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문학들 시인선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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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 뭇 생명들의 노래
목사 시인 김휼의 담양 시편
김휼 시인이 신작시집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문학들)을 펴냈다. 전남 담양을 오랫동안 거닐었던 시간의 응답을 54편의 시로 담았다. 면앙정, 식영정, 송강정 등 유적은 물론 대치 대장간, 강의리 빈집, 고서 포도밭 등 삶의 현장이 시인의 섬세한 눈길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다시 태어났다.
담양읍 남산리 관방제림의 나무들은 노병이 되고, 경상리 느티나무는 신의 얼굴로 다가온다. "어깨를 겯듯 뿌리를 맞잡고 휘어지는 날들은 강물처럼 흘러갔다//한 평 그늘을 늘리는 데 푸른 생을 바친 노병들"(「그늘 수호기」). "시름이 지나가는 길목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보니/나도 모르는 사이 신이 되었습니다"(「신과 나무 사이에」).
김 시인은 '목사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 구도자인 셈이다. "저 요원한 꿈의 영토에 닿으려면/붉은 가시의 시간을 마저 건너야 한다"(「클라이밍 로즈」). 본질을 탐구하고 궁극을 염원한다는 점에서 시인 또한 구도자다. 하늘과 땅, 음지와 양지, 성과 속이 등장하는 그의 시는 정답을 말하지 않고 구한다. 그의 시가 매력적인 이유이다.
"직진의 힘을 믿고 달렸지만 무엇이 되지 못한 내가/용마루길 인공폭포 아래 서 있습니다//폭포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물의 최대화"(「폭포의 탄생」)
"접점이 어긋난 그들이 성과 속의 경합을 벌일 때마다/가지 끝에 매달린 통증이 펄럭였다"(「부드러운 개입」)
시가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중 하나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드러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결과가 아닌 과정, 곧 질문의 노래다. 시는 빈부나 계층을 초월하고 잘못된 관습과 강요를 거부하면서 질문을 통해 기존의 삶의 의미망에 파문을 던진다. 그러니까 어쩌면 시의 성공 여부는 언어 이전의 자세에서 이미 결정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 시인은 시 「시간 여행자」에서 "맨발로 먼 길 나선 새들"을 보며 "명작의 문장은 되지 못해도/쉼 없이 쓰는 불립문의 날갯짓"이라고 썼다. "읽어내기 어렵지만 저것은 명백한 문장/새들이 길을 잃지 않은 이유"라고 썼다. 마치 자신의 시 쓰기를 빗댄 듯하다.
시인은 그렇게 "쉼표가 있는/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구도의 언어가 시가 되는 지점을 찾아 노래할 것이다. "한 영혼이 하늘의 음계를 딛고 가는 풍경이거나/돌확에 놓인 꽃잎의 가녀린 숨결이거나/젖은 꿈 당겨 상처를 덧대는 일은 얼마나 갸릇한지요"(「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김 시인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한국기독공보〉 및 〈국민일보〉 신춘문예를 거쳐 2017년 『열린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곳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너의 밤으로 갈까』. 전자 시집 『슬픔의 바깥』, 사진 시집 『말에서 멀어지는 순간』 등이 있다. 열린시학 작품상, 목포문학상 본상, 제주4·3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사 시인 김휼의 담양 시편
김휼 시인이 신작시집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문학들)을 펴냈다. 전남 담양을 오랫동안 거닐었던 시간의 응답을 54편의 시로 담았다. 면앙정, 식영정, 송강정 등 유적은 물론 대치 대장간, 강의리 빈집, 고서 포도밭 등 삶의 현장이 시인의 섬세한 눈길을 통해 새로운 의미로 다시 태어났다.
담양읍 남산리 관방제림의 나무들은 노병이 되고, 경상리 느티나무는 신의 얼굴로 다가온다. "어깨를 겯듯 뿌리를 맞잡고 휘어지는 날들은 강물처럼 흘러갔다//한 평 그늘을 늘리는 데 푸른 생을 바친 노병들"(「그늘 수호기」). "시름이 지나가는 길목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다 보니/나도 모르는 사이 신이 되었습니다"(「신과 나무 사이에」).
김 시인은 '목사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 구도자인 셈이다. "저 요원한 꿈의 영토에 닿으려면/붉은 가시의 시간을 마저 건너야 한다"(「클라이밍 로즈」). 본질을 탐구하고 궁극을 염원한다는 점에서 시인 또한 구도자다. 하늘과 땅, 음지와 양지, 성과 속이 등장하는 그의 시는 정답을 말하지 않고 구한다. 그의 시가 매력적인 이유이다.
"직진의 힘을 믿고 달렸지만 무엇이 되지 못한 내가/용마루길 인공폭포 아래 서 있습니다//폭포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물의 최대화"(「폭포의 탄생」)
"접점이 어긋난 그들이 성과 속의 경합을 벌일 때마다/가지 끝에 매달린 통증이 펄럭였다"(「부드러운 개입」)
시가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 중 하나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드러내 주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결과가 아닌 과정, 곧 질문의 노래다. 시는 빈부나 계층을 초월하고 잘못된 관습과 강요를 거부하면서 질문을 통해 기존의 삶의 의미망에 파문을 던진다. 그러니까 어쩌면 시의 성공 여부는 언어 이전의 자세에서 이미 결정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 시인은 시 「시간 여행자」에서 "맨발로 먼 길 나선 새들"을 보며 "명작의 문장은 되지 못해도/쉼 없이 쓰는 불립문의 날갯짓"이라고 썼다. "읽어내기 어렵지만 저것은 명백한 문장/새들이 길을 잃지 않은 이유"라고 썼다. 마치 자신의 시 쓰기를 빗댄 듯하다.
시인은 그렇게 "쉼표가 있는/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구도의 언어가 시가 되는 지점을 찾아 노래할 것이다. "한 영혼이 하늘의 음계를 딛고 가는 풍경이거나/돌확에 놓인 꽃잎의 가녀린 숨결이거나/젖은 꿈 당겨 상처를 덧대는 일은 얼마나 갸릇한지요"(「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김 시인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한국기독공보〉 및 〈국민일보〉 신춘문예를 거쳐 2017년 『열린시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곳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너의 밤으로 갈까』. 전자 시집 『슬픔의 바깥』, 사진 시집 『말에서 멀어지는 순간』 등이 있다. 열린시학 작품상, 목포문학상 본상, 제주4·3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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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사물에 대한 김휼의 시선은 그의 필명처럼 사물을 향한 측은지심과 긍휼, 이타적 배려가 바탕을 이룬다. 작고 소외되고 우울한 일상의 저변에서 소중하고 진정한 가치를 도출해내 그 프리즘을 키우고 빛나게 닦아 따스하고 섬세한 고차원의 작품을 빚는다. 김휼은 이번 시집에서 담양을 배경이자 주제로 한 시편들을 한데 모아, 지역적 특성을 보편적 명제로 끌어올리는 성취를 이룬다. 전통미학의 정수를 노래하면서도 대부분의 시인들이 반복해 온 구호적 찬미나 상투적 서정의 안일에 머물지 않고, 그 이면에 담긴 '그늘의 야사'를 조명하기 위해 언어적 치열과 내면지향형 사유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기에 언뜻 사담 혹은 사적인 정취를 술회하는 것 같은 구절도 궁극에는 내밀한 본질과 궤를 함께함으로써 직관과 사색을 통해 육화된 성찰의 메시지를 낳는다. - 김규성 시인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13 그늘 수호기
15 폭포의 탄생
17 부드러운 개입 - 관방제림을 거닐며
19 바람의 집으로 오세요 - 죽녹원
21 신과 나무 사이에
23 하마르티아
25 퀀텀리프
27 산冊, 고서를 읽다
29 후루룩, 명랑한 물결 소리
31 세 시의 성벽
33 글을 낳는 집에서
35 클라이밍 로즈 - 죽화경에서
37 불에 덴 자리
제2부
41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 - 면앙정에서
43 둥둥, 울음이 떠나고 - 담양 생태 습지에서
45 빛이 키우는 정원
47 불의 신전 - 대치 대장간을 지나며
49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 담빛 카페에서
51 빈집은 경전이 되어
53 예술적으로 흐르는 기분 - 담양 오일장에서
55 그날, 포도원 농부가 내민 손을 잡았죠
- 고서 포도밭을 지나며
57 1번 목 음나무를 위한, 음-
59 병풍산 곡비
61 메타 신전에 들다
63 삼지내 우물은 하늘을 담고
65 공허의 흉터
제3부
69 언덕은 하염없어라
71 화음花陰에 적하여 애가를 짓고 - 부겐베리아
73 오래된 미래
74 숨, 쉬는 그림자
76 꽃살문 아래서
78 능소화 아우성
80 넘어진 나를 세우고
82 현의 노래
84 미암이 되어
86 시가 머물던 자리
88 누가 내 생각의 심지에 불을 붙이나
90 매산리 거북등 서재
92 소쇄쇄, 초록파도 철썩이는,
94 가을엔 명가은 황차를 마시네
제4부
99 시간 여행자
101 담양의 꽃, 담양애꽃
103 메타 스토리의 밤
105 직립의 고행 - 대숲마을에서
107 다만, 깊어질 뿐이다 - 담양호에서
108 육백 년은 너무 먼 거리
110 나비는 봄 꿈을 짓고
112 매미 울음 같은 한때를 살면서
114 물염적벽
116 관어정
117 엿 고는 마을에 끓는 그리움
119 쉼표, 숨 고르기
120 헤테로포니
122 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124 해설 통시적 현재의 언어로 천년 전통을 수놓다 _ 김규성
제1부
13 그늘 수호기
15 폭포의 탄생
17 부드러운 개입 - 관방제림을 거닐며
19 바람의 집으로 오세요 - 죽녹원
21 신과 나무 사이에
23 하마르티아
25 퀀텀리프
27 산冊, 고서를 읽다
29 후루룩, 명랑한 물결 소리
31 세 시의 성벽
33 글을 낳는 집에서
35 클라이밍 로즈 - 죽화경에서
37 불에 덴 자리
제2부
41 받아요, 한 다발의 침묵 - 면앙정에서
43 둥둥, 울음이 떠나고 - 담양 생태 습지에서
45 빛이 키우는 정원
47 불의 신전 - 대치 대장간을 지나며
49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 담빛 카페에서
51 빈집은 경전이 되어
53 예술적으로 흐르는 기분 - 담양 오일장에서
55 그날, 포도원 농부가 내민 손을 잡았죠
- 고서 포도밭을 지나며
57 1번 목 음나무를 위한, 음-
59 병풍산 곡비
61 메타 신전에 들다
63 삼지내 우물은 하늘을 담고
65 공허의 흉터
제3부
69 언덕은 하염없어라
71 화음花陰에 적하여 애가를 짓고 - 부겐베리아
73 오래된 미래
74 숨, 쉬는 그림자
76 꽃살문 아래서
78 능소화 아우성
80 넘어진 나를 세우고
82 현의 노래
84 미암이 되어
86 시가 머물던 자리
88 누가 내 생각의 심지에 불을 붙이나
90 매산리 거북등 서재
92 소쇄쇄, 초록파도 철썩이는,
94 가을엔 명가은 황차를 마시네
제4부
99 시간 여행자
101 담양의 꽃, 담양애꽃
103 메타 스토리의 밤
105 직립의 고행 - 대숲마을에서
107 다만, 깊어질 뿐이다 - 담양호에서
108 육백 년은 너무 먼 거리
110 나비는 봄 꿈을 짓고
112 매미 울음 같은 한때를 살면서
114 물염적벽
116 관어정
117 엿 고는 마을에 끓는 그리움
119 쉼표, 숨 고르기
120 헤테로포니
122 당신 중심에 이르기까지
124 해설 통시적 현재의 언어로 천년 전통을 수놓다 _ 김규성
저자
저자
김휼 전남 장성에서 태어났다. <한국기독공보> 및 <국민일보> 신춘문예를 거쳐 2017년 『열린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그곳엔 두 개의 달이 있었다』, 『너의 밤으로 갈까』. 전자 시집 『슬픔의 바깥』, 사진 시집 『말에서 멀어지는 순간』 등이 있다. 열린시학 작품상, 목포문학상 본상, 제주4·3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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