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잃어버린 것(제철소 옆 문학관 1)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Regular price
$22.47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희곡을 문학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작은 도전!
아홉 명의 젊은 극작가가 모인 ‘창작집단 독’의 첫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 지금까지 시, 소설 등 저마다의 개인 작업을 비롯해 독특한 방식의 공동 창작인 ‘독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서사 방식을 고민하고 문학으로서의 희곡의 재발견을 위해 힘써온 ‘창작집단 독’. 이 책에 실린 실린 ‘독플레이’ 스물여섯 편은 몇 해 동안 진행해온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다.
창작자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유기적인 구성을 지닌 하나의 작품을 지향하는 형식 실험 ‘독플레이’의 결과물로, 세 가지 테마 아래 따로 또 같이 쓴 단막 희곡 스물여섯 편이 저마다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존재하면서 마지막에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군상을 통해 보여주는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비루한 삶의 조각들을 사이렌 소리로 연결하는 2부 ‘사이렌’, 정거장이라는 연극적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시대의 만남과 헤어짐의 표정을 다채롭게 그려낸 3부 ‘터미널’로 구성되어 있다.
아홉 명의 젊은 극작가가 모인 ‘창작집단 독’의 첫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 지금까지 시, 소설 등 저마다의 개인 작업을 비롯해 독특한 방식의 공동 창작인 ‘독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서사 방식을 고민하고 문학으로서의 희곡의 재발견을 위해 힘써온 ‘창작집단 독’. 이 책에 실린 실린 ‘독플레이’ 스물여섯 편은 몇 해 동안 진행해온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다.
창작자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유기적인 구성을 지닌 하나의 작품을 지향하는 형식 실험 ‘독플레이’의 결과물로, 세 가지 테마 아래 따로 또 같이 쓴 단막 희곡 스물여섯 편이 저마다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존재하면서 마지막에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군상을 통해 보여주는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비루한 삶의 조각들을 사이렌 소리로 연결하는 2부 ‘사이렌’, 정거장이라는 연극적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시대의 만남과 헤어짐의 표정을 다채롭게 그려낸 3부 ‘터미널’로 구성되어 있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간단한 책 소개
아홉 명의 젊은 극작가가 모인 '창작집단 독'의 첫 희곡집. 창작자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유기적인 구성을 지닌 하나의 작품을 지향하는 형식 실험 '독플레이'의 결과물이다. 세 가지 테마 아래 '따로 또 같이 쓴' 단막 희곡 스물여섯 편이 실려 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작품은 저마다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존재하면서 마지막엔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는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극작술로, 드라마가 가지는 문학성을 확보해 '읽는 희곡'으로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보인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서는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군상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들은 시간(크리스마스 다음 날), 사건(무언가를 잃어버림), 현상(한겨울의 매미 소리) 등을 함께 가져다 쓰기로 약속한 뒤, 우리가 직면한 세계를 아홉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하지만 빛나는 지점들을 발굴한다.
2부 '사이렌'을 관통하는 정서는 불안이다. 공간(서울 외곽의 오래된 건물), 현상(정체불명의 사이렌 소리), 인물(택배 기사)을 공유한 여덟 편의 이야기는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비루한 삶의 조각들을 사이렌 소리로 연결한다. 사이렌 소리가 품은 불안감은 어떤 예감을 만들어내고, 그 예감은 생의 유한함을 어렴풋이 일깨우기에 불길한 징조로 읽힌다.
3부 '터미널'의 주인공은 공간이다.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곳,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이 뒤엉켜 가장 높은 온도의 말과 몸짓이 오고 가는 곳, 바로 세상의 모든 터미널이다. 아홉 명의 작가는 정거장이라는 연극적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시대의 만남과 헤어짐의 표정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상세 소개
도착한 적 없는 시간과 만나고
만난 적 없는 마음과 헤어지는
순간의 기록들
희곡, 다시 문학의 자리로 돌아오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한 문학잡지는 문학의 종류를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novel(소설), poem(시), essay(수필), etc.(기타 등등). 이 범주 안에 희곡이 들어간다면 그 자리는 '기타 등등'이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희곡은 문학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흔히 '대본'이라 불리며 연극의 한 요소로서만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다. 비단 창작자뿐 아니라 희곡을 대하는 독자들의 시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희곡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이다. 문자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희곡은 인간의 말과 몸짓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인간의 이야기를 인간의 언어로 쓰는 일, 그것이 바로 희곡의 본질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희곡을 문학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작은 도전이다. 이 책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단편 희곡은 그 자체로 문학적 완결성을 지니는 동시에 드라마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작동한다. 이러한 시도는 문학 독자들에게 낯설고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단편 소설의 호흡에 익숙한 독자라면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통해 희곡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아홉 명의 작가로 이루어진 창작집단 독은 지금까지 시, 소설 등 저마다의 개인 작업을 비롯해 독특한 방식의 공동 창작인 '독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서사 방식을 고민하고 문학으로서의 희곡의 재발견을 위해 힘써왔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 실린 '독플레이' 스물여섯 편은 몇 해 동안 진행해온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다.
독플레이는 한 편의 희곡을 '함께 쓰는' 창작 방법이자, '함께 쓴' 희곡이다. 하나의 테마를 두고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되 공통의 약속을 지키며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이 독특한 창작 방법은 영화 〈숏 컷〉이나 〈러브 액츄얼리〉의 구성을 연상케 하면서도 한 사람이 쓰는 옴니버스 방식의 작품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과 그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 또 그런 순간에도 서로의 어깨를 껴안고 일어서는 사람 들의 이야기다. 살면서 누구나 겪는 상실의 순간들. 가족, 연인, 낙원, 청춘 등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잃어버리는 것들을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단편들이다. 상실의 순간에 오가는 정서적 공감은 독자들로 하여금 거울을 보듯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2부 〈사이렌〉은 우리 사회에 떠도는 정체 모를 불안한 징후들을 포착한 이야기로, 허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모습을 서울 외곽에 자리한 한 주상복합건물을 배경으로 다각도로 그려낸다. 짧은 이야기들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독자는 다양한 욕망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욕망은 과연 건강한가, 실체 없는 구원을 희망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3부 〈터미널〉은 제목 그대로 만남과 헤어짐이 벌어지는 공간인 '터미널'을 공통분모로 담아낸 작품이다. 서울역, 인천국제공항 등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부터 남극 세종기지, 우주선착장 등을 터미널로 비유해 풀어낸 단편까지 각기 다른 방식의 만남과 이별, 기다림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인간적이거나 비인간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세 개의 시공간 속에서 9인의 작가가 써낸 스물여섯 개의 이야기는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발휘됨과 동시에 사회와 현상에 대한 사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쓴' 희곡 작품이다. 이들 이야기에 담긴 시대의 단상들은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을 새로운 감각으로 만나게 하며, 단편 문학이 가진 경쾌함과 깊이를 만끽하게 할 것이다.
연극 무대는 하나의 작은 세계이자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창작집단 독은 희곡이라는 글쓰기로 이 시대의 인물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호명해 무대 위에 세우고, 살아 있는 언어를 토하게 함으로써 관객에게 예술적 체험을 선사해왔다. 하지만 문학으로서의 희곡은 관객 이전에 독자에게 다다를 수 있는 문학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희곡이 가진 이런 필연적 요구에 따라 독플레이는 우리 시대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언어(말)를 기록하고 있다.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의 출간은 이 젊은 작가들이 시도하는 또 하나의 실험이 될 것이다.
줄거리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맨얼굴 -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아홉 개의 이야기는 모두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일어난다.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라 더욱 스산하게만 느껴지는 어느 날, 등장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토록 꿈꾸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사 온 젊은 부부는 이삿짐을 풀다가 중요한 무언가를 빠트리고 온 것만 같은 찜찜함을 떨칠 수가 없고(「에덴」),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한 남자는 자신이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깨닫는다(「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값싼 스테이크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는 어린 커플은 자신들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며(「크리스마스 특선」),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뒤 20년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난 지희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절망한다(「소녀가 잃어버린 것」). 스키 캠프 화재 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동화작가는 당시 유일한 생존자였던 소녀와 우연한 동행을 하면서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힌다(「하이웨이」). 이들은 모두 매미 우는 소리를 듣는다. 한겨울에 우는 매미. 그것은 실제일 수도 환청일 수도 있다. 남자는 죽은 연인을 추모하러 가는 택시 안에서 매미 소리를 듣고(「갈까 말까 망설일 때」),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여자는 코마 상태의 남편이 죽고 나서야 두통이 사라졌음을 깨닫는 순간 매미 소리를 듣는다(「두통」). 이들은 결코 이해할 순 없지만 결국 받아들여야 하는 생의 비밀 앞에서 나지막이 읊조린다. "우린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어. 아무것도."(「언제나 꽃가게」).
불길한 생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외마디 비명 ? 2부 사이렌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은 서울 외곽에 자리한 오래된 빌딩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에게나 화장실을 내어주지 않는 곳. 여기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낡은 건물만큼이나 옹색한 인생을 살고 있다. 건물 입구엔 과거에 사로잡혀 헛된 꿈을 꾸는 경비원이 버티고 서 있고(「지지리곰탕」), 파리만 날리는 일층 라멘 가게에선 무기력한 사장이 손님을 끌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감행한다(「라멘」). 커피와 맥주를 함께 파는 싸구려 카페에선 가난한 연극배우와 삼류 소설가가 찻값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우리가 헤어질 때」), 베트남 혼혈인 여자는 손님의 발을 마사지하며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린다(「마사지」). 기원을 가장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시각장애인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고(「화점花點」), 오래된 연인은 비좁은 원룸에서 건조한 이별을 한다(「더 좋은 날」). 어느 희망 없는 청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우주인과의 교신을 시도하기도 한다(「우주인」). 그사이 건물 옥상에선 탈북자들이 LED 십자가를 다느라 끙끙댄다(「철수와 민수」). 모두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별다를 게 없을 것만 같은 어느 날 오후"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사이렌 소리와 볼일 급한 택배 기사가 공통 소재인데, 이 두 가지 장치는 이미 어떤 암시를 하고 있다. 정체불명의 사이렌 소리는 위험을 알리고 용변이 마려운 택배 기사는 다급하다. 이런 코믹한 상황에는 언제고 터질 것 같은 불안이 짙게 깔려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이렌'이라는 청각적인 효과를 통해 극대화된다.
너와 나, 가장 높은 온도의 말과 몸짓을 주고받다 ? 3부 터미널
〈터미널〉은 작가들의 개성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약속은 오직 하나, 터미널이다.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혹은 어딘가에서 돌아오기 위해 모두가 거쳐 가지만 결코 머무르지 않는 공간, 터미널. 사람들은 그곳에서 만나거나 헤어진다. 떠나거나 도착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숙자는 지구를 떠나기 위해 은하철도 999를 기다리고(「은하철도 999」), 남극 세종기지 연구원은 부두에 나가 꽁꽁 언 바다가 녹기만을 기다린다(「펭귄」). 등장인물들은 이 구질구질한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아니, 탈출하기 위해 터미널로 향한다. 아버지와 남동생의 뒷바라지로 인생을 보낸 한 여자는 일본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고(「Love so sweet」), 베트남 여인 하용은 애인과 함께 고향 하롱베이로 가기 위해 오늘도 기차역 앞 식당에서 쌀국수를 만든다(「하롱베이」). 월면 기상관측소에서 일하는 사이보그(「망각이 진화를 결정한다」), 한평생 일만 하다 진짜 소가 된 막일꾼(「소」) 등 등장인물들도 터미널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숨어 있는 터미널이라는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무한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특수한 장소다. 공간이 주는 이야기는 공간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기에 〈터미널〉의 진짜 주인공은 역, 즉 터미널이라 할 수 있다.
* 책속으로 추가 *
하용 "손을 꼭 잡고 하늘을 날았어요. 저 멀리 하롱베이가 보였어요. 거기 우리 배가 있었죠. 작고 낡은 베트남 배. 침대도 있고, 애들 장난감도 있었어요. 그 사람은 돛을 펴고 배를 한참이나 쳐다봤어요. 새 출발이 감격스러웠나 봐. 우린 대나무 침대에 누웠어요. 얼굴만 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웃음이 나요. 그 사람이 나한테 속삭였어요. '내 하롱베이는 당신이야.'" _419p. 임상미 작 「환승」에서
아홉 명의 젊은 극작가가 모인 '창작집단 독'의 첫 희곡집. 창작자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해치지 않으면서 유기적인 구성을 지닌 하나의 작품을 지향하는 형식 실험 '독플레이'의 결과물이다. 세 가지 테마 아래 '따로 또 같이 쓴' 단막 희곡 스물여섯 편이 실려 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작품은 저마다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존재하면서 마지막엔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이는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극작술로, 드라마가 가지는 문학성을 확보해 '읽는 희곡'으로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보인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서는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다양한 군상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들은 시간(크리스마스 다음 날), 사건(무언가를 잃어버림), 현상(한겨울의 매미 소리) 등을 함께 가져다 쓰기로 약속한 뒤, 우리가 직면한 세계를 아홉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하지만 빛나는 지점들을 발굴한다.
2부 '사이렌'을 관통하는 정서는 불안이다. 공간(서울 외곽의 오래된 건물), 현상(정체불명의 사이렌 소리), 인물(택배 기사)을 공유한 여덟 편의 이야기는 한 공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비루한 삶의 조각들을 사이렌 소리로 연결한다. 사이렌 소리가 품은 불안감은 어떤 예감을 만들어내고, 그 예감은 생의 유한함을 어렴풋이 일깨우기에 불길한 징조로 읽힌다.
3부 '터미널'의 주인공은 공간이다.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는 곳,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이 뒤엉켜 가장 높은 온도의 말과 몸짓이 오고 가는 곳, 바로 세상의 모든 터미널이다. 아홉 명의 작가는 정거장이라는 연극적 공간을 배경으로 우리 시대의 만남과 헤어짐의 표정을 다채롭게 그려낸다.
상세 소개
도착한 적 없는 시간과 만나고
만난 적 없는 마음과 헤어지는
순간의 기록들
희곡, 다시 문학의 자리로 돌아오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한 문학잡지는 문학의 종류를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novel(소설), poem(시), essay(수필), etc.(기타 등등). 이 범주 안에 희곡이 들어간다면 그 자리는 '기타 등등'이 될 것이다. 어쩌면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오래전부터 희곡은 문학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흔히 '대본'이라 불리며 연극의 한 요소로서만 받아들여진 게 사실이다. 비단 창작자뿐 아니라 희곡을 대하는 독자들의 시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희곡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이다. 문자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희곡은 인간의 말과 몸짓으로 이어져 내려왔다. 인간의 이야기를 인간의 언어로 쓰는 일, 그것이 바로 희곡의 본질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작집단 독의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희곡을 문학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작은 도전이다. 이 책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단편 희곡은 그 자체로 문학적 완결성을 지니는 동시에 드라마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작동한다. 이러한 시도는 문학 독자들에게 낯설고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단편 소설의 호흡에 익숙한 독자라면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통해 희곡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아홉 명의 작가로 이루어진 창작집단 독은 지금까지 시, 소설 등 저마다의 개인 작업을 비롯해 독특한 방식의 공동 창작인 '독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서사 방식을 고민하고 문학으로서의 희곡의 재발견을 위해 힘써왔다. 『당신이 잃어버린 것』에 실린 '독플레이' 스물여섯 편은 몇 해 동안 진행해온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다.
독플레이는 한 편의 희곡을 '함께 쓰는' 창작 방법이자, '함께 쓴' 희곡이다. 하나의 테마를 두고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되 공통의 약속을 지키며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이 독특한 창작 방법은 영화 〈숏 컷〉이나 〈러브 액츄얼리〉의 구성을 연상케 하면서도 한 사람이 쓰는 옴니버스 방식의 작품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과 그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 또 그런 순간에도 서로의 어깨를 껴안고 일어서는 사람 들의 이야기다. 살면서 누구나 겪는 상실의 순간들. 가족, 연인, 낙원, 청춘 등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잃어버리는 것들을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단편들이다. 상실의 순간에 오가는 정서적 공감은 독자들로 하여금 거울을 보듯 자기 자신과 마주하게 한다.
2부 〈사이렌〉은 우리 사회에 떠도는 정체 모를 불안한 징후들을 포착한 이야기로, 허상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모습을 서울 외곽에 자리한 한 주상복합건물을 배경으로 다각도로 그려낸다. 짧은 이야기들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독자는 다양한 욕망의 얼굴을 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욕망은 과연 건강한가, 실체 없는 구원을 희망으로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3부 〈터미널〉은 제목 그대로 만남과 헤어짐이 벌어지는 공간인 '터미널'을 공통분모로 담아낸 작품이다. 서울역, 인천국제공항 등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부터 남극 세종기지, 우주선착장 등을 터미널로 비유해 풀어낸 단편까지 각기 다른 방식의 만남과 이별, 기다림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인간적이거나 비인간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 그대로를 가감 없이 그려낸다.
세 개의 시공간 속에서 9인의 작가가 써낸 스물여섯 개의 이야기는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발휘됨과 동시에 사회와 현상에 대한 사유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따로 또 같이 쓴' 희곡 작품이다. 이들 이야기에 담긴 시대의 단상들은 지금 여기, 우리의 삶을 새로운 감각으로 만나게 하며, 단편 문학이 가진 경쾌함과 깊이를 만끽하게 할 것이다.
연극 무대는 하나의 작은 세계이자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창작집단 독은 희곡이라는 글쓰기로 이 시대의 인물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호명해 무대 위에 세우고, 살아 있는 언어를 토하게 함으로써 관객에게 예술적 체험을 선사해왔다. 하지만 문학으로서의 희곡은 관객 이전에 독자에게 다다를 수 있는 문학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희곡이 가진 이런 필연적 요구에 따라 독플레이는 우리 시대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언어(말)를 기록하고 있다. 희곡집 『당신이 잃어버린 것』의 출간은 이 젊은 작가들이 시도하는 또 하나의 실험이 될 것이다.
줄거리
끊임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는 우리들의 맨얼굴 -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아홉 개의 이야기는 모두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일어난다. 한바탕 축제가 끝난 뒤라 더욱 스산하게만 느껴지는 어느 날, 등장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를 잃어버렸다. 그토록 꿈꾸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사 온 젊은 부부는 이삿짐을 풀다가 중요한 무언가를 빠트리고 온 것만 같은 찜찜함을 떨칠 수가 없고(「에덴」),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한 남자는 자신이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깨닫는다(「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값싼 스테이크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는 어린 커플은 자신들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알지 못하며(「크리스마스 특선」),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뒤 20년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난 지희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에 절망한다(「소녀가 잃어버린 것」). 스키 캠프 화재 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어버린 동화작가는 당시 유일한 생존자였던 소녀와 우연한 동행을 하면서 깊은 상실감에 사로잡힌다(「하이웨이」). 이들은 모두 매미 우는 소리를 듣는다. 한겨울에 우는 매미. 그것은 실제일 수도 환청일 수도 있다. 남자는 죽은 연인을 추모하러 가는 택시 안에서 매미 소리를 듣고(「갈까 말까 망설일 때」),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던 여자는 코마 상태의 남편이 죽고 나서야 두통이 사라졌음을 깨닫는 순간 매미 소리를 듣는다(「두통」). 이들은 결코 이해할 순 없지만 결국 받아들여야 하는 생의 비밀 앞에서 나지막이 읊조린다. "우린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어. 아무것도."(「언제나 꽃가게」).
불길한 생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외마디 비명 ? 2부 사이렌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은 서울 외곽에 자리한 오래된 빌딩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무에게나 화장실을 내어주지 않는 곳. 여기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은 낡은 건물만큼이나 옹색한 인생을 살고 있다. 건물 입구엔 과거에 사로잡혀 헛된 꿈을 꾸는 경비원이 버티고 서 있고(「지지리곰탕」), 파리만 날리는 일층 라멘 가게에선 무기력한 사장이 손님을 끌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감행한다(「라멘」). 커피와 맥주를 함께 파는 싸구려 카페에선 가난한 연극배우와 삼류 소설가가 찻값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우리가 헤어질 때」), 베트남 혼혈인 여자는 손님의 발을 마사지하며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린다(「마사지」). 기원을 가장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시각장애인은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고(「화점花點」), 오래된 연인은 비좁은 원룸에서 건조한 이별을 한다(「더 좋은 날」). 어느 희망 없는 청년은 컴퓨터 앞에 앉아 우주인과의 교신을 시도하기도 한다(「우주인」). 그사이 건물 옥상에선 탈북자들이 LED 십자가를 다느라 끙끙댄다(「철수와 민수」). 모두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별다를 게 없을 것만 같은 어느 날 오후"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사이렌 소리와 볼일 급한 택배 기사가 공통 소재인데, 이 두 가지 장치는 이미 어떤 암시를 하고 있다. 정체불명의 사이렌 소리는 위험을 알리고 용변이 마려운 택배 기사는 다급하다. 이런 코믹한 상황에는 언제고 터질 것 같은 불안이 짙게 깔려 있다. 그리고 그것은 '사이렌'이라는 청각적인 효과를 통해 극대화된다.
너와 나, 가장 높은 온도의 말과 몸짓을 주고받다 ? 3부 터미널
〈터미널〉은 작가들의 개성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약속은 오직 하나, 터미널이다.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혹은 어딘가에서 돌아오기 위해 모두가 거쳐 가지만 결코 머무르지 않는 공간, 터미널. 사람들은 그곳에서 만나거나 헤어진다. 떠나거나 도착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숙자는 지구를 떠나기 위해 은하철도 999를 기다리고(「은하철도 999」), 남극 세종기지 연구원은 부두에 나가 꽁꽁 언 바다가 녹기만을 기다린다(「펭귄」). 등장인물들은 이 구질구질한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아니, 탈출하기 위해 터미널로 향한다. 아버지와 남동생의 뒷바라지로 인생을 보낸 한 여자는 일본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고(「Love so sweet」), 베트남 여인 하용은 애인과 함께 고향 하롱베이로 가기 위해 오늘도 기차역 앞 식당에서 쌀국수를 만든다(「하롱베이」). 월면 기상관측소에서 일하는 사이보그(「망각이 진화를 결정한다」), 한평생 일만 하다 진짜 소가 된 막일꾼(「소」) 등 등장인물들도 터미널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하다.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숨어 있는 터미널이라는 공간은 한정적이지만 무한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특수한 장소다. 공간이 주는 이야기는 공간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기에 〈터미널〉의 진짜 주인공은 역, 즉 터미널이라 할 수 있다.
* 책속으로 추가 *
하용 "손을 꼭 잡고 하늘을 날았어요. 저 멀리 하롱베이가 보였어요. 거기 우리 배가 있었죠. 작고 낡은 베트남 배. 침대도 있고, 애들 장난감도 있었어요. 그 사람은 돛을 펴고 배를 한참이나 쳐다봤어요. 새 출발이 감격스러웠나 봐. 우린 대나무 침대에 누웠어요. 얼굴만 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웃음이 나요. 그 사람이 나한테 속삭였어요. '내 하롱베이는 당신이야.'" _419p. 임상미 작 「환승」에서
목차
목차
작가의 말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소녀가 잃어버린 것│두통│갈까 말까 망설일 때│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에덴│이 죽일 놈의 산타│크리스마스 특선│하이웨이│언제나 꽃가게
2부 사이렌
지지리곰탕│라멘│우리가 헤어질 때│화점花點│마사지│더 좋은 날│우주인│철수와 민수
3부 터미널
은하철도 999│망각이 진화를 결정한다│펭귄│거짓말│Love so sweet│전하지 못한 인사│소│가족 여행│환승
작품 해설
1부 당신이 잃어버린 것
소녀가 잃어버린 것│두통│갈까 말까 망설일 때│조금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에덴│이 죽일 놈의 산타│크리스마스 특선│하이웨이│언제나 꽃가게
2부 사이렌
지지리곰탕│라멘│우리가 헤어질 때│화점花點│마사지│더 좋은 날│우주인│철수와 민수
3부 터미널
은하철도 999│망각이 진화를 결정한다│펭귄│거짓말│Love so sweet│전하지 못한 인사│소│가족 여행│환승
작품 해설
저자
저자
창작집단 독
저자 창작집단 독은 아홉 명의 젊은 극작가로 이루어진 연극 집단. 지금까지 네 편의 공동 창작을 비롯해 무수한 개인 작업을 통해 새로운 연극 언어를 고민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희곡, 시, 소설 등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한편, 꾸준히 함께하며 '쉽지 않고' '가지 않은' 길 찾기에 골몰하는 중이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