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곰곰나루시인선 16)
이명애 시집
2006년 8월 대한민국을 입국한 이후 16년째로, 2020년 첫 시집 『연장전』에 이어지는 두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면서 인권이 말살된 북한사회를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을 담았다면, 이번 시집에서 ‘탈향’이라는 관점에서 북한에서의 삶을 복원하되 그것에 내재된 체제 모순을 한국 현실에서 직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와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으로 시행된 ‘2022년 남북통합문화콘텐츠 창작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나온 작품집이다. 첫 시 「이탈자」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시 「경계선」으로 이어지는 총 66편의 시가 실려 있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탈북민의 글쓰기는 거의 바로 이런 현실에서 출발한다. 탈북민은 탈북이라는 자신의 치명적인 체험에 대해 말할 뿐 아니라, 나아가 그 체험이 어디서 연유하는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탈북민의 글쓰기는 따라서 북한체체의 모순을 가장 실증적으로 드러내는 데로 나아간다. 이명애의 시가 바로 그렇다.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 이르러 탈북을 감행한 이명애는 북한 이탈에서 국내 입국에 이르는 사선(死線) 넘기의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한국 정착 이후에도 자유와 풍요가 무엇인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과정에서 혼돈과 갈등에도 만만찮게 시달렸다. 고독과 그리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시간을 직시하는 과정을 통해 결국은 북한체제의 현실을 모사하는 것으로써 글쓰기의 중심을 잡았다.
대학에서 문예창작 강의 수강을 거치며 시를 쓰고 다듬게 된 이명애는 첫 시집 『연장전』으로 탈북민 글쓰기, '탈북의 시'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이번 시집은 그 연장선에서 깊어지고 넓어졌다. 『연장전』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게 되면서 인권이 말살된 북한사회를 재현하고 그것에 대한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냈다면, 이번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에서는 진솔한 체험 복원으로 그 현실에 대한 객관적 관찰을 유도한다. 이렇듯 철저한 주관성으로써 엄정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란 곧 문학작품으로서의 진정성 확보하는 과정이 된다. 얼핏 아주 평이한 서술체로 보이는 이명애의 시는 '탈북'에 그치지 않고 그 역사적 조건과 인간적 실존을 각성케 하는 힘을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의 말〉
6.25전쟁, 남북분단으로 이어진 굴곡의 역사 속에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이슈들은 여전히 복잡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정체성 또한 변하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북한을 이탈해 사는 탈북민들은 오늘도 디아스포라의 비극을 온몸으로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제3국에서 난민의 지위조차 얻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 탈북민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우여곡절 끝에 입국해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 탈북민들 또한 그 비극에서 자유로워진 상태라 할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인간다운 삶을 위해 남한을 선택했지만 그들이 여전히 경계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부침이 잦은 낯선 곳에서의 신산한 삶, 그 뿌리가 그들이 두고 온 북한에 있다.
이명애 시인은 2006년 입국해 대학에 다니면서 서서히 문학에 눈을 뜬 시인이다. 2020년 첫 시집 『연장전』을 냈다. 이번 시집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두 가지다. 이전과 달리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시들, 그리고 탈북과 이후 남한에서의 정착 과정을 담아낸 작품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이 시집에는 탈향과 이산이라는 두 층위의 서사가 공존한다. 「이탈자」를 이 시집의 첫 시로, 「경계선」을 마지막 시로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명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계곡의 찬 기운 뼛속으로 스며들 때』를 이산(離散)의 아픔과 경계인으로서의 서사를 그린 디아스포라 문학의 관점에서 읽도록 이끌어준다. - 휘민(시인)
목차
목차
제1부
이탈자 12
10호 초소 14
통제구역 16
죽어가는 마을 18
무법자 20
강제집결소 22
21세기와 19세기 24
허기진 관복 26
뇌물 28
백주 강도 31
자력갱생 34
선군의 기수 36
화형 38
비전향장기수 40
맞불 44
드살 센 아줌마 46
제2부
현명하게 사는 법 50
잘했다 장하다 52
팔자를 앞지르다 54
축구 선수 57
돈 셀 줄만 알면 58
사기 방등 60
재산목록 1호 62
철부지 아홉 살 64
강냉이 두 짐 66
고문 68
공사장 식모 69
뇌막이 72
갯벌 74
100일 전투 76
삶은 배 78
장마당 바지 80
우리 마을 뒷산 82
제3부
신세계 86
선교사 88
청바지 92
이밥에 고깃국 93
공기밥 94
사투 96
전주 이씨 98
아파트에 사는 돼지 100
엄마의 소녀 시절 102
강성대국의 징표 104
설날 105
맞은편 집 106
평양 아리랑 108
효도 111
아버지의 유언장 114
개울 하나 사이 116
제4부
반갑습니다 120
감자탕 122
진실 124
통장 126
외래어 128
빨갱이가 뭐야 130
엄마 옷 132
여권 134
무료교육 의무교육 136
핫팩 138
전역 명령 140
아이언 마스크 142
미역국 144
선택적 함구증 146
드라마 천국 148
우리 동네 슈퍼맨 151
경계선 152
해설 | 시적 재현의 역사성과 경계인의 존재 증명 ㆍ 휘민 153
저자
저자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