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건너왔다
길상호 사진에세이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고,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를 펴낸 길상호 시인의 첫 산문집. 시인의 시선은 시간이 허물로 남겨놓은 풍경의 그림자들에 자주 걸려 넘어진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소소한 사물들, 풀꽃같이 연약한 생명들, 낡아가는 것들에 오래 머무는 시인의 눈길은 그 마음의 돌부리 같은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시인은 흘러가는 시간을 포착한 사진을 통해 이제는 추억이 된 사람과 인연을 떠올리기도 하고, 삶의 은밀한 속살을 엿보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진 시인 특유의 서정성 짙은 문장은 사진과 조화를 이루며, 때론 연애편지처럼 수줍게 때론 고백처럼 절실하게 우리 마음을 노크한다. 변하는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 마음의 풍경들은 이제 시인을 통과해서 우리에게 건너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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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시간이 허물로 남겨놓은 풍경의 그림자들을 껴입으며
그래도 오늘은 살아 있다
길상호 시인은 시집 이외의 첫 책으로 사진에세이를 선택했다. 사진에 대한 취미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만난 순간들을 온전히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시인이 사진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한 순간은 사실 그리 특별하지는 않다. 낙엽ㆍ물무늬ㆍ풀꽃ㆍ노을 같은 자연과 시골 정류장ㆍ전봇대ㆍ낡은 집ㆍ발자국 같은 일상의 풍경들, 그리고 동물과 사람의 모습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너무 평범해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이 일상의 풍경들은 이 책 속에 들어오면서 낯설고 새로운 생명력을 띈다. 시인의 깊고 따뜻한 시선이 카메라렌즈 너머 숨어 있는 시간의 그림자와 삶의 이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길상호 시인 특유의 짙은 서정성을 입은 산문들은 또 다른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허물로 벗어놓은 풍경의 그림자들과 마주한 순간 피어난 상념과 상상을 시인은 수채화를 닮은 시적 산문으로 옮겨놓았다. 풀어쓴 시에 가까운 아름다운 문장들은 때론 연애편지처럼 수줍게 때론 고백처럼 절실하게 다가와 우리가 잊고 지내온 추억의 뇌관을 건드린다. 우리를 스쳐간 인연의 애틋함, 낡아가는 것들의 소중한 가치, 작고 연약한 것들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는 시인의 산문은 사진과 조화를 이루며 책의 깊이를 더한다. 또한 사진 없이 각 부의 처음과 끝에 수록한 이야기들은 색다른 재미로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길상호 시인은 우리의 등을 넌지시 떠밀며 너무 익숙해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에 잠시 눈길을 던져보라고 말한다. 그것들이 속삭이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의 마음은 비밀을 들킨 듯이 화끈거리기도 하고 비에 젖은 듯 축축해지기도 한다. 삶의 소중한 가치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사물이 아니라 우리가 무심코 대하는 일상에 숨어 있고, 추억은 항상 사소한 것으로부터 귀환하는 까닭이다. 이러한 일상과 이미 사라져버린 어제 속에 우리는 소중한 무언가를 두고 온 것은 아닐까. 마음으로 인화한 사진과 길상호 시인만의 곱고 깨끗한 글은 어느 곳을 펼쳐 읽어도 좋다. 바로 그곳으로부터 우리를 잊어버린 시간의 한 자락으로 슬며시 데리고 간다.
목차
목차
첫 번째 출렁이는 시계
#1 남겨진 편지 ㆍ 12
#2 기억의 체온 ㆍ 14
#3 모래 물고기 ㆍ 16
#4 수몰 ㆍ 18
#5 길을 배우다 ㆍ 20
#6 고요한 얼굴 ㆍ 22
#7 물속의 발자국 ㆍ 24
#8 물수제비 ㆍ 26
#9 얼음 속의 잠 ㆍ 30
#10 애증 ㆍ 32
#11 낙엽의 시간 ㆍ 34
#12 물가를 걸으니 ㆍ 36
#13 붉어진 귀 ㆍ 38
#14 발목 잡히다 ㆍ 42
#15 얼음과 씨앗 ㆍ 44
#16 보시 ㆍ 46
#17 얼음땡 ㆍ 48
#18 나뭇잎 유화 ㆍ 50
#19 꿈속까지 밀려드는 ㆍ 52
#20 밧줄 ㆍ 54
#21 발효된 시간 ㆍ 56
#22 노을 염전 ㆍ 58
#23 얼음 달 ㆍ 60
#24 책갈피에 꽂아둔 ㆍ 62
Story 겨울눈
두 번째 꽃들의 안녕
#25 꽃이었던 기억 ㆍ 68
#26 그림자 마술 ㆍ 70
#27 소등 ㆍ 72
#28 더듬더듬 ㆍ 74
#29 가을의 소리 ㆍ 76
#30 다시 꽃 ㆍ 78
#31 봄의 정류장 ㆍ 80
#32 슬픔은 색깔이 없다 ㆍ 82
#33 부재중 전화 ㆍ 84
#34 겨울을 들이다 ㆍ 86
#35 꽃 그릇 ㆍ 88
#36 가만히 ㆍ 90
#37 유리의 눈 ㆍ 92
#38 놓는다는 것 ㆍ 94
#39 강아지풀 고양이풀 ㆍ 96
#40 꽃송이, 눈송이 ㆍ 98
#41 흐르는 꽃잎 ㆍ 100
#42 화장을 지우다 ㆍ 102
#43 꽃등 ㆍ 104
#44 이삿짐 ㆍ 106
#45 둥근 계절을 건너다 ㆍ 108
#46 수신되지 않는 계절 ㆍ 110
#47 잔치는 끝나고 ㆍ 112
Story 이름도 붉다
세 번째 낡은 사랑을 하다
#48 녹슨 문장 ㆍ 120
#49 빈집 ㆍ 122
#50 터널 끝에서 너는 ㆍ 124
#51 빗물과 눈물 ㆍ 126
#52 나도 모르게 ㆍ 128
#53 벽에도 귀가 있다 ㆍ 130
#54 소식도 없이 ㆍ 132
#55 푸른 창 ㆍ 134
#56 남겨진 무늬 ㆍ 136
#57 햇볕이 아프다 ㆍ 138
#58 미닫이 ㆍ 140
#59 고삐 ㆍ 142
#60 목마른 사랑 ㆍ 144
#61 불의 계단 ㆍ 146
#62 빗방울 뒤에 서 있는 사람 ㆍ 148
#63 기억의 방 ㆍ 150
#64 가을을 연주하다 ㆍ 152
#65 볕으로 벽을 바르고도 ㆍ 154
#66 또 다른 인연 ㆍ 156
#67 철거 ㆍ 158
#68 칩거 ㆍ 160
#69 젖은 발자국을 따라갔네 ㆍ 162
#70 안개에게 물린 기억 ㆍ 166
#71 아직은 푸른 심장 ㆍ 168
Story 기억이 풍성해지는 집
네 번째 그림자 옷을 입고
Story 야아옹, 고양이가 뛰어온다
#72 쌍둥이 ㆍ 176
#73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 ㆍ 178
#74 새벽을 헤엄치는 집 ㆍ 180
#75 한 모금의 기도 ㆍ 182
#76 바닥을 긁다 ㆍ 184
#77 담배 한 모금 ㆍ 186
#78 빗방울 거울 ㆍ 188
#79 텅, 텅, 텅 ㆍ 190
#80 기도가 끝나고 ㆍ 192
#81 눈빛 ㆍ 194
#82 둘이서 나란히 ㆍ 196
#83 눈치 ㆍ 198
#84 겨울의 양식 ㆍ 200
#85 난간 위의 휴식 ㆍ 202
#86 빛나던 한때 ㆍ 204
#87 소원들 ㆍ 206
#88 길은 어디로 가나 ㆍ 208
#89 어느 날 갑자기 ㆍ 210
#90 돌고 돌고 돌고 ㆍ 212
#91 몸으로 걷다 ㆍ 214
#92 닭장 속의 닭 ㆍ 216
#93 누군가 뒤에서 ㆍ 218
#94 감옥을 열어라 ㆍ 220
Story 사람의 온기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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