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꽃(이강화 편)
예전의 작품 소재가 자연의 현상에서 일부분을 따온 것이라면, 지금은 자연 그 자체가 전체의 흐름을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좋고 나쁨을 구별하기보다 전체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나 할까. 빛의 떨어짐이라든가 순환이 딱 맞추어져 있던 예전의 인위적 시도와는 달리, 이젠 자연스러움에 녹아내리는 현상들을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조심하는 건, 지나치게 손이 발달하여 감성에 지체현상이 일어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일련의 내 작업들이 목적지를 향해 가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힘든 이들에게 간이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내가 뱉어내고 싶은 충동모두를 작업에 담았고,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기 위해 사족을 빼려 애썼다. 그림에서 나는 향기와 소리를 듣는 것만큼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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