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지막 공부(양장본 HardCover)
《녹색평론》 애독자들에게 유소림은 친숙한 이름이다. 강원도 강릉 산골에서 간간이 전해오는 그의 소박한 일상과 자연의 친구들 얘기는 너른 공감을 얻어왔다. 서툰 농부의 손길은 무디지만 풀뿌리 하나도 귀이 다루며 자연생태, 생명의 원리를 일깨우는 과정이 자연스러운 까닭이다. 마흔 중반 도시의 삶을 접고 귀농한 것을 자기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결정이라 자부하며 자연의 스승들에게 배워가는 즐거움을 구가하던 그가 부단한 배움의 길에서 마지막에 다다른, 그리고 새롭게 시작한 공부는 무엇인가. 이 책은 저자 유소림이 예순 나이에 만난 새로운 인연, 마음공부터에서 얻은 깨달음을 일상에 적용해보는 수련 경험, 성찰의 기록이다. 일상성, 구체성을 바탕으로 한 깨달음의 언어가 단단하고 활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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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일찍이 박완서 작가가 《녹색평론》에 "그의 시나 산문이 실리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고 귀촌(퇴곡리)하여 "직접 농사지으며 쓴 글을 읽으면서는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은 친밀감마저 느꼈"다고 토로했듯이 유소림의 글은 폭넓은 공감을 얻어왔다. 신출내기 농부의 서툰 호미질 시절부터 함께해온 이들이라면 어느덧 그의 집 마당에서 피고 지는 갖가지 꽃들, 작은 새들, 강아지들과 더불어 퇴곡리의 사계절이 담긴 풍경화를 쉬이 그려볼 수 있다. 구석진 곳의 작은 꽃가지나 벌레에 미치는 세심한 눈길을 따라가다 자연환경과 생태 담론까지 받아들이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기쁨의 원천이요 스승인 자연의 가르침만으로 충만한 듯한 그였지만 "마음속엔 여전히 초조감과 불안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숱하게 뒤적여온 책들도 답을 주지 못하고 인생과 세상은 여전히 이해 불가능이요 대처 불가능이었다.
선택에 따른 갈등. 그것은 나의 아버지가 살아낸 격동기의 삶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보통 시정인의 일상 속에서도 사사건건 일어난다. (...) 대립되어 있는 둘을 모두 선택할 수는 없다. 여자이면 남자가 아니고 검으면 희지 않다. 어찌되었건 그중의 한쪽 편을 들어야 한다. 그것은 반쪽만 산다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그 반쪽을 살면서도 선택되지 않은 반쪽과 끝없이 충돌을 일으켜야 한다. 제법 봉긋하게 솟는 행복 곡선 아래에서도 줄곧 이어지고 있는 우울한 기분의 정체는 그것이었다. (...) 만인의 머리 위에 드리워진 운명이다(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으로 태어나 육십갑자 한 바퀴를 다 돌고 난 어느 날 놀랍게도 그 폐쇄구조가 단번에 터지고 운명이라는 것이 뒤집어졌다! 알 수 없는 인연이 찾아와 '개념 이전'이라는 말씀으로 벼락을 내리친 것이다. _〈사람에서 자연으로〉
저자는 오랜 갈증 끝에 '한순간의 앎'으로 모든 고통의 입자가 한방에 녹아버림을 느끼며 비로소 온전한 자유의 세계로 나아간다. 예순 나이에 찾아온 소중한 인연, '동사섭'과의 만남으로 비롯된 일이다.
'나 없음'의 수업, 공부의 시작
저자가 인연을 맺은 마음공부터 '동사섭'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수련회로 그 중심에는 '동사섭'을 창시하고 한평생 수행 지도를 해온 용타 스님이 있다. 저자가 스승으로 모시는(이 책 곳곳에 언급) 용타 스님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건네는 것으로 유명하다. 행복의 정수를 쉬운 언어로 전하는 스님은 "마음이란 생각과 느낌"임을 강조하며 행복은 좋은 느낌이요 나쁜 생각을 하면 불행해지고, 좋은 생각을 하면 행복해지고, 초월적 생각을 하면 해탈한다는 단순한 가르침을 전한다. 그렇게 간단한 것이 왜 잘 안 되는가. 우리의 마음속에 탐진치貪瞋癡,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것은 자아 때문에 일어난다. 그런데 이 '나'라는 것은 본래 없으며 이를 깨닫는 게 마음공부, 명상, 수행의 궁극의 주제이다. 우주에서 생기고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서로 의존하여 발생한다는 '연기緣起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번뇌를 없애는 출발이다. "한 덩어리의 유기체가 있을 뿐, 어디에 개체가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속에 진정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있는가." 저자의 마음공부가 비로소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연기의 이치를 배우며 '나 없음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연기의 끈으로 중중첩첩 엮어진 그 속을 깊이깊이 들여다본다. …… 그 속에는 진정 '나'라고 할만 것이…… 없다. 그러면 이 몸뚱이, 이 형상으로 있는 이 '나'는 무엇인가. (...) 연기의 이치로 '나의 신분'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몸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일 뿐, '나'가 아니다. 마음은 수상행식受想行識일 뿐, '나'가 아니다……. 무언가 점점 비어가면서 차분하고 고요해진다. 가슴 한복판에 쇠못처럼 단단하던 그것이 스르르 녹아버리고 몸이 가벼워진다. _〈벗어나기, 사라지기〉
긴 내적 여정 속에 이뤄지는 자기 수련과 섬세한 통찰의 면면은 여느 수도자나 수행자의 가르침과는 다른 실감으로 다가온다. 책의 앞 세 파트 짧은 글들은 '동사섭'의 온라인 공부방에 올린 것들로 수행의 주된 화두를 일상 속에서 푼 내용이며, 후반부 긴 글들은 저자가 수련을 시작할 무렵부터 《녹색평론》에 게재한 글들 가운데 고른 것이다.
1 눈이야 너는 개가 아니다-무유정법無有定法
2 관점 공부-인식의 전환
3 우리 연기적 세계여-중중연기重重緣起
4 사람에서 자연으로-동사섭과의 만남까지 저자의 이력, 가족사의 일단 등도 엿볼 수 있다.
목차
목차
눈이야, 너는 개가 아니다
낙엽 한 닢의 사랑/ 눈이야, 너는 개가 아니다/ 눈이와 똘이/ 노랑귀신, 자아귀신/ 딱새에게 보내는 편지/ 상생의 사과나무/ 매향, 분향/ 그때나 다름없이/ 낙엽산책/ 존재계의 주민들/ 시냇물을 따라서/ 옛 물이 있을소냐/ 자두나무, 부처나무/ 잘 가, 베짱이!/ 나도 그러한가
관점 공부
새 봄을 맞이하면서/ 관점 공부/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갈림길/ 강도 씨, 고장 씨, 구박 씨, 최하 씨… / 실용적인 처방/ 나는 좋은 느낌을 원하는가/ 어떠세요?/ 오로지 나에게/ 요리책 읽기, 만들기, 맛보기/ 우리 모두의 행복/ 우주의 의무교육/ 의식공간 정리정돈/ 지닌 것 관리하기/ 프로도 이야기
우리 연기적 세계여
서로가 서로에게/ 스스로 해야 할 단 한 가지/ 뒷북을 울려라/ 무력하고 위태로운/ 그냥 누리기/ 다섯 딸, 다섯 엄마/ 엄마, 치매 걸렸어?/ 얼마를 써넣을 수 있는가/ 자유롭고 자유로워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천국의 원리/ 첫 번째 스텝/ 최고의 예술/ 최선의 나팔꽃
사람에서 자연으로
마지막 만남/ 벗어나기, 사라지기/ 사람에서 자연으로/다시 이 봄날에/딸기와 작약, 그리고 강아지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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