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우리돌의 광야(양장본 Hardcover)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중앙아시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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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로 내몰린 한인 강제 이주 역사, 봉오동·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 3대에 걸쳐 열네 명의 독립운동가를 낸 허위 가문의 잊힌 이야기, 맨손으로 일궈낸 고려극장과 콜호스(집단농장)의 영광, 벌판에 버려진 수많은 한인 옛 무덤터…. 국외독립운동사적지 기록 프로젝트 '뭉우리돌을 찾아서', 그 세 번째 여정 《뭉우리돌의 광야》는 중앙아시아에 남겨진 이야기다.
김동우 작가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사로잡혀 2017년부터 전 세계 독립운동사적지와 후손들을 찾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뭉우리돌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중앙아시아 편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수차례 방문해 직접 발로 뛰며 채집한 사진과 이야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든다.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은 몇이나 될까.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미지는 묘지와 비석이다.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뭉우리돌은 이제 비석이 되어 광야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 광야에서 잊혀가는 이름들을 다시 현재로 불러내며, 역사는 기록되고 기억될 때 비로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김동우 작가는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사로잡혀 2017년부터 전 세계 독립운동사적지와 후손들을 찾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뭉우리돌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중앙아시아 편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수차례 방문해 직접 발로 뛰며 채집한 사진과 이야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든다.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은 몇이나 될까.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이미지는 묘지와 비석이다.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뭉우리돌은 이제 비석이 되어 광야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 책은 중앙아시아 광야에서 잊혀가는 이름들을 다시 현재로 불러내며, 역사는 기록되고 기억될 때 비로소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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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김동우 작가 세 번째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중앙아시아 편, 《뭉우리돌의 광야》
"망각에 점령당한 그곳에는 외로움이 가득했다…"
우리 독립운동의 흔적을 오늘의 기억으로 아로새기다
"자세히 톺아보면 드넓은 광야에는 반짝이는 뭉우리돌이 여럿 박혀 있다. 사실 그것들은 어디로 가지도, 숨지도 않은 채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단지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을 뿐." 일제강점기 국외독립운동 중심지 중 하나였던 연해주에서 일순간 한인들이 사라진다. 날벼락 같던 소련의 강제 이주 명령, 열차는 중앙아시아 황무지에 멈춰 선다. 지금은 무덤만이 마을을 이루는 그 광야에서 김동우 작가는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독립운동가와 한인 디아스포라의 흔적을 하나씩 주워 담았다.
김동우 작가는 2017년부터 국내외 여러 나라에 산재한 독립운동사적지와 독립운동가 후손을 취재하는 '뭉우리돌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김구의 《백범일지》에서 비롯됐다. 김구가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었을 때 일본 순사가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냐!"라고 말하며 그를 고문했다. 그 말에 김구는 오히려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했다. 작가는 김구의 말에서 착안하여 세계 곳곳에 뭉우리돌처럼 굳건히 박혀 독립운동에 생을 바친 이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국내 등 11개국 현장을 수만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으며,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뭉우리돌의 바다》, 《뭉우리돌의 들녘》으로 이어져 온 국외독립운동사적지 기록 프로젝트는 이번 《뭉우리돌의 광야》 중앙아시아 편으로 연결된다. 밀도 있는 취재를 위해 여러 차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스물세 개 이상의 도시를 발로 뛰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중앙아시아 취재는 장장 8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절절하고 생생한 인터뷰를 실었으며, 독립운동사적지 및 중앙아시아 현장 사진 183컷을 엄선해 책에 담았다. 취재는 독립기념관 정보를 기본으로 했으며, 단행본과 논문, 국내외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역사적 사실 관계를 촘촘히 검증했다.
"개인 짐은 1인당 30킬로그램, 그것이 그들에게 허락된 삶의 무게였다."
애도받지 못한 비극의 한인 강제 이주 역사,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중앙아시아의 허허벌판. 1863년 두만강을 건너 연해주에 정착한 한인들은 70여 년 뒤인 1937년, 영문도 모른 채 열차에 실려 이곳 중앙아시로 강제 이주 당한다. 허락된 것은 개인 짐 1인당 30킬로그램뿐. 집과 살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빈털터리로 쫓기듯 열차에 올라야 했다. 병원에 누워 있던 환자까지 강제 퇴원시켜 합류시킨다. 조상 묘를 두고 갈 수 없어 흙 한 줌 챙겨 담는 이도 있었다. 흔히 '고려인'으로 불리는 이들을 저자는 '한인'이라 고쳐 부른다. 중앙아시아에 내던져진 사람들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지를 오가며 같은 역사를 써 내려간 우리 조상들이라는 뜻에서다.
하루아침에 무너진 독립운동의 성지 연해주, 급변한 소련의 민족 정책과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 같은 시기 정점에 달했던 대숙청으로 희생된 독립투사들과 한인 지도자들, 그럼에도 낯설고 척박한 중앙아시아 땅에서 고려극장과 콜호스(집단농장) 등 예술과 농업으로 기적처럼 역사를 지키고 생을 이어간 한인의 삶을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잇는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역사의 흐름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든다. 왜 우리는 제대로 된 강제 이주 추모관조차 아직 세우지 못했을까.
맨손으로 일궈낸 고려극장과 콜호스의 영광, 청산리 영웅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
3대에 걸쳐 싸운 가문의 최후, 벌판에 버려진 수많은 한인 옛 무덤터…
다 듣지 못한 이야기, 광야에 남겨진 뭉우리돌을 찾아서
김동우 작가의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그 세 번째 책 《뭉우리돌의 광야》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독립운동사를 마주할 수 있다. '독립전쟁의 첫 승리', '최대 승리'로 일컬어지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 우리는 쉽게 이 전설적인 독립영웅의 영광 가득한 말년을 짐작하지만 사실 그의 마지막이 어떠했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다. 홍범도는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되어 병원 경비, 고려극장 수위, 정미소 근로자 등을 전전하다 크즐오르다에서 생을 마친다. 그의 사망설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책에는 그의 마지막 생에 대한 이야기와 처음 묻힌 묘소에서 행방불명되었던 철비를 되찾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3대에 걸쳐 열네 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해 '독립운동 명문가'로 칭해지는 허위 가문 또한 대부분 키르기스스탄에서 쓸쓸한 말년을 맞았다.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을 요청하고자 한국을 방문했던 80세 노구의 허위 가문 후손은 종로 낙원상가 어느 여관방에서 지내다 빈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야 했다.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후손은 그저 단 하나를 바랐을 뿐이다.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하고 가르쳐달라."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1995년 후손을 자처한 이가 후손 행세를 한 사기꾼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가짜 후손 문제가 터지자 현충원은 기존 묘역을 없애고 이 사실을 직계 후손에게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묘소를 만들려고 했으나 국립묘지법상 순국선열의 유해 없이는 불가했다. 그러나 최재형은 러시아 소비에트 스카야 언덕에서 일본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될 뿐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결국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국립묘지법을 개정해 묘소가 정비된다.
우리 역사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 소련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지들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회고록과 자서전을 수집하고 작성한 이인섭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다 해도 스스로 부여한 과업을 꿋꿋이 이행한 그는 70여 종의 귀중한 기록물을 남겼다. 홍범도와 함께 싸운 전우들의 스토리를 무대에서 되살려 오늘에 이르게 한 고려극장의 태장춘도 중앙아시아에 있다. 모두 펜으로 행한 저항과 실천이었으며, 또 다른 독립운동이었다.
"마음이 바쁜 건 증발해버린 기억과 인정받지 못한 역사 그리고 다 듣지 못한 이야기가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일찍 길을 나섰더라면, 조금 더 부지런히 길을 다녔더라면, 기록하지 못한 날들을 조금 더 위로할 수 있었을 텐데." _본문 중에서
거대한 세계 지도 한가운데, 중앙아시아. 우리에게 생경하기만 한 그곳에 같은 얼굴을 한 한인의 역사가 있다. 항일 의병장 민긍호, 15만 원 탈취 의거 최봉설과 후손, 《십오만 원 사건》 작가 김준, 한글학자이자 역자학자 계봉우와 후손, 벼농사의 기적을 일군 채정학, 김만삼, 김병화, 군신(軍神)이라 불린 김경천… 이 밖에도 책 속에는 수많은 뭉우리돌의 이야기가 있다.
또 하나 이 책이 다른 역사서와 다른 지점은, 저자가 답사 과정에서 마주친 오늘의 중앙아시아를 함께 담아낸다는 데 있다.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2005년 정부군의 발포로 최소 187명(인권단체 추산 최대 1,500명)이 희생된 '안디잔 학살'을 다루며 이를 한국의 5·18 광주와 나란히 놓는다. 독립운동사적지를 좇는 여정이 자연스럽게 국가 폭력과 기억 투쟁이라는 더 넓은 질문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고려극장을 지켜낸 배우들의 이야기, 명절마다 다시 꺼내 드는 화투와 추석 풍경 같은 문화·정체성의 기록도 함께 실려, 이 책이 단순한 독립운동사적지 안내서가 아니라 한인 디아스포라 삶 전체를 향한 기록임을 보여준다.
"이 어두컴컴한 곳을 누가 알며, 여기 깃든 역사를 누가 전하랴."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은 몇이나 될까
광야에 버려진 이름을 다시 부르다
《뭉우리돌의 광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미지는 비석이다. 저자는 중앙아시아의 공동묘지를 헤집고 다닌다.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뭉우리돌은 이제 비석이 되어 광야에 우두커니 서 있다. 우거진 수풀 속에 가려져 있거나, 깨어져 있거나 녹슬어 있는 비석들. 저자는 비석을 바라보며 말한다. "망자들과 눈을 맞추며 깨달은 내 해석이 맞다면 그들은 기억되고 싶을 뿐이다."
저자는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그들을 발굴하고, 행여 다시 흩어질까 가슴을 졸인다. 사라짐의 끝에서 겨우 채집해낸 역사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심어져 되살아나길 소원하며, 오늘도 방랑자처럼 길을 헤맨다. '뭉우리돌을 찾아서'는 역사가 사라진 곳에서 다시 기억을 이어붙이는 작업, 기억되지 못한 이름들을 다시 현재로 불러오는 작업이다. 이번 책에는 특별히 독자가 사적지를 탐방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현지답사를 바탕으로 확인한 GPS 좌표를 실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소리 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찾아와 다시 이름 불러지길 소망하면서.
"망각에 점령당한 그곳에는 외로움이 가득했다…"
우리 독립운동의 흔적을 오늘의 기억으로 아로새기다
"자세히 톺아보면 드넓은 광야에는 반짝이는 뭉우리돌이 여럿 박혀 있다. 사실 그것들은 어디로 가지도, 숨지도 않은 채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단지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을 뿐." 일제강점기 국외독립운동 중심지 중 하나였던 연해주에서 일순간 한인들이 사라진다. 날벼락 같던 소련의 강제 이주 명령, 열차는 중앙아시아 황무지에 멈춰 선다. 지금은 무덤만이 마을을 이루는 그 광야에서 김동우 작가는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한 독립운동가와 한인 디아스포라의 흔적을 하나씩 주워 담았다.
김동우 작가는 2017년부터 국내외 여러 나라에 산재한 독립운동사적지와 독립운동가 후손을 취재하는 '뭉우리돌을 찾아서'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뭉우리돌'은 둥글둥글하게 생긴 큰 돌을 뜻하는 우리말로, 김구의 《백범일지》에서 비롯됐다. 김구가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되었을 때 일본 순사가 "지주가 전답의 뭉우리돌을 골라내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냐!"라고 말하며 그를 고문했다. 그 말에 김구는 오히려 "오냐, 나는 죽어도 뭉우리돌 정신을 품고 죽겠고, 살아도 뭉우리돌의 책무를 다하리라"라고 답했다. 작가는 김구의 말에서 착안하여 세계 곳곳에 뭉우리돌처럼 굳건히 박혀 독립운동에 생을 바친 이들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일본, 국내 등 11개국 현장을 수만 장의 사진으로 기록했으며,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뭉우리돌의 바다》, 《뭉우리돌의 들녘》으로 이어져 온 국외독립운동사적지 기록 프로젝트는 이번 《뭉우리돌의 광야》 중앙아시아 편으로 연결된다. 밀도 있는 취재를 위해 여러 차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스물세 개 이상의 도시를 발로 뛰었다. 2018년부터 시작된 중앙아시아 취재는 장장 8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절절하고 생생한 인터뷰를 실었으며, 독립운동사적지 및 중앙아시아 현장 사진 183컷을 엄선해 책에 담았다. 취재는 독립기념관 정보를 기본으로 했으며, 단행본과 논문, 국내외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역사적 사실 관계를 촘촘히 검증했다.
"개인 짐은 1인당 30킬로그램, 그것이 그들에게 허락된 삶의 무게였다."
애도받지 못한 비극의 한인 강제 이주 역사,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중앙아시아의 허허벌판. 1863년 두만강을 건너 연해주에 정착한 한인들은 70여 년 뒤인 1937년, 영문도 모른 채 열차에 실려 이곳 중앙아시로 강제 이주 당한다. 허락된 것은 개인 짐 1인당 30킬로그램뿐. 집과 살림 모든 것을 포기하고 빈털터리로 쫓기듯 열차에 올라야 했다. 병원에 누워 있던 환자까지 강제 퇴원시켜 합류시킨다. 조상 묘를 두고 갈 수 없어 흙 한 줌 챙겨 담는 이도 있었다. 흔히 '고려인'으로 불리는 이들을 저자는 '한인'이라 고쳐 부른다. 중앙아시아에 내던져진 사람들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지를 오가며 같은 역사를 써 내려간 우리 조상들이라는 뜻에서다.
하루아침에 무너진 독립운동의 성지 연해주, 급변한 소련의 민족 정책과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 같은 시기 정점에 달했던 대숙청으로 희생된 독립투사들과 한인 지도자들, 그럼에도 낯설고 척박한 중앙아시아 땅에서 고려극장과 콜호스(집단농장) 등 예술과 농업으로 기적처럼 역사를 지키고 생을 이어간 한인의 삶을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잇는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역사의 흐름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붙든다. 왜 우리는 제대로 된 강제 이주 추모관조차 아직 세우지 못했을까.
맨손으로 일궈낸 고려극장과 콜호스의 영광, 청산리 영웅 홍범도 장군의 마지막 생,
3대에 걸쳐 싸운 가문의 최후, 벌판에 버려진 수많은 한인 옛 무덤터…
다 듣지 못한 이야기, 광야에 남겨진 뭉우리돌을 찾아서
김동우 작가의 국외독립운동 이야기, 그 세 번째 책 《뭉우리돌의 광야》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독립운동사를 마주할 수 있다. '독립전쟁의 첫 승리', '최대 승리'로 일컬어지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대첩을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 우리는 쉽게 이 전설적인 독립영웅의 영광 가득한 말년을 짐작하지만 사실 그의 마지막이 어떠했는지 아는 이는 거의 없다. 홍범도는 1937년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되어 병원 경비, 고려극장 수위, 정미소 근로자 등을 전전하다 크즐오르다에서 생을 마친다. 그의 사망설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책에는 그의 마지막 생에 대한 이야기와 처음 묻힌 묘소에서 행방불명되었던 철비를 되찾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3대에 걸쳐 열네 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해 '독립운동 명문가'로 칭해지는 허위 가문 또한 대부분 키르기스스탄에서 쓸쓸한 말년을 맞았다. 독립운동가 후손 지원을 요청하고자 한국을 방문했던 80세 노구의 허위 가문 후손은 종로 낙원상가 어느 여관방에서 지내다 빈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돌아가야 했다.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후손은 그저 단 하나를 바랐을 뿐이다.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하고 가르쳐달라."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1995년 후손을 자처한 이가 후손 행세를 한 사기꾼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가짜 후손 문제가 터지자 현충원은 기존 묘역을 없애고 이 사실을 직계 후손에게 알리지 않았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묘소를 만들려고 했으나 국립묘지법상 순국선열의 유해 없이는 불가했다. 그러나 최재형은 러시아 소비에트 스카야 언덕에서 일본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추정될 뿐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결국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국립묘지법을 개정해 묘소가 정비된다.
우리 역사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 소련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지들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며 회고록과 자서전을 수집하고 작성한 이인섭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다 해도 스스로 부여한 과업을 꿋꿋이 이행한 그는 70여 종의 귀중한 기록물을 남겼다. 홍범도와 함께 싸운 전우들의 스토리를 무대에서 되살려 오늘에 이르게 한 고려극장의 태장춘도 중앙아시아에 있다. 모두 펜으로 행한 저항과 실천이었으며, 또 다른 독립운동이었다.
"마음이 바쁜 건 증발해버린 기억과 인정받지 못한 역사 그리고 다 듣지 못한 이야기가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일찍 길을 나섰더라면, 조금 더 부지런히 길을 다녔더라면, 기록하지 못한 날들을 조금 더 위로할 수 있었을 텐데." _본문 중에서
거대한 세계 지도 한가운데, 중앙아시아. 우리에게 생경하기만 한 그곳에 같은 얼굴을 한 한인의 역사가 있다. 항일 의병장 민긍호, 15만 원 탈취 의거 최봉설과 후손, 《십오만 원 사건》 작가 김준, 한글학자이자 역자학자 계봉우와 후손, 벼농사의 기적을 일군 채정학, 김만삼, 김병화, 군신(軍神)이라 불린 김경천… 이 밖에도 책 속에는 수많은 뭉우리돌의 이야기가 있다.
또 하나 이 책이 다른 역사서와 다른 지점은, 저자가 답사 과정에서 마주친 오늘의 중앙아시아를 함께 담아낸다는 데 있다. 우즈베키스탄 안디잔에서 2005년 정부군의 발포로 최소 187명(인권단체 추산 최대 1,500명)이 희생된 '안디잔 학살'을 다루며 이를 한국의 5·18 광주와 나란히 놓는다. 독립운동사적지를 좇는 여정이 자연스럽게 국가 폭력과 기억 투쟁이라는 더 넓은 질문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고려극장을 지켜낸 배우들의 이야기, 명절마다 다시 꺼내 드는 화투와 추석 풍경 같은 문화·정체성의 기록도 함께 실려, 이 책이 단순한 독립운동사적지 안내서가 아니라 한인 디아스포라 삶 전체를 향한 기록임을 보여준다.
"이 어두컴컴한 곳을 누가 알며, 여기 깃든 역사를 누가 전하랴."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 우리가 기억하는 이름은 몇이나 될까
광야에 버려진 이름을 다시 부르다
《뭉우리돌의 광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미지는 비석이다. 저자는 중앙아시아의 공동묘지를 헤집고 다닌다. 대한독립을 위해 생을 바친 뭉우리돌은 이제 비석이 되어 광야에 우두커니 서 있다. 우거진 수풀 속에 가려져 있거나, 깨어져 있거나 녹슬어 있는 비석들. 저자는 비석을 바라보며 말한다. "망자들과 눈을 맞추며 깨달은 내 해석이 맞다면 그들은 기억되고 싶을 뿐이다."
저자는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그들을 발굴하고, 행여 다시 흩어질까 가슴을 졸인다. 사라짐의 끝에서 겨우 채집해낸 역사가 누군가의 기억 속에 심어져 되살아나길 소원하며, 오늘도 방랑자처럼 길을 헤맨다. '뭉우리돌을 찾아서'는 역사가 사라진 곳에서 다시 기억을 이어붙이는 작업, 기억되지 못한 이름들을 다시 현재로 불러오는 작업이다. 이번 책에는 특별히 독자가 사적지를 탐방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현지답사를 바탕으로 확인한 GPS 좌표를 실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소리 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찾아와 다시 이름 불러지길 소망하면서.
목차
목차
서문 | 외롭지 않았으면
중앙아시아
고선지, 서역을 호령한 고구려인
"머니! 머니!"
억울한 누명
이주 실험
혼란의 전야
9.11
모욕당한 품위
1장.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 서문
곡으로 시작하는 하루
흉물
토굴을 찾아
고려극장
홍범도를 살려낸 태장춘
고려극장의 '별'을 찾다
광복 80주년 숙제
계수나무 할머니
우리의 자세
인민배우 김진이 남긴 미스터리
100년의 기억
보물창고에서 찾은 애달픔
계봉우의 마지막 독립운동
외면한 현장
홍범도의 말할 수 없던 죽음
저명한 조선 빨치산 대장
설레발의 최후
전설이 된 '쌀'
제3인터내셔널 채정학
'벼농사꾼의 어버이' 김만삼
상처 입은 영웅
서쪽으로 서쪽으로, 아랄로
악마의 목구멍
일본의 원투 펀치
군신으로 불린 사나이 김경천
경천아일록
2장.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서문
가짜 후손 사건
운수 좋은 날
독립운동가 후손을 찾아 카라콜로
'객관적 우연'
왕산 허위 의병장
허위 가문 사람들
애절한 죽음
외롭더라, 사람이더라
흩어진 시선
설전
오시로 간 이유
3장.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서문
안디잔과 광주
인민의 적
조금 다른 독립운동
실천적 역사가
초인
불온한 민족에서 소비에트 영웅으로
북극성 콜호스
덕장
김병화의 마지막 모습
고본질
황당한 자료, 허술한 관리
한성걸 후손 한 블라디슬라브
그렇게 한 장
추석 풍경
완성된 삶의 문장
퍼즐 한 조각을 맞추다
쓰러진 한 천도교인 묘비
'고려 냄새'를 기록한 안 빅토르
내가 있다, 또 없다
고향 땅 한 줌 흙이 소원이었던 사람
화투, 조금 다른 초상
기억의 연결
책을 나오며 | 날 움직이는 힘
참고 자료
중앙아시아
고선지, 서역을 호령한 고구려인
"머니! 머니!"
억울한 누명
이주 실험
혼란의 전야
9.11
모욕당한 품위
1장.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 서문
곡으로 시작하는 하루
흉물
토굴을 찾아
고려극장
홍범도를 살려낸 태장춘
고려극장의 '별'을 찾다
광복 80주년 숙제
계수나무 할머니
우리의 자세
인민배우 김진이 남긴 미스터리
100년의 기억
보물창고에서 찾은 애달픔
계봉우의 마지막 독립운동
외면한 현장
홍범도의 말할 수 없던 죽음
저명한 조선 빨치산 대장
설레발의 최후
전설이 된 '쌀'
제3인터내셔널 채정학
'벼농사꾼의 어버이' 김만삼
상처 입은 영웅
서쪽으로 서쪽으로, 아랄로
악마의 목구멍
일본의 원투 펀치
군신으로 불린 사나이 김경천
경천아일록
2장.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스스탄 서문
가짜 후손 사건
운수 좋은 날
독립운동가 후손을 찾아 카라콜로
'객관적 우연'
왕산 허위 의병장
허위 가문 사람들
애절한 죽음
외롭더라, 사람이더라
흩어진 시선
설전
오시로 간 이유
3장.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서문
안디잔과 광주
인민의 적
조금 다른 독립운동
실천적 역사가
초인
불온한 민족에서 소비에트 영웅으로
북극성 콜호스
덕장
김병화의 마지막 모습
고본질
황당한 자료, 허술한 관리
한성걸 후손 한 블라디슬라브
그렇게 한 장
추석 풍경
완성된 삶의 문장
퍼즐 한 조각을 맞추다
쓰러진 한 천도교인 묘비
'고려 냄새'를 기록한 안 빅토르
내가 있다, 또 없다
고향 땅 한 줌 흙이 소원이었던 사람
화투, 조금 다른 초상
기억의 연결
책을 나오며 | 날 움직이는 힘
참고 자료
저자
저자
김동우 국외독립운동 흔적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가. 2017년부터 시작해 국내와 인도, 중국, 미국, 멕시코, 쿠바, 러시아,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일본 11개국을 취재했다. 2021년 출간된 《뭉우리돌의 바다》에선 인도, 멕시코, 쿠바, 미국의 독립운동 사적지와 후손을 기록했으며, 2024년 나온 《뭉우리돌의 들녘》에선 러시아와 네덜란드를 다뤘다. 세 번째 시리즈 《뭉우리돌의 광야》 무대는 중앙아시아다. 밀도 있는 취재를 위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 산재한 강제 이주 현장을 여러 차례 발로 뛰었다. 줄곧 관심은 잊힌 건물 터와 묘지, 후손들 기억에 박혀 있었다. 이를 통해 사라진 역사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 가고 있다. 답사, 기록, 전시, 강연, 집필을 병행하며 다방면으로 우리 역사를 기억에 다시 새기는 데 힘쓰고 있다. 국가보훈부 보훈문화상, 다큐멘터리 온빛사진상, 국가기록관리 유공자 표창, 최재형상(활동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가보훈부 정책자문위원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는 《뭉우리돌의 바다》, 《뭉우리돌의 들녘》, 《뭉우리돌을 찾아서(사진집)》, 《세계에 남겨진 독립운동의 현장》, 《걷다 보니 남미였어》, 《트레킹으로 지구 한 바퀴》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road_dongwoo | 페이스북 @dw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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