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적절한 빛(시인의일요일시집 49)
정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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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다른 빛을 가져와
너의 빛을 만들면서 시작한다.
정선 시인의 신작 시집 『나는 부적절한 빛』이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이스파한부터 암스테르담까지, 세계 곳곳을 유랑하며 마주한 풍경과 그 속에 숨겨진 고독을 담아냈다. 시인은 삶을 관통하는 고통과 결핍을 부정하기보다,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아름답게 가공해 내는 시적 미학을 보여준다. 정착하지 않는 삶의 궤적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는 이번 작품집은 독자들에게 길 위에서 발견하는 위로의 가치를 전한다.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 감성은 '유랑하는 자의 시선으로 본 결핍의 미학'이다. 정선은 스스로를 '집시'이자 '노마드'의 관점으로 위치시키며, 낯선 도시의 골목에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한다. 특히 "나는 연애의 고아다"나 "시는 외로운 짐승들의 무덤이다"와 같은 문장은 시인이 감당해 온 삶의 무게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다른 시집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사물과 풍경을 자신의 고통과 동일시하는 시적 전략이다. "아보카도 한 알을 지키기 위해 쏟아붓는 물 뒤로 아이들이 가뭄에 죽어 나간다"처럼, 시인은 세계의 비극을 개인의 내면으로 투영하며 공감의 영역을 확장한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종교적·철학적 함의를 담아, 고통을 견디는 과정을 '빛을 지키는 일'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시인은 "어떻게든 삶은 아름답게 가공되어야 했고"라는 선언을 통해, 고독이 잉태한 창조의 기쁨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상실을 애도하고 다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정서적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 가슴과 영혼을 주어야 한다는 예술은 즐거운 늪"이라는 구절처럼,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자기 삶의 부적절한 빛을 긍정하는 새로운 사유의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정선 시인은 삶의 절반을 세상의 절반에서 보내는 여행자이자, 길 위에서 낱말과 문장을 길어 올리는 시인이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빛이 과거의 잔해라면 그리움은 미래의 동력임을 입증하며, 흩뿌려지면서도 중력에 붙어 있는 은하의 항성처럼 고립된 개인들을 시적 공동체로 초대한다.
너의 빛을 만들면서 시작한다.
정선 시인의 신작 시집 『나는 부적절한 빛』이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이스파한부터 암스테르담까지, 세계 곳곳을 유랑하며 마주한 풍경과 그 속에 숨겨진 고독을 담아냈다. 시인은 삶을 관통하는 고통과 결핍을 부정하기보다, 이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아름답게 가공해 내는 시적 미학을 보여준다. 정착하지 않는 삶의 궤적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사유하는 이번 작품집은 독자들에게 길 위에서 발견하는 위로의 가치를 전한다.
시집을 관통하는 핵심 감성은 '유랑하는 자의 시선으로 본 결핍의 미학'이다. 정선은 스스로를 '집시'이자 '노마드'의 관점으로 위치시키며, 낯선 도시의 골목에서 자신의 상처를 발견한다. 특히 "나는 연애의 고아다"나 "시는 외로운 짐승들의 무덤이다"와 같은 문장은 시인이 감당해 온 삶의 무게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다른 시집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사물과 풍경을 자신의 고통과 동일시하는 시적 전략이다. "아보카도 한 알을 지키기 위해 쏟아붓는 물 뒤로 아이들이 가뭄에 죽어 나간다"처럼, 시인은 세계의 비극을 개인의 내면으로 투영하며 공감의 영역을 확장한다. 일반 독자들에게는 종교적·철학적 함의를 담아, 고통을 견디는 과정을 '빛을 지키는 일'로 승화시킨 점이 돋보인다. 시인은 "어떻게든 삶은 아름답게 가공되어야 했고"라는 선언을 통해, 고독이 잉태한 창조의 기쁨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상실을 애도하고 다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정서적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 가슴과 영혼을 주어야 한다는 예술은 즐거운 늪"이라는 구절처럼,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자기 삶의 부적절한 빛을 긍정하는 새로운 사유의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정선 시인은 삶의 절반을 세상의 절반에서 보내는 여행자이자, 길 위에서 낱말과 문장을 길어 올리는 시인이다. 그는 이번 시집을 통해 빛이 과거의 잔해라면 그리움은 미래의 동력임을 입증하며, 흩뿌려지면서도 중력에 붙어 있는 은하의 항성처럼 고립된 개인들을 시적 공동체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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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빛의 이면을 걷는 여행자,
길 위에서 길어 올린 생의 기록
정선 시인이 발문을 부탁한 건 여름이 시작되던 날이었다. 빛이 뜨겁고 타는 듯 아름다웠는데 시집 제목이 『나는 부적절한 빛』이었다. 이토록 고운데 왜 부적절할까. '부적절'이란 숨겨 둔 비밀을 캐는 일과 관련된 것 같아 두렵지만 여행자를 뒤쫓는 마음으로 나는 다음 문장을 이렇게 쓴다. 그 빛을 상실한 후에는 내가 빛을 조작한다. "어떻게든 삶은 아름답게 가공되어야"(「암스테르담」)하므로. 그것이 그리움이다. 다른 빛을 가져와 나의 빛을 만드는 일. 미필적 고의(「저 봄비가 불편하다」)로 속는/속아 주는 일. 그것이 반복되는 상투적인 일. 밥 딜런을 혼자 좋아하고, 혼자 밀어내고, 밀어낸 자리에 그리움이 생기고. 이런 상투. 오징어잡이 배 불빛을 압생트 푸른 불빛으로 조작하고(「어떤 위로, 속초」). 이런 가공. 가공한 그리움이 있어서 사람은 산다. 뒤에 있는 일이 앞에 있는 일이라고 믿게 된다. '그리워하다'는 말은 뒤의 사건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그립다'고 말하는 순간 미래의 일이 된다. 계속 그리움을 안고 앞으로 가게 된다. 내가 내 안에 별자리를 파는 일. 이런 조작을 창작이라고 해도 될까. 잘 모르겠지만!
『나는 부적절한 빛』을 읽는 동안 채송화 씨앗처럼 내게서 자란 낱말이 있다. '여행' '빛' '그리움'. 이상하다. 세 단어는 성질이 다르다. 빛은 물질이고 여행과 그리움은 물질이 아니다. 여행은 '떠나려는' 마음이고 그리움은 '돌아가려는' 또는 '남아 있으려는' 마음이다. 한 꽃밭에서 자라기 부적절하다. 그런데 이제 이 씨앗들을 키울 수 있다. 꼬리처럼 길게 끌고 갈 수 있다. 떠남과 남음. 흩뿌려짐과 붙어 있음. 숨김과 찾음. 이 꼬리의 앞에 정선이 있다. 여행자 정선이면서 시인인 정선. 지구에서 한 발을 들고 서 있는 정선. 표현함으로 절반이 빠져나가고 숨김으로 절반이 들어오는 정선이 가루를 흩뿌리며 갈 때 나도 꼬리에 섞여 불타며 흩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흩뿌려지며 붙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쓸데없이 아름답고 지랄인 것이다.
길 위에서 길어 올린 생의 기록
정선 시인이 발문을 부탁한 건 여름이 시작되던 날이었다. 빛이 뜨겁고 타는 듯 아름다웠는데 시집 제목이 『나는 부적절한 빛』이었다. 이토록 고운데 왜 부적절할까. '부적절'이란 숨겨 둔 비밀을 캐는 일과 관련된 것 같아 두렵지만 여행자를 뒤쫓는 마음으로 나는 다음 문장을 이렇게 쓴다. 그 빛을 상실한 후에는 내가 빛을 조작한다. "어떻게든 삶은 아름답게 가공되어야"(「암스테르담」)하므로. 그것이 그리움이다. 다른 빛을 가져와 나의 빛을 만드는 일. 미필적 고의(「저 봄비가 불편하다」)로 속는/속아 주는 일. 그것이 반복되는 상투적인 일. 밥 딜런을 혼자 좋아하고, 혼자 밀어내고, 밀어낸 자리에 그리움이 생기고. 이런 상투. 오징어잡이 배 불빛을 압생트 푸른 불빛으로 조작하고(「어떤 위로, 속초」). 이런 가공. 가공한 그리움이 있어서 사람은 산다. 뒤에 있는 일이 앞에 있는 일이라고 믿게 된다. '그리워하다'는 말은 뒤의 사건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그립다'고 말하는 순간 미래의 일이 된다. 계속 그리움을 안고 앞으로 가게 된다. 내가 내 안에 별자리를 파는 일. 이런 조작을 창작이라고 해도 될까. 잘 모르겠지만!
『나는 부적절한 빛』을 읽는 동안 채송화 씨앗처럼 내게서 자란 낱말이 있다. '여행' '빛' '그리움'. 이상하다. 세 단어는 성질이 다르다. 빛은 물질이고 여행과 그리움은 물질이 아니다. 여행은 '떠나려는' 마음이고 그리움은 '돌아가려는' 또는 '남아 있으려는' 마음이다. 한 꽃밭에서 자라기 부적절하다. 그런데 이제 이 씨앗들을 키울 수 있다. 꼬리처럼 길게 끌고 갈 수 있다. 떠남과 남음. 흩뿌려짐과 붙어 있음. 숨김과 찾음. 이 꼬리의 앞에 정선이 있다. 여행자 정선이면서 시인인 정선. 지구에서 한 발을 들고 서 있는 정선. 표현함으로 절반이 빠져나가고 숨김으로 절반이 들어오는 정선이 가루를 흩뿌리며 갈 때 나도 꼬리에 섞여 불타며 흩뿌려지고 있는 것이다. 흩뿌려지며 붙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쓸데없이 아름답고 지랄인 것이다.
목차
목차
1부 이스파한의 빛
봄의 골짜기 / 이스파한 / 국밥을 함께 먹고 싶은 사람 / 고독한 턱을 위한 변명 / 저 봄비가 불편하다 / 금능 / 난 동티였다 / 안목 / 환장하겠소 / 胱장, ?장, 光장 / 지극이 닿았다 / 상투적인 해변에 피란의 식탁을 차리겠다
2부 밀양의 빛
지금, 연두 / 기울어진 풍경 / 접두사인 당신이 작은따옴표인 당신에게 / 밀양 / 데스밸리 / 보헤미안 랩소디 / 조울을 위한 칸초네 / '삶 4'는 노골적이었다 / 그대에게 가는 배 한 척을 세우기 위해, 다시 / 명랑한 자해 / 애월, 시월 / 낙화를 고발함
3부 속초의 빛
안반데기, 저 황토는 / 빗속에서 / 바람의 말 / 물먹는다는 것 / 사하라 / 정동진 비가 / 부재중 전화 / 물곰탕 먹는 아침 / 나는 연애의 고아다 / 긴 생머리를 대변함 / 어떤 위로, 속초 / 슬픔은 다족류
4부 암스테르담의 빛
절정 칸타타 / 암스테르담 / 건널목 / 4시 20분 / 쓸개 빠진 놈 / 쓸개도 고운 님 / 홍콩은 슬프지 / 옥녀를 위한 신제문新際文 / 사마귀 왕국 / 바람의 파종 / 아보카도 / 쉬인의 권리장전 / 시는 외로운 짐승들의 무덤이다
발문 빛을 지키는 일 또는 숨기는 | 여성민 (시인)
봄의 골짜기 / 이스파한 / 국밥을 함께 먹고 싶은 사람 / 고독한 턱을 위한 변명 / 저 봄비가 불편하다 / 금능 / 난 동티였다 / 안목 / 환장하겠소 / 胱장, ?장, 光장 / 지극이 닿았다 / 상투적인 해변에 피란의 식탁을 차리겠다
2부 밀양의 빛
지금, 연두 / 기울어진 풍경 / 접두사인 당신이 작은따옴표인 당신에게 / 밀양 / 데스밸리 / 보헤미안 랩소디 / 조울을 위한 칸초네 / '삶 4'는 노골적이었다 / 그대에게 가는 배 한 척을 세우기 위해, 다시 / 명랑한 자해 / 애월, 시월 / 낙화를 고발함
3부 속초의 빛
안반데기, 저 황토는 / 빗속에서 / 바람의 말 / 물먹는다는 것 / 사하라 / 정동진 비가 / 부재중 전화 / 물곰탕 먹는 아침 / 나는 연애의 고아다 / 긴 생머리를 대변함 / 어떤 위로, 속초 / 슬픔은 다족류
4부 암스테르담의 빛
절정 칸타타 / 암스테르담 / 건널목 / 4시 20분 / 쓸개 빠진 놈 / 쓸개도 고운 님 / 홍콩은 슬프지 / 옥녀를 위한 신제문新際文 / 사마귀 왕국 / 바람의 파종 / 아보카도 / 쉬인의 권리장전 / 시는 외로운 짐승들의 무덤이다
발문 빛을 지키는 일 또는 숨기는 | 여성민 (시인)
저자
저자
정선 2006년 《작가세계》로 등단했다
시집 『안부를 묻는 밤이 있었다』 외에 포토 시집 『마추픽추에서 띄우는 엽서』, 에세이집 『내 몸속에는 서랍이 달그락거린다』 등이 있다.
시집 『안부를 묻는 밤이 있었다』 외에 포토 시집 『마추픽추에서 띄우는 엽서』, 에세이집 『내 몸속에는 서랍이 달그락거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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