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손바닥 동시(유강희 시인과 함께하는)(브로콜리숲 어린이 시집)
정읍 이평초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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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희 시인과 함께한 정읍 이평초 어린이 손바닥 동시
이 책엔 서른두 명의 이평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손바닥 동시 96편이 실려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 어린이가 참여해 한 명이 세 편씩 쓴 걸 모은 것이다. 적지 않은 편수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시들은 저마다 타고난 천진을 언어의 풀잎으로 뽑아내어 무구하게 보여준다.
- 유강희 시인
이 책엔 서른두 명의 이평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쓴 손바닥 동시 96편이 실려 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 어린이가 참여해 한 명이 세 편씩 쓴 걸 모은 것이다. 적지 않은 편수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린 시들은 저마다 타고난 천진을 언어의 풀잎으로 뽑아내어 무구하게 보여준다.
- 유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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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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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들의 아이들이 종알종알 즐겁게 쓴 손바닥 동시
큰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고 농작물이 피해 입는 상황을, 태풍이 커다란 입이 되어 다 먹어버렸다고 하거나(이율, 1년 「태풍」), 키우던 햄스터가 갑자기 달 모양으로 죽었다고 애도하기도 한다(심도언, 2년 「햄스터의 죽음」). 옛날에 김밥 만들기를 한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만들지 않고 있는 엄마를 슬그머니 원망(?)하는 시도 있다(김준서, 3년 「엄마」). 이런 비슷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어서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배어 나온다.
그런가 하면 이수영(4년)은 종류가 겁나 많긴 하지만 수영 후에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이런 믿음과 확신은 체험의 솔직한 감정 없이는 쓰기 어렵다. 임현지(5년)의 「풀밭」은 여름 풀밭에 갔을 때의 느낌을 썼다. 벌레들이 놀라 툭툭 튀는걸, 벌레들이 길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이 시 마지막 3행은 우리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한다. 이 구절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시는 새로운 생각 혹은 상상의 경험이기도 하다. 정은수(6년)는 「행복의 의미」라는 무거운 주제를 음식과 꽃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자연현상, 반려동물, 사람, 음식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어린이들의 투명한 감각과 상상력에 의해 시집에 영롱한 무지개를 드리운다. 처음엔 어려워만 했던 행과 글자 수 맞추기도 점점 익숙해져 나중엔 잘못된 곳을 서로 알려주는 정다운 모습도 보았다. 시 속의 「바람」이 되어 1인극도 하고, 긴 시를 손바닥 동시로 바꾸어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를 통해 정형 동시의 오묘한 맛과 손바닥 동시만이 가진 규칙을 자연스레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중략)
이평초등학교가 있는 정읍시 이평면은 동학혁명의 시발점이 된 유서 깊은 곳이다. 아침에 전주에서 출발해 동진강을 지나면 바로 만석보터가 보인다. 전봉준 장군의 고택도 여기서 가까운 곳에 있다. 나는 그 말목장터로를 지날 때마다 배들의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손바닥 동시 한 편을 썼다. 이 시는 마지막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선물로 낭송해 주었다.
말목장터로
보리는 누름누름
난 아직 초록초록
힘 불끈 자라야지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헤어지려는데 한 아이가 도토리로 만든 애벌레를 내게 선물했다. 이것을 잘 키워보려고 한다. 그러면 혹시 알까? 이게 멋진 시나비가 되어 훨훨 하늘로 날아오를지.
-유강희 시인
큰바람에 나무가 쓰러지고 농작물이 피해 입는 상황을, 태풍이 커다란 입이 되어 다 먹어버렸다고 하거나(이율, 1년 「태풍」), 키우던 햄스터가 갑자기 달 모양으로 죽었다고 애도하기도 한다(심도언, 2년 「햄스터의 죽음」). 옛날에 김밥 만들기를 한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만들지 않고 있는 엄마를 슬그머니 원망(?)하는 시도 있다(김준서, 3년 「엄마」). 이런 비슷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어서 읽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배어 나온다.
그런가 하면 이수영(4년)은 종류가 겁나 많긴 하지만 수영 후에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이런 믿음과 확신은 체험의 솔직한 감정 없이는 쓰기 어렵다. 임현지(5년)의 「풀밭」은 여름 풀밭에 갔을 때의 느낌을 썼다. 벌레들이 놀라 툭툭 튀는걸, 벌레들이 길을 만들어 줬다고 한다. 이 시 마지막 3행은 우리의 시선을 오래 머물게 한다. 이 구절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시는 새로운 생각 혹은 상상의 경험이기도 하다. 정은수(6년)는 「행복의 의미」라는 무거운 주제를 음식과 꽃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자연현상, 반려동물, 사람, 음식 등 다양한 소재와 주제가 어린이들의 투명한 감각과 상상력에 의해 시집에 영롱한 무지개를 드리운다. 처음엔 어려워만 했던 행과 글자 수 맞추기도 점점 익숙해져 나중엔 잘못된 곳을 서로 알려주는 정다운 모습도 보았다. 시 속의 「바람」이 되어 1인극도 하고, 긴 시를 손바닥 동시로 바꾸어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를 통해 정형 동시의 오묘한 맛과 손바닥 동시만이 가진 규칙을 자연스레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중략)
이평초등학교가 있는 정읍시 이평면은 동학혁명의 시발점이 된 유서 깊은 곳이다. 아침에 전주에서 출발해 동진강을 지나면 바로 만석보터가 보인다. 전봉준 장군의 고택도 여기서 가까운 곳에 있다. 나는 그 말목장터로를 지날 때마다 배들의 아이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손바닥 동시 한 편을 썼다. 이 시는 마지막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선물로 낭송해 주었다.
말목장터로
보리는 누름누름
난 아직 초록초록
힘 불끈 자라야지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헤어지려는데 한 아이가 도토리로 만든 애벌레를 내게 선물했다. 이것을 잘 키워보려고 한다. 그러면 혹시 알까? 이게 멋진 시나비가 되어 훨훨 하늘로 날아오를지.
-유강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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