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나무숲 운동회(청색종이 동화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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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늘이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높이
선영의 동화집 『떡갈나무숲 운동회』에는 「떡갈나무숲 운동회」와 「휴대전화기 속 세상」 두 편이 실려 있다. 하나는 숲속 동물들의 운동회를, 다른 하나는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휴대전화에 몰입한 아이의 디지털 세계 여행을 그린다. 겉으로는 전통적인 우화와 오늘날의 디지털 판타지로 갈라지지만, 두 작품의 중심에는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하나의 질문이 놓여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한때 공평함을 "모두가 같은 높이의 하늘을 갖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자라면서 "키가 작은 사람에게는 더 높은 받침대를 주는 것이 공평한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옮겨 갔다고 적는다. 이 짧은 고백이 동화집 전체를 읽는 열쇠가 된다. 이 책이 말하는 공평함은 똑같이 나누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에게 필요한 것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건네는 일에 가깝다.
선영의 동화집 『떡갈나무숲 운동회』에는 「떡갈나무숲 운동회」와 「휴대전화기 속 세상」 두 편이 실려 있다. 하나는 숲속 동물들의 운동회를, 다른 하나는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 휴대전화에 몰입한 아이의 디지털 세계 여행을 그린다. 겉으로는 전통적인 우화와 오늘날의 디지털 판타지로 갈라지지만, 두 작품의 중심에는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하나의 질문이 놓여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한때 공평함을 "모두가 같은 높이의 하늘을 갖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자라면서 "키가 작은 사람에게는 더 높은 받침대를 주는 것이 공평한 세상"이라는 생각으로 옮겨 갔다고 적는다. 이 짧은 고백이 동화집 전체를 읽는 열쇠가 된다. 이 책이 말하는 공평함은 똑같이 나누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에게 필요한 것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건네는 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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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떡갈나무숲 운동회」는 다리를 다친 기린이 운동회에 참가하자 여우가 이를 "불공평하다"고 여기는 데서 시작된다. 여우는 상대 팀도 눈을 감거나 다리를 묶고 뛰게 하자고 제안하지만, 불리함을 옮긴다고 불공평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작가는 공평을 '동일한 조건'의 문제에서 '관계의 방식'으로 전환시킨다.
전환의 계기는 떡갈나무다. 기린이 다친 원인이 자신의 드러난 뿌리 때문임을 알게 된 떡갈나무는 책임을 인정하지만, 그 뿌리 역시 안개와 바람 때문에 메말라 있었다. 기린은 "나도 네 입장이 되면 너처럼 똑같이 그랬을 것 같아"라고 답한다. 이해한다는 것은 잘못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게 아니라 행동 뒤의 사정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떡갈나무가 제안한 '오래 매달리기'에서는 여우가 떨어지려 할 때 토끼가 귀를 내어 주고, 기린이 여우를 붙잡는다. 경쟁의 규칙은 그대로지만 의미가 변한다. 누군가가 떨어지면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붙잡아 주는 것이 모두가 살아남는 방식이 된다. 그러므로 마지막의 '무승부'는 승부의 실패가 아니라 승부를 넘어선 결과다. 차이는 끝까지 없어지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관계 속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쓰이는 순간이다.
「휴대전화기 속 세상」은 같은 문제를 가족이라는 더 가까운 관계에서 다룬다. 연이는 상을 받는 날에도 부모와 함께하지 못하고, 부모가 다투는 소리를 이불과 이어폰으로 막는다. 연이에게 휴대전화는 사람에게 말할 수 없게 된 아이가 숨어드는 피난처이지, 처음부터 중독의 대상이 아니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흔한 '사용을 줄이자'는 이야기와 구별된다.
디지털 왕국의 '감정 기록실'에는 연이가 남긴 행동들이 감정의 데이터처럼 쌓여 있다. 삐약이는 문자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트는 순간마다 연이의 감정이 드러나고 있었다고 말한다. 연이가 검색창에 적은 "심장이 아픈 건 어떻게 하면 멈출까?"는 몸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묻는 말이었다. 다만 감정 기록실은 그 마음을 보여 줄 뿐, 현실의 누군가에게 전하는 일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삐약이가 연이를 다시 현실로 돌려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숲의 떡갈나무와 손안의 휴대전화는 이렇듯 같은 일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을 만드는 일이다.
두 작품에서 갈등의 원인은 비슷하다. 여우는 다친 기린의 처지를 경기의 불리함으로만 바라보고, 연이는 부모의 다툼을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인다. 악한 인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서 오해가 생긴다.
그래서 두 작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여 주는 장치가 하나씩 있다. 땅 밑에 있어야 할 뿌리와 사람의 안쪽에 있어야 할 감정이 각각 눈앞에 드러난다. 기린은 떡갈나무의 메마른 뿌리를 보고, 연이는 부모의 감정 기록을 본다. 그 순간 깨닫는 것은 상처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알지 못했던 사정과 두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동화집의 핵심어는 '배려'보다 오히려 '상상력'에 가깝다.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일은 내가 볼 수 없는 사람의 내부를 상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동화집은 주제를 상당히 분명하게 전달하려 한다. 여우가 토끼의 귀를 붙잡는 순간, 연이가 검색창에 자신의 고통을 적는 순간, 방을 나서 부모에게 "저 할 얘기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 작품의 문학적 가능성은 교훈을 말하는 문장보다 이런 장면들에서 더 크게 살아난다.
두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 다시 「작가의 말」로 돌아가게 된다. "가족 간의 사랑도 서로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마음을 건네는 것"이라는 문장이 두 작품의 구조를 관통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같은'이 아니라 '필요한'이다.
기린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친구들도 다리를 묶는 일이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경기였다. 여우에게 필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 붙잡아 줄 손이었다. 연이에게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동화집은 사람마다 다른 결핍을 가진 채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숲의 나무들은 같은 높이로 자라지 않고, 은하수의 별들도 같은 빛을 내지 않지만, 그 각각이 모여 숲이 되고 은하수가 된다.
함께한다는 것은 같아지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채로, 서로가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일이다.
전환의 계기는 떡갈나무다. 기린이 다친 원인이 자신의 드러난 뿌리 때문임을 알게 된 떡갈나무는 책임을 인정하지만, 그 뿌리 역시 안개와 바람 때문에 메말라 있었다. 기린은 "나도 네 입장이 되면 너처럼 똑같이 그랬을 것 같아"라고 답한다. 이해한다는 것은 잘못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게 아니라 행동 뒤의 사정을 함께 바라보는 일이다.
떡갈나무가 제안한 '오래 매달리기'에서는 여우가 떨어지려 할 때 토끼가 귀를 내어 주고, 기린이 여우를 붙잡는다. 경쟁의 규칙은 그대로지만 의미가 변한다. 누군가가 떨어지면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붙잡아 주는 것이 모두가 살아남는 방식이 된다. 그러므로 마지막의 '무승부'는 승부의 실패가 아니라 승부를 넘어선 결과다. 차이는 끝까지 없어지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관계 속에서 다른 가능성으로 쓰이는 순간이다.
「휴대전화기 속 세상」은 같은 문제를 가족이라는 더 가까운 관계에서 다룬다. 연이는 상을 받는 날에도 부모와 함께하지 못하고, 부모가 다투는 소리를 이불과 이어폰으로 막는다. 연이에게 휴대전화는 사람에게 말할 수 없게 된 아이가 숨어드는 피난처이지, 처음부터 중독의 대상이 아니다. 이 점에서 이 작품은 흔한 '사용을 줄이자'는 이야기와 구별된다.
디지털 왕국의 '감정 기록실'에는 연이가 남긴 행동들이 감정의 데이터처럼 쌓여 있다. 삐약이는 문자를 보내거나 게임을 하거나 음악을 트는 순간마다 연이의 감정이 드러나고 있었다고 말한다. 연이가 검색창에 적은 "심장이 아픈 건 어떻게 하면 멈출까?"는 몸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묻는 말이었다. 다만 감정 기록실은 그 마음을 보여 줄 뿐, 현실의 누군가에게 전하는 일까지 대신하지는 못한다. 삐약이가 연이를 다시 현실로 돌려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숲의 떡갈나무와 손안의 휴대전화는 이렇듯 같은 일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을 만드는 일이다.
두 작품에서 갈등의 원인은 비슷하다. 여우는 다친 기린의 처지를 경기의 불리함으로만 바라보고, 연이는 부모의 다툼을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인다. 악한 인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서 오해가 생긴다.
그래서 두 작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여 주는 장치가 하나씩 있다. 땅 밑에 있어야 할 뿌리와 사람의 안쪽에 있어야 할 감정이 각각 눈앞에 드러난다. 기린은 떡갈나무의 메마른 뿌리를 보고, 연이는 부모의 감정 기록을 본다. 그 순간 깨닫는 것은 상처가 사라진다는 사실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알지 못했던 사정과 두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 동화집의 핵심어는 '배려'보다 오히려 '상상력'에 가깝다. 타인의 입장을 생각하는 일은 내가 볼 수 없는 사람의 내부를 상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동화집은 주제를 상당히 분명하게 전달하려 한다. 여우가 토끼의 귀를 붙잡는 순간, 연이가 검색창에 자신의 고통을 적는 순간, 방을 나서 부모에게 "저 할 얘기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이 작품의 문학적 가능성은 교훈을 말하는 문장보다 이런 장면들에서 더 크게 살아난다.
두 이야기를 함께 읽으면 다시 「작가의 말」로 돌아가게 된다. "가족 간의 사랑도 서로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마음을 건네는 것"이라는 문장이 두 작품의 구조를 관통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같은'이 아니라 '필요한'이다.
기린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친구들도 다리를 묶는 일이 아니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경기였다. 여우에게 필요한 것은 승패가 아니라 붙잡아 줄 손이었다. 연이에게 필요한 것은 휴대전화를 빼앗기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동화집은 사람마다 다른 결핍을 가진 채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숲의 나무들은 같은 높이로 자라지 않고, 은하수의 별들도 같은 빛을 내지 않지만, 그 각각이 모여 숲이 되고 은하수가 된다.
함께한다는 것은 같아지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채로, 서로가 떨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는 일이다.
목차
목차
작가의 말 ……………………………… 선영 5
떡갈나무숲 운동회 …………………………………… 11
휴대전화기 속 세상 …………………………………… 45
떡갈나무숲 운동회 …………………………………… 11
휴대전화기 속 세상 …………………………………… 45
저자
저자
선영 경기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20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동화 부문 등단
2023년 『너구리 마을의 이상한 편의점』 출간
2025년 『토토와 물방울 요정』 출간
201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인형의 소원」 우수상
2023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태오가 만난 아르고」
최우수상
2024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해나와 욕심을 태우는
번개산」 우수상
2025~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2020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동화 부문 등단
2023년 『너구리 마을의 이상한 편의점』 출간
2025년 『토토와 물방울 요정』 출간
201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인형의 소원」 우수상
2023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태오가 만난 아르고」
최우수상
2024년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해나와 욕심을 태우는
번개산」 우수상
2025~2026년 장애예술 활성화 지원사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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