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나무집 도령(샘문 시선 1007)
박길동 시집
박길동 시집 『밤나무집 도령』은 크게 5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리운 어머니〉, 〈어머니의 기도 중에서〉, 〈마음〉, 〈그리움〉, 〈누룽지〉 등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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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 박길동 시인의 시세계
지은경 (시인, 소설가, 문학박사)
1. 시 쓰기는 삶을 아름답게 한다
시는 언어예술이다. 시인은 모름지기 모국어에 대한 책임감으로 시를 쓰고 언어를 갈고 닦아 겨레의 말을 아름답게 창조해야 한다. 민족 고유의 세시 풍속과 시대상을 시에 담아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시인의 역할이다. 문화는 오랜 역사와 학습의 소산이다. 박길동 시인은 한국전통 문화가 효의 근본에서 전해지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분이다. 한국전통의 의식주, 생활양식, 자연에 대한 감사 등이 그의 시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시는 정신의 응축활동으로 시에 시인의 정신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시인의 삶의 체험에서 시로 재현되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유의미한 행위로 승화되고 있다. 현대시의 역할이라면 단절을 극복하여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한다. 삶과 자연이 모두 인식의 범위 안에 있다. 사물에 대한 인식이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것이 아닌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이어야 긍정의 시학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 하여 시를 모방에서 시작한다고 보았다. 여기서 모방은 남의 것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재현으로 해석해야한다. 모방이 재현이라는 것은 시적인식이 창작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상에 대한 합리적이고 통합적 인식은 부정의 시선과는 거리가 멀다. 박길동 시인은 우리가 아는 이야기들을 보편적인 시선으로 시를 쓰고 있다. 시가 예언적이고 비판적이며 통합적 기능을 한다는 것에 부합되는 재현으로 창작해내고 있다.
2. 효孝의 근본사상을 품은 시
시대마다 차이는 있지만 모성은 변함없는 어머니의 본능적인 자식 사랑이다. 자식이 어머니의 사랑을 깊이 느낄 때 자식의 효심 또한 자연적으로 우러나오게 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과 효는 자연스러운 정이며 도덕적인 의무사항도 자연스레 이루어지게 된다. '사랑과 효'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이 함께 내포한다. 말로만 사랑하고 행위가 없는 사랑과 효는 진실일 수 없다. 유교사상에서 출발한 효는 부모가 살아계실 때는 물론 돌아가신 후에도 이어져 추모하며 살아생전의 부모를 잊지 않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모든 덕행이 효에서 시작된다고 보았다. 덕은 바로 효에서 나오며 그것을 우린 인仁이라고 말한다.
그리운 어머니
당신의 이름 석자 어머니
그립습니다
불러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불러도 실증나지 않습니다
그저 좋을 뿐입니다
즐거울 뿐입니다
기쁠 뿐입니다
어머니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늘 청초淸楚하고 아름다운 자태
사랑밖에 몰랐던 어머니의 마음
곧바로 눈앞에 나타나실 것만 같습니다
와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손목이라도 잡아보고 싶습니다
품안에 안기고 싶습니다
"애야" 하며 부르실 것만 같습니다
- 시「그리운 어머니」일부
어머니란 존재는 사랑의 실체이다. 어머니는 항상 나를 버리고
나보다는 자식을 먼저 중심으로 생각한다. 자식을 위해 늘 기도하
는 마음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모성이 희석된 현대의 젊은 엄마들은
이 시에서 모성의 의미는 새겨봐야 할 것이다.
전기밥솥 프라이팬이 없던 시절 가마솥에 밥 짓고
밥그릇에 퍼담은 뒤
닳아빠진 반달 숟가락 혹사시켜
공처럼 둥굴둥굴 똘똘 뭉처 책보에 싸주시고
사랑채 공부방에 넣어 주시던 누룽지
어머니의 마음을 송두리째 긁어 주셨습니다
- 시「누룽지」부분
3. 전통문화는 정신문화
전통문화는 나라마다 마을마다 인간의 행동양식이 좋다고 생각되는 관습들이 오래 축적되어 이어져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것들이다. 이 고유의 전통은 민족의 정신유산으로 규칙을 원리로 하여 인간행동을 지배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통이라고 하면 변화와 상반되는 개념이다. 서구 교육과 문물을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점점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 옛 것이라고 무조건 버리기엔 우리의 정신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문화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이 공유하는 생활양식으로 전통음식이나 의식주양식, 예술활동들을 말한다. 특히 의식주들에서 많은 특징을 드러낸다. 전통문화는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다. 타국의 문화를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낳는 요인이 된다. 오히려 고유문화가 그 나라의 자산이 될 때가 많다. 다양성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유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도 소중하다.
계룡산 자락 아담한 집
일 년에 한 번씩 집 단장을 한다
그곳에는 이 세상에 나를 있게 한
내가 제일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잠들어 계신 집
몸과 마음의 고향
따뜻한 아버지 어머니의 품속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봄부터 여름 내내
심한 비바람 속에 제멋대로 자란 지붕 위에
잔디를 깎고 잡초 뽑아내니
산뜻한 새집으로 바뀌었다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아들과 손주도 기분이 좋단다
부모님이 생전에 늘 하신 말씀대로
선선한 솔바람이 두 분의 말씀을 전한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당부하신다
"네, 그리하겠습니다"
- 시「집단장-벌초」전문
4.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긍정의 시학
인연因緣은 소중하다. 모든 존재는 인연에 의해 생生하고 멸滅한다. 본래 인연이란 말은 불가에서 유래된 것으로 인因은 원인을 말하며 연緣은 원인을 따라가는 것을 말한다. 하인리히의 '인과론의 법칙'도 보면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있다는 분석을 한다. 부부인연, 친구인연, 직장인연 등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인연을 소중히 만들어 필연으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인연도 소홀히 하여 잃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인연은 상대에 대한 배려의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다.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잘 가꾸어나가는 것도 지혜의 한 부분이다. 평범한 인연도 특별한 인연으로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 인연에 예를 갖추고 싹을 잘 키워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몫은 각자 노력의 결과이다.
열매 한 알에
가을이 새겨져 있습니다
두 줄 혹은 세 줄
범람하는 강을 건너온
그것은 은행나무의 흔적입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숱한 날을 지나
이제는 아내가 꿈속까지
힘차게 합니다
평생을 해로한 마음이
물 흐르는 소리로 들립니다
마음을 심는데
한 그루의 생이 흘러갑니다.
-「마음」전문
5. 애국시와 참여시
세계는 6천여 개의 언어가 있다. 언어 전문가들에 의하면 앞으로 100년 안에 9개 정도의 언어만 남고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 9개의 언어 속에 한글이 포함되어 있다. 자랑스러운 내 나라말 한글이다. 애국시는 말 그대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의 발로로써 쓴 시이다. 시인이 모국어로 시를 쓰며 언어를 갈고 닦는 것도 애국이다. 일제강점기에 내 나라 말을 사용할 수 없던 때 윤동주 시인은 모국어를 잃지 않기 위해 한글로 시를 쓰며 일제에 항거했다. 시인이 한글로 시를 쓰며 모국어를 세계에 전파하는 것은 나라의 힘을 기르는 것이 된다. 참여시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사회적 문제의식을 인지하고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을 내용으로 하는 시이다. 사회적 문제의식은 현실에 대한 바른 인식을 주장하며 사회를 위해 인간다운 삶을 갖추기 위한 조건으로 밝은 미래를 위해 쓴 시다. 참여시는 1920년대 KAPF문학을 결성하여 사회주의 이념문학을 전하고자 했으나 지속되지 못했다. 한국전쟁 후 1960년대 이승만의 부정선거를 비판하며 민중들이 하야시켰다. 대표적인 참여 시인으로 '풀잎'의 김수영, '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이 있다. 4.19혁명 시, 5.18민주화시, 2017년 박근혜 탄핵하는 촛불혁명의 시, 반대파 태극기 집회시 등이 참여시이며 애국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가 이뿐이겠는가, 일본인에 의해 명성황후가 살해당한 을미사변, 7년간 일본과 싸운 임진왜란, 청나라에 삼배구고두례를 했던 병자호란 등등 치욕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시인은 애국시와 참여시를 써서 자신은 물론 많은 이들을 각성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6. 에필로그 - 인문학의 길 위에서
요즘 사회적 동력의 뒷받침이 되는 것이 인문학이라며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학적 상상력과 공감능력, 예술적 감수성, 심리적 인지능력, 철학적 윤리, 역사학적 사회진화 등등에 대한 통찰력을 우리는 인문학이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자유와 자율을 토대로 상상의 공간을 펼치는 애민사상을 함유한다. 21세기 첨단과학기술이 인간 중심으로 이뤄지는 포스트 휴먼시대가 오고 있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협력하고 폭을 넓힐 때 가치 있는 미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박길동 시인의 시들은 인문학적인 시이다. 시에 지혜와 예를 갖추고 있어 인의예지仁義禮智의 화음을 내는 정직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사회 현실의 빠른 변화에 새로운 생활양식을 받아들이면 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고 있다. 그의 시들은 삶의 질을 높여주는 문학으로 모순됨이 없으며 변화 무쌍한 현대성에서 인간적인 따스함을 잃지 않고 있다.
목차
목차
평설 : 현실인식과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이미지즘 6
1부 그리운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32
어머니의 기도 중에서 33
마음 35
그리움 36
누룽지 37
초가을과 어머니39
김치부침개 40
밤나무 집 도령 41
엄마 손은 약손 43
당신의 얼굴 45
백목련 46
집단장 47
작은 행복 48
화내지마 49
웃어요 웃어봐요 50
하루, 방콕여행 52
일일연금의 행복 54
본질 56
River Heim, Bravo 57
뒷동산 58
내 마음속에서의 행복 59
2부 무서리
경칩 62
봄비 63
봄비 내리는 날에 64
사 월이 오면 65
새싹 66
새해 아침에 67
섣달그믐 날 68
소나기 69
최상의 피서 71
꽁보리밥 72
복伏 날에 73
아, 가을이 온다 74
가을비 우산속에 75
낙엽 76
무서리 77
겨울비 78
동장군冬將軍 79
펜팔Penpal 80
뜸 사랑 82
3부 캔버스 위에서의 자유
벚꽃 84
가야할 길 85
모과주 87
엄마젖과 막걸리 88
개똥벌레의 항변 89
구름 위를 날다 90
단오 91
된장찌개 맛 93
숯가마 94
캔버스 위에서의 자유 95
오 월의 여왕이시여 96
오 월, 태양의 질투 98
낙숫물 소리 99
천렵川獵 101
정월 대보름 103
산골 시냇물 105
용문산 기행 106
나그네 107
가련한 죽음 108
세월 109
텃밭 농장 110
대청소 112
4부 보릿고개
가난과 사랑 114
갈증 115
감사하고 기뻐하자 117
길상사 119
남포동 밤거리 120
첫눈 121
인연 가꾸기 122
묻고 싶은 마음 123
보고 싶은 얼굴 124
별을 헤이는 밤 125
야외 노천가든 127
짝을 맺는 날 128
그대는 나의 별 130
처녀 무덤 131
중추절仲秋節 서정 132
흘러가니 아름답다 133
사랑의 열매를 맺다 134
보릿고개 135
꽃과 나비花?圖 137
비운 138
5부 그날, 잊지 말아야한다
그 ~ 다워야 한다 140
갑질 142
그릇 이야기 143
그 자리 144
국군은 말한다, 유 월에 146
꽃자리 147
마늘 낭자들 148
국립서울현충원 언덕에 올라 150
우쭐 대지마 151
철새 1 153
철새 2 154
표정表情 155
주눅 들지마 156
그날, 잊지 말아야 한다 157
벽을 넘어서 158
흙 다시 만져보자 160
촛불의 눈물 161
겨울 손님 163
우리반 회장 선거 164
생生과 사死 166
저자
저자
충남 공주시 출생
육군대학 연대장 역임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과정 수료
샘터문예대학 시창작학과 수료
샘터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사) 샘터문학 상임부회장
(사) 샘터문인협회 운영위원
(사) 샘터문학 자문위원역임
사계속시와사진이야기그룹 회원
한국문인그룹 회원
송설문학그룹 회원
백제문단 회원
〈공저/컨버젼스 시집/샘터문학〉
사랑, 그 이름으로 아름다웠다
청록빛 사랑 속으로
아리아, 자작나무 숲 시가 흐르다.
사립문에 걸친 달 그림자
시詩, 별을 보며 점을 치다
우리집 어처구니는 시인
고장난 수레바퀴
태양의 하녀, 꽃
〈인헌문학 문예지 공저〉
제18호(2018년)
제 19호(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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