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데 뫼링(부클래식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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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도시, 노이루핀 Neuruppin에서 태어난 테오도어 폰타네가 작가로서 첫 소설을 발표한 것은 57세라는 늦은 나이였다. 전업 작가로 창작에만 전념하기까지, 그는 종군기자, 저널리스트, 여행작가, 연극평론가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쳤다. 요약하자면, 테오도어 폰타네는 19세기 후반 프로이센이 수차례의 전쟁을 통해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던 시기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재현한 독일의 작가이다. 이 시기에 독일은 농업 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모했고, 도시로 몰려든 시민계급의 분화도 당연한 결과였다. 작가는 이러한 시대 사회적인 변화의 중심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고 보고한다. 따라서 폰타네의 본령은 ‘사회소설’이다.
이 소설도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시민계층과 프롤레타리아 사이의 소시민 계층,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대학생에게 방을 세 주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신분 상승의 길은 결혼이다. 그러나 지참금도 없고, 옆얼굴의 완벽한 선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는 그녀가 성공적인 결혼을 할 기회는 그리 크지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에게는 영리함과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 즉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내면의 무기가 있다.
여기에 잘생긴 대학 졸업생, 법관 지망생 후고가 등장한다. 시장의 아들로, 넓은 어깨와 멋진 수염을 가진 후고의 본질은 곧 마틸데에게 간파당하고 만다. 그는 편안하고 즐겁게 사는 것, 행복만을 추구하는 미성숙한 남자일 뿐이다. 후고의 미성숙함과 유약함은 홍역이라는 질병으로 표면화되고, 홍역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완벽하거나 모범적인 사람은 없다. 투기 붐을 타고 한몫 잡은 집주인 슐체의 천박한 자본주의, 모든 것을 계산하며 살아가는 뫼링네, 삶의 소명의식을 상실한 채, 안락함과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후고와 리빈스키, 억센 생존본능만 있는 룬첸, 뒤에서 입방아를 찧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팍팍한 산업사회의 대도시 베를린의 이면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세기말 독일의 정치, 사회적인 변화도 읽어낼 수 있다. 소설의 배경은 1888년부터 1890년 사이로, 특히 1888년은 빌헬름 1세의 사망과 뒤를 이은 프리드리히 3세의 99일간의 재위와 사망, 그리고 젊은 빌헬름 2세로 이어지는 ‘세 황제의 시기’로 일컬어진다. 이때 빌헬름 1세 시기에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위치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젊은 새 황제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변방의 소도시 볼덴슈타인에서 벌어지는 진보와 보수, 유대인 기업가와 토지 귀족, 가톨릭과 개신교, 유대교 간의 갈등, 그리고 비스마르크의 실각은 다가올 유럽대륙의 위기를 예견하는 듯하다. 종교 간의 화합과 관용을 상징하는 현자 나탄으로 칭송받기도 하는 후고는 너무나 빨리 시장직을 떠난다. “인간은 계획을 세우지만, 그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노모의 암시적인 말은 결과적으로 마틸데를 겨냥한 것이 된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상황에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인물은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약혼과 결혼, 사별을 겪고 다시 베를린의 노모 곁으로 온다.
이 소설도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시민계층과 프롤레타리아 사이의 소시민 계층,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대학생에게 방을 세 주면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신분 상승의 길은 결혼이다. 그러나 지참금도 없고, 옆얼굴의 완벽한 선 외에는 보여줄 것이 없는 그녀가 성공적인 결혼을 할 기회는 그리 크지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녀에게는 영리함과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 즉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내면의 무기가 있다.
여기에 잘생긴 대학 졸업생, 법관 지망생 후고가 등장한다. 시장의 아들로, 넓은 어깨와 멋진 수염을 가진 후고의 본질은 곧 마틸데에게 간파당하고 만다. 그는 편안하고 즐겁게 사는 것, 행복만을 추구하는 미성숙한 남자일 뿐이다. 후고의 미성숙함과 유약함은 홍역이라는 질병으로 표면화되고, 홍역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완벽하거나 모범적인 사람은 없다. 투기 붐을 타고 한몫 잡은 집주인 슐체의 천박한 자본주의, 모든 것을 계산하며 살아가는 뫼링네, 삶의 소명의식을 상실한 채, 안락함과 자기만족만을 추구하는 후고와 리빈스키, 억센 생존본능만 있는 룬첸, 뒤에서 입방아를 찧는 주변 사람들 모두가 팍팍한 산업사회의 대도시 베를린의 이면을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세기말 독일의 정치, 사회적인 변화도 읽어낼 수 있다. 소설의 배경은 1888년부터 1890년 사이로, 특히 1888년은 빌헬름 1세의 사망과 뒤를 이은 프리드리히 3세의 99일간의 재위와 사망, 그리고 젊은 빌헬름 2세로 이어지는 ‘세 황제의 시기’로 일컬어진다. 이때 빌헬름 1세 시기에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위치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젊은 새 황제와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변방의 소도시 볼덴슈타인에서 벌어지는 진보와 보수, 유대인 기업가와 토지 귀족, 가톨릭과 개신교, 유대교 간의 갈등, 그리고 비스마르크의 실각은 다가올 유럽대륙의 위기를 예견하는 듯하다. 종교 간의 화합과 관용을 상징하는 현자 나탄으로 칭송받기도 하는 후고는 너무나 빨리 시장직을 떠난다. “인간은 계획을 세우지만, 그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노모의 암시적인 말은 결과적으로 마틸데를 겨냥한 것이 된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상황에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인물은 마틸데 뫼링이다. 그녀는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약혼과 결혼, 사별을 겪고 다시 베를린의 노모 곁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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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폰타네는 1891년 처음 구상한 이후 5년 이상을 이 소설의 작업에 매달렸다고 한다. "나의 문학 작업의 4분 3은 주로 수정작업과 정리"라고 한 작가는 4년 반 만에 수정작업에 착수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작업은 중단되었고, 폰타네는 이 원고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1898년에 사망한다. 이 소설은 시민계층을 위한 문예지 《가르텐라우베Gartenlaube》(1906)에 폰타네의 유고로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2008년에 작가의 육필원고를 바탕으로 새롭게 출판되었다.
이 소설은 《포겐풀스Poggenpuhls》, 《제니 트라이벨 부인Frau Jenny Treibel》과 함께 '베를린 소설'로 분류된다. 작가는 세기말 베를린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수 있도록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베를린의 지명이나 문화생활을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고유명사뿐만 아니라, 계층별 언어 사용도 포함된다. 베를린의 지명은 최대한 원어를 그대로 사용했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았다. 그러나 번역과정에서 베를린 방언과 사회 계층과 교육 수준이 드러나는 언어적인 특징은 불가피하게 배제되었다.
마틸데 뫼링은 폰타네의 작품에 나오는 다른 여성 인물과는 차별화된다. 작가는 왜 이 소설을 미완성으로 남겨두었을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결정하고 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틸데가 그 시점에는 여전히 너무 앞서가는 인물이어서였을까? 나이든 폰타네는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어가는 시대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마틸데 뫼링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낼 수 있는가? 삶에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뫼링의 이야기는 자본의 힘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는가?
15장에서 마틸데는 폐렴으로 앓아누운 후고를 간호하던 중, 잠시 멈추고 주변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장 관사의 창가에서 그녀가 관찰하는 대상 중에는 시장님의 약을 지은 후 하릴없이 하품하는 약사가 있다. 테오도어 폰타네는 전업 작가가 되기 이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약사 교육을 받고 약사로 근무했었고, 노이루핀의 생가 1층에는 뢰벤 약국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약사 폰타네는 아마도 약국에서 지루해하면서, 자신의 소설에 소재가 될 사람들, 예를 들면 잠재적인 마틸데 뫼링을 관찰하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문학사적으로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를 시도하는 사실주의는 폰타네의 시기에 주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문학도 결국 예술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믿음은 문학은 현실의 예술적 변용이라는 자신만의 개념을 남겼다.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가 가능한지, 폰타네가 생각하는 현실묘사는 어떤 것인지, 그의 시선을 따라 세기말 베를린에서 마틸데 뫼링이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자.
이 소설은 《포겐풀스Poggenpuhls》, 《제니 트라이벨 부인Frau Jenny Treibel》과 함께 '베를린 소설'로 분류된다. 작가는 세기말 베를린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질 수 있도록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는 베를린의 지명이나 문화생활을 짐작하게 하는 다양한 고유명사뿐만 아니라, 계층별 언어 사용도 포함된다. 베를린의 지명은 최대한 원어를 그대로 사용했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았다. 그러나 번역과정에서 베를린 방언과 사회 계층과 교육 수준이 드러나는 언어적인 특징은 불가피하게 배제되었다.
마틸데 뫼링은 폰타네의 작품에 나오는 다른 여성 인물과는 차별화된다. 작가는 왜 이 소설을 미완성으로 남겨두었을까?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결정하고 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틸데가 그 시점에는 여전히 너무 앞서가는 인물이어서였을까? 나이든 폰타네는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어가는 시대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마틸데 뫼링의 삶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낼 수 있는가? 삶에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뫼링의 이야기는 자본의 힘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있는가?
15장에서 마틸데는 폐렴으로 앓아누운 후고를 간호하던 중, 잠시 멈추고 주변을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장 관사의 창가에서 그녀가 관찰하는 대상 중에는 시장님의 약을 지은 후 하릴없이 하품하는 약사가 있다. 테오도어 폰타네는 전업 작가가 되기 이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약사 교육을 받고 약사로 근무했었고, 노이루핀의 생가 1층에는 뢰벤 약국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약사 폰타네는 아마도 약국에서 지루해하면서, 자신의 소설에 소재가 될 사람들, 예를 들면 잠재적인 마틸데 뫼링을 관찰하고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문학사적으로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를 시도하는 사실주의는 폰타네의 시기에 주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나 문학도 결국 예술이어야 한다는 작가의 믿음은 문학은 현실의 예술적 변용이라는 자신만의 개념을 남겼다.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묘사가 가능한지, 폰타네가 생각하는 현실묘사는 어떤 것인지, 그의 시선을 따라 세기말 베를린에서 마틸데 뫼링이 살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자.
목차
목차
마틸데 뫼링 ㆍ 7
테오도어 폰타네의 《마틸데 뫼링》 ㆍ 175
-진일상
테오도어 폰타네의 《마틸데 뫼링》 ㆍ 175
-진일상
저자
저자
테오도어 폰타네
테오도어 폰타네는 1819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도시, 노이루핀Neuruppin에서 프랑스 이주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약사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생계를 위해 약사가 되지만, 틈틈이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등 문학적인 활동을 이어나갔다. 그가 시민적인 직업을 버리고 전업 작가로서 첫 소설을 발표한 것은 57세라는 매우 늦은 나이였다. 작가로서 창작에만 전념하기까지, 종군기자, 저널리스트, 여행작가, 연극평론가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쳤으며, 이런 경험은 그의 창작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1898년 9월 베를린에서 사망하기까지, 폰타네는 총 17편의 장편 및 단편소설을 발표했으며, 독일 문학사에서 '시적 사실주의'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한다. 테오도어 폰타네는 19세기 후반, 프로이센이 수차례의 전쟁을 통해 독일제국을 건설하고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하던 시기에 급변하는 정치, 사회적인 변화를 겪어내고 살아가는 다양한 계층의 모습을 관찰하고 문학적으로 기록한다. 독자는 소설의 제목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전통적인 가치와 사회변화와의 갈등을 함께 체험하게 된다. 그의 사회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그 시대를 투영하고, 등장인물의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되는 사회상은 복잡한 사회현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비판적인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테오도어 폰타네는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괴테와 토마스 만을 이어주는 중요한 작가로서, 국내에는 《에피 브리스트》, 《얽힘 설킴》이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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