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물고기를 보았네(문학들시선 68)(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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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감성, 정신’의 삼중주로 빚은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
박준수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
박준수 시인이 신작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문학들 刊)를 펴냈다. 그동안 태생적 삶의 뼈아픈 체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아픔을 직시하면서 영원한 사랑과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동경의 시심을 지켜온 시인의 특장이 이번 시집에서 한결 높은 성취를 자아낸다.
어느 날 시인은 표찰을 달고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 가는 나무 한 그루를 본다. “붕대로 감싼 뿌리는 먼 길을 가는 줄도 모르고/암연 속에서 묵상하듯 웅크리고 있다/지하 깊숙한 수맥을 더듬느라 여러 갈래로 뻗은 잔뿌리들,/자갈과 흙 사이에 흐르는 물을 길어/하늘 높이 퍼 올리던 억센 팔뚝에는 힘줄이 전선 가닥처럼/매듭져 있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묘사가 돋보인다. 시인의 관심은 이제 나무가 떠나온 자리로 이동한다. 시적 상념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가 떠난 후 이장한 무덤처럼 황량한 빈 구덩이에/바람이 떨어진 나뭇잎들을 모아 흙의 속살을 덮어준다/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그 자리에/매일 아침 말벗이 되어주던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하루 노동을 마치고 가지 끝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던 노을은/이제 빈 들판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실려 가는 나무 부분」).
말할 것도 없이 나무와 새는 인생의 비유다. 나무가 떠나온 자리, 곧 “빈 구덩이”를 통해 시인은 생명 있는 것들의 ‘터전’이 지닌 의미를 궁구한다.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
박준수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
박준수 시인이 신작 시집 『황금물고기를 보았네』(문학들 刊)를 펴냈다. 그동안 태생적 삶의 뼈아픈 체험을 바탕으로 현실의 아픔을 직시하면서 영원한 사랑과 아름다운 세계에 대한 동경의 시심을 지켜온 시인의 특장이 이번 시집에서 한결 높은 성취를 자아낸다.
어느 날 시인은 표찰을 달고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옮겨 가는 나무 한 그루를 본다. “붕대로 감싼 뿌리는 먼 길을 가는 줄도 모르고/암연 속에서 묵상하듯 웅크리고 있다/지하 깊숙한 수맥을 더듬느라 여러 갈래로 뻗은 잔뿌리들,/자갈과 흙 사이에 흐르는 물을 길어/하늘 높이 퍼 올리던 억센 팔뚝에는 힘줄이 전선 가닥처럼/매듭져 있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촘촘한 묘사가 돋보인다. 시인의 관심은 이제 나무가 떠나온 자리로 이동한다. 시적 상념의 나래가 펼쳐진다. “그가 떠난 후 이장한 무덤처럼 황량한 빈 구덩이에/바람이 떨어진 나뭇잎들을 모아 흙의 속살을 덮어준다/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돌아선 그 자리에/매일 아침 말벗이 되어주던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하루 노동을 마치고 가지 끝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던 노을은/이제 빈 들판을 붉게 물들일 것이다”(「실려 가는 나무 부분」).
말할 것도 없이 나무와 새는 인생의 비유다. 나무가 떠나온 자리, 곧 “빈 구덩이”를 통해 시인은 생명 있는 것들의 ‘터전’이 지닌 의미를 궁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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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커다란 보리수나무 위에서 탑을 향해 날아갈 때/그들은 일제히 신비한 노래를 불렀어요/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그 자리에 멈춰서서/한동안 황홀한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왓 체디 루엉 사원의 새」 부분
어느 날 시인은 태국 치앙마이의 오래된 사원의 새를 통해 "새들의 고향" 곧 '터전'을 바라보고 꿈꾼다. 그것은 현실과는 다른, 현실 너머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세계다. 이상을 향한 경외의 밑바닥에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힘든 경계선에서//오늘도 외로운 양치기가 되어 피리를 분다."(「디지털 노마드」 부분)는 시인의 현실이 있다. 현실이 고단하고 아플수록 이상을 향한 동경은 지극해지는 법이다.
영원한 사랑과 절대의 궁극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박 시인은 애틋한 감성의 소유자다. 이사하기 전날 밤의 심사를 노래한 시를 보자.
이사하는 게 그냥 몸과 짐만 옮겨 가는 게 아니구나/낡은 가구와 덜컹거리는 세탁기와/읽다 만 시집 몇 권쯤 챙기면 그만인 줄 알았더니,/퀴퀴한 옷장에 갇힌 구멍 난 스웨터와 곰팡이 핀 잠바/그리고 빨랫줄에 널어둔 양말 몇 켤레/주섬주섬 담으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아내가 고이 모셔둔 춘란 화분 몇 개 품에 안고/관리사무소에 관리비 정산하고, 가스 밸브 잘 잠그고 나가면/그뿐일 줄 알았는데/자꾸자꾸 켕기는 게 있다, 생각나는 게 있다/새벽 잠결에 들려오는 닭 울음 소리와/하루 서른아홉 차례 지나가는 기차 소리와/철마다 바뀌는 무등산의 그림 같은 풍경과/구름 사이로 옅은 미소를 보내는 보름달의 순정을/어떻게 챙겨서 가져가야 할지/이 밤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 「이사 전야」 전문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열에서 발현하는 그의 시는 이 두 개의 축이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팽팽한 시적 긴장을 이룰 때 공감의 폭을 확장한다. 혓바늘이 일었을 때, "혀는 환자처럼 입안에 외롭게 누워 있다/그녀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말/입안에 붉게 핀 장미꽃 한 송이"(「혓바늘」 부분)라고 노래할 때 그의 시는 빛난다.
김규성 시인은 이번 시집의 해설에서, "그의 시에서 언어는 '모호'의 안개를 걷고 두렷하고 정감 있게 사유를 형상화하는 표현기제로 기능하고, 감성은 운율과 더불어 정서적 내재율을 이룬다." 여기에 "정신은 정정한 심지를 배경으로 시적 여정의 벼릿줄 역할을 한다."면서 이번 시집을 '언어, 감성, 정신의 삼중주'가 낳은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박준수 시인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첫 시집을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번으로 여덟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KBC광주방송 선임기자로 활동 중이다.
-「왓 체디 루엉 사원의 새」 부분
어느 날 시인은 태국 치앙마이의 오래된 사원의 새를 통해 "새들의 고향" 곧 '터전'을 바라보고 꿈꾼다. 그것은 현실과는 다른, 현실 너머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세계다. 이상을 향한 경외의 밑바닥에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 힘든 경계선에서//오늘도 외로운 양치기가 되어 피리를 분다."(「디지털 노마드」 부분)는 시인의 현실이 있다. 현실이 고단하고 아플수록 이상을 향한 동경은 지극해지는 법이다.
영원한 사랑과 절대의 궁극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박 시인은 애틋한 감성의 소유자다. 이사하기 전날 밤의 심사를 노래한 시를 보자.
이사하는 게 그냥 몸과 짐만 옮겨 가는 게 아니구나/낡은 가구와 덜컹거리는 세탁기와/읽다 만 시집 몇 권쯤 챙기면 그만인 줄 알았더니,/퀴퀴한 옷장에 갇힌 구멍 난 스웨터와 곰팡이 핀 잠바/그리고 빨랫줄에 널어둔 양말 몇 켤레/주섬주섬 담으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아내가 고이 모셔둔 춘란 화분 몇 개 품에 안고/관리사무소에 관리비 정산하고, 가스 밸브 잘 잠그고 나가면/그뿐일 줄 알았는데/자꾸자꾸 켕기는 게 있다, 생각나는 게 있다/새벽 잠결에 들려오는 닭 울음 소리와/하루 서른아홉 차례 지나가는 기차 소리와/철마다 바뀌는 무등산의 그림 같은 풍경과/구름 사이로 옅은 미소를 보내는 보름달의 순정을/어떻게 챙겨서 가져가야 할지/이 밤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 「이사 전야」 전문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균열에서 발현하는 그의 시는 이 두 개의 축이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팽팽한 시적 긴장을 이룰 때 공감의 폭을 확장한다. 혓바늘이 일었을 때, "혀는 환자처럼 입안에 외롭게 누워 있다/그녀에게 차마 전하지 못한 말/입안에 붉게 핀 장미꽃 한 송이"(「혓바늘」 부분)라고 노래할 때 그의 시는 빛난다.
김규성 시인은 이번 시집의 해설에서, "그의 시에서 언어는 '모호'의 안개를 걷고 두렷하고 정감 있게 사유를 형상화하는 표현기제로 기능하고, 감성은 운율과 더불어 정서적 내재율을 이룬다." 여기에 "정신은 정정한 심지를 배경으로 시적 여정의 벼릿줄 역할을 한다."면서 이번 시집을 '언어, 감성, 정신의 삼중주'가 낳은 "남도 시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박준수 시인은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첫 시집을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이번으로 여덟 번째 시집을 상재했다.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현재 KBC광주방송 선임기자로 활동 중이다.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누군가 그리운 날에는
13 새해 다짐
14 왓 체디 루엉 사원의 새
16 디지털 노마드
18 실려 가는 나무
20 이사 전야前夜
21 혓바늘
22 누군가 그리운 날에는
24 늦깎이 외로움
25 사냥 나간 아내를 기다리며
26 딸이 돌아왔다
28 거울
29 젊은 날을 퇴고하며
30 추억앓이
31 마라도에서
32 깃털
제2부 봄날 연가
35 3월의 빗소리
37 제주 다랑쉬오름
38 벼랑 끝에 핀 꽃이 아름답다
39 하구둑에서
40 뽕뽕다리
42 대반동
44 코로나 시대 사랑법
46 함평 나비축제
48 오월 들판
50 봄과 겨울 사이 화엄사
51 백양사 사월 초파일
52 벚꽃
54 봄 기차
55 부여에 와서
제3부 여름날의 추억
59 달과 구름
60 남광주시장, 컴포우즈 커피숍에서
62 당사도에서
63 비가 간이역을 지날 때
64 소악도 가는 길
66 책 묶는 여인
68 비아장에 갔던 날
70 하롱베이에 와서
72 베트남 하노이河內에 와서
74 영산강 일기
75 여름밤
76 사랑이 고픈 시대
77 여름 벼논에 물이 들 때
제4부 가을 간이역
81 빈티지 클럽
82 아버지의 비밀화원
84 가을, 임곡역에서
85 그 길 위에서
86 가을날에
87 낙엽의 서
88 가을강에서
89 가을은 만남의 계절
90 가을 소네트
91 감을 따며
92 가을 풍경
93 가로수
94 남파랑길을 걸으며
95 자전거 끄는 노인
96 성묘 가는 길
제5부 겨울강에서
101 겨울 편지
102 겨울강 1
103 겨울강 2
106 겨울강 3
107 겨울강 4
108 겨울 불회사에서
110 눈꽃 사랑
111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112 가난한 날들이 그리운 까닭은
113 잔설
114 겨울밤
116 서귀포에서 황금물고기를 만났네
118 곶자왈, 비밀정원에서
123 해설 남도 빛 언어와 감성 그리고 정신의 삼중주 _ 김규성
제1부 누군가 그리운 날에는
13 새해 다짐
14 왓 체디 루엉 사원의 새
16 디지털 노마드
18 실려 가는 나무
20 이사 전야前夜
21 혓바늘
22 누군가 그리운 날에는
24 늦깎이 외로움
25 사냥 나간 아내를 기다리며
26 딸이 돌아왔다
28 거울
29 젊은 날을 퇴고하며
30 추억앓이
31 마라도에서
32 깃털
제2부 봄날 연가
35 3월의 빗소리
37 제주 다랑쉬오름
38 벼랑 끝에 핀 꽃이 아름답다
39 하구둑에서
40 뽕뽕다리
42 대반동
44 코로나 시대 사랑법
46 함평 나비축제
48 오월 들판
50 봄과 겨울 사이 화엄사
51 백양사 사월 초파일
52 벚꽃
54 봄 기차
55 부여에 와서
제3부 여름날의 추억
59 달과 구름
60 남광주시장, 컴포우즈 커피숍에서
62 당사도에서
63 비가 간이역을 지날 때
64 소악도 가는 길
66 책 묶는 여인
68 비아장에 갔던 날
70 하롱베이에 와서
72 베트남 하노이河內에 와서
74 영산강 일기
75 여름밤
76 사랑이 고픈 시대
77 여름 벼논에 물이 들 때
제4부 가을 간이역
81 빈티지 클럽
82 아버지의 비밀화원
84 가을, 임곡역에서
85 그 길 위에서
86 가을날에
87 낙엽의 서
88 가을강에서
89 가을은 만남의 계절
90 가을 소네트
91 감을 따며
92 가을 풍경
93 가로수
94 남파랑길을 걸으며
95 자전거 끄는 노인
96 성묘 가는 길
제5부 겨울강에서
101 겨울 편지
102 겨울강 1
103 겨울강 2
106 겨울강 3
107 겨울강 4
108 겨울 불회사에서
110 눈꽃 사랑
111 내 마음 문턱까지 왔던 그 사람
112 가난한 날들이 그리운 까닭은
113 잔설
114 겨울밤
116 서귀포에서 황금물고기를 만났네
118 곶자왈, 비밀정원에서
123 해설 남도 빛 언어와 감성 그리고 정신의 삼중주 _ 김규성
저자
저자
박준수
196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전남대 및 동 대학원을 졸업(경영학 박사)했다. 2002년 첫 시집을 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들꽃은 변방에 핀다』 외 6권이 있다.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KBC광주방송 선임기자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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