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
이소정 제2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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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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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대개 자기 얼굴을 숨긴다.
관광지는 풍경을 내세우고, 산업도시는 속도를 말하며, 역사의 도시는 기념비를 세운다. 그러나 어떤 도시들은 끝내 자기 냄새를 감추지 못한다. 마산이 그런 도시다. 특히 마산합포구 어시장은 도시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오래 자신의 체온을 드러내 온 장소였다. 비린내와 얼음물, 새벽의 고함과 젖은 장화의 발자국들. 이소정의 시집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바로 그 냄새와 체온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시집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지역성이나 향토성이 아니다. 시인은 마산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산이라는 도시의 물질성과 노동의 감각 자체를 언어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이 시집은 바다를 묘사하는 시집이 아니라, 바다가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존재론적 감각으로 변형되는지를 보여주는 시집이다. 비린내는 여기서 단순한 후각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의 냄새이며, 생존의 냄새이며, 끝내 포기되지 않은 인간의 체온이다.
Walter Benjamin(1892~1940)은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 아니라 패배한 자들의 파편 속에 남아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소정의 시는 바로 그 파편들을 향한다. 어시장 좌판 위의 죽은 물고기들, 녹슨 쇠사슬, 폐장 무렵의 바닥, 마지막 손님의 침묵. 이 시집은 화려한 영웅이나 거대한 서사를 다루지 않는다. 대신 하루를 겨우 견디는 사람들의 몸 가까이로 내려간다. 그 낮은 자리에서 시인은 도시의 심장을 발견한다.
-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이소정의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를 끝까지 읽고 나면, 독자는 한 권의 시집을 읽었다기보다 오래 젖어 있던 도시의 심장 가까이를 천천히 걸어 나온 듯한 감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이 시집은 독자의 감각 자체를 바꾸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어시장의 비린내를 단순한 냄새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젖은 장화와 굽은 손등을 단순한 노동의 풍경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이소정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의 본래 역할을 되살린다. 보이지 않던 것을 다시 보게 만들고, 지나쳐버렸던 존재들의 체온을 다시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시집의 가장 큰 힘이다.
무엇보다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한국 현대시에서 점점 사라져가던 "체온의 언어"를 복원한다. 오늘날 많은 시들이 지나치게 관념화되거나 언어 자체의 실험으로 기울어가는 동안, 이소정의 시는 다시 인간의 몸 가까이로 내려간다. 얼음물을 견디는 손, 새벽 경매장의 고함, 폐장 무렵의 피로, 물청소가 끝난 바닥의 적막까지. 그의 문장들은 언제나 살아 있는 몸의 감각 속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이 시집의 시어들은 읽히기 이전에 먼저 피부에 닿는다.
관광지는 풍경을 내세우고, 산업도시는 속도를 말하며, 역사의 도시는 기념비를 세운다. 그러나 어떤 도시들은 끝내 자기 냄새를 감추지 못한다. 마산이 그런 도시다. 특히 마산합포구 어시장은 도시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오래 자신의 체온을 드러내 온 장소였다. 비린내와 얼음물, 새벽의 고함과 젖은 장화의 발자국들. 이소정의 시집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바로 그 냄새와 체온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시집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지역성이나 향토성이 아니다. 시인은 마산을 "배경"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산이라는 도시의 물질성과 노동의 감각 자체를 언어의 내부로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이 시집은 바다를 묘사하는 시집이 아니라, 바다가 인간의 삶 속에서 어떻게 존재론적 감각으로 변형되는지를 보여주는 시집이다. 비린내는 여기서 단순한 후각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노동의 냄새이며, 생존의 냄새이며, 끝내 포기되지 않은 인간의 체온이다.
Walter Benjamin(1892~1940)은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서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 아니라 패배한 자들의 파편 속에 남아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소정의 시는 바로 그 파편들을 향한다. 어시장 좌판 위의 죽은 물고기들, 녹슨 쇠사슬, 폐장 무렵의 바닥, 마지막 손님의 침묵. 이 시집은 화려한 영웅이나 거대한 서사를 다루지 않는다. 대신 하루를 겨우 견디는 사람들의 몸 가까이로 내려간다. 그 낮은 자리에서 시인은 도시의 심장을 발견한다.
-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이소정의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를 끝까지 읽고 나면, 독자는 한 권의 시집을 읽었다기보다 오래 젖어 있던 도시의 심장 가까이를 천천히 걸어 나온 듯한 감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다. 이 시집은 독자의 감각 자체를 바꾸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어시장의 비린내를 단순한 냄새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젖은 장화와 굽은 손등을 단순한 노동의 풍경으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된다. 이소정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의 본래 역할을 되살린다. 보이지 않던 것을 다시 보게 만들고, 지나쳐버렸던 존재들의 체온을 다시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시집의 가장 큰 힘이다.
무엇보다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는 한국 현대시에서 점점 사라져가던 "체온의 언어"를 복원한다. 오늘날 많은 시들이 지나치게 관념화되거나 언어 자체의 실험으로 기울어가는 동안, 이소정의 시는 다시 인간의 몸 가까이로 내려간다. 얼음물을 견디는 손, 새벽 경매장의 고함, 폐장 무렵의 피로, 물청소가 끝난 바닥의 적막까지. 그의 문장들은 언제나 살아 있는 몸의 감각 속에서 움직인다. 그래서 이 시집의 시어들은 읽히기 이전에 먼저 피부에 닿는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05
1부_새벽의 비늘, 어시장의 심장
갈치의 은빛 유서 12
장어 수조 앞에서 14
문어는 바닥에서 별을 움켜쥔다 16
홍가리비의 붉은 귀 18
해삼은 바다의 상처를 먹고 산다 20
고등어 눈동자에 남은 항로 22
조기 상자 위의 새벽 24
전어의 가을은 칼끝에서 열린다 26
아귀의 입속에 잠든 바다 28
멸치의 작은 장례 30
미더덕, 바다의 돌기 문자 32
가오리의 납작한 생 34
복어의 침묵 36
꼼장어 골목의 밤 38
얼음 위에 누운 물고기들 40
2부_합포만, 물의 기억을 걷다
합포만의 저녁 44
돝섬으로 가는 물길 46
등대는 밤마다 뼈를 세운다 48
마산항의 오래된 파도 50
방파제에 앉은 사람 52
물때표를 읽는 노인 54
구름 아래 정박한 배들 56
부두의 녹슨 쇠사슬 58
바다는 주소를 갖지 않는다 60
노을은 생선 비늘처럼 번진다 62
선창가의 빈 의자 64
파도는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부른다 66
바람재 너머의 물빛 68
밤바다의 푸른 장부 70
합포만은 아직도 심장을 젓는다 72
3부_가고파 이후, 시의 도시에 남은 목소리
가고파 이후의 바다 76
이은상의 노래가 지나간 자리 78
임항선 시의 거리 80
철길 위에 남은 문장 82
시의 도시 18년 84
마산은 아직도 한 행을 걷는다 86
폐선로의 봄 88
시비 앞에서 90
오래된 역은 말을 줄인다 92
문학관으로 가는 오후 94
시는 바다보다 늦게 밀려온다 96
누군가의 낭송이 물결이 될 때 98
골목은 운율을 숨긴다 100
시인의 발자국은 녹슬지 않는다 102
마산이라는 첫 행 104
4부_무학산 아래, 사람의 바다
무학산은 바다를 내려다본다 108
어시장 아주머니의 손 110
칼을 가는 사람 112
좌판 위의 하루 114
플라스틱 대야의 철학 116
젖은 장화의 오후 118
나무 생선궤짝들 120
파인애플 상자 옆의 바다 122
흥정은 오래된 파도다 124
비린내는 삶의 다른 이름 126
폐장 무렵의 어시장 128
물청소가 끝난 거리 139
마지막 손님 132
무학산 그림자 아래 생선들이 눕는다 134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 136
시집 해설 _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139
바다는 끝내 자기 심장을 버리지 않는다
에필로그 _ 이소정(시인) 174
1부_새벽의 비늘, 어시장의 심장
갈치의 은빛 유서 12
장어 수조 앞에서 14
문어는 바닥에서 별을 움켜쥔다 16
홍가리비의 붉은 귀 18
해삼은 바다의 상처를 먹고 산다 20
고등어 눈동자에 남은 항로 22
조기 상자 위의 새벽 24
전어의 가을은 칼끝에서 열린다 26
아귀의 입속에 잠든 바다 28
멸치의 작은 장례 30
미더덕, 바다의 돌기 문자 32
가오리의 납작한 생 34
복어의 침묵 36
꼼장어 골목의 밤 38
얼음 위에 누운 물고기들 40
2부_합포만, 물의 기억을 걷다
합포만의 저녁 44
돝섬으로 가는 물길 46
등대는 밤마다 뼈를 세운다 48
마산항의 오래된 파도 50
방파제에 앉은 사람 52
물때표를 읽는 노인 54
구름 아래 정박한 배들 56
부두의 녹슨 쇠사슬 58
바다는 주소를 갖지 않는다 60
노을은 생선 비늘처럼 번진다 62
선창가의 빈 의자 64
파도는 돌아오지 않는 이름을 부른다 66
바람재 너머의 물빛 68
밤바다의 푸른 장부 70
합포만은 아직도 심장을 젓는다 72
3부_가고파 이후, 시의 도시에 남은 목소리
가고파 이후의 바다 76
이은상의 노래가 지나간 자리 78
임항선 시의 거리 80
철길 위에 남은 문장 82
시의 도시 18년 84
마산은 아직도 한 행을 걷는다 86
폐선로의 봄 88
시비 앞에서 90
오래된 역은 말을 줄인다 92
문학관으로 가는 오후 94
시는 바다보다 늦게 밀려온다 96
누군가의 낭송이 물결이 될 때 98
골목은 운율을 숨긴다 100
시인의 발자국은 녹슬지 않는다 102
마산이라는 첫 행 104
4부_무학산 아래, 사람의 바다
무학산은 바다를 내려다본다 108
어시장 아주머니의 손 110
칼을 가는 사람 112
좌판 위의 하루 114
플라스틱 대야의 철학 116
젖은 장화의 오후 118
나무 생선궤짝들 120
파인애플 상자 옆의 바다 122
흥정은 오래된 파도다 124
비린내는 삶의 다른 이름 126
폐장 무렵의 어시장 128
물청소가 끝난 거리 139
마지막 손님 132
무학산 그림자 아래 생선들이 눕는다 134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 136
시집 해설 _ 임창연(시인·문학평론가) 139
바다는 끝내 자기 심장을 버리지 않는다
에필로그 _ 이소정(시인) 174
저자
저자
이소정 이소정 시인은 경남 창녕 출생으로, 2015년 《한비문학》을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 『깎다』, 『어시장은 바다의 심장이다』를 펴냈으며, 디카시집 『시간 위에 피는 빛』을 출간했다.
제12회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남문인협회 이사, 경남시인협회 사무국장, 마산문인협회 부회장, 전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마루문학》 사무국장, 《한비문학》 등단 심사위원, 《이방가르드》 편집장, 창연출판사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제12회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경남문인협회 이사, 경남시인협회 사무국장, 마산문인협회 부회장, 전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마루문학》 사무국장, 《한비문학》 등단 심사위원, 《이방가르드》 편집장, 창연출판사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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