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바깥에서
노예와 여성, 노동자와 소수자가 바꾼 쓰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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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쓰라 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은 썼다.
이솝에서 볼드윈까지, 열일곱 명의 작가가 말한다, "당신도 쓸 수 있다. 옳게 쓸 수 있다!"
인간의 '읽고 쓴다'는 능력, 곧 언어 장악력이 계급 이슈와 연결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양에서는 라틴어, 동양에서는 한자가 바로 그 권력을 뒷받침해준 언어였다. 이 문자들을 익히는 데만 수년, 길게는 평생이 걸렸던 탓이다. 게다가 그 시간을 벌어줄 여유-노동에서 면제된 시간, 개인 교사, 값비싼 종이와 필기구, 책이 꽂힌 독립된 방-를 가진 사람은 소수의 지배층뿐이었다. 라틴어는 교회와 법정의 언어였고, 한자는 과거(科擧)와 관료제의 언어였다. 문자를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신과 법과 국가에 접근할 자격을 뜻했다. 노예에게는 애초 배울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여성에게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편견이 고착되었으며, 노동자와 식민지인에게는 배운다 해도 쓸 곳이 없다는 좌절감이 있었다. 읽고 쓴다는 것은 이처럼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로 치부되었다. 현대인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역사에는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자격 없다'고 여겨지던 그 자리에서 누군가는 썼다. 배워서 쓴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썼다. 이솝은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은 자리에서, 사포는 여성의 욕망이 언어가 될 수 없던 시대에, 디킨스는 열두 살 구두약 공장 노동자의 자리에서 썼다. 우리는 이 이름들을 이미 안다. 『이솝 우화』를, 『돈키호테』를, 『올리버 트위스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정확히 어떤 밑바닥에서, 무엇에 맞서며 글을 썼는지는 알지 못한다. 문학사는 그들의 이름은 남겼지만, 그들이 서 있던 자리는 슬그머니 지워버렸다. 『표준어 바깥에서』는 바로 그 지워진 자리를 복원하는 책이다. 저자 박홍규는 "이 열일곱 명의 작가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원래는 글을 쓸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글을 써냈기 때문에 다시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문학사를 빛낸 작품이 아니라 "누가, 어떤 글을, 어디에서 썼는가"의 관점에서 다시 배열한 열일곱 편의 작가론이다. 이 책이 제목에 '표준어'라는 단어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준어는 단지 맞춤법에 맞는 말이 아니라 그 시대마다 지배계급이 정하고 관리해 온 언어를 가리킨다. 라틴어와 한자가 그러했듯, 표준어 역시 누가 말하고 쓸 자격이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해 왔다.
이솝에서 볼드윈까지, 열일곱 명의 작가가 말한다, "당신도 쓸 수 있다. 옳게 쓸 수 있다!"
인간의 '읽고 쓴다'는 능력, 곧 언어 장악력이 계급 이슈와 연결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서양에서는 라틴어, 동양에서는 한자가 바로 그 권력을 뒷받침해준 언어였다. 이 문자들을 익히는 데만 수년, 길게는 평생이 걸렸던 탓이다. 게다가 그 시간을 벌어줄 여유-노동에서 면제된 시간, 개인 교사, 값비싼 종이와 필기구, 책이 꽂힌 독립된 방-를 가진 사람은 소수의 지배층뿐이었다. 라틴어는 교회와 법정의 언어였고, 한자는 과거(科擧)와 관료제의 언어였다. 문자를 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신과 법과 국가에 접근할 자격을 뜻했다. 노예에게는 애초 배울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여성에게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편견이 고착되었으며, 노동자와 식민지인에게는 배운다 해도 쓸 곳이 없다는 좌절감이 있었다. 읽고 쓴다는 것은 이처럼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로 치부되었다. 현대인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역사에는 분명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자격 없다'고 여겨지던 그 자리에서 누군가는 썼다. 배워서 쓴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썼다. 이솝은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은 자리에서, 사포는 여성의 욕망이 언어가 될 수 없던 시대에, 디킨스는 열두 살 구두약 공장 노동자의 자리에서 썼다. 우리는 이 이름들을 이미 안다. 『이솝 우화』를, 『돈키호테』를, 『올리버 트위스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정확히 어떤 밑바닥에서, 무엇에 맞서며 글을 썼는지는 알지 못한다. 문학사는 그들의 이름은 남겼지만, 그들이 서 있던 자리는 슬그머니 지워버렸다. 『표준어 바깥에서』는 바로 그 지워진 자리를 복원하는 책이다. 저자 박홍규는 "이 열일곱 명의 작가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원래는 글을 쓸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글을 써냈기 때문에 다시 읽혀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문학사를 빛낸 작품이 아니라 "누가, 어떤 글을, 어디에서 썼는가"의 관점에서 다시 배열한 열일곱 편의 작가론이다. 이 책이 제목에 '표준어'라는 단어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준어는 단지 맞춤법에 맞는 말이 아니라 그 시대마다 지배계급이 정하고 관리해 온 언어를 가리킨다. 라틴어와 한자가 그러했듯, 표준어 역시 누가 말하고 쓸 자격이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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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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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름을 바꿨을 뿐!
신분과 성별에 따라 문자 접근이 갈렸던 시대는 끝났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 구조는 여전히 작동한다. 과거에 라틴어 교사와 값비싼 종이가 계급을 갈랐다면, 오늘날에는 이른 나이부터 쌓인 독서량과 값비싼 사교육, 정교하게 다듬어진 논술 훈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실제로 한 조사는 대치동 아이들의 문해력과 독해력이 다른 학군의 아이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라틴어를 익힐 시간과 돈이 있던 사람만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사교육과 문화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들이 더 정교한 문장을 갖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그 장벽이 신분과 성별이라는 이름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지금은 '노력'과 '재능'이라는 이름으로 은폐된다는 것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더 많은 책과 언어, 더 많은 훈련 속에서 자라는 아이가 있고, 그 바깥에서 출발하는 아이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계급은 여전히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오늘의 문해력 격차는 결국 근대 이전 문자 권력의 재판(再版)이다. 『표준어 바깥에서』의 저자가 2,500년 전 이솝부터 다시 불러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솝과 사포, 디킨스가 겪어낸 '자격 없음'의 자리가 오늘의 문해력 격차와 본질적으로 같은 구조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즉 이 책은 옛 작가들의 뒷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가 누구에게는 쓸 자격을 허락하고 누구에게는 허락하지 않는지를 되묻기 위한 장치다. 2,500년의 시차를 두고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는 사실이야말로 '표준어 바깥에서' 태어난 이 문장들을 지금 다시 읽어야 할 이유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열일곱 개의 대답
이 책이 내놓는 답은 거창하지 않지만 분명하다. 자격이 없다고 믿었던 자리에서도 쓰는 행위 자체가 그 자리를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었던 이솝은 동물의 입을 빌려 우화를 남겼는데 그것들은 2,500년 뒤에도 읽히고 있다. 사포는 남성의 언어 안에 갇혀 있던 여성의 욕망을 최초로 시로 옮겼다.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씩 일하던 열두 살 소년은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올리버 트위스트』로 되살려 찰스 디킨스라는 빛나는 별이 되었다. 안데르센은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지독한 가난 속에서 동화를 썼다. 정비공으로 청년기를 보낸 주제 사라마구는 쉰여덟이 되어서야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다섯 아이를 키우며 청소노동을 하던 스웨덴의 마이아 에켈뢰브는 양동이를 내려놓은 밤마다 일기를 썼고, 그 일기는 훗날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머슴의 딸로 태어나 후처의 자식으로 자란 강경애는 여공과 소작농의 삶을 처음으로 문학 안에 들여놓았다. 제임스 볼드윈은 가장 사적인 상처, 흑인이자 소수자로서 겪은 차별을 문장으로 옮겨 세계인이 읽는 언어로 만들었다. 이들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있는 그대로 쓰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쓰기가 결국 그들의 삶을 증언하고, 나아가 삶을 바꾸었다. 『표준어 바깥에서』가 지금 다시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당신도 쓸 수 있는가.
『표준어 바깥에서』 이렇게 읽자
이 책은 시대순으로 배열된 4부, 17편의 작가론으로 구성된다. 〈1부 노예와 여성의 첫 목소리〉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노예 출신 작가 이솝과 테렌티우스, 그리고 여성 최초로 욕망을 노래한 시인 사포를 다룬다. 문자 권력이라는 범주에 도전장을 내민 최초의 작가들인 셈이다. 이들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고통받았는지, 노예라는 신분, 여성이라는 성별 그 자체가 어떻게 저자성을 의심하고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는지를 눈여겨보면 좋다. 〈2부 근대 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에서는 세르반테스, 안데르센, 디킨스, 트웨인 등 흔히 '모험소설가', '동화작가'로만 소개되었으나 실은 당대 가장 진보적이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이 왜 그런 온화한 이름 뒤에 가려졌는지, 그 이미지가 정작 무엇을 지워버렸는지를 되짚어 읽는 재미가 있다. 〈3부 일하는 몸, 말하는 주체가 되다〉는 노동과 계급의 언어로 20세기 문학을 다시 쓴 이들을 소개한다. 네루다, 사라마구, 귄터 발라프, 제라르 모디랫, 어빈 웰시가 바로 그들인데, 이 가운데는 발라프나 모디랫처럼 대중에게 생소한 작가도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이 노동을 소재가 아니라 몸으로 통과했다는 데 있다. 발라프는 직접 이주노동자로 위장해 잠입했고, 사라마구는 쉰여덟까지 정비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문장을 벼렸다. 〈4부 겹겹의 억압을 넘어서〉는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계급과 젠더, 인종과 식민의 억압이 겹친 자리에서 태어난 문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마이아 에켈뢰브, 라오서, 강경애, 마야 안젤루, 제임스 볼드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억압이 한 사람의 몸 위에 두 겹, 세 겹으로 쌓일 때 무엇을 빼앗기는지, 어떻게 해서 그것을 다시 찾아가는지 따라가며 읽어보자. "글은 여전히 '먹고살 만한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다. 그러나 이 책이 끝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독하게 가난하게 태어나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라는 저자의 한마디가 이 책에 실린 17인의 삶과 문학을 대변한다.
신분과 성별에 따라 문자 접근이 갈렸던 시대는 끝났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형태만 바뀌었을 뿐 그 구조는 여전히 작동한다. 과거에 라틴어 교사와 값비싼 종이가 계급을 갈랐다면, 오늘날에는 이른 나이부터 쌓인 독서량과 값비싼 사교육, 정교하게 다듬어진 논술 훈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실제로 한 조사는 대치동 아이들의 문해력과 독해력이 다른 학군의 아이들보다 월등히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라틴어를 익힐 시간과 돈이 있던 사람만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사교육과 문화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들이 더 정교한 문장을 갖는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그 장벽이 신분과 성별이라는 이름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지금은 '노력'과 '재능'이라는 이름으로 은폐된다는 것뿐이다. 태어날 때부터 더 많은 책과 언어, 더 많은 훈련 속에서 자라는 아이가 있고, 그 바깥에서 출발하는 아이가 있다. 보이지 않는 계급은 여전히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오늘의 문해력 격차는 결국 근대 이전 문자 권력의 재판(再版)이다. 『표준어 바깥에서』의 저자가 2,500년 전 이솝부터 다시 불러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솝과 사포, 디킨스가 겪어낸 '자격 없음'의 자리가 오늘의 문해력 격차와 본질적으로 같은 구조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즉 이 책은 옛 작가들의 뒷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가 누구에게는 쓸 자격을 허락하고 누구에게는 허락하지 않는지를 되묻기 위한 장치다. 2,500년의 시차를 두고도 같은 질문이 반복된다는 사실이야말로 '표준어 바깥에서' 태어난 이 문장들을 지금 다시 읽어야 할 이유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열일곱 개의 대답
이 책이 내놓는 답은 거창하지 않지만 분명하다. 자격이 없다고 믿었던 자리에서도 쓰는 행위 자체가 그 자리를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었던 이솝은 동물의 입을 빌려 우화를 남겼는데 그것들은 2,500년 뒤에도 읽히고 있다. 사포는 남성의 언어 안에 갇혀 있던 여성의 욕망을 최초로 시로 옮겼다. 구두약 공장에서 하루 열 시간씩 일하던 열두 살 소년은 그 경험을 잊지 않고 『올리버 트위스트』로 되살려 찰스 디킨스라는 빛나는 별이 되었다. 안데르센은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나 지독한 가난 속에서 동화를 썼다. 정비공으로 청년기를 보낸 주제 사라마구는 쉰여덟이 되어서야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다섯 아이를 키우며 청소노동을 하던 스웨덴의 마이아 에켈뢰브는 양동이를 내려놓은 밤마다 일기를 썼고, 그 일기는 훗날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식민지 조선에서 머슴의 딸로 태어나 후처의 자식으로 자란 강경애는 여공과 소작농의 삶을 처음으로 문학 안에 들여놓았다. 제임스 볼드윈은 가장 사적인 상처, 흑인이자 소수자로서 겪은 차별을 문장으로 옮겨 세계인이 읽는 언어로 만들었다. 이들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있는 그대로 쓰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그 쓰기가 결국 그들의 삶을 증언하고, 나아가 삶을 바꾸었다. 『표준어 바깥에서』가 지금 다시 던지는 질문은 하나다. 당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당신도 쓸 수 있는가.
『표준어 바깥에서』 이렇게 읽자
이 책은 시대순으로 배열된 4부, 17편의 작가론으로 구성된다. 〈1부 노예와 여성의 첫 목소리〉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의 노예 출신 작가 이솝과 테렌티우스, 그리고 여성 최초로 욕망을 노래한 시인 사포를 다룬다. 문자 권력이라는 범주에 도전장을 내민 최초의 작가들인 셈이다. 이들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고통받았는지, 노예라는 신분, 여성이라는 성별 그 자체가 어떻게 저자성을 의심하고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는지를 눈여겨보면 좋다. 〈2부 근대 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에서는 세르반테스, 안데르센, 디킨스, 트웨인 등 흔히 '모험소설가', '동화작가'로만 소개되었으나 실은 당대 가장 진보적이었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이 왜 그런 온화한 이름 뒤에 가려졌는지, 그 이미지가 정작 무엇을 지워버렸는지를 되짚어 읽는 재미가 있다. 〈3부 일하는 몸, 말하는 주체가 되다〉는 노동과 계급의 언어로 20세기 문학을 다시 쓴 이들을 소개한다. 네루다, 사라마구, 귄터 발라프, 제라르 모디랫, 어빈 웰시가 바로 그들인데, 이 가운데는 발라프나 모디랫처럼 대중에게 생소한 작가도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이 노동을 소재가 아니라 몸으로 통과했다는 데 있다. 발라프는 직접 이주노동자로 위장해 잠입했고, 사라마구는 쉰여덟까지 정비공으로 일하며 자신의 문장을 벼렸다. 〈4부 겹겹의 억압을 넘어서〉는 이 책의 핵심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계급과 젠더, 인종과 식민의 억압이 겹친 자리에서 태어난 문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마이아 에켈뢰브, 라오서, 강경애, 마야 안젤루, 제임스 볼드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억압이 한 사람의 몸 위에 두 겹, 세 겹으로 쌓일 때 무엇을 빼앗기는지, 어떻게 해서 그것을 다시 찾아가는지 따라가며 읽어보자. "글은 여전히 '먹고살 만한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너무도 강하다. 그러나 이 책이 끝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독하게 가난하게 태어나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도 쓸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라는 저자의 한마디가 이 책에 실린 17인의 삶과 문학을 대변한다.
목차
목차
머리말_글은 누구의 것이었는가
Part 1 노예와 여성의 첫 목소리
■ 이솝_노예로 태어나 우화를 지은 사람: 이솝 추억 / 이솝의 삶 / 권력 비판의 정치적 함의 / 민중 비판의 정치적 함의 / 평가
■ 푸블리우스 테렌티우스_휴머니즘 희극을 쓴 노예: 한국의 노비 출신 학자와 예술인 / 노예가 휴머니즘의 선구가 되는 희극을 쓰다 / 테렌티우스의 작품 / 평가
■ 사포_여성으로서 시를 쓴 최초의 사람: 고대에 여성은 노예와 같았다 / 사포의 시 / 역사 속의 사포
Part 2 근대 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 미겔 데 세르반테스_격랑 속에서 태어난 돈키호테: 나는 돈키호테 / 세르반테스의 스페인 / 세르반테스의 삶 / 『돈키호테』 - 피카레스크 소설 / 산초 판사 / 반항 정신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_가난에서 피어난 글: 아동문학과 아동인권 / 안데르센의 시대/ 안데르센의 삶 / 안데르센과 키르케고르 / 기이한 작가의 기괴한 동화
■ 찰스 디킨스_공장 소년의 고발: 디킨스의 삶 / 디킨스와 대영제국 / 19세기 영국의 상태 / 『어려운 시대』와 산업 자본주의 / 영향과 평가
■ 마크 트웨인_떠돌이가 쓴 미국: 트웨인 이미지 / 트웨인의 삶 / 『코네티컷 양키』와 트웨인의 노동관 / 노동기사단과 트웨인 / 트웨인, 노동자들의 왕조를 꿈꾸다
Part 3 일하는 몸, 말하는 주체가 되다
■ 파블로 네루다_노동을 시로 옮긴 시인: 시와 거리가 먼 사람에게 시를 건네준 시인 / 20세기는 남미 문학의 시대 / 가난하고 눌린 삶 / 네루다의 시
■ 주제 사라마구_바닥에서 일어선 사람들의 문학: 바닥에서 일어서서 / 52세의 실직, 58세에 찾은 자신만의 목소리 / 눈먼 자들의 나라 한국에서 건네는 질문 / 작가의 길
■ 귄터 발라프_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다: 다큐멘터리 오페라 / 나의 인종차별 체험 / 발라프는 누구인가? / 『13개의 불편한 보고서』 / 파시즘과 언론재벌 반대 운동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 / 『언더커버 리포트』 / 『버려진 노동』
■ 제라르 모디랫_복수로서의 글쓰기: 복수는 나의 힘 / 『대안은 없다』 / 모디랫은 명실공히 노동자 작가다 / 『산 자와 죽은 자들』
■ 어빈 웰시_제국의 표준어 바깥에서: 스코틀랜드 문학 / 웰시의 삶 / 『트레인스포팅』과 『필스』 / 켈먼, 촘스키, 웰시
Part 4 겹겹의 억압을 넘어서
■ 마이아 에켈뢰브_울타리를 뜯는 사람: 에켈뢰브는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 청소 양동이와 버려진 종이 위에서 / 자기 삶을 넘어 세계로
■ 라오서_근대의 바퀴 아래에서: 인력거와 밑바닥 노동의 감각 / 라오서, 도시의 밑바닥을 본 작가 / 『낙타 샹즈』, 성실한 개인이 구조 앞에서 꺾이는 이야기
■ 강경애_끝나지 않은 인간 문제: 경계 바깥에서 자란 삶 / 『인간 문제』와 선비의 몸 / 끝나지 않은 인간 문제
■ 마야 안젤루_침묵에서 노래로: 내 인생 최고의 날 /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 침묵에서 공적 목소리로
■ 제임스 볼드윈_가장 사적인 상처에서 세계를 읽다: 13세의 사회주의자 / 세계의 희생자들, 그리고 파리 / 미국을 넘어 세계로
맺음말_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는 글쓰기
Part 1 노예와 여성의 첫 목소리
■ 이솝_노예로 태어나 우화를 지은 사람: 이솝 추억 / 이솝의 삶 / 권력 비판의 정치적 함의 / 민중 비판의 정치적 함의 / 평가
■ 푸블리우스 테렌티우스_휴머니즘 희극을 쓴 노예: 한국의 노비 출신 학자와 예술인 / 노예가 휴머니즘의 선구가 되는 희극을 쓰다 / 테렌티우스의 작품 / 평가
■ 사포_여성으로서 시를 쓴 최초의 사람: 고대에 여성은 노예와 같았다 / 사포의 시 / 역사 속의 사포
Part 2 근대 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
■ 미겔 데 세르반테스_격랑 속에서 태어난 돈키호테: 나는 돈키호테 / 세르반테스의 스페인 / 세르반테스의 삶 / 『돈키호테』 - 피카레스크 소설 / 산초 판사 / 반항 정신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_가난에서 피어난 글: 아동문학과 아동인권 / 안데르센의 시대/ 안데르센의 삶 / 안데르센과 키르케고르 / 기이한 작가의 기괴한 동화
■ 찰스 디킨스_공장 소년의 고발: 디킨스의 삶 / 디킨스와 대영제국 / 19세기 영국의 상태 / 『어려운 시대』와 산업 자본주의 / 영향과 평가
■ 마크 트웨인_떠돌이가 쓴 미국: 트웨인 이미지 / 트웨인의 삶 / 『코네티컷 양키』와 트웨인의 노동관 / 노동기사단과 트웨인 / 트웨인, 노동자들의 왕조를 꿈꾸다
Part 3 일하는 몸, 말하는 주체가 되다
■ 파블로 네루다_노동을 시로 옮긴 시인: 시와 거리가 먼 사람에게 시를 건네준 시인 / 20세기는 남미 문학의 시대 / 가난하고 눌린 삶 / 네루다의 시
■ 주제 사라마구_바닥에서 일어선 사람들의 문학: 바닥에서 일어서서 / 52세의 실직, 58세에 찾은 자신만의 목소리 / 눈먼 자들의 나라 한국에서 건네는 질문 / 작가의 길
■ 귄터 발라프_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다: 다큐멘터리 오페라 / 나의 인종차별 체험 / 발라프는 누구인가? / 『13개의 불편한 보고서』 / 파시즘과 언론재벌 반대 운동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 / 『언더커버 리포트』 / 『버려진 노동』
■ 제라르 모디랫_복수로서의 글쓰기: 복수는 나의 힘 / 『대안은 없다』 / 모디랫은 명실공히 노동자 작가다 / 『산 자와 죽은 자들』
■ 어빈 웰시_제국의 표준어 바깥에서: 스코틀랜드 문학 / 웰시의 삶 / 『트레인스포팅』과 『필스』 / 켈먼, 촘스키, 웰시
Part 4 겹겹의 억압을 넘어서
■ 마이아 에켈뢰브_울타리를 뜯는 사람: 에켈뢰브는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 청소 양동이와 버려진 종이 위에서 / 자기 삶을 넘어 세계로
■ 라오서_근대의 바퀴 아래에서: 인력거와 밑바닥 노동의 감각 / 라오서, 도시의 밑바닥을 본 작가 / 『낙타 샹즈』, 성실한 개인이 구조 앞에서 꺾이는 이야기
■ 강경애_끝나지 않은 인간 문제: 경계 바깥에서 자란 삶 / 『인간 문제』와 선비의 몸 / 끝나지 않은 인간 문제
■ 마야 안젤루_침묵에서 노래로: 내 인생 최고의 날 /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 침묵에서 공적 목소리로
■ 제임스 볼드윈_가장 사적인 상처에서 세계를 읽다: 13세의 사회주의자 / 세계의 희생자들, 그리고 파리 / 미국을 넘어 세계로
맺음말_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는 글쓰기
저자
저자
박홍규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 시골에서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로스쿨, 노팅엄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놈 촘스키』, 『표트르 크로포트킨 평전』, 『비주류의 이의신청』, 『불편한 인권』 등 다수의 책을 쓰고, 『오리엔탈리즘』, 『간디 자서전』, 『자유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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