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달라는 말(시로여는세상 시인선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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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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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움의 흔적 속에서 끌어올린 삶과 생명의 숭고함
최준렬 시인의 제8시집 『지워달라는 말』은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인생의 후반부를 통과하는 한 인간으로서 담담하게 써 내려간 생(生)과 사(死), 그리고 사랑에 관한 깊은 고백이다. 시집 전반에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노화'와 '은퇴',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선이 짙게 베어 있다.
제목이기도 한 「지워달라는 말」에서 화자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기를 지워달라며 찾아온 이의 서글픈 현실을 마주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시인은 그 가슴 아픈 침묵 속에서 단순한 의료적 행위를 넘어, 생명의 존엄성과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흔적을 깊이 반추한다. 지우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삶의 자국들을 억지로 어쩌지 못하고, "그냥 안고 가기로 했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 속 시편들은 비움과 내려놓음을 통해 비로소 도달하는 내면의 평화를 보여준다.
또한 시인은 병원이라는 직업적 공간에만 갇히지 않고 현시대의 아픔과 역사적 상흔으로 시선을 넓힌다.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의 평화를 염원하고, 블라디보스톡 공항과 항구를 거치며 전쟁의 비극과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끌어안는다. 이러한 확장성은 개인적 회고를 넘어 공동체적 대애(大愛)로 승화된다.
문학평론가 신수진의 해설처럼, 이번 시집은 불교의 '심우도(尋牛圖)'처럼 자신을 얽매던 욕망을 비워내고 타인과 세계를 향해 온전히 나아가는 과정이다. 세월의 아픔을 보듬는 시인의 정갈하고 따뜻한 시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와 깊은 울림을 건넨다.
지워달라는 말
아기를 지우러 왔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뱃속의 아이를 지워주세요
또 긴 침묵이 흐른다
아기를 지우고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
도화지 위에 그려진 아기인가요
지우개로 지우듯 그냥 지워지나요
지워야만 다른 아이를 그릴 수 있나요
소리 없는 말을 한다
지우고 정리하고 싶어요
사랑이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거라면
사랑일까요
그녀에게 가 닿지 않는 말을 한다
그게
파탄 난 사랑을 지우는 방식인가요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를 찾아가
칼춤 추는
그런 지우기인가요
최준렬 시인의 제8시집 『지워달라는 말』은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인생의 후반부를 통과하는 한 인간으로서 담담하게 써 내려간 생(生)과 사(死), 그리고 사랑에 관한 깊은 고백이다. 시집 전반에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노화'와 '은퇴',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선이 짙게 베어 있다.
제목이기도 한 「지워달라는 말」에서 화자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기를 지워달라며 찾아온 이의 서글픈 현실을 마주한다. 산부인과 의사인 시인은 그 가슴 아픈 침묵 속에서 단순한 의료적 행위를 넘어, 생명의 존엄성과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흔적을 깊이 반추한다. 지우려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삶의 자국들을 억지로 어쩌지 못하고, "그냥 안고 가기로 했다"는 시인의 말처럼, 시집 속 시편들은 비움과 내려놓음을 통해 비로소 도달하는 내면의 평화를 보여준다.
또한 시인은 병원이라는 직업적 공간에만 갇히지 않고 현시대의 아픔과 역사적 상흔으로 시선을 넓힌다.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의 평화를 염원하고, 블라디보스톡 공항과 항구를 거치며 전쟁의 비극과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끌어안는다. 이러한 확장성은 개인적 회고를 넘어 공동체적 대애(大愛)로 승화된다.
문학평론가 신수진의 해설처럼, 이번 시집은 불교의 '심우도(尋牛圖)'처럼 자신을 얽매던 욕망을 비워내고 타인과 세계를 향해 온전히 나아가는 과정이다. 세월의 아픔을 보듬는 시인의 정갈하고 따뜻한 시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와 깊은 울림을 건넨다.
지워달라는 말
아기를 지우러 왔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뱃속의 아이를 지워주세요
또 긴 침묵이 흐른다
아기를 지우고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
도화지 위에 그려진 아기인가요
지우개로 지우듯 그냥 지워지나요
지워야만 다른 아이를 그릴 수 있나요
소리 없는 말을 한다
지우고 정리하고 싶어요
사랑이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거라면
사랑일까요
그녀에게 가 닿지 않는 말을 한다
그게
파탄 난 사랑을 지우는 방식인가요
헤어지자는 여자 친구를 찾아가
칼춤 추는
그런 지우기인가요
목차
목차
시인의 말 … 5
해설 | 『소를 찾고, 소를 잊는 동안』 신수진 (문학평론가) … 183
1부
선재길 … 13
명상 … 15
썰물 … 17
노화老化의 기록 1 … 19
노화老化의 기록 2 … 21
노화老化의 기록 3 … 23
노화老化의 기록 4 … 25
노화老化의 기록 5 … 27
노화老化의 기록 6 … 29
노화老化의 기록 7 … 31
동안거 … 33
비 오는 날의 인사 … 35
비닐하우스 … 37
링 위에서 … 39
추석날 새벽 … 41
장마 … 43
엘림 양로원 … 45
건강염려증 … 47
간병보험 … 50
노동의 새벽 … 52
노약자석 … 54
봄날 … 56
광양 미래 공공산후조리원 … 57
송년회 … 59
이발소 그림 … 61
평균 … 63
2부
대한大寒 … 67
백두산 천지 1 … 69
백두산 천지 2 … 72
백두산 천지 3 … 75
블라디보스톡 공항 … 77
블라디보스톡 항구 … 80
블라디보스톡 역 … 82
계엄의 밤 … 84
섬 … 85
Patong beach … 86
브로치 … 87
빠삐용 소녀 … 88
지옥 … 90
칼 … 92
불면증 … 94
로또 1 … 96
로또 2 … 98
잠 … 100
3부
은빛 전례典禮 … 105
산티아고 성당 … 107
성묘 … 109
달빛 망網 … 111
아침 기도 … 113
지워달라는 말 … 115
두유 … 117
아침 식사 … 119
아침 진료실 … 121
마음 요리 … 123
스몸비 … 126
발레 … 128
필러와 보톡스 … 130
첫눈 … 132
갈대 … 134
풀매기 … 136
고장난 도시 … 138
여자 알러지 … 141
접촉 … 143
비행기길 … 145
바람주머니 … 147
타이 마사지 … 149
4부
애기마름 … 155
두물머리 … 156
여름 묘지 … 157
하현달 … 158
Particle … 160
가을 강 … 162
가을 풍경 … 164
겨울 강가 … 166
저녁 강 … 168
Black Christmas … 170
해무海霧 … 172
스노쿨링 … 174
바닷가 밥상 … 176
해변의 가을 … 178
동지 … 179
아침의 소리 … 180
해설 | 『소를 찾고, 소를 잊는 동안』 신수진 (문학평론가) … 183
1부
선재길 … 13
명상 … 15
썰물 … 17
노화老化의 기록 1 … 19
노화老化의 기록 2 … 21
노화老化의 기록 3 … 23
노화老化의 기록 4 … 25
노화老化의 기록 5 … 27
노화老化의 기록 6 … 29
노화老化의 기록 7 … 31
동안거 … 33
비 오는 날의 인사 … 35
비닐하우스 … 37
링 위에서 … 39
추석날 새벽 … 41
장마 … 43
엘림 양로원 … 45
건강염려증 … 47
간병보험 … 50
노동의 새벽 … 52
노약자석 … 54
봄날 … 56
광양 미래 공공산후조리원 … 57
송년회 … 59
이발소 그림 … 61
평균 … 63
2부
대한大寒 … 67
백두산 천지 1 … 69
백두산 천지 2 … 72
백두산 천지 3 … 75
블라디보스톡 공항 … 77
블라디보스톡 항구 … 80
블라디보스톡 역 … 82
계엄의 밤 … 84
섬 … 85
Patong beach … 86
브로치 … 87
빠삐용 소녀 … 88
지옥 … 90
칼 … 92
불면증 … 94
로또 1 … 96
로또 2 … 98
잠 … 100
3부
은빛 전례典禮 … 105
산티아고 성당 … 107
성묘 … 109
달빛 망網 … 111
아침 기도 … 113
지워달라는 말 … 115
두유 … 117
아침 식사 … 119
아침 진료실 … 121
마음 요리 … 123
스몸비 … 126
발레 … 128
필러와 보톡스 … 130
첫눈 … 132
갈대 … 134
풀매기 … 136
고장난 도시 … 138
여자 알러지 … 141
접촉 … 143
비행기길 … 145
바람주머니 … 147
타이 마사지 … 149
4부
애기마름 … 155
두물머리 … 156
여름 묘지 … 157
하현달 … 158
Particle … 160
가을 강 … 162
가을 풍경 … 164
겨울 강가 … 166
저녁 강 … 168
Black Christmas … 170
해무海霧 … 172
스노쿨링 … 174
바닷가 밥상 … 176
해변의 가을 … 178
동지 … 179
아침의 소리 … 180
저자
저자
최준렬 전북 부안 출생.
전주고,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 졸업.
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
『순수문학(1999)』 수필, 『문학세계(2009)』 詩 등단
《시흥YMCA》 초대 이사장, 《시흥시민뉴스》 초대 발행인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
■ 산문집
『세상을 임신한 남자』
■ 시집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2018)』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2020)』
『기척 없는 것들(2021)』
『손끝(2022)』
『영혼의 카렌시아(2023)』
『마음두기(2024)』
『그만두기(2025)』
전주고,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 졸업.
산부인과 전문의, 의학박사.
『순수문학(1999)』 수필, 『문학세계(2009)』 詩 등단
《시흥YMCA》 초대 이사장, 《시흥시민뉴스》 초대 발행인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
■ 산문집
『세상을 임신한 남자』
■ 시집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2018)』
『당신이 자꾸 뒤돌아보네(2020)』
『기척 없는 것들(2021)』
『손끝(2022)』
『영혼의 카렌시아(2023)』
『마음두기(2024)』
『그만두기(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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