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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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하우스 예술운동의 중심에 있던 파울 클레는
예술을 한 그루의 나무에 비유하고 있다.
김테레사의 악보집 “전쟁과 아이”를 상재하면서,
나는 이 화가를 위해 “김테레사의 예술나무”를 그려 보았다.
몸통 아래 땅속에 묻혀 보이진 않지만,
뿌리에는 온갖것들이 흡수되어 붙어 있었다.
〈뿌리부분〉 철의 삼각지, 앤서니 퀸, 외동봉 다리, 레미제라블, 조지 거쉬인, 품바품바, 폐허의 땅, 최승희, 피난민 열차, 키메라, 은전다방, 중공군 오빠, 이름 잊은 친구들
〈몸통부분〉 김테레사 자신
〈정상부분〉 악보, 회화, 판화, 데생, 예술에세이, 사진작품
뿌리에서 빨아들인 다양한 요소들이 김테레사인 나무의 몸통으로 한데 모아져, 이 수액(樹液)은 몸통에서 갈라져 벋은 정상부의 나뭇가지들로 이뤄진 윗부분으로 활짝 벋어나가는 것처럼, 이 예술가의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나뭇가지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 이기웅(열화당 대표 파주출판도시 명예이사장),
「김테레사에게 “예술나무” 한 그루를 드린다.」 중에서
예술을 한 그루의 나무에 비유하고 있다.
김테레사의 악보집 “전쟁과 아이”를 상재하면서,
나는 이 화가를 위해 “김테레사의 예술나무”를 그려 보았다.
몸통 아래 땅속에 묻혀 보이진 않지만,
뿌리에는 온갖것들이 흡수되어 붙어 있었다.
〈뿌리부분〉 철의 삼각지, 앤서니 퀸, 외동봉 다리, 레미제라블, 조지 거쉬인, 품바품바, 폐허의 땅, 최승희, 피난민 열차, 키메라, 은전다방, 중공군 오빠, 이름 잊은 친구들
〈몸통부분〉 김테레사 자신
〈정상부분〉 악보, 회화, 판화, 데생, 예술에세이, 사진작품
뿌리에서 빨아들인 다양한 요소들이 김테레사인 나무의 몸통으로 한데 모아져, 이 수액(樹液)은 몸통에서 갈라져 벋은 정상부의 나뭇가지들로 이뤄진 윗부분으로 활짝 벋어나가는 것처럼, 이 예술가의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나뭇가지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 이기웅(열화당 대표 파주출판도시 명예이사장),
「김테레사에게 “예술나무” 한 그루를 드린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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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prologue
[그림 속 음악, 음악 속 그림]
사람들은 작곡을 하게 된 연유를 궁금해 한다. 그러나 그림과 함께 한 나의 40년 화업에서 음악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집에서 피아노와 함께 살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희랍인 조르바'의 앤서니 퀸을 인터뷰했고, '왕과 나'의 율 브리너를 직접 만났다. '미스 사이공''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마담 버터플라이''레 미제라블' 등 나의 뮤지컬 목록은 길고 다채로왔다.
음악은 나의 캔버스 위에서 즐겁게 춤을 추었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붓의 움직임, 그 리듬감을 즐겼다. 때로는 그 소리로 작품의 완성도를 짐작하기도 했다. 내 집 가장 좋은 자리에 걸린 작품이 〈베토벤 심포니 No.9〉이다. 나의 모든 비구상 작업은 '색의 음악(colour music)'이라는 교향악 구조를 갖추고 있을 정도다.
그림과 음악의 하모니를 즐기는 동안 가끔 작곡의 세계를 가늠하곤 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 한번 가보고 싶은 길로 여겼다. 그러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붓을 놓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떤 의지로 바뀌었다. 예술가가 창작을 못하면 죽음이나 매한가지. 살아 있고 싶었고, 밥만 먹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길은 힘들고도 즐거웠다. 작곡을 공부한 전공자를 튜터로 두면서 1년 정도 집중하니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학습을 하는 동안에도 끝없이 악상이 떠올랐다. 젊은 선생과 세상 이야기,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좋았다.
이제 오선지는 화폭이 되어 색의 선율로 나타났다. 색을 섞지 않고 고유한 느낌을 살려내는 나의 그림처럼 그림 속 음악, 음악 속 그림을 만들어 나갔다. 그랬더니 클래식만 고집하던 내게 새로운 예술 세계가 다가왔다. 벅차고 환희로운 일! 그림과 음악은 똑같이 인간의 영혼을 두드리는 언어임을 실감했다
이렇게 시작한 음악은 2019년 봄 인사아트센터 전시 '사랑과 열정의 파드되'에서 처음 선보였다.
전시회 도록은 작곡집을 겸했고, 오픈 행사에서 몇 곡이 초연되었다. 오랜 외국생활을 끝낸 소회(所懷), 자유로운 영혼, 떠나버린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쓴 것들이었다. 시작에 불과한데도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이번에는 주제를 잡고 작업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2020년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준동하던 해로 기억하겠지만 나에게는 6.25전쟁 70주년의 의미가 절실하다. 전쟁은 나에게 커다란 바위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강원도 철원에서 살다가 피난민이 되어 남하한 이후 고난의 세월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6.25를 붙들고 씨름을 한 끝에 '전쟁과 아이'를 엮었다. 인민군의 퇴각, 중공군 오빠, 철의 삼각지 등은 내 유년의 망막에 맺힌 선명한 기억이다. 따다다다 기관총 소리, 쿵 쿵 대포 소리, 씨웅씨웅 비행기 소리가 평생을 따라다녔다. 파괴, 잔해, 폐허, 죽음, 고요… 그리고 그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사랑과 기쁨이 어우러진다.
노래는 그렇게 태어났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남과 북과 외국의 군인, 그리고 죄없이 희생된 피난민들의 영혼에게 바친다. 음악은 세상에 공개된 순간부터 나의 것이 아니다.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철원 노동당사 무대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미래를 꿈꿔본다. 이제 나의 레퀴엠을 남겨두고 있다.
2021년 여름 김테레사
[그림 속 음악, 음악 속 그림]
사람들은 작곡을 하게 된 연유를 궁금해 한다. 그러나 그림과 함께 한 나의 40년 화업에서 음악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음악을 사랑하는 집에서 피아노와 함께 살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희랍인 조르바'의 앤서니 퀸을 인터뷰했고, '왕과 나'의 율 브리너를 직접 만났다. '미스 사이공''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마담 버터플라이''레 미제라블' 등 나의 뮤지컬 목록은 길고 다채로왔다.
음악은 나의 캔버스 위에서 즐겁게 춤을 추었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붓의 움직임, 그 리듬감을 즐겼다. 때로는 그 소리로 작품의 완성도를 짐작하기도 했다. 내 집 가장 좋은 자리에 걸린 작품이 〈베토벤 심포니 No.9〉이다. 나의 모든 비구상 작업은 '색의 음악(colour music)'이라는 교향악 구조를 갖추고 있을 정도다.
그림과 음악의 하모니를 즐기는 동안 가끔 작곡의 세계를 가늠하곤 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 한번 가보고 싶은 길로 여겼다. 그러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붓을 놓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떤 의지로 바뀌었다. 예술가가 창작을 못하면 죽음이나 매한가지. 살아 있고 싶었고, 밥만 먹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새로운 길은 힘들고도 즐거웠다. 작곡을 공부한 전공자를 튜터로 두면서 1년 정도 집중하니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학습을 하는 동안에도 끝없이 악상이 떠올랐다. 젊은 선생과 세상 이야기,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좋았다.
이제 오선지는 화폭이 되어 색의 선율로 나타났다. 색을 섞지 않고 고유한 느낌을 살려내는 나의 그림처럼 그림 속 음악, 음악 속 그림을 만들어 나갔다. 그랬더니 클래식만 고집하던 내게 새로운 예술 세계가 다가왔다. 벅차고 환희로운 일! 그림과 음악은 똑같이 인간의 영혼을 두드리는 언어임을 실감했다
이렇게 시작한 음악은 2019년 봄 인사아트센터 전시 '사랑과 열정의 파드되'에서 처음 선보였다.
전시회 도록은 작곡집을 겸했고, 오픈 행사에서 몇 곡이 초연되었다. 오랜 외국생활을 끝낸 소회(所懷), 자유로운 영혼, 떠나버린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쓴 것들이었다. 시작에 불과한데도 과분한 칭찬을 받았다.
이번에는 주제를 잡고 작업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2020년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준동하던 해로 기억하겠지만 나에게는 6.25전쟁 70주년의 의미가 절실하다. 전쟁은 나에게 커다란 바위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강원도 철원에서 살다가 피난민이 되어 남하한 이후 고난의 세월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6.25를 붙들고 씨름을 한 끝에 '전쟁과 아이'를 엮었다. 인민군의 퇴각, 중공군 오빠, 철의 삼각지 등은 내 유년의 망막에 맺힌 선명한 기억이다. 따다다다 기관총 소리, 쿵 쿵 대포 소리, 씨웅씨웅 비행기 소리가 평생을 따라다녔다. 파괴, 잔해, 폐허, 죽음, 고요… 그리고 그 속에서 존재를 드러내는 사랑과 기쁨이 어우러진다.
노래는 그렇게 태어났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남과 북과 외국의 군인, 그리고 죄없이 희생된 피난민들의 영혼에게 바친다. 음악은 세상에 공개된 순간부터 나의 것이 아니다.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철원 노동당사 무대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미래를 꿈꿔본다. 이제 나의 레퀴엠을 남겨두고 있다.
2021년 여름 김테레사
목차
목차
김테레사에게 "예술나무" 한 그루를 드린다 이기웅
prologue
제1부 the Korean War
최승희 KID | 백야의 철원 뒷낭 동굴 | 사랑의 흔적 | 외동봉 다리 | 중공군 오빠 |
피난민 열차 엄마의 노래 | Just 3 days | 철의 삼각지 | 밥 대신 술
제2부 the Korean War 그 이후
은전다방Ⅰ | 은전다방Ⅱ | 사시나무처럼 | 그림자도 없네요 | 치즈케? 사러 온 그 사람 | 마로니에 길의 여인 | 사랑의 언어 | 나는 삐에로
제3부 the Korean War 편곡
최승희 KID | 사랑의 흔적 | 중공군 오빠 | 피난민 열차 엄마의 노래 |
Just 3 days | 철의 삼각지
prologue
제1부 the Korean War
최승희 KID | 백야의 철원 뒷낭 동굴 | 사랑의 흔적 | 외동봉 다리 | 중공군 오빠 |
피난민 열차 엄마의 노래 | Just 3 days | 철의 삼각지 | 밥 대신 술
제2부 the Korean War 그 이후
은전다방Ⅰ | 은전다방Ⅱ | 사시나무처럼 | 그림자도 없네요 | 치즈케? 사러 온 그 사람 | 마로니에 길의 여인 | 사랑의 언어 | 나는 삐에로
제3부 the Korean War 편곡
최승희 KID | 사랑의 흔적 | 중공군 오빠 | 피난민 열차 엄마의 노래 |
Just 3 days | 철의 삼각지
저자
저자
김테레사
1979년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MFA) 「비원」(1970, 국립공보관), 「바람」(1972, 국립공보관), 「워싱턴 스퀘어」(1975, 미도파화랑), 「뉴욕의 대중문화, 보통사람들의 벽화」(1984, 파인힐갤러리), 「장미」(1994, 파인힐갤러리), 「워싱턴 스퀘어 1973-2010」(2012, 뉴욕 이튼 코헨 파인아트 화랑) 등의 사진전을 가졌고, 뉴욕 히긴스 갤러리(1979), 선화랑(1980.1982), 공창화랑(1984), 한국문화원(1985), 호암미술관(1988), 조선화랑(1988, 1992), 박영덕화랑(1996), 프레스센터(1998), 예술의 전당(2005), 청담아트센터(2011), 인사아트센터(2019) 등에서 회화전을 가진 바 있다. 화집으로 『김테레사 작품집 1978-2010』(2011), 사진집으로 『워싱턴 스퀘어, 그때 그리고 그 후』(2011), 에세이집으로 『화가의 기쁨』(2014, 이상 열화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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