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 내 인생
김동혁 소설집
2014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이후, 2017년 「문학에스프리」 신인상 소설 부문 당선으로 소설가로 등단한 김동혁의 첫 소설집이다. 「언터처블 내 인생」, 「아화」, 「부스」, 「급발진」, 「감은사」, 「죽을 먹는 사람」, 「카드섹션」, 「변기에 손을 담근 날」 등 8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등단작이자 이 소설의 표제작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대머리’인 30대 남성이 영국 여행 중에 만난 인도 출신의 불가촉천민 여인과 친해지면서 자신에게 덮씌워진 ‘대머리 유전’이라는 운명을 극복하는 길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아화」도 생모가 누군지 모르고 자란 주인공이 아버지가 데려온 여성과 운명적인 관계가 되는 스토리로 ‘운명 극복’의 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소설집에는 전반적으로 운명론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소설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에 놓인 인물들이 그것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독창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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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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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표제작이자 김동혁의 등단 소설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실제 '언터처블'인 인도 여인을 내세워 그 닮은꼴의 운명인 '대머리' 사내 '나'가 자신에게 덮씌워진 '언터처블' 운명에서 스스로 '안녕 언터처블!'로 전화(轉化)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인간은 모두 나름의 운명을 타고 났으며 그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론 또는 운명결정론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데, 이는 얼마간 2020년대의 시대적 흐름에서는 다소 낯설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운명론적 세계관이라고 할까 하는 이런 주제는 문학 전통에서 매우 유서 깊고 근원적이라 할 만하다. '신탁(oracle, 神託)'이라는 이름 아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운명을 지고 태어난 한 왕이 끝내 운명의 회로에 휩싸여버린 '오이디푸스 신화'가 그러하고, 타고난 운명에 대결하다 패배한 인물을 담은 김동리의 많은 소설들이 그러하다.
근대소설은 당대 현실의 모순된 상황을 그 삶에서 실패한 캐릭터로 구조화하는 장르인바 이것에 운명론이 투영되면 그 상황과 인물은 보다 더 본질적인 관계와 연루될 수밖에 없다. 김동혁의 소설이 바로 그렇다. 그 인물들은 현실의 삶은 물론이고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인물 자신이 감히 저항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것으로 설정돼 있다. 「언터처블 내 인생」에서 '대머리'와 '불가촉천민'이라는 운명적 인물들, 「아화」에서 모성의 부재와 결핍에서 성장하면서 심각한 내적 갈등에 시달려온 주인공 등이 작가가 가진 운명론적 세계관의 산물임을 확인했다. 이에 비해 「감은사」는 '감은사 터'와 '수몰지구' 등 역사 속에서 실종된 지역을 복원해 내면서 우리가 사는 지금의 상황이 오래 진행된 그 역사의 연장선에 있다는 일종의 역사주의적 세계관에 좀 더 가까이 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폭넓게는 고대로부터 지속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현재의 '나'가 놓인 것이라는 운명론적 세계관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들에 비해 「부스」나 「급발진」의 시공간적 배경은 운명이나 역사라는 차원에서는 보다 현실 문제에 치중해 배치된다.
한편, 김동혁의 소설은 작중의 배경으로 대구, 영천, 경주라는 실제 지역공간을 다룬다는 점도 특별하다. 주요 인물들이 이 지명과 관련한 지역에서 살았거나 해서 그곳을 찾아가거나 다녀가는 행로를 드러낸다. 가령, 「아화」는 제목 그 자체가 경주시에 속하는 '아화'라는 지명을 뜻하며 실제 무대는 '경주시 아화면 건천리'가 된다. 아화는 경주 외곽의 면단위 마을로 기차역도 남아 있다. 「감은사」 역시 경주의 유적지로 최근 들어 복원을 통해 옛 모습의 일단을 가늠할 수 있는 장소다. 작중 '나'의 어머니가 투병 중인 곳은 옛 친정집을 수몰해 완공한 영천댐 근처의 요양원을 설정돼 있는바, 이중 영천댐은 역시 실재하는 공간이다. 이 두 편에 등장하는 경주박물관은 한국 대표 박물관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밖에 지명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언터처블 내 인생」의 국내 공간은 대구, 「부스」 역시 대구 인근, 「급발진」은 경주 아래 울산쯤으로 이해된다. 김동혁의 소설은 이처럼, '나'와 더불어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 눈앞에 있으나 그것은 역사로부터, 현실의 조건으로부터 운명처럼 엮인 존재로서 각자의 지역에 튼튼히 뿌리내려 살아 있는 실체가 됨을 알려준다.
〈전문가의 말〉
근대소설은 당대 현실의 모순된 상황을 그 삶에서 실패한 캐릭터로 구조화하는 장르인바 이것에 운명론이 투영되면 그 상황과 인물은 보다 더 본질적인 관계와 연루될 수밖에 없다. 김동혁의 소설이 바로 그렇다. 그 인물들은 현실의 삶은 물론이고 그 이전 단계에서부터 인물 자신이 감히 저항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 것으로 설정돼 있다. 이 소설의 표제작이자 김동혁의 등단 소설인 「언터처블 내 인생」은 실제 '언터처블'인 인도 여인을 내세워 그 닮은꼴의 운명인 '대머리' 사내 '나'가 자신에게 덮씌워진 '언터처블' 운명에서 스스로 '안녕 언터처블!'로 전화(轉化)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 작중의 배경으로 대구, 영천, 경주라는 실제 지역공간을 다룬다는 점도 특별하다. -박덕규(소설가, 문학평론가)의 해설 「운명은 어떻게 극복되는가」
목차
목차
언터처블 내 인생 11
아화 37
부스 69
급발진 113
감은사 137
죽을 먹는 사람 159
카드섹션 183
변기에 손을 담근 날 213
해설 : 운명은 어떻게 극복되는가(박덕규) 234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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