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들이 살찔 때(시에시선 59)
양윤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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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시선 59권. 양윤덕 시인의 시집. 시인에게 상상력은 오랜 시간 관찰과 그 관찰의 시간을 접합한 토대 위에서 나타나는 결과다. 아무리 좋은 땅도 씨앗을 심지 않으면 꽃을 피워내지 않는다. 꽃씨를 심고 가꾸는 마음을 지녀야만 꽃이 지닌 향기를 맡고 새로운 상상의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
시인의 시는 완숙미가 높다. 이순을 넘긴 시인의 삶에서 비롯된 삶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바닷가 높은 절벽에 와서 부딪치고 울다 가는 파도도 바람의 크기에 따라 그 울음의 크기도 다르다. 시인도 결국 자기 절벽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파도를 이겨내는 소리도 클 것이다. 양윤덕 시인에게 시란 바로 이 시련을 이겨내는 삶의 질감이다.
시인의 시는 완숙미가 높다. 이순을 넘긴 시인의 삶에서 비롯된 삶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바닷가 높은 절벽에 와서 부딪치고 울다 가는 파도도 바람의 크기에 따라 그 울음의 크기도 다르다. 시인도 결국 자기 절벽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파도를 이겨내는 소리도 클 것이다. 양윤덕 시인에게 시란 바로 이 시련을 이겨내는 삶의 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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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양윤덕 시인의 신작 시집 『풀들이 살찔 때』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시적 상상력이 흐르는 물과 같이 자연스럽다. 꽃씨를 심고 가꾸는 마음이 극진하다. 그것은 풀들이 살찔 때처럼 풍요로운 삶의 깊이를 보여준다.
대문 안의 말은 교훈이 되고
대문 밖의 말은 소문이 된다
저 문이 어느 날 굳게 닫혀 있다면
괜히 바람이 흔들고 지나갔다거나
장난처럼 얕본 세상을 향해
깊은 문단속 하나를
손질하는 중일 것이다
그래도 넝쿨들은 대문을 피해
담장을 넘고 대문 안이든 바깥이든 가리지 않고
주렁주렁 꽃송이를 달기도 했다
또 대문은 우리 집 가훈(家訓) 같은 것이어서
모든 상인(商人)과 도둑을 가리고
흥정은 들이고 언감생심은 내쳤다
새들이 비웃는 인간의 사물들 중에는
대문이 으뜸일 것이지만
새들이 모르는 일들 중에는
어둠 속 빛을 밝히는 일도
문밖을 서성이는 짐승을 불러 밥을 주는 일도
이웃과 푸성귀 몇 개 오고가는 인심도
저 문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대문」 부분
양윤덕 시인의 시적 자산은 삶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대문의 안과 밖의 말[言]이 전해주는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대문 안의 말은 교훈이 되고/대문 밖의 말은 소문이 된다"는 아주 짧고 강한 어조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문 안에서 흐르는 목소리는 그 집의 가풍을 이어주는 삶의 질서가 있다는 것을 연상하게 하고, 대문 밖의 목소리는 그 목소리의 정처가 분명하지 않아 주인 없는 소리들을 뜻한다. 그러니 온갖 세상의 풍문을 의미하고 있다. 그 풍문들은 집안의 목소리와 다른 소문에 불과하다. 양윤덕 시인의 목소리는 바로 이러한 말의 흐름을 잘 읽어내고 있다는 데 그 무게감이 높다. 결국 변화무쌍한 바람이 대문을 사이에 놓고 흐른다는 것은 그 상상을 통해 독자에게 또 다른 시적 질감을 높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각자로 벌어졌던 사이를
둥근 자리로 좁혀 앉은 자리
꽃잎으로 둥둥 띄워 내놓는
넉넉한 반나절이 다 식을 때까지
자꾸 입 밖으로 나오는 언어들처럼
억센 국수를 삶다 보면
화르륵, 거품이 넘칠 때
저도 저의 완강을 어쩌지 못해
넘치고 있는 것이다
한여름 공중이 뜨겁다
구름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다
-「국수를 삶다」 부분
누구나 한 번쯤 국수를 삶고 그 국수가 익어가는 과정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수가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끓는 물을 이겨내야 한다. 여기에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숨어 있다. 불길이 뜨겁다고 국수를 익혀내지 못한다. 뜨거운 불을 담아내는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시인은 마음의 그릇을 발견하고 유연한 삶을 지닐 수 있는 질감의 상상을 얻어낸다.
「국수를 삶다」는 바로 부드러워지기 위해 자신의 속을 다 끓여내는 냄비 같은 마음의 그릇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말의 흐름을 보여준다. 때문에 "한여름 공중이 뜨겁다/구름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다"라며 하늘에 떠 있는 구름까지도 내면의 세계를 통해 바라본다.
양윤덕 시인의 시는 완숙미가 높다. 이순을 넘긴 시인의 삶에서 비롯된 삶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바닷가 높은 절벽에 와서 부딪치고 울다 가는 파도도 바람의 크기에 따라 그 울음의 크기도 다르다. 시인도 결국 자기 절벽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파도를 이겨내는 소리도 클 것이다. 양윤덕 시인에게 시란 바로 이 시련을 이겨내는 삶의 질감이다.
이번 시집은 시적 상상력이 흐르는 물과 같이 자연스럽다. 꽃씨를 심고 가꾸는 마음이 극진하다. 그것은 풀들이 살찔 때처럼 풍요로운 삶의 깊이를 보여준다.
대문 안의 말은 교훈이 되고
대문 밖의 말은 소문이 된다
저 문이 어느 날 굳게 닫혀 있다면
괜히 바람이 흔들고 지나갔다거나
장난처럼 얕본 세상을 향해
깊은 문단속 하나를
손질하는 중일 것이다
그래도 넝쿨들은 대문을 피해
담장을 넘고 대문 안이든 바깥이든 가리지 않고
주렁주렁 꽃송이를 달기도 했다
또 대문은 우리 집 가훈(家訓) 같은 것이어서
모든 상인(商人)과 도둑을 가리고
흥정은 들이고 언감생심은 내쳤다
새들이 비웃는 인간의 사물들 중에는
대문이 으뜸일 것이지만
새들이 모르는 일들 중에는
어둠 속 빛을 밝히는 일도
문밖을 서성이는 짐승을 불러 밥을 주는 일도
이웃과 푸성귀 몇 개 오고가는 인심도
저 문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대문」 부분
양윤덕 시인의 시적 자산은 삶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대문의 안과 밖의 말[言]이 전해주는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대문 안의 말은 교훈이 되고/대문 밖의 말은 소문이 된다"는 아주 짧고 강한 어조의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문 안에서 흐르는 목소리는 그 집의 가풍을 이어주는 삶의 질서가 있다는 것을 연상하게 하고, 대문 밖의 목소리는 그 목소리의 정처가 분명하지 않아 주인 없는 소리들을 뜻한다. 그러니 온갖 세상의 풍문을 의미하고 있다. 그 풍문들은 집안의 목소리와 다른 소문에 불과하다. 양윤덕 시인의 목소리는 바로 이러한 말의 흐름을 잘 읽어내고 있다는 데 그 무게감이 높다. 결국 변화무쌍한 바람이 대문을 사이에 놓고 흐른다는 것은 그 상상을 통해 독자에게 또 다른 시적 질감을 높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각자로 벌어졌던 사이를
둥근 자리로 좁혀 앉은 자리
꽃잎으로 둥둥 띄워 내놓는
넉넉한 반나절이 다 식을 때까지
자꾸 입 밖으로 나오는 언어들처럼
억센 국수를 삶다 보면
화르륵, 거품이 넘칠 때
저도 저의 완강을 어쩌지 못해
넘치고 있는 것이다
한여름 공중이 뜨겁다
구름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다
-「국수를 삶다」 부분
누구나 한 번쯤 국수를 삶고 그 국수가 익어가는 과정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수가 부드러워지기 위해서는 끓는 물을 이겨내야 한다. 여기에 시인의 시적 상상력이 숨어 있다. 불길이 뜨겁다고 국수를 익혀내지 못한다. 뜨거운 불을 담아내는 그릇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시인은 마음의 그릇을 발견하고 유연한 삶을 지닐 수 있는 질감의 상상을 얻어낸다.
「국수를 삶다」는 바로 부드러워지기 위해 자신의 속을 다 끓여내는 냄비 같은 마음의 그릇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말의 흐름을 보여준다. 때문에 "한여름 공중이 뜨겁다/구름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다"라며 하늘에 떠 있는 구름까지도 내면의 세계를 통해 바라본다.
양윤덕 시인의 시는 완숙미가 높다. 이순을 넘긴 시인의 삶에서 비롯된 삶의 농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바닷가 높은 절벽에 와서 부딪치고 울다 가는 파도도 바람의 크기에 따라 그 울음의 크기도 다르다. 시인도 결국 자기 절벽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파도를 이겨내는 소리도 클 것이다. 양윤덕 시인에게 시란 바로 이 시련을 이겨내는 삶의 질감이다.
목차
목차
제1부
대문·10
국수를 삶다·12
아슬아슬한 달·14
계단·16
꽃 피는 수도꼭지·18
상추·20
가스레인지에 대한 생각·22
꽃 피는 죽·24
이곳저곳·26
흘린 꽃·28
사랑채에 들어앉다·30
제2부
항아리 속을 살피다·34
죽방렴·36
비의 그림자·38
양보·40
물을 경청하다·42
뼈대·44
묶음·46
반죽·48
한동안·50
풀들이 살찔 때·52
씨앗 기둥·54
제3부
과녁을 짓다·58
벽이 된다는 것·60
시간의 소속·62
굴절·64
관계·66
실마리·68
흔들리는 손잡이들·70
짓다·72
안목의 사색·74
후사경·76
5분 상주·78
제4부
속도가 온순해질 때·82
햇살 값·84
눈 내리는 외투·86
행렬·88
틀리는 사람·90
들썩이는 힘·92
우산·94
공기놀이·96
편두통·98
흔들리는 집·100
무너지는 것들을 재건축하다·102
해설│임영석·105
시인의 말·127
대문·10
국수를 삶다·12
아슬아슬한 달·14
계단·16
꽃 피는 수도꼭지·18
상추·20
가스레인지에 대한 생각·22
꽃 피는 죽·24
이곳저곳·26
흘린 꽃·28
사랑채에 들어앉다·30
제2부
항아리 속을 살피다·34
죽방렴·36
비의 그림자·38
양보·40
물을 경청하다·42
뼈대·44
묶음·46
반죽·48
한동안·50
풀들이 살찔 때·52
씨앗 기둥·54
제3부
과녁을 짓다·58
벽이 된다는 것·60
시간의 소속·62
굴절·64
관계·66
실마리·68
흔들리는 손잡이들·70
짓다·72
안목의 사색·74
후사경·76
5분 상주·78
제4부
속도가 온순해질 때·82
햇살 값·84
눈 내리는 외투·86
행렬·88
틀리는 사람·90
들썩이는 힘·92
우산·94
공기놀이·96
편두통·98
흔들리는 집·100
무너지는 것들을 재건축하다·102
해설│임영석·105
시인의 말·127
저자
저자
양윤덕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2012년 『시와소금』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흐르는 물』,『배나무 가지에 달팽이 기어간다』와 동시집 『우리 아빠는 대장』,『대왕 별 김밥』이 있다.
2018년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과 2022년도 충남문화재단 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2018년도 경기문화재단 창작기금과 2022년도 충남문화재단 문화예술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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