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드레의 뜰)
김유정이 말하고 김유정을 말하다
그의 소설은 순박하면서도 우직하다. 아울러 생생한 방언, 문어가 아닌 구어, 구연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씹히는 언어는 압권이다. 주로 산골 농촌을 무대로 다루고 순박하고 우직한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전개에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안에는 궁핍한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지 않는 생의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소설에 가려 있던 작가 김유정을 보지 못했다. 날것 그대로 만나는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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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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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가려 있던 그의 수필들
"유정은 아깝게 그리고 불쌍하게 궂겼다. 나 같은 명색 없는 문단꾼이면 여남은 갖다 주고 도로 물러오고 싶다." - 채만식
1930년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자 한국 현대 단편 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김유정. 그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작품 활동을 했으며, 작품 안에 가난하고 무력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그의 작품들 중 대부분은 농촌을 배경으로 향토성이 돋보이며 등장인물들은 순박하고 우직하다. 아울러 생생한 방언, 문어가 아닌 구어, 구연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씹히는 언어는 압권이다. 하지만 그의 현실은 암울했다.
어릴 때 여윈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평생 그의 곁에 머물렀고, 천석지기의 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몰락해 가난 소에서 살아야 했으며, 늑막염과 폐결핵은 죽을 때까지 그를 괴롭혔다. 이런 그의 현실은 수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30여 편의 소설 외에 12편의 수필을 세상에 내놓았다. 수필 작품은 소설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소설에 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하지만 적은 양이지만 수필이라는 특성상 날것 그대로의 육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 생전 그의 생활과 고민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자료다.
김유정이 말하고 김유정을 말하다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나의 고향은 저 강원도 산골이다. 춘천읍에서 한 20리가량 산을 끼고 꼬불꼬불 돌아 들어가면 내닫는 조그마한 마을이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 해서 동명(同名)을 '실레'라 부른다. …… 주위가 이렇게 시적이니만치 그들의 생활도 어디인가 시적이다. 어수룩하고 꾸물꾸물 일만 하는 그들을 대하면 딴 세상 사람을 보는 듯하다. - 〈오월의 산골짜기〉 중에서
"밥! 밥! 이렇게 부르짖고 보면 대뜸 신성하지 못한 아귀를 연상하게 된다. 밥을 먹는다는 것이 딴은 그리 신성하지는 못한가 보다. 마치 이 사회에서 구명도생(救命圖生)하는 호구(糊口)가 그리 신성하지 못한 것과 같이 거기에는 몰자각적 굴종이 필요하다. 파렴치적 허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춘부적 애교, 아첨도 필요할는지 모른다. 그렇지 않고야 어디 제가 감히 사회적 지위를 농단하고 생활해나갈 도리가 있겠는가. 그러나 이것은 그런 모든 가면 허식을 벗어난 각성적 행동이다. 아내를 내놓고 그리고 먹는 것이다. 애교를 판다는 것도 근자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노동화했다. 노동해서 생활하는 여기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이것이 즉 들병이다. - 〈조선의 집시〉 중에서
"나는 날로 몸이 꺼진다. 이제는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자유롭지가 못하다. 밤에는 불안증으로 괴로운 시간을 원망하고 누워 있다. 그리고 맹열(猛熱)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딱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 달리 도리를 차리지 않으면 이 몸을 다시 일으키기 어렵겠다. …… 나는 참말로 일어나고 싶다. 지금 나는 병마와 최후 담판이다. 흥패(興敗)가 이 고비에 달려 있음을 내가 잘 안다. 내게는 돈이 시급히 필요하다. 그 돈이 없는 것이다. - 〈안회남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이 책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는 김유정이 지면에 발표한 수필들을 신문 및 잡지 게재순으로 정리하고, 문답과 편지를 모았으며, 그가 죽은 후 그를 기리는 작가들의 글을 함께 실었다. 이를 통해 김유정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한편, 소설에서 미처 보지 못한 그의 궤적과 고뇌를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목차
1장__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조선의 집시
나와 귀뚜라미
오월의 산골짜기
어떠한 부인을 맞이할까
전차가 희극을 낳아
길
행복을 등진 정열
밤이 조금만 짧았다면
강원도 여성
병상 영춘기
병상의 생각
네가 봄이런가
일기
2장__김유정, 묻고 답하다
김유정 문답
3장__벗에게
강노향에게 보내는 편지
안회남에게 보내는 편지
문단에 올리는 말씀
4장__유정을 그리며
밥이 사람을 먹다 - 채만식
유정과 나 - 채만식
유정과 나 - 박태원
유정과 나 - 이석훈
유정 군과 엽서 - 박태원
유정의 영전에 바치는 최후의 고백 - 이석훈
작가 유정론 - 안회남
유정의 면모 편편 - 이석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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