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도착하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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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무너진 자리에서, 처음으로 나를 끌어안았다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의 발끝이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_「시인의 말」에서
첫 시집 『꽃은 날기 위해 핀다』가 봄을 향해 열려 있었다면, 같은 시기에 나온 『늦게 도착하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눕는다』는 안으로,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시인은 "쉼 없이 걸어왔던 길"이 실은 "타인이 그어놓은 선 위였다는 것"을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 붕괴의 자리에서 흩어진 마음의 조각을 하나씩 주워 담는 시간, 그리고 "처음으로, 서툰 두 팔로 나를 끌어안"는 순간이 이 시집의 출발점이다.
쇠귀를 가진 사람의 사랑법
표제작이 속한 1부는 사랑과 그리움을 정면으로 다룬다. 「우이독경(牛耳讀經)」에서 화자는 "쇠귀라/ 잘 듣지 못하는" 자신에게 뒤늦게 도착한 말들을 이야기한다. "사람으로 인해 행복했다"는 한마디가 "며칠 낮과 밤을 물어뜯어" 뼈대만 남기고 떠나가는 장면은, 이 시집 특유의 정서-사랑이든 상실이든 언제나 늦게, 가장 깊은 곳까지 가라앉은 뒤에야 이해된다는 것-를 압축해 보여준다.
'나'라는 타인을 건너
2부 「'나'라는 타인」에서 시인은 자기 자신을 낯선 존재로 응시한다. 이는 도피가 아니라 무너짐을 통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냉정한 자기 대면이다. 오래도록 카메라 뒤에 서서 대상과 거리를 두고 관찰해온 사진가의 훈련이, 여기서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피사체처럼 놓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진다. 셔터를 누르던 손이 이번에는 자신을 향하고, 오래 외면해온 얼굴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마주한다. 그렇게 들여다본 '나'는 더 이상 익숙한 존재가 아니라, 낯설고도 오래 알고 지낸 타인이다.
세계로 열리는 마지막 걸음
시집은 개인의 고독에만 머물지 않는다. 4부에 실린 연작 「어머니, 나는 아직 당신을 모릅니다」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전쟁을 지켜보며 쓴 시로, "검은 수의(壽衣)를 입은 자식들"과 "화마를 피한 목련 한 그루"라는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붕괴가 결국 타인의 고통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간 시선이 마침내 세상을 향해 열리는 지점이다.
『늦게 도착하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눕는다』는 무너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시집이다. 제목 그대로, 가장 낮고 깊은 곳까지 내려가 본 자만이 쓸 수 있는 문장들로, 이어시 시인은 자신을 처음으로 끌어안은 기록을 세상에 내놓는다.
"앞만 보고 질주하던 나의 발끝이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무너져 내렸다"_「시인의 말」에서
첫 시집 『꽃은 날기 위해 핀다』가 봄을 향해 열려 있었다면, 같은 시기에 나온 『늦게 도착하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눕는다』는 안으로,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간다. 시인은 "쉼 없이 걸어왔던 길"이 실은 "타인이 그어놓은 선 위였다는 것"을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 붕괴의 자리에서 흩어진 마음의 조각을 하나씩 주워 담는 시간, 그리고 "처음으로, 서툰 두 팔로 나를 끌어안"는 순간이 이 시집의 출발점이다.
쇠귀를 가진 사람의 사랑법
표제작이 속한 1부는 사랑과 그리움을 정면으로 다룬다. 「우이독경(牛耳讀經)」에서 화자는 "쇠귀라/ 잘 듣지 못하는" 자신에게 뒤늦게 도착한 말들을 이야기한다. "사람으로 인해 행복했다"는 한마디가 "며칠 낮과 밤을 물어뜯어" 뼈대만 남기고 떠나가는 장면은, 이 시집 특유의 정서-사랑이든 상실이든 언제나 늦게, 가장 깊은 곳까지 가라앉은 뒤에야 이해된다는 것-를 압축해 보여준다.
'나'라는 타인을 건너
2부 「'나'라는 타인」에서 시인은 자기 자신을 낯선 존재로 응시한다. 이는 도피가 아니라 무너짐을 통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냉정한 자기 대면이다. 오래도록 카메라 뒤에 서서 대상과 거리를 두고 관찰해온 사진가의 훈련이, 여기서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피사체처럼 놓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진다. 셔터를 누르던 손이 이번에는 자신을 향하고, 오래 외면해온 얼굴을 처음으로 정면에서 마주한다. 그렇게 들여다본 '나'는 더 이상 익숙한 존재가 아니라, 낯설고도 오래 알고 지낸 타인이다.
세계로 열리는 마지막 걸음
시집은 개인의 고독에만 머물지 않는다. 4부에 실린 연작 「어머니, 나는 아직 당신을 모릅니다」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전쟁을 지켜보며 쓴 시로, "검은 수의(壽衣)를 입은 자식들"과 "화마를 피한 목련 한 그루"라는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붕괴가 결국 타인의 고통과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깊은 곳까지 내려간 시선이 마침내 세상을 향해 열리는 지점이다.
『늦게 도착하는 것은 가장 깊은 곳에 눕는다』는 무너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시집이다. 제목 그대로, 가장 낮고 깊은 곳까지 내려가 본 자만이 쓸 수 있는 문장들로, 이어시 시인은 자신을 처음으로 끌어안은 기록을 세상에 내놓는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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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이어시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 조형예술대학(Akademie der Bildenden K?nste M?nchen) 회화과를 졸업했다. 뮌헨과 뉴욕을 거쳐 귀국한 후 파주, 서귀포, 강진, 태안, 강릉 등 여러 곳을 떠돌며 살고 있다. 사진 작업을 하고 글을 쓴다. 그리고, 나를 견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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