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필사노트: 그립은 흘긴 눈(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 5)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 제5권 『나의 첫 필사노트: 그립은 흘긴 눈』. 이번에는 윤동주와 홍사용의 시, 현진건의 소설을 수록했다. ‘우리 모두에게 병이 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는 시대’를 노래했던 윤동주와, 단편소설의 양식을 완성시키며 ‘비정한 시대’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냈던 현진건, ‘눈물의 왕’으로 일컬어지는 낭만주의 시인 홍사용까지. 이 세 작품의 필사를 통해 지치고 상처받은 한국인들의 ‘상처 치유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책 편집과 디자인에 여러 가지 세심한 감성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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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운전을 하고 가는데 옆에 앉은 뮤지션 K가 묻는다.
"독립출판을 하면 힘들지 않으세요?"
나는 그 '독립출판'이라는 말이 퍽 마음에 들어서,
"당연히 힘들죠"
라고 했어야 할 말을
"근사하잖아요?"
라고 바꿔서 말했다.
독립출판이란, "자본이 지배하는 구조 바깥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다. 인디뮤지션인 K에게 새봄출판사는 '독립출판'으로 지칭될 수 있을 정도로 뭔가 기존의 출판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새봄출판사는 그동안 펴냈던 〈나의 첫 필사노트〉 시리즈를 통해 기존의 출판과는 뭔가 다른 독특하고 혁신적인 편집방식과 마케팅 사례를 보여주었다.
2015년 1월 15일 출간되었던 〈나의 첫 필사노트 : 메밀꽃 필 무렵, 날개, 봄봄〉은 '최초의 필사하는 책'으로 서점가에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같은 책에 표지 디자인을 3종으로 다르게 하여 독자들이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는 표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5년 10월 25일 출간되었던 〈나의 첫 필사노트 : 무진기행〉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탁월한 단편소설이며 작가지망생과 기자지망생이 가장 많이 필사한다고 알려진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수록하였고, 표지에서부터 책의 후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가 직접 완성할 수 있도록 혁신적으로 편집된 책이다.
그리고 이제 출간되는 〈나의 첫 필사노트 : 그립은 흘긴 눈〉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상처 치유 프로젝트'로, 윤동주, 현진건, 홍사용 세 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수록하였다. 특히 이번 책은 필사를 꼼꼼히 모두 마친 뒤 출판사로 책을 보내주면, 독자가 원하는 날짜와 장소로 그 책을 다시 돌려보내주는 독특한 이벤트를 펼친다.
'자괴감의 시대'에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힐링의 방법!!
〈나의 첫 필사노트 : 그립은 흘긴 눈〉
〈새해 목표가 '더 좋은 필사책'을 만드는 거라면서요?〉
얼마 전 새봄출판사에서 펴낸 제주 여행 에세이 〈세계의 끝으로 가는 여행〉 안에는 새봄출판사의 이야기가 깜짝 등장한다. 새봄출판사의 새해 목표가 '더 좋은 필사책을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것을 읽었는지 K는 천진한 표정으로 묻는다.
"새해 목표가 '더 좋은 필사책'을 만드는 거라면서요?"
2015년 출간된 〈나의 첫 필사노트〉는 서점가에 '필사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필사'는 문학지망생이나 기자지망생이 문장연습을 위하여 책을 노트에 옮겨 적던 것이었는데, 〈나의 첫 필사노트〉가 출간되면서 일반 독자들에게도 '감정 치유'의 한 방법으로 여겨지며 필사가 유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책의 출간으로 인해 출판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라는 부제를 달았던 〈나의 첫 필사노트〉는 '문학전집'으로서 계속해서 새로운 작품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가려 했지만, 오랫동안 그러지 못했다. 일부 작가들이 지금 유행하는 이 '필사'라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탓도 있었다. 그것은 '필사'의 단점만을 부각시키는 수많은 오해들로부터 시작된 것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첫 필사노트〉 출간 이후 쏟아져 나온 대부분의 필사책들이 〈나의 첫 필사노트〉의 본래 취지를 알지 못하고, 그 형식만을 차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김승옥의 〈무진기행〉으로 필사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독자들에게 있어 하나의 행운이나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필사책들이 저작권이 없는 오래된 작품들이나 짧은 시 위주로 책을 만들었는데, 〈무진기행〉은 한국 현대문학사를 통틀어 최고의 단편소설이라고 찬사를 받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진기행〉은 작가 김승옥만의 독특한 감수성으로 196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인 동시에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탁월한 단편소설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수많은 독자들에게 '김승옥'과 '무진기행'이라는 이름은 신화와도 같다. 순천에 내려가 김승옥 작가에게 직접 허락을 맡고, 〈나의 첫 필사노트 : 무진기행〉을 만들게 되었던 과정은 그래서 정말로 꿈만 같은 기억이다.
그리고 이제 전작을 뛰어넘는 새로운 '필사책'을 출간한다. 윤동주, 현진건, 홍사용 세 명의 작가의 작품들을 수록한 〈나의 첫 필사노트 : 그립은 흘긴 눈〉. 어찌 보면 새해소망을 이루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 독자들의 선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윤동주, 현진건, 홍사용...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최근 일련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사건들로 인하여 한국인들은 많이 지쳐있다.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온 '촛불'이 그것을 대변해준다. 상처 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기 위하여 가수들은 노래를 발표하고, 서점에서는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책이 유행하고, 광장에서는 촛불이 뜨겁게 밝혀지곤 했다.
새봄출판사에서 펴낸 〈그가 누웠던 자리〉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브리핑'에 소개되며 이 시대를 '자괴감의 시대'라는 한마디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가 누웠던 자리〉는 윤동주의 시 '병원'을 그림으로 옮긴 책으로, '우리 모두에게 병이 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는 시대'를 노래하고 있는, 윤동주 시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수작이다. 그래서 이번 책에서는 윤동주의 '병원'을 독자들이 직접 필사해볼 수 있도록 했다.
윤동주, 현진건, 홍사용 세 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수록하게 되었던 것은 '자괴감의 시대'를 가장 잘 어루만져 주고,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현진건의 '그립은 흘긴 눈'은 우리가 작가의 대표작으로 알로 있는 '운수좋은날', '술 권하는 사회' 등과 달리 독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비정한 시대를 바라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삶의 아이러니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면서, 작품 속 캐릭터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묘한 매력을 주는 작품이다.
홍사용 시인은 1920년대 후반의 암울한 분위기와 시대적 현실을 낭만주의 시로 노래한 시인이며, '눈물의 왕'으로도 불린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작품은 아직까지도 홍사용 시인이 독자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도록 만들어주는 작품으로, 지금 우리 시대에 비추어보더라도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필사는 너무 힘들어요〉
K는 말했다.
"그런데, 필사는 너무 힘들어요."
그것은 독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문학작품을 필사하는 데는 적잖은 노력이 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힘들다'는 것은 사실, 필사의 목적이자 목표이다. 힘들기 때문에, 그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나면 습득하고 싶었던 작가의 어휘와 문장과 문체와 감성이 온 몸의 감각을 통해 나에게 깊이 박히게 되는 것이다.
새봄출판사에서 펴낸 〈필사적인 글쓰기〉라는 책에서는 그 과정을 계단으로 비유한다. 처음 필사를 시작했을 때는 길고 지루한 사막을 걷는 것과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커다란 벽이 나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밤낮없이 고민해서 그 벽을 뛰어넘었을 때, 환희는 잠시뿐. 다시 길고 지루한 사막이 펼쳐진다. 그리고 또다시 커다란 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렇게 길고 지루한 사막을 지나 벽을 뛰어 넘는 여러 번의 힘든 과정이 바로 '필사'의 과정이며, 우리가 꿈을 향해 노력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힘들면, 좀 쉬었다가 하면 돼죠"
하고 내가 말하자, K는 멋쩍게 웃었다.
차에서 내리며 K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만날 그 사람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요"
K는 이후로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그 사이 2016년이 저물고 2017년은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첫 필사노트 : 그립은 흘긴 눈〉은 독자들 앞에 섰다.
목차
목차
윤동주 〈병원〉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현진건 〈그립은 흘긴 눈〉 필사노트
현진건 〈그립은 흘긴 눈〉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필사노트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내가 쓰는 책의 후기
편집자가 쓴 책의 후기
저자
저자
1935년에 평양의 숭실(崇實)중학교로 전학하였으나, 학교에 신사참배 문제가 발생하여 폐쇄당하고 말았다. 다시 용정에 있는 광명(光明)학원의 중학부로 편입하여 거기서 졸업하였다. 1941년에는 서울의 연희전문학교(延禧專門學校) 문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 있는 릿쿄[立敎]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1942), 다시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영문과로 옮겼다(1942). 학업 도중 귀향하려던 시점에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1943. 7), 2년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福岡) 형무소에서 복역하였다. 그러나 복역중 건강이 악화되어 1945년 2월에 생을 마치고 말았다. 유해는 그의 고향 용정(龍井)에 묻혔다. 한편, 그의 죽음에 관해서는 옥중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은 결과이며, 이는 일제의 생체실험의 일환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타계하고 말았으나, 그의 생은 인생과 조국의 아픔에 고뇌하는 심오한 시인이었다. 그의 동생 윤일주(尹一柱)와 당숙인 윤영춘(尹永春)도 시인이었다. 그의 시집은 본인이 직접 발간하지 못하고, 그의 사후 동료나 후배들에 의해 간행되었다. 그의 초간 시집은 하숙집 친구로 함께 지냈던 정병욱(鄭炳昱)이 자필본을 보관하고 있다가 발간하였고, 초간 시집에는 그의 친구 시인인 유령(柳玲)이 추모시를 선사하였다.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여 첫 작품으로 〈삶과 죽음〉 , 〈초한대〉를 썼다. 발표 작품으로는 만주의 연길(延吉)에서 발간된 《가톨릭 소년(少年)》지에 실린 동시 〈병아리〉(1936. 11), 〈빗자루〉(1936. 12), 〈오줌싸개 지도〉(1937. 1), 〈무얼 먹구사나〉(1937. 3), 〈거짓부리〉(1937. 10) 등이 있다. 연희전문학교에 다닐 때에는 《조선일보》에 발표한 산문 〈달을 쏘다〉, 교지 《문우(文友)》지에 게재된 〈자화상〉, 〈새로운 길〉이 있다. 그리고 그의 유작(遺作)인 〈쉽게 쓰여진 시〉가 사후에 《경향신문》에 게재되기도 하였다(1946).
그의 절정기에 쓰여진 작품들이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발간하려 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의 자필 유작 3부와 다른 작품들을 모아 친구 정병욱과 동생 윤일주에 의해 사후에 그의 뜻대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정음사(正音社)에서 출간되었다(1948).
그의 짧은 생애에 쓰인 시는 어린 청소년기의 시와 성년이 된 후의 후기 시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청소년기에 쓴 시는 암울한 분위기를 담고 있으면서 대체로 유년기적 평화를 지향하는 현실 분위기의 시가 많다. 〈겨울〉 〈버선본〉 〈조개껍질〉 〈햇빛 바람〉 등이 이에 속한다. 후기인 연희전문학교 시절에 쓴 시는 성인으로서 자아성찰의 철학적 감각이 강하고, 한편 일제 강점기의 민족의 암울한 역사성을 담은 깊이 있는 시가 대종을 이룬다. 〈서시〉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이 대표적인 그의 후기 작품이다. 그의 시비가 연세대학교 교정에 세워졌다(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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