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박정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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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은 박정수 시인의 첫 시집이다. 등단하자마자 갈급한 마음으로 시집을 내는 사람이 많다. 그런 세태에 비해 전혀 다른 길을 걸은 박 시인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니 햇수로 벌써 36년이 되었다. 근사한 새집이었다. 전기를 끌어다 놓고 콘센트를 설치하고 방과 마루를 밝힐 전구까지 달아놓은 채 주인은 어딘가로 가고 없다. 빈집은 오래 어두웠으며 스위치를 누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다.
허무한 대리 인생 무반주로 떠돌며
한 번도 자신 위한 위로의 말도 없이
나만의 착각에 빠져 타인으로 살았다
내버려 둘 수 없는 독무대 뒤편에서
누군가 연출했던 어두운 배경음악
아무런 감흥도 없이 울먹이며 섞였다
언제나 트랙 속을 덜컹거린 맨발의 삶
젖은 몸 뒤척이며 왔던 길 돌아간다
굴곡진 후면을 따라 겉도는 삽입곡처럼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전문
시집의 표제작인 이 작품은 전체 100수를 관통하는 주제를 안고 있다. 질곡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허무와 절망에 관한 보고서처럼 읽힌다. 예전 박정수 시인과 즐겨 찾은 LP카페가 있었다. 그 찻집은 이제 문을 닫았고 주인은 어디론가 떠났다. 낡은 바늘은 가끔 트랙을 일탈한다. 모자란 이들의 생은 그런 것이다. 애초에 가고자 했던 곳으로 가지 못한 사람들이 시를 쓰고 읽는다. 그 덜컹대던 음악은 우리 맨발의 삶처럼 신산했으나 오래 머물고 싶은 시간이었다.
박정수의 시편에선 깊은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다. 다행한 것은 독자를 배제한 채 혼자 몰입한 서정이 아니란 점이다.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강요하는 것은 시조단의 오랜 습관이기도 하다. 그것은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동류의식이 키워낸 결과이기에 그 견고함을 탈출하기란 쉽지 않다. 농울 치는 서정을 다 소화 시키기엔 시의 인플레이션 시대엔 위장이 부담스럽다. 개념의 다각화는 그런 토양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집은 조용히 사물을 응시하면서 그려낸 시들의 집적물이기에 편하게 다가온다.
'시인의 말'에 주목해 본다. 시에 불꽃 점화한 어느 저녁 무렵이었나 보다. 깨어보니 디지털 괴물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오래 묵혀둔 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몰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즐거운 폐허에 경배할 일만 남았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노아의 배에 올라야 한다. 그렇다면 시인이 희원한 곳은 어디인가. 흰 지팡이를 들고 방주에 홀로 선 사람은 구원자일까, 구원을 염원하는 자신일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시인만이 알 것이다.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니 햇수로 벌써 36년이 되었다. 근사한 새집이었다. 전기를 끌어다 놓고 콘센트를 설치하고 방과 마루를 밝힐 전구까지 달아놓은 채 주인은 어딘가로 가고 없다. 빈집은 오래 어두웠으며 스위치를 누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다.
허무한 대리 인생 무반주로 떠돌며
한 번도 자신 위한 위로의 말도 없이
나만의 착각에 빠져 타인으로 살았다
내버려 둘 수 없는 독무대 뒤편에서
누군가 연출했던 어두운 배경음악
아무런 감흥도 없이 울먹이며 섞였다
언제나 트랙 속을 덜컹거린 맨발의 삶
젖은 몸 뒤척이며 왔던 길 돌아간다
굴곡진 후면을 따라 겉도는 삽입곡처럼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전문
시집의 표제작인 이 작품은 전체 100수를 관통하는 주제를 안고 있다. 질곡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허무와 절망에 관한 보고서처럼 읽힌다. 예전 박정수 시인과 즐겨 찾은 LP카페가 있었다. 그 찻집은 이제 문을 닫았고 주인은 어디론가 떠났다. 낡은 바늘은 가끔 트랙을 일탈한다. 모자란 이들의 생은 그런 것이다. 애초에 가고자 했던 곳으로 가지 못한 사람들이 시를 쓰고 읽는다. 그 덜컹대던 음악은 우리 맨발의 삶처럼 신산했으나 오래 머물고 싶은 시간이었다.
박정수의 시편에선 깊은 페이소스를 느낄 수 있다. 다행한 것은 독자를 배제한 채 혼자 몰입한 서정이 아니란 점이다.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강요하는 것은 시조단의 오랜 습관이기도 하다. 그것은 좋은 게 좋다는 식의 동류의식이 키워낸 결과이기에 그 견고함을 탈출하기란 쉽지 않다. 농울 치는 서정을 다 소화 시키기엔 시의 인플레이션 시대엔 위장이 부담스럽다. 개념의 다각화는 그런 토양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시집은 조용히 사물을 응시하면서 그려낸 시들의 집적물이기에 편하게 다가온다.
'시인의 말'에 주목해 본다. 시에 불꽃 점화한 어느 저녁 무렵이었나 보다. 깨어보니 디지털 괴물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었다. 오래 묵혀둔 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몰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즐거운 폐허에 경배할 일만 남았다.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노아의 배에 올라야 한다. 그렇다면 시인이 희원한 곳은 어디인가. 흰 지팡이를 들고 방주에 홀로 선 사람은 구원자일까, 구원을 염원하는 자신일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시인만이 알 것이다.
목차
목차
1부 누구도 첫 발자국 지우지 않는다
디지털뷰 속으로 내리는 눈 ______ 12
고로쇠 눈물 ______ 13
아웃포커스 ______ 14
카톡 사랑 ______ 15
무렵 ______ 16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서 ______ 17
종이컵 ______ 18
꿈꾸는 인연 ______ 19
너튜브 ______ 20
바람의 기억 ______ 21
높이뛰기 ______ 22
지하철 7호선 파도를 타고 ______ 23
그러데이션 ______ 24
레이저 시술 ______ 25
콘센트 ______ 26
흑룡만리 ______ 27
격렬비열도 ______ 28
풍경으로 읽는 시 ______ 29
압력솥 ______ 30
구포국수에 관한 명상 ______ 31
2부 시장기로 떠돌던 날의 고백
통영랩소디 1 ______ 34
통영랩소디 2 ______ 35
통영랩소디 3 ______ 36
통영랩소디 4 ______ 37
통영랩소디 5 ______ 38
통영랩소디 6 ______ 39
통영랩소디 7 ______ 40
통영랩소디 8 ______ 41
통영랩소디 9 ______ 42
통영랩소디 10 ______ 43
통영랩소디 11 ______ 44
통영랩소디 12 ______ 45
통영랩소디 13 ______ 46
통영랩소디 14 ______ 47
통영랩소디 15 ______ 48
통영랩소디 16 ______ 49
통영랩소디 17 ______ 50
통영랩소디 18 ______ 51
통영랩소디 19 ______ 52
통영랩소디 20 ______ 53
통영랩소디 21 ______ 54
통영랩소디 22 ______ 55
3부 탈부착이 가능한 생애의 옷 한 벌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______ 58
펫로스 증후군 ______ 59
발치 ______ 60
프린터 ______ 61
짜장면 랩소디 ______ 62
블랙커피 ______ 63
삼각김밥 ______ 64
수선의 하루 ______ 65
심야 영화관 ______ 66
마네킹 ______ 67
탑골공원 ______ 68
녹아웃 ______ 69
폭탄주 제조법 ______ 70
맹그로브 숲에서 ______ 71
기보를 읽다 ______ 72
코인 세탁소 ______ 73
윗세오름을 오르며 ______ 74
고봉밥 ______ 75
반디니 피에타 ______ 76
영혼의 가압장 ______ 77
4부 발아된 희망은 어둠 속 꽃을 피우고
자화상 ______ 80
아이리스 ______ 81
르오노강의 별 달밤 ______ 82
해바라기 ______ 83
감자 먹는 사람들 ______ 84
까마귀 나는 보리밭 ______ 85
밤의 카페테라스 ______ 86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______ 87
아를의 붉은 포도밭 ______ 88
꽃피는 아몬드 나무 ______ 89
씨 뿌리는 사람 ______ 90
착한 사마리아인 ______ 91
측백나무와 별과 길 ______ 92
생 레미의 정신병원 뜰 ______ 93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를르 풍경 ______ 94
별, 달밤 ______ 95
석양의 버드나무 ______ 96
5부 거취를 읽어가는 사려 깊은 알고리즘
전자레인지 속 데워지는 저녁 ______ 98
해시태그 ______ 99
AI 시대 ______ 100
현대시 작법 ______ 101
나를 클릭하다 ______ 102
홈쇼핑 사냥법 ______ 103
각설탕 ______ 104
그럼에도 불구하고 ______ 105
키오스크 ______ 106
마지막 고백 ______ 107
꽃처럼 한 철을 사랑해 줄 건가요 ______ 108
리듬 속에 그 춤을 ______ 109
미스터 셰프 ______ 110
헤드라인 ______ 111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______ 112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______ 113
핑크뮬리 ______ 114
카페인 충전소 ______ 115
삼겹살 랩소디 ______ 116
소파를 리폼하며 ______ 117
저문 날의 삽화 ______ 118
추억은 늘 목마르다 ______ 119
│해설│이달균(시인)
시의 본질을 응시하는 냉철한 시선 ______ 121
디지털뷰 속으로 내리는 눈 ______ 12
고로쇠 눈물 ______ 13
아웃포커스 ______ 14
카톡 사랑 ______ 15
무렵 ______ 16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서 ______ 17
종이컵 ______ 18
꿈꾸는 인연 ______ 19
너튜브 ______ 20
바람의 기억 ______ 21
높이뛰기 ______ 22
지하철 7호선 파도를 타고 ______ 23
그러데이션 ______ 24
레이저 시술 ______ 25
콘센트 ______ 26
흑룡만리 ______ 27
격렬비열도 ______ 28
풍경으로 읽는 시 ______ 29
압력솥 ______ 30
구포국수에 관한 명상 ______ 31
2부 시장기로 떠돌던 날의 고백
통영랩소디 1 ______ 34
통영랩소디 2 ______ 35
통영랩소디 3 ______ 36
통영랩소디 4 ______ 37
통영랩소디 5 ______ 38
통영랩소디 6 ______ 39
통영랩소디 7 ______ 40
통영랩소디 8 ______ 41
통영랩소디 9 ______ 42
통영랩소디 10 ______ 43
통영랩소디 11 ______ 44
통영랩소디 12 ______ 45
통영랩소디 13 ______ 46
통영랩소디 14 ______ 47
통영랩소디 15 ______ 48
통영랩소디 16 ______ 49
통영랩소디 17 ______ 50
통영랩소디 18 ______ 51
통영랩소디 19 ______ 52
통영랩소디 20 ______ 53
통영랩소디 21 ______ 54
통영랩소디 22 ______ 55
3부 탈부착이 가능한 생애의 옷 한 벌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______ 58
펫로스 증후군 ______ 59
발치 ______ 60
프린터 ______ 61
짜장면 랩소디 ______ 62
블랙커피 ______ 63
삼각김밥 ______ 64
수선의 하루 ______ 65
심야 영화관 ______ 66
마네킹 ______ 67
탑골공원 ______ 68
녹아웃 ______ 69
폭탄주 제조법 ______ 70
맹그로브 숲에서 ______ 71
기보를 읽다 ______ 72
코인 세탁소 ______ 73
윗세오름을 오르며 ______ 74
고봉밥 ______ 75
반디니 피에타 ______ 76
영혼의 가압장 ______ 77
4부 발아된 희망은 어둠 속 꽃을 피우고
자화상 ______ 80
아이리스 ______ 81
르오노강의 별 달밤 ______ 82
해바라기 ______ 83
감자 먹는 사람들 ______ 84
까마귀 나는 보리밭 ______ 85
밤의 카페테라스 ______ 86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 ______ 87
아를의 붉은 포도밭 ______ 88
꽃피는 아몬드 나무 ______ 89
씨 뿌리는 사람 ______ 90
착한 사마리아인 ______ 91
측백나무와 별과 길 ______ 92
생 레미의 정신병원 뜰 ______ 93
복숭아꽃이 만발한 아를르 풍경 ______ 94
별, 달밤 ______ 95
석양의 버드나무 ______ 96
5부 거취를 읽어가는 사려 깊은 알고리즘
전자레인지 속 데워지는 저녁 ______ 98
해시태그 ______ 99
AI 시대 ______ 100
현대시 작법 ______ 101
나를 클릭하다 ______ 102
홈쇼핑 사냥법 ______ 103
각설탕 ______ 104
그럼에도 불구하고 ______ 105
키오스크 ______ 106
마지막 고백 ______ 107
꽃처럼 한 철을 사랑해 줄 건가요 ______ 108
리듬 속에 그 춤을 ______ 109
미스터 셰프 ______ 110
헤드라인 ______ 111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______ 112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______ 113
핑크뮬리 ______ 114
카페인 충전소 ______ 115
삼겹살 랩소디 ______ 116
소파를 리폼하며 ______ 117
저문 날의 삽화 ______ 118
추억은 늘 목마르다 ______ 119
│해설│이달균(시인)
시의 본질을 응시하는 냉철한 시선 ______ 121
저자
저자
박정수
시인은 경남 통영에서 출생했다.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이듬해 시조와 비평으로 등단했다. 기독교 시 부문 문학상, 경남문학우수작품상, 천태문학상, 천강문학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시와 시조를 병행하며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그가 추구하며 몰입하는 세계는 가시적인 단순한 서경적 구조가 아닌 인간의 삶을 관조하는 사물적 시선의 고찰이다. 다시 말해 그는 냉철한 사물주의자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 최고조로 절제된 감정의 호흡으로 구석구석 노출된 적나라한 흔적들을 관찰하며 드러난 모순의 상처를 도려내고 해부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는 수술의 메스를 들고 있는 진지한 의사처럼 보인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거울 후면에 놓여 비추지 못한 곳에 자라나는 슬픔의 성찰이다. 그곳에 놓인 모순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는 한 마리 맹수의 눈빛같이 그의 시선은 뜨겁고 매섭다.
그가 추구하며 몰입하는 세계는 가시적인 단순한 서경적 구조가 아닌 인간의 삶을 관조하는 사물적 시선의 고찰이다. 다시 말해 그는 냉철한 사물주의자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다. 최고조로 절제된 감정의 호흡으로 구석구석 노출된 적나라한 흔적들을 관찰하며 드러난 모순의 상처를 도려내고 해부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그는 수술의 메스를 들고 있는 진지한 의사처럼 보인다.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거울 후면에 놓여 비추지 못한 곳에 자라나는 슬픔의 성찰이다. 그곳에 놓인 모순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는 한 마리 맹수의 눈빛같이 그의 시선은 뜨겁고 매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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