 김의식 시인이 다룬 작품의 소재들은 다양하다. 호수, 강가, 솔바람, 늦은 봄, 남이섬 등 자연을 소재로 한 것, 대전 엑스포, 고추 모종, 그래도 살아, 늦가을에 떠난 사람, 말들의 행진 등 인간사를 소재로 한 것, 자리 잃은 소파, 버려진 용마루, 갈고개 노송, 거품들의 승화, 저 아래 바람이 등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등 작품의 영역이 폭넓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더라도 김의식 시인의 작품의 주된 정서는 그리움과 한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의 이면에는 어딘지 모르게 한의 정서가 배어있다. 이 그리움과 한의 정서는 한국 사람의 정서를 그려내는 신토불이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품을 쓸 때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뜸을 들여 쓰는 것이 특징이고,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이미지와 은유를 중시하고, 같은 어구를 되풀이 하지 않는 언어의 절제미를 보여주었다. 이런 장점을 지닌 시인이기에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많이 생산하리라 기대해 본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써주시기 바라고, 문운이 왕성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장황한 논의를 마친다.
원용우(문학박사, 전 교원대 교수)
우리의 고전문학사에서 송강 정철선생과 고산 윤선도선생을 시가면에서 쌍벽이라고 한다. 두 분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조선을 대표하는 시인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이 두분의 작품세계나 시적 표현방법은 아주 상이하다는 것을 그들의 작품을 접해본 사람이면 느낄 수 있다. 송강의 가사나 시조를 읽어보면 재기가 번뜩이고 활달하고 언어구사가 거침없이 물 흐르듯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하여 고산의 시조나 어부사시사 같은 작품은 뜸을 오랫동안 들이고 정성과 노력을 다해서 시상을 다듬고 언어구사 면에서 유려하기보다는 갈고 다듬어 공을 들이는 방법을 취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번에 첫 시조집을 출간하는 김의식 시인의 작품을 통람하면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 작품을 가지고 뜸을 들이고 이리 생각 저리 생각하면서 시상을 가다듬고 말을 아끼면서도 폭넓게 구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시인들은 대부분 과작을 하게 되고, 오랜 동안 뜸을 들여 쓰기 때문에 모두가 수준 이상의 작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김의식 시인은 일찍이 소녀시절부터 문학의 꿈을 키워 왔지만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하여 생업에 종사하다가 1988년에는 한국문협에서 시행하는 문예대학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문학수업을 받고 문인협회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이처럼 당선하여 문단에 입문하고 시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시동인회, 한국현대시협, 시조시인협회 등에 가입하여 문단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는 성실성을 보여주었다.
어떻든 다른 장르가 아니고 시조를 선택한 것은 그 시인이 우리 것을 사랑하고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주체의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시조형태는 고려 말에 형성되어 700여년의 역사를 지니게 되었으니 누가 뭐라 해도 시조는 우리의 고유문학이요 전통문학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시조는 한국 사람이요 자유시는 서양 사람인 것이다. 그러니 한국 사람이 시조를 짓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하겠다. 필자는 김의식 시인의 문단 약력을 간단하게 소개했지만, 그는 1990년에 문단 등단의 절차를 거쳤는데도, 이제 첫 작품집을 상재하게 되었으니, 과작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과작을 하게 되면 작품을 짓는데 뜸을 들이게 되고, 상당한 각고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말을 갈고 다듬고 닦는 공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김의식 시인의 작품을 대하면 체험보다는 상상력을 중시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글의 제목을 "풍부한 상상력과 어의 조탁미"라 붙였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1.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화롯가 둘러앉아 부젓가락 매만지다
할매 손등 잡힌 주름 그림 그려 틀 잡으면
다독인 얘기 주머니 내 유년이 열린다
내 아비 타향 소식 배달부가 오는 날엔
큰집 마루 교자상에 시골 농주 한 대접이
시장기 출출한 때를 할머님은 잊지 않네
글 몰라 답답함에 봉함편지 손에 들고
큰아버님 들에 갔다 해 저물어 오실 때면
귀 열고 눈가에 연신 눈물 닦던 나의 할매
통한의 삼팔선도 체념의 반세기도
어슴푸레 멀어져 간 풀꽃 같은 얼굴들
지금은 어느 별자리에 머무르고 계실까.
- ?할매 그 손녀딸? 전문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되면 유년시절을 돌아보면서 그리워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그리움의 정서는 모든 사람들이 지니는 기본적 정서라고 하겠다. 그 유년시절을 부유하게 지낸 사람이나 가난하고 힘들게 산 사람이나 어린 시절의 가족이나 그 가족들과 함께 지낸 생활을 그리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작품의 시적 자아는 특별히 할머니를 그리워하고 있다. 등장인물은 할머니, 큰아버지, 아버지 등 세 사람이 등장하지만 그 초점은 할머니에게 맞추어져 있다.
할머니에게서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손등에 잡힌 주름", "네 아비 타향소식", "글 몰라 답답함에", "봉함 편지 손에 들고", "귀 열고 눈가에 연신 눈물 닦던 나의 할매"등이다. "특히 눈물 닦던 나의 할매"란 구절에서는 노할머니의 모정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시적 자아의 아버지는 타향살이 한다는 사실이고, 이따금 편지를 보내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큰 아버지는 "들에 갔다 해 저물어 오실 때"라는 구절에서 농사일을 전업으로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4수 중장에서 "어슴푸레 멀어져 간 풀꽃 같은 얼굴들"이라 한 것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타계했음을 일러주는 말이다. 돌아가셔서 천상에 계실 거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은 어느 별자리에 머무르고 계실까"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시적 자아가 유년시절을 회고하면서 할머니, 큰아버지, 아버지등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암시적으로 나타냈다는 점에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본다.
산빛이 하늘이고 구름 아래 졸고 있다
들국화 억새풀도 햇볕 안고 벙그는데
생각은 옛날을 돌아 동심으로 치닫는가
눈 감아 그 들판을 바람 되어 서 있으면
누렇게 익은 벼가 저녁놀에 황금이고
내 동생 코흘리개가 조막손을 젖고 있다
큰 머슴 지게 위엔 논두렁 콩 호사타고
메뚜기 저녁서리 날개 적셔 꿈을 꾸면
숨 죽여 다가선 설렘 팔딱이던 유년아
울 엄마 곱던 손은 가을걷이 분주했고
육십년 흐른 세월 가슴 복판 접어두니
생전에 아쉽던 삶을 어디에서 이으실까
- ?고향 들 수채화? 전문
이 작품의 제목은 〈고향 들 수채화〉이다. 고향의 들녘을 수채화처럼 그려나가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고향은 산빛이 하늘빛이고, 구름 아래 졸고 있는 듯한 그런 마을이고, 들국화 억새풀도 햇볕을 안고 벙그는 곳이다. 그래서 동심으로 돌아가 그 옛날의 고향 들녘을 그려보겠다는 것이다.
고향 들녘의 모습은 누렇게 익은 벼가 황금벌판을 이룬다. 특히 가을철의 고향 들녘이 인상 깊게 떠오른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코흘리개 동생의 조막손이 떠오르고, 머슴의 지게 위에 논두렁콩을 지고 다니던 모습이 떠오르고, 그 벼포기 사이로 메뚜기가 뛰어다니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러한 모습들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오기에 제3수 종장에서는 "숨 죽여 다가선 설렘 팔딱이던 유년아"라고 감격 어린 표현을 하였다. 또한 그 들판에 대하여 "울 엄마 곱던 손은 가을걷이 분주했고"라 하였으니, 얼마나 인상 깊은 곳이고 잊지 못할 고향들녘이란 것이 그대로 증명된다.
하여간 물감이나 색채로 그리는 그림을 회화하고 한다면, 시에서 말로 그림 그리는 것을 이미지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란 마음속에 그리는 사물의 감각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루이스는 시적 이미지란 언어로 만들어진 그림이라고 하였는데, 리듬이 귀로 듣는 음악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이미지는 글을 눈으로 읽고 머릿속에서 그 글이 자아내는 상태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상기 예의 작품은 수채화를 그리듯이 말로 그림을 그려 그 영상이 읽는 이의 머릿속에 떠오르게 한 것이다. 이미지를 잘 살린 작품이기에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러한 유년의 추억이 60년전의 일이니 "육십년 흐른 세월 가슴복판 접어두니"라는 표현으로 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면서도 그처럼 분주하게 일하시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 없기에, "생전에 아쉽던 삶을 어디에서 이으실까"라고 하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은유적으로 나타내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이미지를 잘 살려서 썼다는 점이 돋보이고, 역시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앞에서 논의한 〈할매 그 손녀딸〉이란 작품과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
2. 체험과 상상력 문제
한즉히 높이 올라 밤과 낮을 넘나들며
무쇠로 녹인 몸이 옹이 박혀 녹슬어도
이승에
머물다 간 자리
흔적 없다 우는 가슴
잊은 사념 두고두고 때맞추어 두드리면
꼭지 묶여 달린 몸이 스친 여운 되살아나
좌우로
고개 흔들며
고루 펼쳐 들으란다
너를 두고 떠난 소리 어느 하늘 귀퉁이에
되돌린 길 헤매이다 찾아 나선 술래 되어
삭을 몸
부추기다 보니
이승일까 저승일까
- 『종(鐘) 전문』
소설은 허구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그 소설 작품이 전체가 허구일 수는 없고, 사실과 허구가 융합되어 하나의 소설 작품을 형성한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그 소설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의 내용도 체험과 상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체험의 비중이 많고 상상력의 비중이 적으면 문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체험보다 상상력의 비중이 크면 우리는 그 작품을 문학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위에 예로 든 작품 〈종〉에서 체험과 상상력의 문제를 따져보자. 제 1수에서 "한즉히 높이 올라 밤과 낮을 넘나들며"라는 구절은 시인의 상상력이 동원된 것이다. 그 외에도 "옹이 박혀 녹슬어도", "이승에 머물다 간 자리", "흔적 없다 우는 가슴" 등은 모두 시적 상상력이 동원된 결과라고 본다.
제 2수에서도 "잊은 사념 두고두고", "스친 여운 되살아나", "고루 펼쳐 들으란다"는 상상력이 동원된 것이라 해석된다. 그 외 "때맞추어 두드리면", "꼭지 묶여 달린 몸이", "좌우로 고개 흔들며"는 체험 쪽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이 제 2수는 체험과 상상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여 균형이 잡힌 것으로 판단된다. 제 3수에서도 "어느 하늘 귀퉁이에", "되돌린 길 헤매이다", "찾아 나선 술래 되어", "삭을 몸 부추기다 보니", "이승일까 저승일까" 등은 상상력 쪽에 해당되고, "너를 두고 떠난 소리"란 한 구절만이 체험 쪽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런점에서 이 제 3수도 거의가 상상력으로 구성된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하여간에 이 작품 〈종〉은 체험보다는 상상력의 비중이 훨씬 크게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그 문학성이 높은 작품이라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비운 가슴 정(情)도 버려
오물더미 범벅이네
굽어진 골목 어귀
눈에 선한 그 사람들
어느 곳 자리 보듬고
터 잡아서 살고 있나
가신 님이 걸어놓은
마른 장미 한 다발은
지붕마저 내려앉은
한쪽 벽에 매달려서
뎅그렁 녹슨 못 잡고
어지럼증 앓고 있다
신 약국 철대문도
벌렁 누워 허황한데
손때 절은 질항아리
양지쪽에 걸터앉아
한 세대 변화무상을
속 비우고 지켜본다.
- 『이문동 재개발』 전문
체험과 상상에서 그 체험문제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진다. 자기가 직접 체험한 사실만 체험으로 볼 것이냐, 자기가 직접 체험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의 문제는 체험에 포함시켜도 되지 않겠느냐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전자보다는 후자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왜냐하면 직접체험도 중요하지만 간접체험도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위 작품의 제목이 〈이문동 재개발〉인데, 이것은 김의식 시인이 재개발 지역의 참담한 실상을 목격하고 거기서 본 것과 느낀 점을 시적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재개발은 기존의 낙후된 지역의 건물들을 헐어버리고, 그곳에 새롭게 고층 아파트나 현대식 건물을 지어서 여러 가지 개발이익을 창출하고 도시 미관을 훨씬 아름답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사업이다. 이러한 전제아래 상기 작품 〈이문동 재개발〉에서 체험과 상상문제를 따져보고자 한다.
제 1수에는 "비운 가슴 정(情)도 버려", "눈에 선한 그 사람들", "어느 곳 자리 보듬고", "터 잡아서 살고 있나"등은 상상쪽에 해당된다. 그 밖에 "오물더미 범벅이네", "굽어진 골목 어귀" 등은 체험쪽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제 1수는 체험보다는 상상쪽이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
제 2수에서는 "가신 님이 걸어놓은", "뎅그렁 녹슨 못 잡고", "어지럼증 앓고 있다."등은 상상력쪽에 해당된다. 그 밖에 "마른 장미 한 다발은", "지붕마저 내려앉은", "한쪽 벽에 매달려서"등은 체험쪽에 해당된다. 그런점에서 제 2수는 체험과 상상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여 균형을 이루었다고 하겠다. 제 3수에서는 "한 세대 변화무상을", "속 비우고 지켜보다."는 상상쪽이고, 그 나머지 "신 약국 철대문도", "벌렁 누워 허황한데", "손때절은 질항아리", "양지쪽에 걸터앉아" 등은 체험쪽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이 제 3수는 체험쪽이 우세하다고 본다.
필자는 앞에서 상상보다 체험쪽이 우세하면 문학성이 떨어진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단순히 이러한 2분법적인 해석을 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같은 체험을 이야기했어도 그것이 주관적 표현이냐 객관적 서술이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진다. 김의식 시인의 이 작품은 체험쪽이라 하더라도 주관적 표현을 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성을 높게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들면 위 작품의 "벌렁 누워 허황한데"에서 "허황하다"는 주관적 표현이고, "양지쪽에 걸터앉아"에서 "걸터앉아"라고 한 것은 주관적 표현이다.
이처럼 객관적 서술보다는 주관적 표현을 한 구절이 많으면 그 문학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첨언해 둔다.
3. 비유법의 묘미
하나의 굴레 판에 징검다리 숫자 놓고
깨금발 뛰엄뛰엄 영원 속을 걸어간다.
초침에 흐려진 기억 추스르며 마냥 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디쯤에 끝남인가
별 하나 떨어지면 속절없는 바람인 걸
두고 갈 순간을 잡고 뛰다 걷다 숨가쁘다
- 『시계바늘』 전문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수필문학의 대가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그때 그 대가의 말이 "아직은 수필문학에 대한 개념이 정립 안 되고,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어 혼란스럽기 이를 데 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수필은 인생학이다"라고 결론을 내리지 않는가. 필자도 시조강의 하면서 시조를 짓고 공부하는 것은 '인생공부' 하는 것이라고 늘 이야기 했는데, 어떻게 저처럼 나와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수필을 잘 쓰려면 비유법과 상징법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필자도 시조는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비유법을 쓰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시조나 수필이나 같은 문학장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작품의 제목은 〈시계바늘〉이다. 제 1수 초장에서 "하나의 굴레 판에 징검다리 숫자 놓고"라 한 것은 시계의 겉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숫자가 간격을 두고 쓰여 있는 것을 "징검다리 숫자 놓고"라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시계바늘이 가는 것을 "깨금발 뛰엄뛰엄 영원 속을 걸어간다"고 한 것은 재미있는 표현이다. 김의식 시인의 사물을 보는 독특한 시각이 그대로 증명된 것이다. 종장 전구에서는 "초침에 흐려진 기억"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초침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인생살이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우리들이 삶을 살아오면서도 지나간 일들 특히 초침처럼 자질구레한 일들은 일일이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 2수는 시계바늘에 관한 이야기이면서도 사실은 우리 인생살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초장에서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어디쯤에 끝남인가"라고 했는데,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는 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면서 살아가고, 어디쯤에 위치했는지, 어디쯤에서 끝날 것인지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중장에서는 "별 하나 떨어지면 속절없는 바람"이라고 진술하였는데 이것은 인간이 죽고 나면 바람처럼 '무(無)'로 돌아간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종장의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시계바늘의 이야기이자 바로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고 갈 순간을 잡고 뛰다 걷다 숨 가쁘다" 살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인간 아니겠는가. 한마디로 이 작품의 특징은 비유의 묘미를 잘 보여준 데에 있다. 시계바늘이 가는 것을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에 비유했기 때문이다.
은하수 건너뛰다 헛발 딛고 낙화인가
하얀 나래 춤사위로 불빛마저 황홀한데
남루한
집시가 되어
눈부셔라 그 몸짓
잊혀진 모습 있어 열린 창문 기웃대나
세상 구경 요지경은 스쳐가는 꿈결인데
내 영혼
허공에 띄우니
강물소리 바람소리
눈 덮인 산간계곡 인적 없어 시린 별빛
휘늘어진 솔가지 위 학(鶴)이 되어 앉았다가
이승에
남겨진 흔적
인연인가 두고 간다
- 『눈이 내리네_종로 밤거리』 전문
비유에도 일반적 비유가 있고 개성적인 비유가 있다. 전자의 경우 비유는 사용했지만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 되어 버린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면 '십자가'는 기독교를 비유한 것이고, '연꽃'은 불교를 비유하거나 상징한 것으로 보는 경우다. 이러한 비유들은 누구나 다 아는 비유라서 참신하다거나 독특한 맛이 없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지 못하고 새로운 맛을 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시나 시조에서는 남이 하지 않은 이야기를 찾아내서 해야 하고, 자기만의 안목으로 찾아낸 개성적인 비유를 해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 작품 〈눈이 내리네〉에는 '종로 밤거리'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니, 종로밤거리의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그 나름의 독특한 비유법을 써서 형상화한 것이다. 제 1수에서는 종로 거리에 내리는 '눈'을 은하수 건너뛰다가 헛발을 디뎌 떨어지는 '낙화'라고 보았다. 눈이 무더기로 내리는 모습을 "하얀 나래 춤사위"로 비유하였고, 여기저기 떠도는 모습을 남루한 집시가 되었다고 보았다. 그런데, 앞에서는 "남루한 집시"라 해놓고 바로 뒤에서 "눈부셔라 그 몸짓"이라 하였으니, 일견 모순된 것 같으면서도 시적 효과를 거둔 표현이라 생각된다.
제 2수에서는 눈이 창밖에 내리는 것을 "잊혀진 모습 있어 열린 창문 기웃"대는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 세상에 눈이 내리지만 오래 머물지 못하고 녹아버리기에 "세상 구경 요지경은 스쳐가는 꿈결"이라고 한 것이다. 종장에서 눈 내리는 모습을 그려나가다가 "강물소리 바람소리"까지 끌고 온 것은 비약법을 써서 신선한 충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 3수에서는 산간계곡에 쌓인 눈을 "시린 별빛"이라 하였고, 소나무 가지위에 쌓인 눈을 "학이 되어 앉았다"라고 표현하였다. 그리고 종장 전구에서 "이승에 남겨진 흔적"이란 말이 나오는데, 사실은 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존재이지 그 자국을 남기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시인의 안목으로는 '눈'이란 존재가 이승에 얼마든지 그 흔적을 남길 수 있다고 보기에 얼마든지 가능한 시적 상상력이라 보는 것이다. 아무튼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유로 시작해서 비유로 마치었으니, 좋은 작품의 전범이라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4. 언어의 절제미와 긴축미
회오리바람 일어 맴돌다가 가버렸나
귀에 익은 그 목소리 흔적없어 슬픈 날엔
그리움 퇴색 된 세월
속울음만 헛되고
눈 내린 동지 밤은 흰 그림자 드리우고
지워진 기억들이 불편으로 뒤척일 때
들창가 귀 기울이다
잠이 들면 들으려나
먼 산 울어 메아리가 바람벽에 스며들어
느닷없는 천둥소리 내 영혼이 혼절하면
봄 언덕 나비등 타고
피리 불며 오려나.
- 『사라져 간 목소리』 전문
절제란 의미는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한다는 뜻이다. 언어의 절제란 말을 아끼고 필요한 자리에 필요한 말만 골라서 쓴다는 이야기다. 초보자들의 경우를 보면 한 작품 안에서도 이미 써먹은 단어를 두세번 반복해서 쓰는 예를 본다. 아니면 의미가 비슷한 단어를 나열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말을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에서는 같은 의미의 어구를 반복하거나 유사한 내용을 다시 써먹은 것도 금기시 된다. 산문은 길이가 길지만 시나 시조는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그 짧은 형식 안에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하자면 말을 아끼고 절제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단시조의 형식을 3장 6구 12음보라고도 하고, 3장 6구 12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똑같은 이야기를 표현만 달리 한 것이기에 어떻게 불러도 상관은 없다.
위에 예로 든 작품 〈사라져 간 목소리〉는 말을 절제하고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생각하면 시적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먼저 제 1수의 3장 6구 12절 안에는 똑같은 시어를 반복해서 쓴 예는 없다. 유사한 시어를 나열한 경우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처럼 말을 아껴 썼기 때문에 그 내용은 저절로 함축성 있는 표현이 된다. 임이 떠나간 사실을 "회오리바람 일어 맴돌다가 가버렸나"라고 한 것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제 2수에서도 같은 설명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다. 3장 6구 12절 안의 시어들을 살펴보면 똑같은 낱말도 없고 유사한 시어도 없다. 그렇다고 의미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뜻을 나열한 경우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말을 잘 갈고 다듬어 언어의 절제미를 나타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제 2수 초장에서 "눈 내린 동지 밤은 흰 그림자 드리우고"라고 했는데, 여기의 '흰 그림자'는 떠나간 임의 영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함축성 있는 표현을 한 것으로 본다. 제 3수에서도 3장 6구 12절의 형식 안에 같은 시어나 유사어를 반복해서 쓴 경우를 찾아 볼 수 없다. 의미내용이 같은 어구를 다시 써먹은 경우도 없다. 그야말로 말을 헤프게 쓰지 않고 돈을 절약하듯이 절약해서 썼다는 것이 증명된다. 특히 종장에서의 "봄 언덕 나비 등 타고 / 피리 불며 오려나"는 함축성 있는 표현이다. 임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을 은유적으로 잘 나타내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 심안(心眼) 깊은 곳에 잠겨버린 빗장 열면
유성이 흘러가고 별빛 시려 호젓한데
너 언제
거기 머물러
나를 찾아 깨우나
불면의 길목이라 하얀 침묵 걸어 놓고
어두움에 가린 기억 걷어 환한 실마리를
가끔은
한숨 불어서
너에게로 간단다
방향이 묘연할 때 생각마저 부질없어
나 어릴 때 꽃물 들여 다독여 둔 조각보
망각도
가슴에 두니
푸른 별로 뜨는 걸까.
- 『초록별 뜨는 창가』 전문
시의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의 건축문제이다. 이 건축미를 학자에 따라서는 '긴장미'라 부르기도 한다. 이 이론에서 참고가 되는 것은 휠라이트의 투쟁적 삶의 원리와 긴장언의 상호관계다. 모든 생명의 유기체들은 상반되는 두 힘의 지속적이며 다양한 싸움을 겪고 있고, 그러한 싸움 없이는 유기체들의 생명은 죽어 없어진다는 것이다. 헤라클리투스가 싸움은 만인에게 공통된 조건이며 만일 신과 인간에게 싸움이라 것이 없어진다면 이들의 존재가치가 '무'로 화할 것이라 했듯이, 인간이 유기체로서 가지는 기본적 갈등은 여러 가지 긴장으로 나타나며 이것은 아주 무의식적이거나 부분적으로만 의식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삶은 두 가지의 상반된 끌림 사이에서 배회하는 것이다. 휠라이트가 삶의 원리로 투쟁의 원리 곧 긴장의 원리고 보고 시의 경우 언어는 이 원리에 입각한 긴장언어이며 그것은 개별적인 시점을 지향한다는 견해는 은유 논의와 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긴장언어는 바로 의미론적 긴장을 지향하며 그것은 사물의 리얼리티를 표출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긴장언어의 기본단위가 이미지, 은유, 상징의 형식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위에 예로 든 〈초록별 뜨는 창가〉라는 작품도 이미지, 은유, 상징의 원리가 적용되어 지어졌다는 것은 작품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요즘 흔하게 이야기하는 '낯설게 하기'가 잘 이우어진 작품이다. 우선 제목에서의 '초록별'이 무엇을 상징하느냐가 이 작품을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제 1수 종장에서 '너 언제 /거기 머물러/나를 찾아 깨우나'라고 했는데, 그 '너'라는 존재가 바로 '초록별'로 은유되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너'라고 하는 존재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 싶으면 제 2수에서 "불면의 길목이라 하얀 침묵 걸어 놓고"라는 표현을 했겠는가. 바로 '너'라는 존재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면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라 본다. 그처럼 그리워하는 마음을 종장에서는 "가끔은/한숨 불어서/너에게로 간단다"라고 하여 '너'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너'라고 하는 인물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으면 "나 어릴 때 꽃물 들여 다독여 둔 조각보"로 싸서 가슴에 묻어둔다고 하였겠는가. "망각도/가슴에 두니/푸른 별로 뜨는 걸까"라고 했는데, 시적자아의 입장에서는 그 상대자를 망각할 수도 없는 일이고, 이미 푸른별이 되어 자아의 가슴에 항상 살아서 빛을 발하고 있을 거라는 해석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하여간에 시적 자아는 가슴속에 항상 "푸른별" 하나를 묻고서 사는 행복한 여인이다. 어쩌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너'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행한 여인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상반되는 해석이 가능한 것도 현대시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작품은 은유나 상징의 원리를 적용하고 이미지를 잘 살려서 긴축미를 느끼게 해준 좋은 작품이라 평가된다.
이제까지 김의식 시인의 자품세계를 ?유년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 ? 체험과 상상력 문제, ?비유법의 묘미, ? 언어의 절제미와 긴축미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밖에도 김의식 시인이 다룬 작품의 소재들은 다양하다. 호수, 강가, 솔바람, 늦은 봄, 남이섬 등 자연을 소재로 한 것, 대전 엑스포, 고추 모종, 그래도 살아, 늦가을에 떠난 사람, 말들의 행진 등 인간사를 소재로 한 것, 자리 잃은 소파, 버려진 용마루, 갈고개 노송, 거품들의 승화, 저 아래 바람이 등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등 작품의 영역이 폭넓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더라도 김의식 시인의 작품의 주된 정서는 그리움과 한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의 이면에는 어딘지 모르게 한의 정서가 배어있다. 이 그리움과 한의 정서는 한국 사람의 정서를 그려내는 신토불이 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작품을 쓸 때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뜸을 들여 쓰는 것이 특징이고, 긴장감을 주기 위해 이미지와 은유를 중시하고, 같은 어구를 되풀이 하지 않는 언어의 절제미를 보여주었다. 이런 장점을 지닌 시인이기에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많이 생산하리라 기대해 본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품을 써주시기 바라고, 문운이 왕성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장황한 논의를 마친다.
목차
목차
제 1 부 무지개 뜨는 언덕
박제 뻐꾸기 ㆍ10
종 ㆍ 11
돌 셋 나 하나 ㆍ 12
늦게 핀 꽃 한 송이 ㆍ 13
그래도 살아 ㆍ 14
빗 고개 고사목 ㆍ 15
고추 모종(빈터) ㆍ 16
설악의 사람 단풍 ㆍ 17
유명산 산자락 ㆍ 18
토함산 해맞이 ㆍ 19
문경새재 넘으며 ㆍ 20
1993년 대전엑스포ㆍ 21
열아흐레 달아 ㆍ 22
명상의 춤 ㆍ 23
덕수궁 은행나무 ㆍ 24
잔설의 행진 ㆍ 25
구름 붓 ㆍ 26
강강수월래 ㆍ 27
갈증 ㆍ 28
꿀돼지 ㆍ 29
호반에 노는 등꽃 ㆍ 30
천상나들이 수의 한 벌 ㆍ 31
긍정긍정 세월아 ㆍ 32
일출봉 자화상 ㆍ 33
맨해튼은 살아 숨쉬고 ㆍ 34
제 2 부 먼산 메아리가
오월 산아 ㆍ 36
심상의 가시밭길 ㆍ 37
선운사 달빛 ㆍ 38
안개비 내리는날 ㆍ 39
이문동 재개발 ㆍ 40
바람주머니 ㆍ 41
말들의 행진 ㆍ 42
큰 이모님 오열 ㆍ 43
산봉에 황혼들고 ㆍ 44
여기 이 자리 ㆍ 45
부서진 언어 ㆍ 46
명동 늦가을 ㆍ 47
강남의 단편 ㆍ 48
늦가을에 떠난 사람아 ㆍ 49
나 영자님 먼길 떠나고 ㆍ 50
독도여 ㆍ 51
달님고모 환영 ㆍ 52
손자 손녀 녀석들 ㆍ 53
뉴욕행은 설렘이라 ㆍ 54
어머님 명주장사(행상) ㆍ 55
석촌 호수 ㆍ 56
산나리들의 합창 ㆍ 57
거품들의 승화 ㆍ 58
열길 물속 한길 사람마음 ㆍ 59
동해 나들이 ㆍ 60
목련화야 ㆍ 61
제 3 부 정지된 시간인가
초록별 뜨는 창가 ㆍ 64
자리 잃은 쇼파 ㆍ 65
송악 외암 ㆍ 66
내려앉은 용마루 ㆍ 67
밤과 십자가 ㆍ 68
망각의 언어 ㆍ 69
그리워 하다가 ㆍ 70
시작의 의미 ㆍ 71
눈이 내리네 ㆍ 72
시간과 공간사이 ㆍ 73
저 아래 바람이 ㆍ 74
시계 바늘 ㆍ 75
사라져간 목소리 ㆍ 76
명동 황혼 ㆍ 77
불면은 더음이라 ㆍ 78
여명 ㆍ 79
2006년 묵은 달력 ㆍ 80
내 할머님 구십년 생애 ㆍ 81
방아깨비 ㆍ 82
허망 ㆍ 83
가위눌림 ㆍ 84
장한사지석탑 ㆍ 85
들 잔디 ㆍ 86
나른한 어느 오후 ㆍ 87
인사동 사람 되어 ㆍ 88
불나비 ㆍ 89
항아리의 투정 ㆍ 90
자목련 피는 날 ㆍ 91
팔당 상류에서 ㆍ 92
제 4 부 내 유년의 꽃 그늘
산이 나를 불러 ㆍ 94
바람아 불어라 ㆍ 95
오지 항아리 ㆍ 96
할매 그 손녀 딸 ㆍ 97
커피 향은 날아가고 ㆍ 98
늦은 봄 비 내리고 ㆍ 99
고향 들 수채화 ㆍ 100
기다림도 세월가면 ㆍ 101
곶감 ㆍ 102
강 언덕 솔바람 ㆍ 103
세월 때를 벗겨내면 ㆍ 104
해당화 ㆍ 105
감의 영상 ㆍ 106
산마을 까치집 ㆍ 107
울보야 ㆍ 108
건너 뛴 계절이라 ㆍ 109
선운사 달빛은 ㆍ 110
그려 맴돈 고향아 ㆍ 111
그날 그때 ㆍ 112
제 5 부 강 따라 흐른 세월
겨울 샛강 ㆍ 114
포천 아트벨리 ㆍ 115
두타산 계곡물이 ㆍ 116
가평 솔바람 ㆍ 117
가을 호수는 말이 없고 ㆍ 118
강가 물난리 ㆍ 119
강 언덕 징소리 ㆍ 120
유원지의 실상 ㆍ 121
호수에 잠긴 가을 ㆍ 122
화진포에서 ㆍ 123
강물소리 ㆍ 124
남이섬 숲길 따라 ㆍ 125
얼음꽃 축제 ㆍ 126
낮달 하나 띄워놓고 ㆍ 127
회상의 언덕 ㆍ 128
10월 강가 ㆍ 129
몸살 앓는 유원지 ㆍ 130
종각역 노숙자 ㆍ 131
해 저물녘 ㆍ 132
정동진 모래시계 ㆍ 133
나의 독백 ㆍ 134
몽돌로 거듭 나도 ㆍ 135
■해설 ㆍ 136
박제 뻐꾸기 ㆍ10
종 ㆍ 11
돌 셋 나 하나 ㆍ 12
늦게 핀 꽃 한 송이 ㆍ 13
그래도 살아 ㆍ 14
빗 고개 고사목 ㆍ 15
고추 모종(빈터) ㆍ 16
설악의 사람 단풍 ㆍ 17
유명산 산자락 ㆍ 18
토함산 해맞이 ㆍ 19
문경새재 넘으며 ㆍ 20
1993년 대전엑스포ㆍ 21
열아흐레 달아 ㆍ 22
명상의 춤 ㆍ 23
덕수궁 은행나무 ㆍ 24
잔설의 행진 ㆍ 25
구름 붓 ㆍ 26
강강수월래 ㆍ 27
갈증 ㆍ 28
꿀돼지 ㆍ 29
호반에 노는 등꽃 ㆍ 30
천상나들이 수의 한 벌 ㆍ 31
긍정긍정 세월아 ㆍ 32
일출봉 자화상 ㆍ 33
맨해튼은 살아 숨쉬고 ㆍ 34
제 2 부 먼산 메아리가
오월 산아 ㆍ 36
심상의 가시밭길 ㆍ 37
선운사 달빛 ㆍ 38
안개비 내리는날 ㆍ 39
이문동 재개발 ㆍ 40
바람주머니 ㆍ 41
말들의 행진 ㆍ 42
큰 이모님 오열 ㆍ 43
산봉에 황혼들고 ㆍ 44
여기 이 자리 ㆍ 45
부서진 언어 ㆍ 46
명동 늦가을 ㆍ 47
강남의 단편 ㆍ 48
늦가을에 떠난 사람아 ㆍ 49
나 영자님 먼길 떠나고 ㆍ 50
독도여 ㆍ 51
달님고모 환영 ㆍ 52
손자 손녀 녀석들 ㆍ 53
뉴욕행은 설렘이라 ㆍ 54
어머님 명주장사(행상) ㆍ 55
석촌 호수 ㆍ 56
산나리들의 합창 ㆍ 57
거품들의 승화 ㆍ 58
열길 물속 한길 사람마음 ㆍ 59
동해 나들이 ㆍ 60
목련화야 ㆍ 61
제 3 부 정지된 시간인가
초록별 뜨는 창가 ㆍ 64
자리 잃은 쇼파 ㆍ 65
송악 외암 ㆍ 66
내려앉은 용마루 ㆍ 67
밤과 십자가 ㆍ 68
망각의 언어 ㆍ 69
그리워 하다가 ㆍ 70
시작의 의미 ㆍ 71
눈이 내리네 ㆍ 72
시간과 공간사이 ㆍ 73
저 아래 바람이 ㆍ 74
시계 바늘 ㆍ 75
사라져간 목소리 ㆍ 76
명동 황혼 ㆍ 77
불면은 더음이라 ㆍ 78
여명 ㆍ 79
2006년 묵은 달력 ㆍ 80
내 할머님 구십년 생애 ㆍ 81
방아깨비 ㆍ 82
허망 ㆍ 83
가위눌림 ㆍ 84
장한사지석탑 ㆍ 85
들 잔디 ㆍ 86
나른한 어느 오후 ㆍ 87
인사동 사람 되어 ㆍ 88
불나비 ㆍ 89
항아리의 투정 ㆍ 90
자목련 피는 날 ㆍ 91
팔당 상류에서 ㆍ 92
제 4 부 내 유년의 꽃 그늘
산이 나를 불러 ㆍ 94
바람아 불어라 ㆍ 95
오지 항아리 ㆍ 96
할매 그 손녀 딸 ㆍ 97
커피 향은 날아가고 ㆍ 98
늦은 봄 비 내리고 ㆍ 99
고향 들 수채화 ㆍ 100
기다림도 세월가면 ㆍ 101
곶감 ㆍ 102
강 언덕 솔바람 ㆍ 103
세월 때를 벗겨내면 ㆍ 104
해당화 ㆍ 105
감의 영상 ㆍ 106
산마을 까치집 ㆍ 107
울보야 ㆍ 108
건너 뛴 계절이라 ㆍ 109
선운사 달빛은 ㆍ 110
그려 맴돈 고향아 ㆍ 111
그날 그때 ㆍ 112
제 5 부 강 따라 흐른 세월
겨울 샛강 ㆍ 114
포천 아트벨리 ㆍ 115
두타산 계곡물이 ㆍ 116
가평 솔바람 ㆍ 117
가을 호수는 말이 없고 ㆍ 118
강가 물난리 ㆍ 119
강 언덕 징소리 ㆍ 120
유원지의 실상 ㆍ 121
호수에 잠긴 가을 ㆍ 122
화진포에서 ㆍ 123
강물소리 ㆍ 124
남이섬 숲길 따라 ㆍ 125
얼음꽃 축제 ㆍ 126
낮달 하나 띄워놓고 ㆍ 127
회상의 언덕 ㆍ 128
10월 강가 ㆍ 129
몸살 앓는 유원지 ㆍ 130
종각역 노숙자 ㆍ 131
해 저물녘 ㆍ 132
정동진 모래시계 ㆍ 133
나의 독백 ㆍ 134
몽돌로 거듭 나도 ㆍ 135
■해설 ㆍ 136
저자
저자
김의식
시인 怜我 김의식
ㆍ 1941년 경북 상추 출생
ㆍ 1990년 월간문학 시조 등단
ㆍ 미래시 회원
ㆍ 한국문인협회 회원
ㆍ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ㆍ 현대사의 주역들(문화 예술인)수록
ㆍ 2009년 한국문협 경기도 지회 문학 공로상
ㆍ 천마산 7관구언덕 시비 설치(오월 산아)ㆍ 2011년 서울 중부 발전센터 친환경 명품수의 우수상ㆍ 2014년 대한민국 소비자 대상 친환경 명품수의 (특허청 상표 및 디자인6종목 등록)/정회원
ㆍ 1941년 경북 상추 출생
ㆍ 1990년 월간문학 시조 등단
ㆍ 미래시 회원
ㆍ 한국문인협회 회원
ㆍ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ㆍ 현대사의 주역들(문화 예술인)수록
ㆍ 2009년 한국문협 경기도 지회 문학 공로상
ㆍ 천마산 7관구언덕 시비 설치(오월 산아)ㆍ 2011년 서울 중부 발전센터 친환경 명품수의 우수상ㆍ 2014년 대한민국 소비자 대상 친환경 명품수의 (특허청 상표 및 디자인6종목 등록)/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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