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서정
서양 철학자 강유원의 한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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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문학을 통해 음미하는 '인간의 고독과 실존'
서양 철학자 강유원은 철학책보다 한시를 먼저 읽었다. 고등학교 한문 수업 때다. 한시를 어떻게 음미해야 하는지, 정확한 한국어로 옮기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읽은 그 시들은, 철이 들까말까 한 십대 청년의 가슴에 맺혔다. 이후 그는 괴로움이 생길 때마다 혼자 한시를 찾아 읽곤 했다.
세상은 번잡하고, 힘들고, 괴롭다. 아주아주 가끔 즐거운 일이 있을 뿐이다. '지금'을 털어 버리게 해 주는 한시는 '괴로움을 덜어 낸 상태', 즉 '즐거움의 상태'를 가져온다. 한시는 혼자 있는 시간에 적합한 벗이다. 찬찬히 한시를 음미하다 보면 고요함이 찾아든다. 혼자 방구석에 앉아 있어도 그저 담담하다, 차분하고 편안하다, 아무런 꾸밈 없이 나의 본성을 바라다본다. 고립은 평온이 되고 독존은 여가가 된다.
그렇게 저자가 한시를 읽으면서 느낀 고립孤立(loneliness)의 정서와 독존獨存(solitude)의 의미를 독특한 산문체로 이 책에 담았다. '외로움'이 '고립된 몸의 내면'이라면 '스스로 존재함'은 '독존하는 몸의 심정적 표상 형식'이다. 이러한 내면과 표상은 저자의 철학함과 공부함의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에게는 한자가 한국어이기도 하다. 한시를 즐긴다는 것에는 일정 수준의 한국어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저자가 특별히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여 한시를 번역하고, 본래 한국어로 지어진 시처럼 그 어감과 정조를 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즐겨 읽던 한시 중 여기에 뽑은 시들은 특히 한문 단어가 살아 움직이고, 시마다 시인마다 대화가 되는 당시들이다. 실존의 편력을 통해 독존(고립을 넘어 스스로 존재함)의 경지에 오른 시인들은 그들이 살아간 시대와 그때그때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느낀 바를 시로 썼다. 내용은 구체적이지만, 한자라는 문자와 형식으로 인해 고도로 응축된 결과, 이해하기가 막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시들을 읽고 즐기기 위해서는 맥락을 살려 내고 한자의 추상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한시를 번역하고, 해석하고, 감상한다. 그림을 보듯 시를 읽고, 서양 철학자만이 정립할 수 있는 개념어를 통해 해석한다.
당시의 내용은 현대시처럼 관념의 묶음이 아니다. 자연이 등장해도 반드시 사람이 있으며, 그들 삶의 움직임이 있다. 즉 당시는 사람 이야기다. 사람에 관하여 사람이 느낀 생생한 이야기로서의 당시唐詩. 천 년도 더 된 시대의 사람들에 관한 서정敍情.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그 서정은 어김없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시인들이 구축한 독존의 경지는 우리가 늘 동경하는 굉원宏遠의 시간이므로.
서양 철학자 강유원은 철학책보다 한시를 먼저 읽었다. 고등학교 한문 수업 때다. 한시를 어떻게 음미해야 하는지, 정확한 한국어로 옮기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 채 읽은 그 시들은, 철이 들까말까 한 십대 청년의 가슴에 맺혔다. 이후 그는 괴로움이 생길 때마다 혼자 한시를 찾아 읽곤 했다.
세상은 번잡하고, 힘들고, 괴롭다. 아주아주 가끔 즐거운 일이 있을 뿐이다. '지금'을 털어 버리게 해 주는 한시는 '괴로움을 덜어 낸 상태', 즉 '즐거움의 상태'를 가져온다. 한시는 혼자 있는 시간에 적합한 벗이다. 찬찬히 한시를 음미하다 보면 고요함이 찾아든다. 혼자 방구석에 앉아 있어도 그저 담담하다, 차분하고 편안하다, 아무런 꾸밈 없이 나의 본성을 바라다본다. 고립은 평온이 되고 독존은 여가가 된다.
그렇게 저자가 한시를 읽으면서 느낀 고립孤立(loneliness)의 정서와 독존獨存(solitude)의 의미를 독특한 산문체로 이 책에 담았다. '외로움'이 '고립된 몸의 내면'이라면 '스스로 존재함'은 '독존하는 몸의 심정적 표상 형식'이다. 이러한 내면과 표상은 저자의 철학함과 공부함의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저자에게는 한자가 한국어이기도 하다. 한시를 즐긴다는 것에는 일정 수준의 한국어를 즐길 수 있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저자가 특별히 고급 한국어를 구사하여 한시를 번역하고, 본래 한국어로 지어진 시처럼 그 어감과 정조를 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가 즐겨 읽던 한시 중 여기에 뽑은 시들은 특히 한문 단어가 살아 움직이고, 시마다 시인마다 대화가 되는 당시들이다. 실존의 편력을 통해 독존(고립을 넘어 스스로 존재함)의 경지에 오른 시인들은 그들이 살아간 시대와 그때그때의 구체적 맥락 속에서 느낀 바를 시로 썼다. 내용은 구체적이지만, 한자라는 문자와 형식으로 인해 고도로 응축된 결과, 이해하기가 막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시들을 읽고 즐기기 위해서는 맥락을 살려 내고 한자의 추상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한시를 번역하고, 해석하고, 감상한다. 그림을 보듯 시를 읽고, 서양 철학자만이 정립할 수 있는 개념어를 통해 해석한다.
당시의 내용은 현대시처럼 관념의 묶음이 아니다. 자연이 등장해도 반드시 사람이 있으며, 그들 삶의 움직임이 있다. 즉 당시는 사람 이야기다. 사람에 관하여 사람이 느낀 생생한 이야기로서의 당시唐詩. 천 년도 더 된 시대의 사람들에 관한 서정敍情.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그 서정은 어김없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시인들이 구축한 독존의 경지는 우리가 늘 동경하는 굉원宏遠의 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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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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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서緖, 실마리
1 이제 어찌하나_ 韋莊, 〈長安春〉
2 해 질 때 가깝다_ 李商隱, 〈登樂游原〉
3 돌이켜보며 말할 수 있겠는가_ 李商隱, 〈夜雨寄北〉
4 어린 아이들 웃으며 묻는다_ 賀知章, 〈回鄕偶書〉
5 그대들에게 물어나볼까_ 李白, 〈金陵酒肆留別〉
6 취해서는 각기 나뉘어_ 李白, 〈月下獨酌〉
7 술 한 말에 기뻐하고 희롱했다_ 李白, 〈將進酒〉
8 그저 가시라, 다시 묻지 않을 테니_ 王維, 〈送別〉
9 연둣빛 비단 창을 지나간다_ 劉方平, 〈月夜〉
10 이 열매, 서로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니_ 王維, 〈相思〉
11 구름이 감추고 있어 알지 못한다고_ 賈島, 〈尋隱者不遇〉
12 들풀 속에 어지럽다_ 王昌齡, 〈塞下曲 - 其二〉
13 이름난 꽃, 나라를 기울일 아름다운 여인_ 李白, 〈淸平調 - 其三〉
14 향기를 머금었다_ 李白, 〈淸平調 - 其二〉
15 이슬 맺힌 꽃 짙어졌다_ 李白, 〈淸平調 - 其一〉
16 빈방으로 차마 돌아가지_ 王維, 〈秋夜曲〉
17 시를 높이 읊조리나 그 사람은 들을 수 없다_ 李白, 〈夜泊牛渚懷古〉
18 덩굴 무성한 길에서_ 孟浩然, 〈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
19 몸 눕히는 것도 아득하다_ 韓?, 〈酬程延秋夜?事見贈〉
20 돌아갈 까닭이 어디 있나_ 韋應物, 〈淮上喜會梁川故人〉
21 헛되이 눈 위에 남은, 말 지나간 흔적_ 岑參, 〈白雪歌. 送武判官歸京〉
22 양양, 바람도 볕도 좋으니_ 王維, 〈漢江臨汎/漢江臨眺〉
23 나는 술에 빠졌고 그대도 즐거워하니_ 李白,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24 노 젓는 한 소리에_ 柳宗元, 〈漁翁〉
25 차가움_ 柳宗元, 〈江雪〉
결結, 매듭
후기後記, 뒤에 덧붙임
1 이제 어찌하나_ 韋莊, 〈長安春〉
2 해 질 때 가깝다_ 李商隱, 〈登樂游原〉
3 돌이켜보며 말할 수 있겠는가_ 李商隱, 〈夜雨寄北〉
4 어린 아이들 웃으며 묻는다_ 賀知章, 〈回鄕偶書〉
5 그대들에게 물어나볼까_ 李白, 〈金陵酒肆留別〉
6 취해서는 각기 나뉘어_ 李白, 〈月下獨酌〉
7 술 한 말에 기뻐하고 희롱했다_ 李白, 〈將進酒〉
8 그저 가시라, 다시 묻지 않을 테니_ 王維, 〈送別〉
9 연둣빛 비단 창을 지나간다_ 劉方平, 〈月夜〉
10 이 열매, 서로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니_ 王維, 〈相思〉
11 구름이 감추고 있어 알지 못한다고_ 賈島, 〈尋隱者不遇〉
12 들풀 속에 어지럽다_ 王昌齡, 〈塞下曲 - 其二〉
13 이름난 꽃, 나라를 기울일 아름다운 여인_ 李白, 〈淸平調 - 其三〉
14 향기를 머금었다_ 李白, 〈淸平調 - 其二〉
15 이슬 맺힌 꽃 짙어졌다_ 李白, 〈淸平調 - 其一〉
16 빈방으로 차마 돌아가지_ 王維, 〈秋夜曲〉
17 시를 높이 읊조리나 그 사람은 들을 수 없다_ 李白, 〈夜泊牛渚懷古〉
18 덩굴 무성한 길에서_ 孟浩然, 〈宿業師山房待丁大不至〉
19 몸 눕히는 것도 아득하다_ 韓?, 〈酬程延秋夜?事見贈〉
20 돌아갈 까닭이 어디 있나_ 韋應物, 〈淮上喜會梁川故人〉
21 헛되이 눈 위에 남은, 말 지나간 흔적_ 岑參, 〈白雪歌. 送武判官歸京〉
22 양양, 바람도 볕도 좋으니_ 王維, 〈漢江臨汎/漢江臨眺〉
23 나는 술에 빠졌고 그대도 즐거워하니_ 李白,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24 노 젓는 한 소리에_ 柳宗元, 〈漁翁〉
25 차가움_ 柳宗元, 〈江雪〉
결結, 매듭
후기後記, 뒤에 덧붙임
저자
저자
강유원 철학 선생, 서평가.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철학, 역사, 정치학, 사상사 등에 관한 탐구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 지식과 공통 교양을 위한 강의에 힘써 왔으며, EBS TV '클래스e 위기의 시대에 읽는 고전', CBS '라디오 인문학', KBS 제1라디오 '책과 세계' 등 방송에서도 활동했다. ?플라톤, 현실국가를 캐묻다?, 《소크라테스, 민주주의를 캐묻다》, 《인문 古典 강의》, 《역사 古典 강의》, 《철학 古典 강의》, 《문학 古典 강의》, 《숨은 신을 찾아서》, 《에로스를 찾아서》, 《책 읽기의 끝과 시작》, 《책과 세계》 등을 썼으며, 《경제학 철학 수고》, 《철학으로서의 철학사》(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상사 강의를 하고 있으며, 공부 블로그 '책 읽기의 끝과 시작'(fromBtoB.postype.com)과 팟캐스트 '강유원의 책담화冊談話'(booklistalk.podbean.com)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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