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문학들 시인선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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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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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도 먹을 만큼만 먹을게요./이 벌판에 앉게 해줘요." "마음 열고 우리 품어/이 들판에 앉게 해줘요." "해마다 이 들, 이 벌판/오게 해줘요./욕심 없이 왔다 욕심 없이 갈게요./이 고을에 정 쌓이고 쌓이게 할게요."(「고천암 철새」)
"해남에 오는 저 기차는/싣고 갈 사람들 없으면/한 사나흘 푹 기다렸다가/풍성한 해남 사계절이라도 싣고/우리보다 못 산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퍼 주며/쭉 올라갔다." "해남에 오는 기차는 칙칙폭폭 몇 년 하다가/읍에서 먼 시골 귀퉁이/허름한 역사(驛舍)만 남기고/가 버리지 않으면 좋겠다."(「기차가 온다」)
시인은 다음 생에도 다시 고향에서 살고 싶다는, 다시 말해 고향을 보금자리로 가꾸며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시 「기차가 온다」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결합한 고향의 풍경과 그 속에서의 소박한 그러나 간절한 희원을 되새긴다. "해남에 오는 저 기차는/싣고 갈 사람들 없으면/한 사나흘 푹 기다렸다가/풍성한 해남 사계절이라도 싣고/우리보다 못 산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퍼 주며/쭉 올라갔다." 기차를 통해 해남의 따뜻하고 넉넉한 인심이 널리, 오래 퍼지기를 바라는 염원이다. "우슬재 넘어간 사람들 다시 싣고" "그렇게 오고 가면 좋겠다."는 표현은 객지에 나간 이들이 돌아와도 될 만큼 고향을 알뜰하게 가꾸어 놓은 자부심의 발로다.
이러한 고향에 대한 애정의 밑바탕에는 오랜 세월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한 동심이 그의 시의 자양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집에 올 때 성만리 방죽 둑에/아지랑이가 몽실몽실 올랐다./내 오줌이랑 똑같이/몽실몽실 김이 올랐다."(「도장사」)
"자운영 꽃길 헤집고/찔래순 무더기 뒤에서 똥 싼다."(「만일암 터에서」)
문명의 이기 이전에 알몸 그대로 자연과 만나려는 시인의 태도는 티 없이 순진무구한 서정을 낳는다. 이러한 시적 태도에 대해 김규성 시인은 「해설」에서, "원시시대의 원시인으로 돌아간 화자의 순진무구한 성정이 자연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 농촌인 고향에서만 가능한 자유요 낭만이요 자연과의 물아일체적 어깨동무다."라고 분석했다.
또 한 가지 돋보이는 것은 우리 전통음악의 호흡이 시집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그는 적잖은 세월 동안 대금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음악과 함께해왔다.
"풀잎/풀잎/부르다/휘파람 되고//휘파람/휘파람/불다/풀이 되어//그대로/누워/흙바람/되고//도로/풀이 돋아/풀밭에/도로 누운"(「박성룡」 전문)
결코 길지 않은 이 시는 '풀잎→휘파람→흙바람→풀밭'의 순환 구조를 통해 동양적 시간관의 효시인 순환론을 연출한다. 주로 한 개의 어휘가 한 행을 이루는 단순 구조 속에서도 리드미컬한 운율과 사유가 절묘하게 혼연일체가 되어 그 울림이 저절로 입술에서 맴돈다. 대자연과의 일상 속에서 무심결에 우주의 섭리를 터득하는 문재식 시인이 일상인에서 시인으로 재탄생하는 비결이다. 자연의 오묘한 언어는 그에게 수천의 경전이자 철학서인 셈이다.
"해남에 오는 저 기차는/싣고 갈 사람들 없으면/한 사나흘 푹 기다렸다가/풍성한 해남 사계절이라도 싣고/우리보다 못 산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퍼 주며/쭉 올라갔다." "해남에 오는 기차는 칙칙폭폭 몇 년 하다가/읍에서 먼 시골 귀퉁이/허름한 역사(驛舍)만 남기고/가 버리지 않으면 좋겠다."(「기차가 온다」)
시인은 다음 생에도 다시 고향에서 살고 싶다는, 다시 말해 고향을 보금자리로 가꾸며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시 「기차가 온다」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결합한 고향의 풍경과 그 속에서의 소박한 그러나 간절한 희원을 되새긴다. "해남에 오는 저 기차는/싣고 갈 사람들 없으면/한 사나흘 푹 기다렸다가/풍성한 해남 사계절이라도 싣고/우리보다 못 산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퍼 주며/쭉 올라갔다." 기차를 통해 해남의 따뜻하고 넉넉한 인심이 널리, 오래 퍼지기를 바라는 염원이다. "우슬재 넘어간 사람들 다시 싣고" "그렇게 오고 가면 좋겠다."는 표현은 객지에 나간 이들이 돌아와도 될 만큼 고향을 알뜰하게 가꾸어 놓은 자부심의 발로다.
이러한 고향에 대한 애정의 밑바탕에는 오랜 세월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한 동심이 그의 시의 자양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집에 올 때 성만리 방죽 둑에/아지랑이가 몽실몽실 올랐다./내 오줌이랑 똑같이/몽실몽실 김이 올랐다."(「도장사」)
"자운영 꽃길 헤집고/찔래순 무더기 뒤에서 똥 싼다."(「만일암 터에서」)
문명의 이기 이전에 알몸 그대로 자연과 만나려는 시인의 태도는 티 없이 순진무구한 서정을 낳는다. 이러한 시적 태도에 대해 김규성 시인은 「해설」에서, "원시시대의 원시인으로 돌아간 화자의 순진무구한 성정이 자연과 일체를 이루고 있다. 농촌인 고향에서만 가능한 자유요 낭만이요 자연과의 물아일체적 어깨동무다."라고 분석했다.
또 한 가지 돋보이는 것은 우리 전통음악의 호흡이 시집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그는 적잖은 세월 동안 대금을 비롯한 우리의 전통음악과 함께해왔다.
"풀잎/풀잎/부르다/휘파람 되고//휘파람/휘파람/불다/풀이 되어//그대로/누워/흙바람/되고//도로/풀이 돋아/풀밭에/도로 누운"(「박성룡」 전문)
결코 길지 않은 이 시는 '풀잎→휘파람→흙바람→풀밭'의 순환 구조를 통해 동양적 시간관의 효시인 순환론을 연출한다. 주로 한 개의 어휘가 한 행을 이루는 단순 구조 속에서도 리드미컬한 운율과 사유가 절묘하게 혼연일체가 되어 그 울림이 저절로 입술에서 맴돈다. 대자연과의 일상 속에서 무심결에 우주의 섭리를 터득하는 문재식 시인이 일상인에서 시인으로 재탄생하는 비결이다. 자연의 오묘한 언어는 그에게 수천의 경전이자 철학서인 셈이다.
목차
목차
5 시인의 말
제1부
13 땅끝
15 해남 1
16 기차가 온다
18 옥매산 1
20 도장사
21 봄. 두륜산
22 해남에 왔다가
24 괘불재掛佛齋
25 땅끝에서
26 만일암 터에서
27 미황사
28 미황사 자하루에서 서쪽을 보다
29 백방산
30 북평장北平場
31 남리장南里場
32 월송장場
33 옥매산 2
34 우슬재
제2부
37 유자나무가 보낸 편지
38 고천암 갈대
39 고구마
40 물감자
41 흑석산 구절초
42 대흥사 단풍
43 금강산성 동백꽃
44 미황사 동백 1
45 미황사 동백 2
46 산 목련
47 은사시나무
48 오심재 억새
49 진달래
50 은적사 다람쥐
53 은적사
54 진불암에 가면
55 진불암에서
제3부
59 풀 냄새
60 김남주
62 고정희
63 그 사람들
64 박성룡
65 이동주 시비 보며
66 조양래
67 옥천면 동리 - 윤재걸 시인 집
68 김준태
70 이지엽 시인
71 땅 - 사람들
72 달마산에 들었다가 봉학리로
74 시인 집 마당에서
76 봉학리에서
78 봄나들이
79 산골내기 동무들
80 순한 짐승들
제4부
83 가을 - 우리 어머니는 해남에 있다
84 황토밭
85 고천암 철새
86 두륜산 구름다리
87 적막한 봄날
88 도깨비불
90 모내기 철
91 해남 가을
92 배추를 묶으며
94 보리 모개
95 사랑
96 지금도 해남 옥수수밭은
97 어란리 안개 밭
98 어머니
99 해남의 밤
100 해남 가을은 눈에 보인다
101 해창海倉에 가면
제5부
105 해남 2
107 고천암에서
108 전설의 고향
110 해남 풍경 하나
111 나 뭔 바람이 불어 - 5·18항쟁비를 찾아
112 보리밭
117 해설 따뜻한 서정과 결연한 공동체적 의지 _ 김규성
제1부
13 땅끝
15 해남 1
16 기차가 온다
18 옥매산 1
20 도장사
21 봄. 두륜산
22 해남에 왔다가
24 괘불재掛佛齋
25 땅끝에서
26 만일암 터에서
27 미황사
28 미황사 자하루에서 서쪽을 보다
29 백방산
30 북평장北平場
31 남리장南里場
32 월송장場
33 옥매산 2
34 우슬재
제2부
37 유자나무가 보낸 편지
38 고천암 갈대
39 고구마
40 물감자
41 흑석산 구절초
42 대흥사 단풍
43 금강산성 동백꽃
44 미황사 동백 1
45 미황사 동백 2
46 산 목련
47 은사시나무
48 오심재 억새
49 진달래
50 은적사 다람쥐
53 은적사
54 진불암에 가면
55 진불암에서
제3부
59 풀 냄새
60 김남주
62 고정희
63 그 사람들
64 박성룡
65 이동주 시비 보며
66 조양래
67 옥천면 동리 - 윤재걸 시인 집
68 김준태
70 이지엽 시인
71 땅 - 사람들
72 달마산에 들었다가 봉학리로
74 시인 집 마당에서
76 봉학리에서
78 봄나들이
79 산골내기 동무들
80 순한 짐승들
제4부
83 가을 - 우리 어머니는 해남에 있다
84 황토밭
85 고천암 철새
86 두륜산 구름다리
87 적막한 봄날
88 도깨비불
90 모내기 철
91 해남 가을
92 배추를 묶으며
94 보리 모개
95 사랑
96 지금도 해남 옥수수밭은
97 어란리 안개 밭
98 어머니
99 해남의 밤
100 해남 가을은 눈에 보인다
101 해창海倉에 가면
제5부
105 해남 2
107 고천암에서
108 전설의 고향
110 해남 풍경 하나
111 나 뭔 바람이 불어 - 5·18항쟁비를 찾아
112 보리밭
117 해설 따뜻한 서정과 결연한 공동체적 의지 _ 김규성
저자
저자
문재식 해남 황산에서 태어났다. 『땅끝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게으른 날』, 『불온한 교사』, 『외롭고 쓸쓸한』, 『그리운 것들은 늦게 온다』, 『벌떡 교사에서 논두렁 선생으로』 등이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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