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를 담다(양장본 HardCover)
그림으로 떠나는 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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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그리다] [성당을 새기다]에 이어 [성지를 담다]를 내게 되었다. [성지를 담다]를 내게 된 시발점은 고산 되재공소에서 본 아주 소박한 하얀 십자가의 프랑스 신부님 두 분의 무덤에서 받은 감동 때문이었다. 이삼십대에 타국에서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한국의 교우들에게 주신 사랑과 희생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느껴졌기 때문이다. 생판 모르는 낮선 한국땅과 한국인들을 위해 목숨을 바칠 만큼 얼마나 사랑했을까 생각하니 그 사랑과 슬픔, 애잔함 등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났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중순 절두산성지에서 미사를 드리는 중에 다블뤼 주교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앙투안, 사랑하다” 라는 음악극을 소개 받게 되었고, 12월 29일에는 손골성지에서 남동생의 기일미사를 드리다가 윤민구신부님으로부터 프랑스 선교사들과 다블뤼 주교님의 얘기를 귀담아 듣게 되었고, 2017년 1월 1일 마지막 공연일에 드디어 음악극을 보게 되었다. 그 이후 2년여의 성지 방문과 작품과정에서 하느님과 성모님 그리고 모든 순교성인들 중에서도 특히 다블뤼 주교님의 이끄심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지그림을 그리려고 마음먹은 후 우선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사서 읽어본 다음 지역별로 안배하여 직접 성지를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고자 계획하였다.
2016년 12월초 한티성지를 방문하면서, 대구 초등학교 동창모임에 참석하였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와 같이 40년 세월을 훌쩍 넘어 어릴적 친구들의 얼굴을 대하니 기억창고 속에 담겨있었던 잃어버린 시간들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왠지 ‘뿌리’를 찾아 온 느낌이 들어서, 옛날 그 시절, 그 산야, 그 공기, 그 풍토, 그 냄새, 그 감정까지 스멀스멀 일어났다. 초등학교 운동장 나무에서 뚝 떨어져서 나를 기겁하게 했던 송충이까지 생각나고, 날개가 달려 회전하며 내려오곤 하던 단풍나무 씨앗도 생각났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다는 것은 기억의 한 단면들, 특히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이미지, 감정, 느낌, 기억저장고에 알알이 박혀있는 세포들을 깨우는 것이었다. 나의 ‘그림으로 떠나는 성지순례이야기’도 아마도 이러한 느낌의 여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가톨릭신자이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이 땅의 순교성인들에 대한 진정한 바라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성지를 방문하면서 본 풍경과 느낌을 어떻게 하면 그림을 통해 보는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심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는 그림을 그릴 때 그냥 느끼면 저절로 되는 줄로만 알았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지는 성인들이 박해받고 순교한 피의 현장으로 느껴져서 거룩함 이전에 다소 무섭게 느껴졌다. 이러한 개인적인 선입견 없이 어떻게 하면, 거룩한 땅 성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신앙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게 그릴 수 있을까가 그림을 그리는 내내 풀어야 할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성지에 대해 찾아가고 알아가는 여정과 그림에 대한 여정이 나란히 같이 가게 되면서 성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점차 나만의 질서 법칙을 찾게 되었다. 그러면서 성지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답도 같이 찾아가게 된 것이다.
이번 책은 쓰기가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웠는지. 1, 2권은 떠오르는 문장들을 주워 담기가 바쁘게 써내려 갔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원고에 대한 심한 압박감을 느끼던 11월초에 평소 다니던 죽전성당의 성체조배실에 갔던 날 여성 두 명이 앉아 있었다.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기도를 드리는데 뒤에 앉은 여성이 책장을 넘기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귀를 자극하였다. 시간이 흘러 뒤에 앉은 여자가 문을 열고 나간 바로 그 순간 내가 그동안 다녀왔던 성지들의 모든 성인들이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셔서 방을 꽉 메우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가운데는 다블뤼 주교님도 계셨으며, 힘들었던 나의 마음에 평소 청하고 싶었던 축성을 따뜻하게 해주셨다. 그 순간 나의 기도는 눈물과 콧물과 함께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방석 위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 신비로운 느낌과 맡기고 싶은 마음, 주님과 다블뤼 주교님을 비롯한 모든 성인분들이 함께하심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하느님이 이끌어주시는 가운데서도 나 자신이 너무 미약하고 부족하고 티끌만큼 작은 존재로 느껴졌다. 힘이 빠지고 삶에서 지칠 때마다 주변 분들의 전화와 기도에서 많은 힘을 얻었다. 이럴 때 내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하여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도 그에 따라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됨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지금 무엇을 만들고 쓰고 그린다는 생각 없이 할 때 가장 기쁘고 평화로웠다.
주님은 참으로 좋으신 분이십니다. 제가 힘들고 괴로울 때 저의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함께 해주십니다. 하느님 사랑합니다.
2018. 12
연구실에서 윤 영 선
성지그림을 그리려고 마음먹은 후 우선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를 사서 읽어본 다음 지역별로 안배하여 직접 성지를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고자 계획하였다.
2016년 12월초 한티성지를 방문하면서, 대구 초등학교 동창모임에 참석하였다.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와 같이 40년 세월을 훌쩍 넘어 어릴적 친구들의 얼굴을 대하니 기억창고 속에 담겨있었던 잃어버린 시간들이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왠지 ‘뿌리’를 찾아 온 느낌이 들어서, 옛날 그 시절, 그 산야, 그 공기, 그 풍토, 그 냄새, 그 감정까지 스멀스멀 일어났다. 초등학교 운동장 나무에서 뚝 떨어져서 나를 기겁하게 했던 송충이까지 생각나고, 날개가 달려 회전하며 내려오곤 하던 단풍나무 씨앗도 생각났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다는 것은 기억의 한 단면들, 특히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이미지, 감정, 느낌, 기억저장고에 알알이 박혀있는 세포들을 깨우는 것이었다. 나의 ‘그림으로 떠나는 성지순례이야기’도 아마도 이러한 느낌의 여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가톨릭신자이면서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이 땅의 순교성인들에 대한 진정한 바라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성지를 방문하면서 본 풍경과 느낌을 어떻게 하면 그림을 통해 보는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심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는 그림을 그릴 때 그냥 느끼면 저절로 되는 줄로만 알았지 어떻게 그려야 할지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지는 성인들이 박해받고 순교한 피의 현장으로 느껴져서 거룩함 이전에 다소 무섭게 느껴졌다. 이러한 개인적인 선입견 없이 어떻게 하면, 거룩한 땅 성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신앙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게 그릴 수 있을까가 그림을 그리는 내내 풀어야 할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성지에 대해 찾아가고 알아가는 여정과 그림에 대한 여정이 나란히 같이 가게 되면서 성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점차 나만의 질서 법칙을 찾게 되었다. 그러면서 성지를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답도 같이 찾아가게 된 것이다.
이번 책은 쓰기가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웠는지. 1, 2권은 떠오르는 문장들을 주워 담기가 바쁘게 써내려 갔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원고에 대한 심한 압박감을 느끼던 11월초에 평소 다니던 죽전성당의 성체조배실에 갔던 날 여성 두 명이 앉아 있었다.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기도를 드리는데 뒤에 앉은 여성이 책장을 넘기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귀를 자극하였다. 시간이 흘러 뒤에 앉은 여자가 문을 열고 나간 바로 그 순간 내가 그동안 다녀왔던 성지들의 모든 성인들이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셔서 방을 꽉 메우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 가운데는 다블뤼 주교님도 계셨으며, 힘들었던 나의 마음에 평소 청하고 싶었던 축성을 따뜻하게 해주셨다. 그 순간 나의 기도는 눈물과 콧물과 함께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방석 위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 신비로운 느낌과 맡기고 싶은 마음, 주님과 다블뤼 주교님을 비롯한 모든 성인분들이 함께하심을 체험한 시간이었다.
하느님이 이끌어주시는 가운데서도 나 자신이 너무 미약하고 부족하고 티끌만큼 작은 존재로 느껴졌다. 힘이 빠지고 삶에서 지칠 때마다 주변 분들의 전화와 기도에서 많은 힘을 얻었다. 이럴 때 내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하여 뭔가를 할 수 있다면, 나도 그에 따라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게 됨을 느낀다. 그 과정에서 지금 무엇을 만들고 쓰고 그린다는 생각 없이 할 때 가장 기쁘고 평화로웠다.
주님은 참으로 좋으신 분이십니다. 제가 힘들고 괴로울 때 저의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함께 해주십니다. 하느님 사랑합니다.
2018. 12
연구실에서 윤 영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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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윤영선 작가의 '성지 그림'
윤 작가의 그림 속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어울림이 있다. 보는 이에게 자연의 풍부함과 또 그것을 평정하게 보이게 하면서 내면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작가 스스로의 예민함과 독특한 해석력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윤 작가 터치의 엮어짐은 작품 형성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윤 작가의 그림에서 터치는 '나는 새의 날갯짓'과 같은 것이다. 작가가 던지는 점과 획이 어떤 모양을 만들고 그 모양을 연결 짓는 붓의 연속적 행위는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민첩한 감각을 자극하여 가슴 어디엔가 안착하게 하는 것이다.
윤 작가의 그림 속에서 터치는 사물의 관찰대상으로 흥미를 만들어 대상에 집중 시키는 묘함이 있다. 그것은 작가만의 준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이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수준 이상의 경지로 '서예'를 이해한다면 터치의 간격과 모양, 흐름은 우리의 감정을 세밀하게 조정한다는 것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한편 작가가 구비한 유화재료 속에는 질료를 확장 및 확대시키는 미디움(Mediums Liquin)이 포함된다. 대상을 표현할 때 자연과 대상의 다양한 변화 속에 감정의 규칙을 읽어내고 그것을 다시 과학적 해석과 붓놀림의 기술적 표현 법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붓의 법칙(준법)과 재료의 두께로 그림과 마음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낸다.
붓의 사용이 생활의 일부였던 우리 내 정서에서 작가의 터치 행위가 터치(touch)라는 단어 뜻보다 좀 더 예민하고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윤작가의 재료가 주는 역할에도 기인한다.
작가의 준법은 그림준비를 위해 대상을 철저히 기억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오롯이 준법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은 신중하고 겸손하다. 표현해야 하는 대상이 성지이기 때문에 작가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그 속에 포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무게를 더한다.
작가는 마음속으로 여러 번 스케치를 반복할 수 있게 수차례 성지를 방문한다. 사진 찍을 장소를 관찰하고 이후 관찰한 이미지를 촬영하여 확대·축소 프린트 한다. 이후 선정한 사진이미지를 크게 확대하기도 하고, 구도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그리드 기법으로 분할한다. 대상체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부분 이미지를 디테일하게 여러 장 캡처 프린트 하므로써 작업 준비가 완료된다. 기억을 되살리고 대상에 녹아들기 위해 하는 행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상을 묘사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다 잃어버릴 수 있는 터치 속의 뼈대와 기운생동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림에서 자연스러운 준법사용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예민한 관찰력과 풍부한 창작력이 수반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한 수고가 작가에게 자연스럽게 베인 것 같다. 또한 유화를 사용하는 작품이지만 대상체를 관찰하고 작업실에서 재구성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는 전통 산수화의 표현과정과 동일한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전통산수화 기법에는 자동화기법이 기본이다. 머뭇거림 없는 과감한 행위 속에서 자연스레 용필과 결체의 어울림이 있고 그 속에 우리는 작가의 무의식의 춤을 만날 수 있다. 무엇에 꽉 올려 붙은 자신감 넘치는 필의 운용을 들여다볼 때 엉겨 붙은 물감의 덩어리와 작품 제작 동안 신바람 난 듯한 무아지경의 초자아가 녹아 있기도 하다. 현실의 대상체가 가진 성격을 재현하려고 애쓰는 일에서는 멀어지는 그 순간 윤 작가의 준법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감정이 필에 녹아 움직이면 정교한 계산에서 나타나는 기대를 잠식시키고 무한의 형이상학적인 감각세계로 인도한다. 질료의 변화를 의식하거나 형상의 재현에 매달리면 나타나기 힘들다. 또한 습관적이거나 기계적으로 안착된 놀림에도 나타나기 어렵다.
성지를 주제로 작품을 이루면 성지가 가진 외관적 특성을 표현하려 할 테지만 윤작가는 에테르체를 이루기 위해 아스트랄체를 빌려오는 역현상 그것이다. 신의세계를 믿음으로 우리는 영혼의 안식을 꾀하고 현실 속 물질세계의 풍부함을 기원하지만, 작가의 과감한 붓놀림은 역으로 재현의 붕괴를 통해 곧바로 형이상인 신의 세계로 인도되는 듯하다.
이번 개인전으로 펼쳐 보이는 작가의 세계는 뚜렷하다. 미술사의 형식적 세계를 멀리하고 현대미술의 논리와도 멀다. 다만 영적 세계를 가상세계가 아니라 도달할 수 있는 현실로 바라본 작가에게 성지는 인류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두드려 보는 신의 세계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믿어 보인다. 그리고 그림에서는 작가의 터치는 미세한 논리의 감각 세계를 넘어 시공의 차원이동에 단초를 제공 하려는 듯 보인다.
2018. 12
김 명 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수
윤 작가의 그림 속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어울림이 있다. 보는 이에게 자연의 풍부함과 또 그것을 평정하게 보이게 하면서 내면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은 작가 스스로의 예민함과 독특한 해석력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윤 작가 터치의 엮어짐은 작품 형성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윤 작가의 그림에서 터치는 '나는 새의 날갯짓'과 같은 것이다. 작가가 던지는 점과 획이 어떤 모양을 만들고 그 모양을 연결 짓는 붓의 연속적 행위는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민첩한 감각을 자극하여 가슴 어디엔가 안착하게 하는 것이다.
윤 작가의 그림 속에서 터치는 사물의 관찰대상으로 흥미를 만들어 대상에 집중 시키는 묘함이 있다. 그것은 작가만의 준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이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수준 이상의 경지로 '서예'를 이해한다면 터치의 간격과 모양, 흐름은 우리의 감정을 세밀하게 조정한다는 것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한편 작가가 구비한 유화재료 속에는 질료를 확장 및 확대시키는 미디움(Mediums Liquin)이 포함된다. 대상을 표현할 때 자연과 대상의 다양한 변화 속에 감정의 규칙을 읽어내고 그것을 다시 과학적 해석과 붓놀림의 기술적 표현 법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붓의 법칙(준법)과 재료의 두께로 그림과 마음 사이의 균형을 만들어 낸다.
붓의 사용이 생활의 일부였던 우리 내 정서에서 작가의 터치 행위가 터치(touch)라는 단어 뜻보다 좀 더 예민하고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윤작가의 재료가 주는 역할에도 기인한다.
작가의 준법은 그림준비를 위해 대상을 철저히 기억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그것은 오롯이 준법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은 신중하고 겸손하다. 표현해야 하는 대상이 성지이기 때문에 작가가 떠올리는 이미지는 그 속에 포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무게를 더한다.
작가는 마음속으로 여러 번 스케치를 반복할 수 있게 수차례 성지를 방문한다. 사진 찍을 장소를 관찰하고 이후 관찰한 이미지를 촬영하여 확대·축소 프린트 한다. 이후 선정한 사진이미지를 크게 확대하기도 하고, 구도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그리드 기법으로 분할한다. 대상체의 정확한 표현을 위해 부분 이미지를 디테일하게 여러 장 캡처 프린트 하므로써 작업 준비가 완료된다. 기억을 되살리고 대상에 녹아들기 위해 하는 행위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상을 묘사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다 잃어버릴 수 있는 터치 속의 뼈대와 기운생동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림에서 자연스러운 준법사용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예민한 관찰력과 풍부한 창작력이 수반 되어야한다 그러기 위한 수고가 작가에게 자연스럽게 베인 것 같다. 또한 유화를 사용하는 작품이지만 대상체를 관찰하고 작업실에서 재구성하는 일련의 모든 행위는 전통 산수화의 표현과정과 동일한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전통산수화 기법에는 자동화기법이 기본이다. 머뭇거림 없는 과감한 행위 속에서 자연스레 용필과 결체의 어울림이 있고 그 속에 우리는 작가의 무의식의 춤을 만날 수 있다. 무엇에 꽉 올려 붙은 자신감 넘치는 필의 운용을 들여다볼 때 엉겨 붙은 물감의 덩어리와 작품 제작 동안 신바람 난 듯한 무아지경의 초자아가 녹아 있기도 하다. 현실의 대상체가 가진 성격을 재현하려고 애쓰는 일에서는 멀어지는 그 순간 윤 작가의 준법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감정이 필에 녹아 움직이면 정교한 계산에서 나타나는 기대를 잠식시키고 무한의 형이상학적인 감각세계로 인도한다. 질료의 변화를 의식하거나 형상의 재현에 매달리면 나타나기 힘들다. 또한 습관적이거나 기계적으로 안착된 놀림에도 나타나기 어렵다.
성지를 주제로 작품을 이루면 성지가 가진 외관적 특성을 표현하려 할 테지만 윤작가는 에테르체를 이루기 위해 아스트랄체를 빌려오는 역현상 그것이다. 신의세계를 믿음으로 우리는 영혼의 안식을 꾀하고 현실 속 물질세계의 풍부함을 기원하지만, 작가의 과감한 붓놀림은 역으로 재현의 붕괴를 통해 곧바로 형이상인 신의 세계로 인도되는 듯하다.
이번 개인전으로 펼쳐 보이는 작가의 세계는 뚜렷하다. 미술사의 형식적 세계를 멀리하고 현대미술의 논리와도 멀다. 다만 영적 세계를 가상세계가 아니라 도달할 수 있는 현실로 바라본 작가에게 성지는 인류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두드려 보는 신의 세계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믿어 보인다. 그리고 그림에서는 작가의 터치는 미세한 논리의 감각 세계를 넘어 시공의 차원이동에 단초를 제공 하려는 듯 보인다.
2018. 12
김 명 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교수
목차
목차
책을 내면서│사랑과 희생이 시공가을 초월하며 / 윤영선
서평│윤영선 작가의 '성지 그림' / 김명규
Ⅰ. 성 지
<서울대교구>
1 절두산 순교성지 ·
<대전교구>
2 갈매못 순교성지
3 청양 다락골 성지
4 솔뫼 성지
5 신리 성지
6 진산 성지
7 해미 순교성지
8 홍주(홍성) 순교성지
9 황새바위 순교성지
<인천교구>
10 갑곶 순교성지
<수원교구>
11 남한산성 순교성지
12 미리내 성지
13 손골 성지
14 수원 성지
15 양근 성지
16 은이·골배마실 성지
<원주교구>
17 배론 성지
<청주교구>
18 감곡 매괴성모순례지 성당
19 배티 순교성지
20 연풍 순교성지
<마산교구>
21 명례 성지
<광주대교구>
22 곡성 성당(옥터)
<전주교구>
23 여산 동헌(백지사터) 성지
24 천호 성지
25 초남이 성지
26 치명자산 성지
<제주교구>
27 용수 성지
<유럽 성지>
28 프랑스 루르드 성지 /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29 포루투갈 파티마 성지
30 벨기에 바뇌 성지 ·
Ⅱ. 십자가의길 14처
?부활을 포함한 다색목판화 15점
?흑백목판화 14점
Ⅲ. 로사리오 ·
Ⅳ. 부 록
성지지도
성지일람
103위 성인
124위 복자
용어정의와 천주교 박해사건
참고문헌
서평│윤영선 작가의 '성지 그림' / 김명규
Ⅰ. 성 지
<서울대교구>
1 절두산 순교성지 ·
<대전교구>
2 갈매못 순교성지
3 청양 다락골 성지
4 솔뫼 성지
5 신리 성지
6 진산 성지
7 해미 순교성지
8 홍주(홍성) 순교성지
9 황새바위 순교성지
<인천교구>
10 갑곶 순교성지
<수원교구>
11 남한산성 순교성지
12 미리내 성지
13 손골 성지
14 수원 성지
15 양근 성지
16 은이·골배마실 성지
<원주교구>
17 배론 성지
<청주교구>
18 감곡 매괴성모순례지 성당
19 배티 순교성지
20 연풍 순교성지
<마산교구>
21 명례 성지
<광주대교구>
22 곡성 성당(옥터)
<전주교구>
23 여산 동헌(백지사터) 성지
24 천호 성지
25 초남이 성지
26 치명자산 성지
<제주교구>
27 용수 성지
<유럽 성지>
28 프랑스 루르드 성지 /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29 포루투갈 파티마 성지
30 벨기에 바뇌 성지 ·
Ⅱ. 십자가의길 14처
?부활을 포함한 다색목판화 15점
?흑백목판화 14점
Ⅲ. 로사리오 ·
Ⅳ. 부 록
성지지도
성지일람
103위 성인
124위 복자
용어정의와 천주교 박해사건
참고문헌
저자
저자
윤영선
비비안나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이학박사
동경대대학원 건축학과 객원연구원 역임
개인전 3회 및 부스개인전 7회
저서: 「성당을 그리다」 인터웰 2015
「성당을 새기다」 미디어북 2016
「성지를 담다」 미디어북 2018
현) 강동대학교 실내디자인과 부교수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한국실내디자인학회,
한국주거학회, 대한건축학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이학박사
동경대대학원 건축학과 객원연구원 역임
개인전 3회 및 부스개인전 7회
저서: 「성당을 그리다」 인터웰 2015
「성당을 새기다」 미디어북 2016
「성지를 담다」 미디어북 2018
현) 강동대학교 실내디자인과 부교수
한국실내건축가협회, 한국실내디자인학회,
한국주거학회, 대한건축학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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