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KOFA 영화비평총서 6)
머릿속이 간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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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온몸이 눈이라고. 그래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90년대 대표적인 ‘저주 받은 걸작’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여섯 번째 권. 이명세 감독은 왜 모자를 고집하는가!
등단한 지 벌써 10년이 된, 영화평론가 김소희의 사실상 첫 번째 책. 저자는 영상도서관 흐릿한 화면으로 마치 텔레비전 보듯이 〈첫사랑〉(1993)을 감상할 당시, “잡히지 않는 형식이 주는 기분 좋은 혼란”을 느꼈다고 밝힌다. 〈첫사랑〉을 찍을 당시 이명세 감독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흰머리가 생기고 머리가 빠졌다고 하니, 이명세에게 〈첫사랑〉은 머리카락과 맞바꾼 영화인 셈이다. 이 책의 주제 중 하나도 머리카락이다. 1장에서는 무성영화와의 친연성을 중심으로 감독의 영화 세계를 훑고, 2장에서는 시간을 중심으로 〈첫사랑〉을 돌아보고, 3장에서는 ‘머리의 영화’라는 키워드로 영화에 잠재된 머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모았다. 감독의 모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장에 포함될 뻔했으나 생략된 이야기로 〈서문〉에 남았다. 1993년 1월 개봉 당시 감독은 매일 극장 건너편 다방에서 애타게 관객을 기다리고, “대학생이던 김혜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영화를 자주 보러 왔”음에도, 서울 총 관객 수 5천 명 미만으로 흥행에 참패했던 영화가 왜 오늘날 다시 ‘저주 받은 걸작’으로 회자되는가?
90년대 대표적인 ‘저주 받은 걸작’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여섯 번째 권. 이명세 감독은 왜 모자를 고집하는가!
등단한 지 벌써 10년이 된, 영화평론가 김소희의 사실상 첫 번째 책. 저자는 영상도서관 흐릿한 화면으로 마치 텔레비전 보듯이 〈첫사랑〉(1993)을 감상할 당시, “잡히지 않는 형식이 주는 기분 좋은 혼란”을 느꼈다고 밝힌다. 〈첫사랑〉을 찍을 당시 이명세 감독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흰머리가 생기고 머리가 빠졌다고 하니, 이명세에게 〈첫사랑〉은 머리카락과 맞바꾼 영화인 셈이다. 이 책의 주제 중 하나도 머리카락이다. 1장에서는 무성영화와의 친연성을 중심으로 감독의 영화 세계를 훑고, 2장에서는 시간을 중심으로 〈첫사랑〉을 돌아보고, 3장에서는 ‘머리의 영화’라는 키워드로 영화에 잠재된 머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모았다. 감독의 모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장에 포함될 뻔했으나 생략된 이야기로 〈서문〉에 남았다. 1993년 1월 개봉 당시 감독은 매일 극장 건너편 다방에서 애타게 관객을 기다리고, “대학생이던 김혜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영화를 자주 보러 왔”음에도, 서울 총 관객 수 5천 명 미만으로 흥행에 참패했던 영화가 왜 오늘날 다시 ‘저주 받은 걸작’으로 회자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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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너무 일찍 도착한 '시네 다이어리'
우리나라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박한' 영화는 1990년대를 빛낸 '저주받은 걸작'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쳐 2024년 블루레이로도 출시되었다. 그러나 개봉 당시 평가는 가차 없었다. "양식주의와 빛바랜 회고 취향이 어떻게 어긋나 버렸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어는 초기 연출작부터 때론 부정적인 뉘앙스로 따라다녔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기법, 말풍선, 정교한 세트 활용 등 〈첫사랑〉의 인공적이고 동화적인 영화 분위기는 당시 대세였던 리얼리즘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첫사랑〉을 만들 당시 이명세는 '세상에서 가장 사소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었다고 하니 그 뜻을 이룬 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이명세 감독 고유의 미학적 스타일이 완성되었다는 평을 받는다.
다큐멘터리를 작동시키는 멜로영화
저자에 따르면,〈첫사랑〉은 영화 관람의 장소가 분화되고, 관객의 집중력과 싸워야 하는 산만한 영화 관람의 시대에 그보다 앞서 관객의 몰입에 관해 질문한 영화다. 그리고 몰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대신에 그 산발성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 그리고 그 시도가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존재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고 저자는 평한다.
"〈첫사랑〉을 경험하는 일은 엇갈린 시간을 경험하는 일이다. 영화가 도착했을 당시 관객인 나는 없었고, 지금의 나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
영화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는, 다큐멘터리영화처럼 삶에 맞닿은, 영화 바깥에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작동시키는 영화. 그래서 과거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만큼이나 부당하게 외면당하고 있을지 모를 오늘날의 영화를 향해 조바심을 내도록 만드는 영화. 그렇게 이명세가 던진 '사소함'이란 화두는 3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기어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고, 저자는 그 '사소함'에 깃든 우주를 읽어내는 대신 사소한 대로 내버려두는 가운데 길을 찾는다.
우리나라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박한' 영화는 1990년대를 빛낸 '저주받은 걸작'으로, 한국영상자료원의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쳐 2024년 블루레이로도 출시되었다. 그러나 개봉 당시 평가는 가차 없었다. "양식주의와 빛바랜 회고 취향이 어떻게 어긋나 버렸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라는 수식어는 초기 연출작부터 때론 부정적인 뉘앙스로 따라다녔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기법, 말풍선, 정교한 세트 활용 등 〈첫사랑〉의 인공적이고 동화적인 영화 분위기는 당시 대세였던 리얼리즘과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첫사랑〉을 만들 당시 이명세는 '세상에서 가장 사소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을 품었다고 하니 그 뜻을 이룬 셈이다. 실제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이명세 감독 고유의 미학적 스타일이 완성되었다는 평을 받는다.
다큐멘터리를 작동시키는 멜로영화
저자에 따르면,〈첫사랑〉은 영화 관람의 장소가 분화되고, 관객의 집중력과 싸워야 하는 산만한 영화 관람의 시대에 그보다 앞서 관객의 몰입에 관해 질문한 영화다. 그리고 몰입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대신에 그 산발성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점, 그리고 그 시도가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존재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고 저자는 평한다.
"〈첫사랑〉을 경험하는 일은 엇갈린 시간을 경험하는 일이다. 영화가 도착했을 당시 관객인 나는 없었고, 지금의 나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
영화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는, 다큐멘터리영화처럼 삶에 맞닿은, 영화 바깥에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작동시키는 영화. 그래서 과거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만큼이나 부당하게 외면당하고 있을지 모를 오늘날의 영화를 향해 조바심을 내도록 만드는 영화. 그렇게 이명세가 던진 '사소함'이란 화두는 30여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기어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고, 저자는 그 '사소함'에 깃든 우주를 읽어내는 대신 사소한 대로 내버려두는 가운데 길을 찾는다.
목차
목차
발간사
서문 - 머리를 위한 변명
프롤로그 - 멜로와 일기, 이명세와 사소함의 시대
멜로의 시대와 이명세
일기체와 사적 영화
1장-이명세는 무성영화를 꿈꾸는가
종이로 된 스크린
종이 이후
모든 것은 매개다
역설의 스타일리스트
대사의 슬랩스틱
말 못하는 사람들
액션과 사랑
기계화된 배우
표현의 리얼리즘
2장-〈첫사랑〉은 SF를 꿈꾸는가
세트의 시대
왜 1970년대인가
70퍼센트의 세트
시대에서 시간으로: 시간을 위한 기법들
시선의 주인이 된다는 것
문밖에서
투명인간
골목길
천사의 시선
3장- 머리의 사랑
이발소
숏컷을 한 배우
머리카락 팔아요
잘린 사진
흥행에 실패한 감독의 자리
부감 숏
머릿속이 이상해
꿈과 깨어나기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에필로그
주
참고문헌
크레디트
서문 - 머리를 위한 변명
프롤로그 - 멜로와 일기, 이명세와 사소함의 시대
멜로의 시대와 이명세
일기체와 사적 영화
1장-이명세는 무성영화를 꿈꾸는가
종이로 된 스크린
종이 이후
모든 것은 매개다
역설의 스타일리스트
대사의 슬랩스틱
말 못하는 사람들
액션과 사랑
기계화된 배우
표현의 리얼리즘
2장-〈첫사랑〉은 SF를 꿈꾸는가
세트의 시대
왜 1970년대인가
70퍼센트의 세트
시대에서 시간으로: 시간을 위한 기법들
시선의 주인이 된다는 것
문밖에서
투명인간
골목길
천사의 시선
3장- 머리의 사랑
이발소
숏컷을 한 배우
머리카락 팔아요
잘린 사진
흥행에 실패한 감독의 자리
부감 숏
머릿속이 이상해
꿈과 깨어나기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에필로그
주
참고문헌
크레디트
저자
저자
김소희
영화평론가. 2015년 《씨네21》 영화평론상을 받았다.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 관련 비평을 주로 썼다. 참여한 책으로는 《이것은 카메라입니다》 《한국퀴어영화사》 《한국 나쁜영화 100년》 《짧은 영화 긴 이야기 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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