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문학들 시인선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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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성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시
홍관희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
개고리가 필요 없다//온종일/자발적으로 끌려다닌다”(「스마트폰」)
홍관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문학들)를 펴냈다. 성자라는 말이 보통명사라면 이 시집의 화자를 ‘내면의 성자’라고 불러도 좋겠다. 읽을수록 마음이 고요해지고 따스해지는 시집이다. 세상에 대한 경건함, 나 아닌 타자에 대한 배려가 넘친다. 그 경건함과 배려는 낮은 자세로 자신의 욕망을 비우려는 자세에서 온다. 각박한 세상,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는 시편이다.
홍관희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
개고리가 필요 없다//온종일/자발적으로 끌려다닌다”(「스마트폰」)
홍관희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문학들)를 펴냈다. 성자라는 말이 보통명사라면 이 시집의 화자를 ‘내면의 성자’라고 불러도 좋겠다. 읽을수록 마음이 고요해지고 따스해지는 시집이다. 세상에 대한 경건함, 나 아닌 타자에 대한 배려가 넘친다. 그 경건함과 배려는 낮은 자세로 자신의 욕망을 비우려는 자세에서 온다. 각박한 세상,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는 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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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키 작은 내가/곁에 있는 키가 큰 너희를/날마다/내 그림자 감옥에 가두지 않는 것만으로도/위로가 된다//키가 작아서 다행이다(「키 작은 나무」)
창공을 나는 새들이/숫자를 세는 것을 본 적이 없다//숫자를 센 만큼/날개가 무거워진다는 것을/알아차린 모양이다//숫자만 좀 멀리해도/더 가볍게 살 수가 있다(「숫자를 세지 않는 새」)
우리가 무시로 만나는 풍경은 시인의 눈을 통해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승화한다.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을 "꽃의 일생"이 몰린 "가장 긴 시간"이라고 노래한 「낙화의 순간」을 보자. 아무렇지 않거나 늘 그렇다고 대해 온 풍경이 그 순간이 아니면 안 될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되살아난다.
나무와 꽃이/잡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이//꽃에게는/가장 긴 시간이다//꽃의 일생이 몰려 있다(「낙화의 순간」)
홍관희는 '꽃잎'의 난분분 이전 순간, 세계의 모든 관계가 절단되는 한순간을 바라본다. 꽃잎은 자신의 온 힘으로 하늘 안에 매달려 있었을 터이다. "잡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을 위해 꽃이 일생을 살아왔다는 사실이야말로 여러 시인들이 낙화라는 사건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일 것이다. 홍관희가 꽃잎보다 절단의 순간을 볼 때, 꽃잎이 나무로부터 풀려나 허공으로 날아가는 절단으로 존재의 온 생애를 집약할 때, 그 순간이 바로 지상에 살아온 모든 존재의 문턱일 것이다.(박수연 평론가)
꽃잎의 화려함보다도 꽃과 나무라는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직관은 시적 대상을 '나'를 통해 바라보지 않고 '너' 자체로 인지하려는 낮은 자세에서 왔다. 이러한 태도는 태생적으로 시인의 품성에서 비롯됐겠지만, 살아오면서 겪은 낮은 자리의 경험과 깨달음에서 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광주 송정리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진학을 미룬 채 어머니가 끄는 연탄 수레를 밀며 학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까만 연탄을 나르고 쟁이면서 소년공은 자연스럽게 시인이 되어 갔다. 그때 어린 소년공의 가슴에 송정리 원동성당의 종소리가 깊이 스민 것을 그는 반백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종소리는 새의 날개나 구름을 타고 바람을 저어 아스라이 날아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상처와 결핍에 포박된 채 하루하루를 견딤과 버팀으로 건너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살았다"
"혼돈의 세상이 계속되었다 누구는 종소리를 쇳소리로만 듣고 누구는 말로도 들었다 종소리가 사람을 통해 닿고자 하는 궁극은 사랑이었다"
"종소리는 어디에도 있지만 스스로 알아듣지 못하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광주가톨릭대학교 정문을 나설 때 들려온 종소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땡! 땡! 땡!"(「종소리 1」)
종소리의 근원과 궁극은 "사랑이었다", 그러니까 홍 시인의 시는 한마디로 사랑 노래라 할 수 있다. 낮아지고 배려하고 헌신하며 근원과 궁극의 이치에 닿고자 하는 수도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가 다니는 남평성당 신부님의 강론에서 얻은 시 「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는 제목만으로도 수도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성당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생각의 끝 너머로 들어가서/오래도록 나오지 않을 때는/자기 안에 있는 그 어떤 세계도/기도로 바뀌지 않는 게 없다(「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
오늘도 시인은 한없이 낮아지면서 강을 건넌다. 그가 강을 건너는 것은 '너를 닮은 꽃'이 강 너머에 있기 때문이고, 오늘도 내일도 강을 건너는 것은 건너고 또 건너도 '너'는 강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강을 건너기 전에는/강은 한 번만 건너는 것인 줄 알았다//너를 닮은 꽃은 언제나/강 너머에 있었다(「너를 닮은 꽃」)
홍 시인은 1982년 『한국시학』으로 등단하여 '녹색 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첫 시집 『우리는 핵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를 펴낸 이후 지금까지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홀로 무엇을 하리』, 『사랑 1그램』을 펴냈다. 전남 나주시 남평 드들강변에서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를 운영하면서 지역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집의 제목이 된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는 그것, 그 길은 생의 근원 혹은 비밀에 대한 비유에 다름아니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금은 배가 고픈 듯하게" "밥도 마음도 관계도 시도, 넘치지 않게"라고 썼다. '시인의 말'이자 '수도자의 말'이 아닌가.
창공을 나는 새들이/숫자를 세는 것을 본 적이 없다//숫자를 센 만큼/날개가 무거워진다는 것을/알아차린 모양이다//숫자만 좀 멀리해도/더 가볍게 살 수가 있다(「숫자를 세지 않는 새」)
우리가 무시로 만나는 풍경은 시인의 눈을 통해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승화한다.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을 "꽃의 일생"이 몰린 "가장 긴 시간"이라고 노래한 「낙화의 순간」을 보자. 아무렇지 않거나 늘 그렇다고 대해 온 풍경이 그 순간이 아니면 안 될 절체절명의 순간으로 되살아난다.
나무와 꽃이/잡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이//꽃에게는/가장 긴 시간이다//꽃의 일생이 몰려 있다(「낙화의 순간」)
홍관희는 '꽃잎'의 난분분 이전 순간, 세계의 모든 관계가 절단되는 한순간을 바라본다. 꽃잎은 자신의 온 힘으로 하늘 안에 매달려 있었을 터이다. "잡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을 위해 꽃이 일생을 살아왔다는 사실이야말로 여러 시인들이 낙화라는 사건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일 것이다. 홍관희가 꽃잎보다 절단의 순간을 볼 때, 꽃잎이 나무로부터 풀려나 허공으로 날아가는 절단으로 존재의 온 생애를 집약할 때, 그 순간이 바로 지상에 살아온 모든 존재의 문턱일 것이다.(박수연 평론가)
꽃잎의 화려함보다도 꽃과 나무라는 존재의 근원을 파고드는 직관은 시적 대상을 '나'를 통해 바라보지 않고 '너' 자체로 인지하려는 낮은 자세에서 왔다. 이러한 태도는 태생적으로 시인의 품성에서 비롯됐겠지만, 살아오면서 겪은 낮은 자리의 경험과 깨달음에서 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광주 송정리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진학을 미룬 채 어머니가 끄는 연탄 수레를 밀며 학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까만 연탄을 나르고 쟁이면서 소년공은 자연스럽게 시인이 되어 갔다. 그때 어린 소년공의 가슴에 송정리 원동성당의 종소리가 깊이 스민 것을 그는 반백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종소리는 새의 날개나 구름을 타고 바람을 저어 아스라이 날아가기도 하지만 대개는 상처와 결핍에 포박된 채 하루하루를 견딤과 버팀으로 건너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함께 살았다"
"혼돈의 세상이 계속되었다 누구는 종소리를 쇳소리로만 듣고 누구는 말로도 들었다 종소리가 사람을 통해 닿고자 하는 궁극은 사랑이었다"
"종소리는 어디에도 있지만 스스로 알아듣지 못하면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광주가톨릭대학교 정문을 나설 때 들려온 종소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땡! 땡! 땡!"(「종소리 1」)
종소리의 근원과 궁극은 "사랑이었다", 그러니까 홍 시인의 시는 한마디로 사랑 노래라 할 수 있다. 낮아지고 배려하고 헌신하며 근원과 궁극의 이치에 닿고자 하는 수도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가 다니는 남평성당 신부님의 강론에서 얻은 시 「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는 제목만으로도 수도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성당에서만 그런 게 아니다/생각의 끝 너머로 들어가서/오래도록 나오지 않을 때는/자기 안에 있는 그 어떤 세계도/기도로 바뀌지 않는 게 없다(「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
오늘도 시인은 한없이 낮아지면서 강을 건넌다. 그가 강을 건너는 것은 '너를 닮은 꽃'이 강 너머에 있기 때문이고, 오늘도 내일도 강을 건너는 것은 건너고 또 건너도 '너'는 강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강을 건너기 전에는/강은 한 번만 건너는 것인 줄 알았다//너를 닮은 꽃은 언제나/강 너머에 있었다(「너를 닮은 꽃」)
홍 시인은 1982년 『한국시학』으로 등단하여 '녹색 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첫 시집 『우리는 핵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를 펴낸 이후 지금까지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 『홀로 무엇을 하리』, 『사랑 1그램』을 펴냈다. 전남 나주시 남평 드들강변에서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를 운영하면서 지역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집의 제목이 된 "그림자 속에 숨겨 두었다"는 그것, 그 길은 생의 근원 혹은 비밀에 대한 비유에 다름아니다. '시인의 말'에서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금은 배가 고픈 듯하게" "밥도 마음도 관계도 시도, 넘치지 않게"라고 썼다. '시인의 말'이자 '수도자의 말'이 아닌가.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너를 닮은 꽃은 언제나 강 너머에 있었다
13 키 작은 나무
14 나무는 그런데
15 너를 닮은 꽃
16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8 둥근 선물
20 생의 집 한 채
22 어머니의 눈병
24 대학로에서 별을 바라보는 방법
26 그림자 2
27 다 된다고 말을 했는데
28 나사를 조이다가
29 젖꼭지
30 출렁이는 두 개의 섬
32 절경 -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 7
33 돌담
제2부 누구는 종소리를 쇳소리로만 듣고 누구는 말로도 들었다
37 자유
38 성호를 긋다
39 착한 사마리아인의 손
40 종소리 1
42 종소리 2
45 종지기
46 신부님의 오른쪽
48 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
50 비문碑文
52 탑을 쌓는 사람
54 운주사 와불 1
55 운주사 와불 2
56 운주사 와불 3
58 운주사 와불 4 - 아직은 면천面天 기도 중
61 운주사 일주문
62 열린 문은 열 수가 없다
63 문을 내며 나는 새
64 봉안당 문
제3부 여기에서도 그곳을 살았다
69 길을 묻는 습한 저녁
71 여기에서도 그곳을 살았다
74 송정리 9 - 두 개의 사선
76 송정리 10 - 극락강
78 16년 - 10·29이태원참사를 기억하는 한 가지 방법
80 뒤척이는 옆잠
82 아부지의 게걸음
85 일벌의 침 한 방
86 폐품이면 몰라도
88 종량제 봉투
89 텀블러
90 어떤 의자
92 걷는 새들
94 낮달맞이꽃
96 돌아오지 않는 꿀벌
98 이면지 - A4
100 승화원 풍경
제4부 내일이 되어도 모레가 되어도 집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105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는 계절
107 스마트폰
108 잘 안 들립니다
110 숫자를 세지 않는 새
111 없는 세계로 돌아가는 새
112 낙화의 순간
113 나를 평사리로 끌고 가다시피 한 시
116 강물 위에 쓴 시 4 - 신부님의 창窓
118 강물 위에 쓴 시 5 - 세밑, 드들강에서
120 강물 위에 쓴 시 6 - 눈물의 애상곡
122 원고에도 없는 말
123 동그라미
124 산지기
126 집으로 돌아오는 길
129 해설 비문碑文과 도강渡江 그리고 시의 탄생 _ 박수연
제1부 너를 닮은 꽃은 언제나 강 너머에 있었다
13 키 작은 나무
14 나무는 그런데
15 너를 닮은 꽃
16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8 둥근 선물
20 생의 집 한 채
22 어머니의 눈병
24 대학로에서 별을 바라보는 방법
26 그림자 2
27 다 된다고 말을 했는데
28 나사를 조이다가
29 젖꼭지
30 출렁이는 두 개의 섬
32 절경 -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 7
33 돌담
제2부 누구는 종소리를 쇳소리로만 듣고 누구는 말로도 들었다
37 자유
38 성호를 긋다
39 착한 사마리아인의 손
40 종소리 1
42 종소리 2
45 종지기
46 신부님의 오른쪽
48 생각의 끝 너머가 기도이다
50 비문碑文
52 탑을 쌓는 사람
54 운주사 와불 1
55 운주사 와불 2
56 운주사 와불 3
58 운주사 와불 4 - 아직은 면천面天 기도 중
61 운주사 일주문
62 열린 문은 열 수가 없다
63 문을 내며 나는 새
64 봉안당 문
제3부 여기에서도 그곳을 살았다
69 길을 묻는 습한 저녁
71 여기에서도 그곳을 살았다
74 송정리 9 - 두 개의 사선
76 송정리 10 - 극락강
78 16년 - 10·29이태원참사를 기억하는 한 가지 방법
80 뒤척이는 옆잠
82 아부지의 게걸음
85 일벌의 침 한 방
86 폐품이면 몰라도
88 종량제 봉투
89 텀블러
90 어떤 의자
92 걷는 새들
94 낮달맞이꽃
96 돌아오지 않는 꿀벌
98 이면지 - A4
100 승화원 풍경
제4부 내일이 되어도 모레가 되어도 집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105 제자리로 돌아갈 수 없는 계절
107 스마트폰
108 잘 안 들립니다
110 숫자를 세지 않는 새
111 없는 세계로 돌아가는 새
112 낙화의 순간
113 나를 평사리로 끌고 가다시피 한 시
116 강물 위에 쓴 시 4 - 신부님의 창窓
118 강물 위에 쓴 시 5 - 세밑, 드들강에서
120 강물 위에 쓴 시 6 - 눈물의 애상곡
122 원고에도 없는 말
123 동그라미
124 산지기
126 집으로 돌아오는 길
129 해설 비문碑文과 도강渡江 그리고 시의 탄생 _ 박수연
저자
저자
홍관희
광주 송정리에서 태어났다. 곡절 깊은 가족사가 있는 14살 까까머리 소년은 중학교 진학을 미룬 채 어머니가 끄는 연탄 수레를 밀며 학비를 마련해야 했다. 까만 연탄을 나르고 쟁이면서 소년공은 자연스럽게 시인이 되어 갔다. 1982년 『한국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대 가슴 부르고 싶다』(필명 홍처연), 『홀로 무엇을 하리』, 『사랑 1그램』이 있다. 30년간 다니던 KT를 나와 지금은 나주시 남평 드들강 징검다리 위에서 시어를 낚으며 운영하는 북카페 '강물 위에 쓴 시'에서 지역문화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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