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문학과경계시선 45)
박백남 시집
시류에 휩쓸리지 않은 채 등단 때부터 일관된 자신만의 시정신에 입각하여 변치 않는 시창작 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는 박백남 시인의 시집 [뭉클,]. 시인의 삶에 대해 해설은 쓴 배한봉 시인은 자연과 삶을 통해 길어 올린 박백남의 서정은 송수권이 “극기와 내면의 풍경”이라 명명했던 그의 첫 시집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활력 있는 생명의 힘과 압축된 유비적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고 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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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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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한 목소리로 피어나는 사무사(思無邪)의 노래"
책소개
오랜 다스림의 시간 끝에 올곧은 시 정신으로 녹여낸 인간의 삶과 자연과의 아름다운 조화!
공자는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서 '시경 삼백 편은 한마디로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고 했다. 박백남 시인의 시가 그렇다. 첫 작품으로 나오는 「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누군가 건전지를 충전하고 있다. 시나브로 힘은 충전된다. 이영차 이영차 지난겨울, 보리씨 한 알 그렇게 세상을 밀어올렸다.-「힘」전문
반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일요일이면 거의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교회에 나가 기도를 드리며 자신을 성찰하는 삶을 사는 박백남 시인의 시에 사특한 생각이 낄 틈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매주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서 기도한다고 해서 박백남 시인처럼 다 사무사(思無邪)의 삶을 살진 않는다. 아니 살지 못한다. 살다보면 우리의 몸에 있는 수많은 바위 틈새로 흙탕물도 들어오고 오수도 들어오고 페수도 흘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삶에 대해 해설은 쓴 배한봉 시인은 "(그의) 시에서 삶과 자연은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서정의 미학이 특유한 자기 목소리로 피어나고 있다. 자연을 통해 삶의 이치를 성찰하고, 삶을 통해 자연의 깊이를 발굴해내면서 인생사와 만나기도 하고, 자연의 풍성한 아름다움과 생명의 약동 속에서 우주를 발견하기도 한다. 자연과 삶을 통해 길어 올린 박백남의 서정은 송수권이 "극기와 내면의 풍경"이라 명명했던 그의 첫 시집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활력 있는 생명의 힘과 압축된 유비적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고 천명하고 있다.
배한봉 시인의 말대로 박백남 시인은 지금 시류에 휩쓸리지 않은 채 등단 때부터 일관된 자신만의 시정신에 입각하여 변치 않는 시창작 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
출판사 리뷰
박백남 시인의 서정에 대한 각별한 애정은 우선 시의 배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시집 첫 머리에는 한 알 보리씨의 생동이 어떤 생명 작용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힘」이 놓여있고 시집 마지막에는 "낭창낭창한 목소리로 책을 읽"는 것으로 묘사된 쑥과 화자의 관계를 보여주는 「꽃피는 다북쑥」이 자리하고 있다. 시집 처음과 마지막에 놓인 이 시편들은 전통적 의미에서 서정성을 말할 때 흔히 인용되는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이 갖는 주체 중심주의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 걸음 나아가 생명(주체)이 세계(객체)와 감응하여 우주적 힘을 획득하는 과정의 율동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 번 「힘」을 살펴보자.
누군가 건전지를 충전하고 있다. 시나브로 힘은 충전된다. 이영차 이영차 지난겨울, 보리씨 한 알 그렇게 세상을 밀어올렸다.
-「힘」 전문
시집 첫 머리에 놓인 「힘」은 겨울을 푸르게 물들인 보리밭을 형상화하고 있다. 1연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편이지만, 이 시편은 크게 보아 두 가지 의의를 갖는다. 하나는 첫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극기의 정신을 내포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감각적 압축미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겨울 언 땅의 혹한을 견디는 보리싹은 첫 시집 해설에서 송수권이 "극기로서의 내면풍경을 드러"낸 작품으로 보았던 「새끼 게」와는 그 내용과 구성이 전혀 다르지만 세상의 혹한에 대한 극기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제론적 측면에서 첫 시집과 연계하여 살펴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셈이다.
한편 이 시는 보릿고개를 떠올리는 농경시대의 보리밭이 아니라 감각적 비유가 "충전"되는 생명의 현장에 놓여있다. 고답적으로 흐르기 쉬운 시적 오브제를 현대적 감각으로 끌어내어 압축미를 실현한 이 시에서 싹을 틔우기 직전의 보리씨알은 "건전지를 충전"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건전지를 충전하는 행위는 곧 생명의 "힘"을 "충전"하는 사건이고, 이 사건은 "세상을 밀어올"려 살아있게 만든다. 주체인 생명의 활력은 겨울이라는 혹한의 세계와 맞서 보리밭이라는 역동적인 우주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영차 이영차" 소리치며 온몸으로 "세상을 밀어올"리는 보리씨의 율동은 생명의 우주적 확장성을 보여주는 메시지인 셈이다.
낭창낭창한 목소리로 책을 읽고 있었다.
누굴까?
사냥개처럼 나의 생각을 쫓는 소리들
공기를 가로질러 그늘을 지나
마악 꽃피는 다북쑥에 당도했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숨소리
한
잎.
참, 황홀했다.
-「꽃피는 다북쑥」
시집 맨 마지막에 놓인 「꽃피는 다북쑥」은 꽃 핀 다북쑥에 대한 화자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바람에 낭창낭창 흔들리는 다북쑥의 움직임에 대한 화자의 정서적 반응은 독자에게도 그대로 전이된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자면 인간의 눈은 꽃이 피고 있는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화자는 시의 제목을 「꽃'핀' 다북쑥」이 아니라 「꽃'피는' 다북쑥」이라 명명한다. "핀"은 꽃봉오리 따위가 '벌어져 있는' 상태이지만 "피는"은 꽃봉오리 따위가 '벌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만큼의 미세한 차이까지도 시적 대상에 적용시킬 줄 아는 화자의 눈이 그만큼 밝고 정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제목에서부터 동적인 이미지를 드러낸 이 시는 "낭창낭창한 목소리로 책을 읽고 있었다"거나 "사냥개처럼 나의 생각을 쫓는 소리들" 등과 같은 감각적 표현을 선보이고 있다. 이 감각적 표현들은 또 "책을 읽고", "생각을 쫓는" 등에서처럼 연속적으로 활동성을 보인다. 그러다 3연에 이르러 정적인 이미지로 전환한다. 이 정적인 이미지는"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숨소리"라는 청각적 이미지가 "한/잎"이라는 시각적 이미지와 결합되면서 공감각성을 획득한다. 이러한 수법은 시적 긴장감을 유발해 다북쑥에 깃든 생명의 충일함을 팽팽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 "세계의 자아화"(조동일)나 "자아와 세계의 동일성"(김준오) 등으로 정의된 서정시는 파탄되지 않은 세계관을 보여줌으로써 갈등과 불안의 위태로운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합일된 세계의 균형 잡힌 안정감과 위무의 충일감을 체험하게 한다. 「꽃피는 다북쑥」은 우주가 들려주는 화음이라 할 "숨소리/한/잎"에 감응하는 화자의 "황홀"이 다북쑥처럼 수북하게 꽃피는 충만감을 전해주는 현장이라 할 것이다.
「소금」에서보듯 박백남의 시속엔 또한 야생성이 내재하고 있다.
백발의 사내가 바닷물을 염전에 가두고 있다.
바닷물은 어쩐 일인지 숨을 죽이고 햇살은 이런 싱건 놈, 하며 귀싸대기를 갈기고 바닷물은 다시 스크럼을 짜기 시작하고 스크럼 짠 어깨가 보도블록처럼 단단해지고 그럴수록 햇살은 더욱 얼굴 붉히며 물낯바닥에 쓰러지고 그럴 때마다 내 몸과 마음은 칼날로 일어서고,
전투가 끝난 현장을 삽으로 치우는 노인, 그의 등줄기에 야생의 땀이 흐른다. 땀 절은 옷이 소금빛으로 변한다. 소금이 된 노인이 귀가 길을 서두른다.
마당에서 노파가 조선 파를 다듬어 양푼에 넣는다. 노인이 건네준 소금을 뿌리고 물을 친다. 물을 만나자 소금이 다시 바다로 되살아난다.
양푼 속의 바다를 찍어 맛본다. 입안에 피가 돈다. 백발의 피가 돈다. 흰 쌀밥이 소금처럼 맛있다. 바다처럼 맛있다.
-「소금」 전문
이처럼 자연 생명의 힘을 통해 야생적 서정의 힘을 확인해낸 박백남은 삶의 한가운데로 자신을 밀어 넣어 유장한 서정의 핍진성을 구현하기도 한다. 다음의 「화룡점정」이 그것이다.
가문이 둥근 뿌리에서 나온 나는 그림그리기는 영 젬병이다. 대신 도심의 가로수같이 전통적인 아버지의 뿌리를 이어갈 뿐이다. 그 굵은 줄기와 가지와 잎사귀에 구속되어 다른 곳으로는 도저히 튈 수 없다. 하는 일이란 고작 깜깜한 땅 속을 뒤져 물이나 영양분을 지상으로 공급하는 일, 이런 일이란 무릇 생사가 달려 있어서 단 하루도 쉴 수가 없다.
오늘도 쉬지 않고 두더지처럼 가문 땅을 뒤져 물과 영양분을 가족에게 공급하지만 전기톱과 전정가위로 자란 만큼 베어버리는 세상, 살과 뼈가 타는 냄새, 순식간, 노숙으로 추락하는 지상의 죄인 아닌 죄인, 날개 없는 대한민국의 소시민.
가장(家長)은 삶의 무게도 가장(假裝)해야만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가장(家長)의 책무다.
나 이제 그 가장(家長)을 벗어야겠다.
나 이제 그 가장(假裝)을 벗어야겠다.
그런 뒤 온몸으로
우듬지에 텅 빈 소망 하나 찍어야겠다.
-「화룡점정」 전문
박백남의 시는 또한 서정의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자연을 시적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고대 서양철학이나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스스로 운동하는 자연의 개념은 근대의 물질세계로서의 자연과 같이 관성적인 것이 아니다. 자연은 자발적 역동성을 가진 세계이며, 자연 그 자체가 과정이고 성장이며 변화이다. 이 지속성은 유기적인 것의 특성으로서 순환적 운동성을 가진다. 박백남의 시에 등장하는 자연은 유기체적인 순환성을 가지고 있으며, 생명 원리를 소급하여 환기한다.
콩밭 옆에서 풀을 뜯고 있는 하얀 염소 한 마리, 검정콩만한 염소똥을 쏟아낸다. 그러고 보면 염소똥은 풀들의 주검이다. 풀들의 주검이 시커멓게 돌돌 말려져 있다. 말라가는 똥들 속으로 검정콩 하나가 떨어진다. 문득 가을비는 내리고 세상은 촉촉해지고, 염소똥물은 땅 속으로 스며들고 주검들 속으로 떨어진 씨앗 한 알, 봄이 되자 싹을 틔웠다. 콩싹은 똥알을 먹고 자랐다. 자식이 커갈수록 콩밭엔 껍질만 남고, 껍질을 깨고 나온 콩뿌리는 다른 주검을 먹었다. 돌돌 말려져 있던 염소똥들이 콩잎으로 생환하는 순간이었다. 염소똥이 검정콩잎으로 생환하는 순간이었다. 염소의 몸통과 앞다리로 생환하는 순간이었다.
-「염소똥 속 검정콩」 전문
「염소똥 속 검정콩」은 자연 순환과 생명 원리를 잘 보여주는 가편이다. 먼저 이 시에서 순환성은 풀-염소-염소똥-콩-비-땅-싹-콩잎으로 연결된다. 염소가 풀을 뜯어먹고 싼 똥이 "콩잎으로 생환"하고, 또 "염소의 몸통과 앞다리로 생환"한다고 보는 것이 화자의 시선이다. 이러한 시적 비약은 유기론적 순환성을 바탕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순환성은 삼라만상이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을 거쳐 재생되는 경로이다. 순환성이 전제되어야만 자연-지구 생태계의 생명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 즉 생명 원리와 직결되는 것이 순환성이다. 자연의 모든 것을 생명이라는 하나의 용어로 환원하려 했던 베르그송의 생기론(生氣論, vitalism)론에 의하면 생명 현상은 물리·화학적인 힘과는 관계가 없는 독특한 생명력 내지는 활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광물, 물, 공기의 동일한 분자들을 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존재해온 지구생태계는 반복과 운동을 직선적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원형적으로 되돌아오게 함으로써 생명력 내지 활력을 담보한다. 염소는 콩싹을 먹고, 콩은 염소똥을 양분으로 삼아 싹을 틔워 자라는 순환성을 보여주는 이 시는 생물과 무생물의 상관관계를 통해 이어지는 지구생태계의 일면과 생명 원리를 내포한다. 「염소똥 속 검정콩」은 생명력 내지는 활력을 풀과 염소와 검정콩의 관계를 통해 보여주면서 자연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은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시를 읽는 재미 가운데 또 하나는 발상 전환에 의한 시적 신선함을 맛보는 일이다. 박백남은 이 시집 전반부에서 대체로 깊이 있는 성찰의 질감과 핍진성을 보여주었다면 후반부에서는 발상 전환의 표현법을 구사한 상상력을 내보인다. 첫 시집 이후 근 이십 년 가까이 시적 공백기를 가졌지만 여전히 시적 감각이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싱싱하게 언어들이 반짝이는 시편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퍼만 보면 열고 싶다」, 「포도밭에서」, 「내 생에 산불이 났다」, 「동의어」 등 동음이의어를 활용하거나, 특정한 언어의 뜻을 다른 시적 대상물에 투영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내는 상상력은 이 시집의 또 다른 묘미로 다가온다.
나는 지퍼만 보면 열고 싶다.
지퍼만 보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열고 싶다.
빌딩의 지퍼,
사무실의 지퍼,
서랍의 지퍼,
광화문의 지퍼,
꼭 열어보고 싶은 저 지퍼들
하늘과,
바다와,
수평선과,
그래서 더 궁금하다.
수평선 저쪽이,
지평선 저쪽이,
빌딩 저 안쪽이,
블루진 저 안쪽이,
무지개,
무지개,
무지개 ,
그 너머가,
-「나는 지퍼만 보면 열고 싶다」 전문
이 시는 옷이나 주머니 등에 달려 있는 지퍼를 빌딩이나 사무실 등 다른 시적 대상에 전이시키는 시적 발상의 전환을 보임으로써 인지적 충격과 시적 신선감을 주는 경우이다. "지퍼만 보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열고" 싶은 화자는 자신의 삶의 현장은 물론 다양한 공간 또는 장소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일반적으로 공간이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차원이라면 장소는 사실적이고 경험적인 차원이다. 그래서 개념(공간)은 사실(장소)을 토대로 존재하고, 사실(장소)은 개념(공간)을 통해 의미화 된다. 박백남은 이 시에서 다양한 공간을 호명하고, 그 공간을 장소화 하려는 의욕을 보인다. 장소를 통해서 세계를 인식하고, 장소에서 자아 동일성을 형성하여 자아를 완성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은 공간을 장소화함으로써 안정감과 친밀함을 경험하게 된다. 박백남은 이러한 인문지리학적 입장을 적용함으로써 시적인 신선감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러면서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공간과 장소를 유비적으로 표현해낸다.
빌딩과 사무실, 서랍, 광화문과 같은 공간·장소는 오늘날 현대인들의 생존 현장이고, 또 샐러리맨을 꿈꾸는 취업준비생에겐 호기심 정도가 아니라 언젠가 꼭 앉아야 할 의자와 책상이 놓인 상징의 현장이다. 그래서 화자는 빌딩과 사무실, 광화문과 같은 공간·장소에 하늘과 바다, 수평선, 지평선 등의 공간·장소를 끌어다 놓는 상상력을 발동하는 것이다. 꿈꾸는 상징의 저 안쪽은 지금 '나'가 서 있는 공간·장소보다 더 열어보고 싶은 궁금한 세계이다. 그런데 그곳에는 정말 "무지개"가 있을까. 무지개 "그 너머"에는 또 어떤 지퍼가 있을까.
목차
목차
제1부____
힘
대나무 속으로
소금
염소똥 속 검정콩
병목
자화 2
치명적인 담장
섬진강
폭설
신의 한 수
시클라멘
외로운 섬에서
화룡점정
복수초
제2부____
나는 지퍼만 보면 열고 싶다
폐지
포도밭에서
상처
녹슬지 마라
간 친다
골몰
말씀
민들레
갈대밭에서
느린 기쁨을 위하여
용서
전향
등꽃 아래서
내 생에 산불이 났다
반쯤 썩어가는 귤을 집어들자
너무 늦게 핀 사과꽃
신
제3부____
이장(移葬)
이팝나무 앞에서
60촉
벌레 먹은 감
고추잠자리를 보며
다랑이논길에서
그린 에너지
참깨
동의어
신(身)검
음력 초하룻날의 일출
꽃샘잎샘, 이 시기 사라지라고
복 있는 자를 위한 잠언
북두칠성
겉은 검고 속은 하얀
회심(悔心)
제4부____
대우주를 흔드는 소우주
이제야 안다
뭉클,
자화 1-백장미에게
댓글 천국
주파수 맞추기
휴대용 정수기
무를 뽑다가
보름밤에
수정
똥꽃
잡풀
직소폭포에서
꽃피는 다북쑥
해설│ 배한봉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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