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맘보 잠보
류담 장편소설
소설가 류담의 첫 장편소설『헤이! 맘보 잠보』. 『샤허의 아침』 과 『야만의 여름』을 통해 섬세한 정서와 개성 있는 문체를 선보인 작가는 장편 『헤이! 맘보 잠보』 에서 한결 심화된 인식의 지평을 열고 있다. 킬리만자로의 산행 과정을 묘사한 이 소설에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무력증과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빠져나오는 길을 얻는다. 그래서 킬리만자로는 평범한 산행이 아니라 내면 탐구로서 새로운 여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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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남편인 규와 같이 지내는 일상이 메말라 무력증에 빠진 나는 황량한 날을 벗어나고 싶어 킬리만자로에 오른다. 규와 함께 간 그곳에서 나는 독일에서 온 리언이라는 청년을 만난다. 리언을 보며 나는 독일 유학 시절을 떠올린다. 그 기억이 독일에서 함께 지냈던 기를 돌아보게 한다. 당시 리언과 비슷한 나이였던 나는 독일 유학 10년 차인 기에게 빠져 그의 아이가 생긴다. 아기가 생겼다는 말에 기는 내게서 돌아선다. 나는 혼자 아이를 낳은 후 귀국했고, 뒤에 아이의 입양 소식을 듣는다. 홀로 우뚝 선 킬리만자로에 오르려면 거친 길을 오래 걸어야 한다. 천천히 걷는 동안 나는 엉킨 사념이 추려진다. 초입부터 고소증세에 시달리던 리언은 결국 하산한다. 산행의 마지막 날이 온다. 아침에 호롬보를 출발해서 오후에 키보에 닿는다. 밤을 새워 걸으며 나는 체력의 한계에 닿는다. 더 나갈 수 없는 곳을 보이지 않는 존재에 기대어 걷는다. 체력이 소진 되었을 때 모를 힘이 나를 끌어간다. 킬리만자로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우후르 피크다. 우후르는 자유라는 뜻이다. 내 힘으로 오른 우후르 피크에서 나는 자유를 호흡한다. 나를 누르는 무게를 벗어버리고 홀로 선다. 산에서 내려온 나는 침상에 누워 잠에 빠진 리언을 보며 내 몫으로 주어진 날들을 받아들이리라 마음을 다진다. 입양아인 리언 또한 주어진 날들을 살아가기를 응원하며, 앞에 놓인 각박한 현실을 뛰어넘으면서 제 스스로 진화를 이루어 가리라 진심으로 바란다. 입양아였던 내가 그랬듯. 주어진 상황을 뛰어넘어 진화하는 그것이 자유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체득한 나는 극한의 고통을 겪은 뒤의 넉넉함으로 주위를 돌아본다. 큰 산을 넘은 여유가 시야를 연다. 그 순간 주어진 모든 날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자기 찾기의 긍정'이 아름답게 열리고 있다.
삶의 힘은 긍정에서 나온다는 이 쉬운 말이 현실에서는 쉽게 실현되기 어렵다. 이 소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헤이! 맘보 잠보』는 '대학시절에야 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불안의식이 인물이 관찰하는 모든 사물에 뜨거운 햇볕처럼 내리쬐고 있으며 작가는 그것을 시종일관 치열하고도 고통스럽게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킬리만자로의 산행으로 설정한 작가는 사건과 사물이 시간 속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묘한 순간적 표정을 특유의 직관으로 포착한다. 이렇게 포착된 세계는 작가 류담 만이 가질 수 있는 문체를 형성해 『헤이! 맘보 잠보』의 중심을 형성하는 독특한 문체로 자리를 잡는다. 이런 심층적 구조는 『헤이! 맘보 잠보』를 기존의 서사유형이나 소설의 전통문법과는 다르게 읽히게 한다. 그 결과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는 시간의 인과적 의미가 사라진 공간적 의미의 여백이 크다. 독자들은 그 여백을 통해 류담 작가의 소설 문장이 지닌 표층적인 의미 밑의 심층적인 의미를 발견하는 놀랍고도 기이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헤이! 맘보 잠보』 읽기는 킬리만자로를 정복하는 것처럼 힘든 과정이면서도, 자유라는 뜻을 가진 킬리만자로의 정상 우후르 피크에 오르면 얻는 자유의 길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자기 찾기'의 긍정
삶의 힘은 긍정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쉬운 말은 현실에서는 그리 쉽게 실현되기 어려운 덕목이다. 앎과 힘은 다른 체계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킬리만자로는 평범한 산행이 아니라 내면 탐구로서 새로운 여정을 제시한다. 마침내 주인공은 '헤이, 맘보 잠보'의 자유를 호흡하고 여지껏 자기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무게에서 벗어나 황량한 무력증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얻는다. '자기 찾기'의 긍정이 아름답게 살아난다.
윤후명 소설가·국민대문창대학원 겸임교수
류담의 첫 장편소설『헤이! 맘보 잠보』는 그의 소설집『샤허의 아침』이나『야만의 여름』에서 보여주는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채文彩가 더욱 심화되어있다. 작가는 사건과 사물이 시간 속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묘한 순간적 표정을 직관과 주관적 감각으로 포착한다. 포착된 이 다양한 세필화적 묘사는 모네나 고흐의 인상주의 점묘법點描法의 분광(스펙트럼)현상으로 어우러져 본래의 사물보다 더욱 찬란한 빛깔로 반사하고 있다. '인상주의 소설'이란 말이 성립할 법하다. 이러한 경지는 작가의 타고난 체취일 것이다. 사건은 현재의 진행을 주축으로 삼고, 공간은 예측불허로 열려있다. '대학시절에야 내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짧은 서술적 전제 아래 모태와 떨어지는 불안의식이 인물이 관찰하는 모든 사물에 뜨거운 햇볕처럼 고통스럽게 내리쬐고 있다. 대상은 관찰자의 의식에 갇혀있고, 시간은 현재로 연속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이런 낯선 세계는 전통소설에서의 시간의 인과적 의미가 사라지고, 공간은 텅 비어 열려있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으로 이 시간과 공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누보로망의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다. 이 역시 작가의 경험 결과가 아닌, 선험적 인식 세계로 보여진다.
한마디로 이 작가의 세계는 고고한 성처럼 낯설고, 고통스럽고, 아름답고, 눈부시다.
정건영 소설가
작가의 말
또 하나의 얘기를 떠나보내며 불안하다.
제대로 받아들여질지, 어떻게 비칠지 정작 나는 알지 못한다. 그건 읽는 이의 몫이다.
바라건대 이 글이 읽는 독자와 불화하지 않았으면.
마지막 쪽에 닿기 전에 팽개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욕심을 낸다면 작은 위안이라도 건넨다면.
더 바란다면 글을 쓰면서 내가 누린 아름다운 몰입이 전염되었으면.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지만 행여 꽂힐 시선을 그리면 두렵기도 하다. 혼자의 어법에 익숙한 벌이 뒤따를 것 같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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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326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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