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에디터픽 시리즈 1)
이시경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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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한국문학 출판 사상 처음으로,
가려 뽑은 작품만으로 묶은 소설집
1. '색채'라는 언어로 번역된 시대
이시경 소설집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에 수록된 7편의 단편은, 동시대 한국문학이 직면한 감각적·존재론적 위기를 정면으로 응시하되 그것을 서사 구조의 실험으로 돌파한다. 정체성의 박탈, 디지털 착취, 가족의 침묵, 창조적 자아의 억압, 기억의 가변성 - 21세기 한국을 사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이 소설집은 '색채'라는 원초적 언어로 번역한다.
여기서 색채는 시각적 요소를 넘어 권력이자 정체성이고, 기억이자 폭력이며, 무엇보다 한 주체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 그 자체다. 표제작에서 '빨강'이 타자에 의해 주입된 욕망이자 금지된 동일시의 대상으로 작동하듯, 색은 인물의 가장 깊은 곳을 길들이고 또 뒤흔든다.
이 소설집이 말하는 것은 2020년대 한국에서만 유효하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집은 2020년대 한국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한다. 이 특수성과 보편성의 결합이야말로 이 책을 에디터픽 시리즈 제1권으로 세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2. 장르의 발명, 그리고 제3의 여성 서사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소설은 1990~2000년대의 내면 탐구에서, 2010년대의 사회적 리얼리즘과 청년 서사를 거쳐, 2020년대의 기후·AI·디지털 전환으로 옮겨왔다. 이 소설집은 그 가장 새로운 물결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다루는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그리는 「나는 이것을 색(色)이라 부를 수 없다」는 SF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결코 표피적 설정에 머물지 않고, 상실·억압·정체성 박탈이라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통으로 곧장 내려간다. 마술적 사실주의, 고인류학, 동화, 심리소설, 환경 소설의 요소가 한 권 안에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것도, 장르 혼합을 전략으로 내세운 결과가 아니라 이야기마다 필요한 형식을 새로 발명한 결과다.
여성 서사의 결도 다르다. 이 소설집은 고통을 직접 서술하는 대신 색채와 변신과 환상이라는 우회로를 택함으로써 오히려 더 강렬한 감응을 만들어낸다. 수동적 여성상도, 고통의 직접화도 아닌 - 제3의 여성 서사 문법이라 부를 만한 자리다.
3. 단편집이라는 형식의 재발명
이 소설집의 가장 뚜렷한 성취는 단편집이라는 형식 자체를 다시 쓴다는 데 있다. 독립된 작품들의 모음이 아니라, 한 편 한 편이 맞물리며 하나의 유기적 장편처럼 읽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작품에서 던져진 '기억은 변환된다'는 명제는 일곱 번째 작품에서 잃었던 이름의 귀환으로 실현된다. 순서대로 읽을 때 비로소 전체의 의미가 닫히는 이 설계는, 단편집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서사적 효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세계 문학에서 새로운 목소리는 늘 특정 장소의 특수한 경험에서 출발해 보편으로 나아갔다. 더블린의 조이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르헤스, 마콘도의 마르케스가 그러했듯이.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 역시 그 길 위에 선다. 21세기 서울의 창신동 골목과 마곡 13지구와 로데오 뒷골목에서 출발해 데스밸리와 시베리아와 파리를 경유하며,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문에 도달하는 것이다. 억압된 정체성은 어떻게 귀환하는가. 기억은 어떻게 변환되는가. 이야기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억압된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다른 형태로, 다른 언어로, 다른 색채로 돌아온다. 이시경의 첫 소설집이 한국문학의 지도 위에 새로운 점 하나를 찍는 순간이다.
가려 뽑은 작품만으로 묶은 소설집
1. '색채'라는 언어로 번역된 시대
이시경 소설집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에 수록된 7편의 단편은, 동시대 한국문학이 직면한 감각적·존재론적 위기를 정면으로 응시하되 그것을 서사 구조의 실험으로 돌파한다. 정체성의 박탈, 디지털 착취, 가족의 침묵, 창조적 자아의 억압, 기억의 가변성 - 21세기 한국을 사는 사람들이 겪는 가장 핵심적인 것들을, 이 소설집은 '색채'라는 원초적 언어로 번역한다.
여기서 색채는 시각적 요소를 넘어 권력이자 정체성이고, 기억이자 폭력이며, 무엇보다 한 주체가 만들어지는 메커니즘 그 자체다. 표제작에서 '빨강'이 타자에 의해 주입된 욕망이자 금지된 동일시의 대상으로 작동하듯, 색은 인물의 가장 깊은 곳을 길들이고 또 뒤흔든다.
이 소설집이 말하는 것은 2020년대 한국에서만 유효하지 않다. 그러나 이 소설집은 2020년대 한국에서만 탄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한다. 이 특수성과 보편성의 결합이야말로 이 책을 에디터픽 시리즈 제1권으로 세운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2. 장르의 발명, 그리고 제3의 여성 서사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소설은 1990~2000년대의 내면 탐구에서, 2010년대의 사회적 리얼리즘과 청년 서사를 거쳐, 2020년대의 기후·AI·디지털 전환으로 옮겨왔다. 이 소설집은 그 가장 새로운 물결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다루는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그리는 「나는 이것을 색(色)이라 부를 수 없다」는 SF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결코 표피적 설정에 머물지 않고, 상실·억압·정체성 박탈이라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고통으로 곧장 내려간다. 마술적 사실주의, 고인류학, 동화, 심리소설, 환경 소설의 요소가 한 권 안에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것도, 장르 혼합을 전략으로 내세운 결과가 아니라 이야기마다 필요한 형식을 새로 발명한 결과다.
여성 서사의 결도 다르다. 이 소설집은 고통을 직접 서술하는 대신 색채와 변신과 환상이라는 우회로를 택함으로써 오히려 더 강렬한 감응을 만들어낸다. 수동적 여성상도, 고통의 직접화도 아닌 - 제3의 여성 서사 문법이라 부를 만한 자리다.
3. 단편집이라는 형식의 재발명
이 소설집의 가장 뚜렷한 성취는 단편집이라는 형식 자체를 다시 쓴다는 데 있다. 독립된 작품들의 모음이 아니라, 한 편 한 편이 맞물리며 하나의 유기적 장편처럼 읽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작품에서 던져진 '기억은 변환된다'는 명제는 일곱 번째 작품에서 잃었던 이름의 귀환으로 실현된다. 순서대로 읽을 때 비로소 전체의 의미가 닫히는 이 설계는, 단편집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서사적 효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세계 문학에서 새로운 목소리는 늘 특정 장소의 특수한 경험에서 출발해 보편으로 나아갔다. 더블린의 조이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르헤스, 마콘도의 마르케스가 그러했듯이.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 역시 그 길 위에 선다. 21세기 서울의 창신동 골목과 마곡 13지구와 로데오 뒷골목에서 출발해 데스밸리와 시베리아와 파리를 경유하며,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질문에 도달하는 것이다. 억압된 정체성은 어떻게 귀환하는가. 기억은 어떻게 변환되는가. 이야기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억압된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다른 형태로, 다른 언어로, 다른 색채로 돌아온다. 이시경의 첫 소설집이 한국문학의 지도 위에 새로운 점 하나를 찍는 순간이다.
목차
목차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 08
데스밸리 판타지 38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 68
나는 이것을 색(色)이라 부를 수 없다 102
데니의 얼음동굴 136
마망 170
푸에고 로사 200
작가의 말 229
에디터픽 시리즈 선정 사유 233
데스밸리 판타지 38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 68
나는 이것을 색(色)이라 부를 수 없다 102
데니의 얼음동굴 136
마망 170
푸에고 로사 200
작가의 말 229
에디터픽 시리즈 선정 사유 233
저자
저자
이시경 대구에서 태어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23-1 스토리코스모스 신인소설상에 「데스밸리 판타지」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당선 이후, 「나는 그것의 꼬리를 보았다」 「푸에고 로사」 「색채 그루밍의 세뇌 효과에 대하여」 「데니의 얼음동굴」 「나는 이것을 색(色)이라 부를 수 없다」 「마망」이 잇달아 스토리코스모스 라이브러리에 선정되어 에디터픽 시리즈 출간이 결정되었다. 이시경은 감각과 인식의 조건을 탐구하는 작가로 색채와 이미지, 디지털 환경을 매개로 인간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변형되는 과정을 그리며, 사건 중심 서사를 넘어 감각과 상태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 서사 미학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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