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카페(문학들 시인선 17)
박노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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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해지는 나이,
지나온 길 위에서 삶의 궁극을 탐구한
박노동 시집 『우간다 카페』
박노동 시인(73)이 첫 시집 『검돌베개 고요쯤에』 이후 13년 만에 제2시집 『우간다 카페』(문학들)를 상재했다.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한 삶이란 무엇인가.
시인은 어느 날 저녁 소낙비가 눈이 되어 쏟아지더니 눈 깜작할 사이에 눈 세상이 되는 걸 목도하고는 조샌을 떠올린다. 조샌은 시인이 어렸을 적 고향 호암 마을 사람들의 머리를 깎아주던 절름발이 떠돌이 이발사다. “봄철에 보리 두어 됫박을 가을철에는 나락 두어 됫박을 소나기 지나가듯이 받아”가는 것이 전부였던 조샌.
그 회상 속에서 시인이 얻은 삶의 진언은 이러하다. “어렸을 적에는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하였다. 흠씬 젖도록 맞아도 금방 고실고실 마르는 소낙비였다.” “내 머릴 깎아 주던 조샌은 절름거리며 어디까지 걸어가셨는지, 걸어도 걸어도 난 아직 조샌을 다 따라가지 못했다.”(「조샌은 어디까지 갔을까」).
지나온 일생을 무심한 듯 “여름 소나기”에 비유한 이 시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번 시집이 인생의 노정에 대한 탐구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 전남대학교 교수를 정년한 시인은 퇴직 전후의 삶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지난한 여정을 원체험이랄 수 있는 유년 시절 고향의 떠돌이 이발사 조샌을 통해 가늠하고 있다. 인생이란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한 것이다. 그 단순함의 상징인 조샌의 삶에 비추어 나의 삶은 지금 어디에 이른 것인가.
이러한 삶의 궁극에 대한 질문이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박 시인은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키틴과 키토산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명망이 높았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줄도 몰랐다”는 산골 소년이 원대한 포부를 안고 대처에 나와 좌충우돌하며 마침내 한 봉우리에 올랐으나 그것이 곧 삶의 근원과 비례한 것은 아니었다는 깨달음.
그 깨달음은 연로한 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내 영혼의 속도”(「우주 속도의 산보」)로 받아들이고, 자본에 굴절된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역사 분자들」), 한겨울 커피숍에 피어오르는 커피 향과 벌판을 하얗게 뒤덮은 눈을 “자유정신”과 생명의 물과 각자의 강(「우간다 카페」)으로 승화시킨다.
그의 담론은 단선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어서, 독자를 성찰의 장으로 인도한다. 그의 시적 여정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걸고 ‘1만 2천 봉’의 꿈을 이루려 걷고 또 걷다 끝내 주저앉고 만 울산바위처럼, 현실의 좌절과 슬픔을 안은 채, 그러나 영원에의 완성을 위해 오히려 그와 같은 감정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푸른 새벽 일어나 지금도 먼 길 걷는 중이다.”(「울산바위」)
- 김청우(시인, 문학평론가)
지나온 길 위에서 삶의 궁극을 탐구한
박노동 시집 『우간다 카페』
박노동 시인(73)이 첫 시집 『검돌베개 고요쯤에』 이후 13년 만에 제2시집 『우간다 카페』(문학들)를 상재했다.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한 삶이란 무엇인가.
시인은 어느 날 저녁 소낙비가 눈이 되어 쏟아지더니 눈 깜작할 사이에 눈 세상이 되는 걸 목도하고는 조샌을 떠올린다. 조샌은 시인이 어렸을 적 고향 호암 마을 사람들의 머리를 깎아주던 절름발이 떠돌이 이발사다. “봄철에 보리 두어 됫박을 가을철에는 나락 두어 됫박을 소나기 지나가듯이 받아”가는 것이 전부였던 조샌.
그 회상 속에서 시인이 얻은 삶의 진언은 이러하다. “어렸을 적에는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하였다. 흠씬 젖도록 맞아도 금방 고실고실 마르는 소낙비였다.” “내 머릴 깎아 주던 조샌은 절름거리며 어디까지 걸어가셨는지, 걸어도 걸어도 난 아직 조샌을 다 따라가지 못했다.”(「조샌은 어디까지 갔을까」).
지나온 일생을 무심한 듯 “여름 소나기”에 비유한 이 시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번 시집이 인생의 노정에 대한 탐구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2015년에 전남대학교 교수를 정년한 시인은 퇴직 전후의 삶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지난한 여정을 원체험이랄 수 있는 유년 시절 고향의 떠돌이 이발사 조샌을 통해 가늠하고 있다. 인생이란 “여름 소나기처럼 단순”한 것이다. 그 단순함의 상징인 조샌의 삶에 비추어 나의 삶은 지금 어디에 이른 것인가.
이러한 삶의 궁극에 대한 질문이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한다. 박 시인은 전남 광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키틴과 키토산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명망이 높았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줄도 몰랐다”는 산골 소년이 원대한 포부를 안고 대처에 나와 좌충우돌하며 마침내 한 봉우리에 올랐으나 그것이 곧 삶의 근원과 비례한 것은 아니었다는 깨달음.
그 깨달음은 연로한 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내 영혼의 속도”(「우주 속도의 산보」)로 받아들이고, 자본에 굴절된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역사 분자들」), 한겨울 커피숍에 피어오르는 커피 향과 벌판을 하얗게 뒤덮은 눈을 “자유정신”과 생명의 물과 각자의 강(「우간다 카페」)으로 승화시킨다.
그의 담론은 단선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어서, 독자를 성찰의 장으로 인도한다. 그의 시적 여정은, 마치 자신의 존재를 걸고 ‘1만 2천 봉’의 꿈을 이루려 걷고 또 걷다 끝내 주저앉고 만 울산바위처럼, 현실의 좌절과 슬픔을 안은 채, 그러나 영원에의 완성을 위해 오히려 그와 같은 감정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푸른 새벽 일어나 지금도 먼 길 걷는 중이다.”(「울산바위」)
- 김청우(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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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13 유년의 뜰
14 조샌은 어디까지 갔을까
15 생명의 자리
16 미당의 산
17 신명
18 중골 아재식
19 타이탄 아룸
20 보름달
21 스무아흐레 어머니
22 홈 스위트 홈
24 우주 속도의 산보
25 모시머리 어머니
26 호롱불 희미한 풍경들
28 잊혀진 노래
제2부
33 라면 소고小考
34 시인의 돌파
35 생계生計의 방정식
36 시라쿠사이 식탁
38 먹구름
39 딱지에 날아간 골목
40 역사 분자들
41 명품
42 경계
44 그는 바람 소리로 걷는다
46 바위가 엎드렸다
47 지하철에서
제3부
51 새로운 시작
52 떡갈나무를 보듬다
53 그 나무 밑을 서성였다
54 FM 92.3
55 세 사람
56 이명의 바깥에서
58 소리의 갑옷
59 화석이 되다
60 오래된 갑질
61 우주적 논배미
62 목례
63 묘향산
64 울산바위
제4부
69 모딜리아니의 노래
70 섬
71 박물관에서
72 전설이 사라지다
74 가을 저녁 연못가에 서다
75 너를 읽다
76 우간다 카페
78 연리지
79 섬진강의 향기
80 이팝나무
81 뙤약볕의 안부
82 날봄이 왔네
83 안부를 묻다
84 누님의 꽃
85 야자수의 명상
제5부
89 쏭하옹 다리
90 사르나트로 가는 길
92 눈물의 빙벽
94 예초리
96 연꽃 한 철
97 영산호
98 이라와디강
99 경애왕릉에서
100 에티오피아
102 발효된 기억
103 로이 크라통 축제
104 무등산
105 잉냐호텔에서
106 눈밭에 미끄러지다
107 이 또한 건너가리라
111 해설 한 이야기꾼과의 만남에 관한 소회所懷 _ 김청우
제1부
13 유년의 뜰
14 조샌은 어디까지 갔을까
15 생명의 자리
16 미당의 산
17 신명
18 중골 아재식
19 타이탄 아룸
20 보름달
21 스무아흐레 어머니
22 홈 스위트 홈
24 우주 속도의 산보
25 모시머리 어머니
26 호롱불 희미한 풍경들
28 잊혀진 노래
제2부
33 라면 소고小考
34 시인의 돌파
35 생계生計의 방정식
36 시라쿠사이 식탁
38 먹구름
39 딱지에 날아간 골목
40 역사 분자들
41 명품
42 경계
44 그는 바람 소리로 걷는다
46 바위가 엎드렸다
47 지하철에서
제3부
51 새로운 시작
52 떡갈나무를 보듬다
53 그 나무 밑을 서성였다
54 FM 92.3
55 세 사람
56 이명의 바깥에서
58 소리의 갑옷
59 화석이 되다
60 오래된 갑질
61 우주적 논배미
62 목례
63 묘향산
64 울산바위
제4부
69 모딜리아니의 노래
70 섬
71 박물관에서
72 전설이 사라지다
74 가을 저녁 연못가에 서다
75 너를 읽다
76 우간다 카페
78 연리지
79 섬진강의 향기
80 이팝나무
81 뙤약볕의 안부
82 날봄이 왔네
83 안부를 묻다
84 누님의 꽃
85 야자수의 명상
제5부
89 쏭하옹 다리
90 사르나트로 가는 길
92 눈물의 빙벽
94 예초리
96 연꽃 한 철
97 영산호
98 이라와디강
99 경애왕릉에서
100 에티오피아
102 발효된 기억
103 로이 크라통 축제
104 무등산
105 잉냐호텔에서
106 눈밭에 미끄러지다
107 이 또한 건너가리라
111 해설 한 이야기꾼과의 만남에 관한 소회所懷 _ 김청우
저자
저자
박노동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래시동인지 「마침내 새가 되어」에 「돌감나무」 외 5편이 게재되어 등단하였으며, 사래시동인 회장이다. 전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 한국응용생명화학회장, 한국키틴키토산학회장, 농촌진흥청혁신추진공동단장, 과학기술부 글루코사민당류소재 국가지정연구실 단장, 전국농림기술개발연구사업단장협의회장,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정년 후 우간다 나카송골라 소재 Livingstone Farms의 농장장으로 일하였다. 현재 전남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중국 청도농업대학교 객좌교수로 있다. 시집 「검돌베개 고요쯤에」와 산문집 「존재의 초상」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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