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처럼 그리운 것(달아실시선 46)
이순남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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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괜찮다 고단한 생을 어루만지는 손
2018년 『작가와 문학』을 통해 등단한 강릉의 이순남 시인이 첫 번째 시집 『버릇처럼 그리운 것』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제목(“버릇처럼 그리운 것”)에서 드러나듯이 이순남 시인의 개인사를 촘촘히 그려내고 있다.
가난과 결핍의 경험과 기억들이 날실과 씨실처럼 교직하면서 마침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고 있다. 마치 16미리 흑백필름에 담은 기록 영화를 보는 듯하다.
2018년 『작가와 문학』을 통해 등단한 강릉의 이순남 시인이 첫 번째 시집 『버릇처럼 그리운 것』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제목(“버릇처럼 그리운 것”)에서 드러나듯이 이순남 시인의 개인사를 촘촘히 그려내고 있다.
가난과 결핍의 경험과 기억들이 날실과 씨실처럼 교직하면서 마침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고 있다. 마치 16미리 흑백필름에 담은 기록 영화를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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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해설을 쓴 이홍섭 시인은 이번 시집을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첫 시집은 시인의 결핍, 혹은 시인의 결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핏빛 격전의 자리이다. 좋은 시인은 첫 시집이 선연하게 드러낸 이 핏빛 격전의 힘으로 시 쓰기를 지속한다. 이순남의 이번 첫 시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격전의 대상은 '가난'이다. 아니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오래 지속되었던 '가난의 시간'이 남긴 상처와의 싸움이다. 가난이 시의 소재가 되는 경우는 많지만, 가난이 시의 밑자리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가난이 시의 밑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 강도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지배한 시간 역시 중요하다. (중략) 긴 가난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낮은 자리에 놓아보고, 이를 통해 가난하고 아픈 이웃들을 향한 공감과 연민을 확장해온 시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본 모습에 대한 질문을 담은 시들을 낳는다."
그리고 해설 마지막 부분에서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빛나는 시들 중 하나로 「줄」을 꼽는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해
옥희 언니 집에서
속눈썹 가발을 만드는 수공 일을 했다
얇은 줄 양쪽을 고정된 대에 걸고
그 줄에
머리카락을 매달았다
머리에 코가 달린 바늘로
조심조심 머리카락을 떠 걸어가다 보면
줄은 어김없이 끊어지고 말았다
하루 종일
공을 들여도
눈꺼풀 한쪽이 완성되지 않았다
줄이 끊어지는 순간
해도 해도 벗어나지 못하던
어린 시절의 가난처럼 무력해지기만 했다
손은 아직
그 감각을 기억하고 있다
애를 쓰면 쓸수록
줄은 나를 견디지 못하곤 했다
그 줄을 잦바듬히 잡고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가끔 삶은 파르르 떨며 끊기기도 했다
- 「줄」 전문
"위의 시는 '해도 해도 벗어나지 못하던 / 어린 시절의 가난'을 지나온 시인의 삶을, 시인의 자화상을 차분하고 진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이 그려낸 '줄'은 곧 시인이 지나온 시간이자 세계이고, 이 줄을 잡고 느껴온 시인의 '감각'은 곧 시인의 세계관이자 자화상이 되었다. 시인이 '본래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가면 안 되는 것'에 관하여 노래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이 줄과 같다는 것을 일찍이 체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시인들이 자신이 걸어온 길과, 그 길이 만들어낸 자신의 모습을 한 편의 시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실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거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첫 시집에서 이처럼 차분하고, 이처럼 진솔한 자화상을 그려낸 시인이 부러운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시집을 매우 적확하게 읽어낸 이홍섭 시인의 해설에 굳이 덧붙일 얘기가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덧붙이자면, 이번 시집은 동시대를 살아온 혹은 살고 있는 지친 영혼들을 따듯하게 위무한다.
마치 어미가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이 약손이다" 하며 배앓이하는 자식의 배를 어루만지듯, "괜찮다 괜찮다" 지치고 고단한 생을 어루만지는 손이다.
"첫 시집은 시인의 결핍, 혹은 시인의 결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핏빛 격전의 자리이다. 좋은 시인은 첫 시집이 선연하게 드러낸 이 핏빛 격전의 힘으로 시 쓰기를 지속한다. 이순남의 이번 첫 시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격전의 대상은 '가난'이다. 아니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오래 지속되었던 '가난의 시간'이 남긴 상처와의 싸움이다. 가난이 시의 소재가 되는 경우는 많지만, 가난이 시의 밑자리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가난이 시의 밑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그 강도뿐만이 아니라, 그것이 지배한 시간 역시 중요하다. (중략) 긴 가난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낮은 자리에 놓아보고, 이를 통해 가난하고 아픈 이웃들을 향한 공감과 연민을 확장해온 시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본 모습에 대한 질문을 담은 시들을 낳는다."
그리고 해설 마지막 부분에서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빛나는 시들 중 하나로 「줄」을 꼽는다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해
옥희 언니 집에서
속눈썹 가발을 만드는 수공 일을 했다
얇은 줄 양쪽을 고정된 대에 걸고
그 줄에
머리카락을 매달았다
머리에 코가 달린 바늘로
조심조심 머리카락을 떠 걸어가다 보면
줄은 어김없이 끊어지고 말았다
하루 종일
공을 들여도
눈꺼풀 한쪽이 완성되지 않았다
줄이 끊어지는 순간
해도 해도 벗어나지 못하던
어린 시절의 가난처럼 무력해지기만 했다
손은 아직
그 감각을 기억하고 있다
애를 쓰면 쓸수록
줄은 나를 견디지 못하곤 했다
그 줄을 잦바듬히 잡고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가끔 삶은 파르르 떨며 끊기기도 했다
- 「줄」 전문
"위의 시는 '해도 해도 벗어나지 못하던 / 어린 시절의 가난'을 지나온 시인의 삶을, 시인의 자화상을 차분하고 진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이 그려낸 '줄'은 곧 시인이 지나온 시간이자 세계이고, 이 줄을 잡고 느껴온 시인의 '감각'은 곧 시인의 세계관이자 자화상이 되었다. 시인이 '본래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가면 안 되는 것'에 관하여 노래하는 것은 우리의 삶이 이 줄과 같다는 것을 일찍이 체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시인들이 자신이 걸어온 길과, 그 길이 만들어낸 자신의 모습을 한 편의 시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실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성공을 거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첫 시집에서 이처럼 차분하고, 이처럼 진솔한 자화상을 그려낸 시인이 부러운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시집을 매우 적확하게 읽어낸 이홍섭 시인의 해설에 굳이 덧붙일 얘기가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덧붙이자면, 이번 시집은 동시대를 살아온 혹은 살고 있는 지친 영혼들을 따듯하게 위무한다.
마치 어미가 "내 손이 약손이다 내 손이 약손이다" 하며 배앓이하는 자식의 배를 어루만지듯, "괜찮다 괜찮다" 지치고 고단한 생을 어루만지는 손이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1부
꽃풍등
밑동
홍련암
곱슬머리
난시로 보는 바다
오월 보리밭
구데타마에게
아버지의 전투
수보자기
두 가족
무릉계곡
봉정암 가는 길
깨 모종
개 짖는 골목
흔적
산신제 - 강릉단오
이금옥 여사
2부
외국 병
춘분
백두산 - 〈안승일 백두산 사진전〉을 보고
할머니 집
점자 편지
망종
빈 하루
귀향
소줏밥
고택 음악회
수평선
변검
꼬순이
감자
손님 접대
시금치 한 단
3부
줄
사과
사춘기
막걸리
봄
엘리제를 위하여
골목
무게
심퉁이 속
신부
감
목백일홍
문상
갑상선 수술
겨울 언덕
도서관에서
4부
건망증
나사못
여기
휴가
대궁산성
아버지의 이야기
산책
빅뱅
인연
마지막 인사
너도 나도 잊지 않고 있다
니가 곁에 없어서 좋다
강진기행 - 다산 초당
물건을 정리하며
초생달을 머리에 꽂고 오는 저녁
안목 하구
해설 _ 가난과 연민이 그려낸 자화상 _ 이홍섭
1부
꽃풍등
밑동
홍련암
곱슬머리
난시로 보는 바다
오월 보리밭
구데타마에게
아버지의 전투
수보자기
두 가족
무릉계곡
봉정암 가는 길
깨 모종
개 짖는 골목
흔적
산신제 - 강릉단오
이금옥 여사
2부
외국 병
춘분
백두산 - 〈안승일 백두산 사진전〉을 보고
할머니 집
점자 편지
망종
빈 하루
귀향
소줏밥
고택 음악회
수평선
변검
꼬순이
감자
손님 접대
시금치 한 단
3부
줄
사과
사춘기
막걸리
봄
엘리제를 위하여
골목
무게
심퉁이 속
신부
감
목백일홍
문상
갑상선 수술
겨울 언덕
도서관에서
4부
건망증
나사못
여기
휴가
대궁산성
아버지의 이야기
산책
빅뱅
인연
마지막 인사
너도 나도 잊지 않고 있다
니가 곁에 없어서 좋다
강진기행 - 다산 초당
물건을 정리하며
초생달을 머리에 꽂고 오는 저녁
안목 하구
해설 _ 가난과 연민이 그려낸 자화상 _ 이홍섭
저자
저자
이순남
시인
2018년 『작가와 문학』으로 등단했다. 2020년 제22회 난설헌전국백일장 시 부문 금상 수상. 현재 강릉시청에 재직 중이다.
2018년 『작가와 문학』으로 등단했다. 2020년 제22회 난설헌전국백일장 시 부문 금상 수상. 현재 강릉시청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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