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
절차 민주정치 원칙을 다시 생각한다
Regular price
$24.72
Sale price
Regular price
✈️
Estimated delivery date 예상 배송일
Standard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8-12 영업일
Express Shipping
불러오는 중...
주문일로부터 6-8 영업일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은 민주정치와 개념과 실태에 관한 오해를 시정하고자 한다. 오해의 핵심은 정치권력 구조, 즉 집중과 분산의 차이에 관련한 것이며, 그 오해를 불식하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질곡으로서 정치 권력 집중에 의해 초래되는 갖가지 적폐 해결 방안의 모색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민주주의’나 ‘공화주의’ 개념은 그 자체로서 가치의 선악, 공정, 정의를 담지하지 않는다. 그저 ‘민(民)'중심이 되고(민주). 또 여럿이 더불어 한다(공화)’는 뜻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 즉 ‘민(民)이 중심’이란 말은 민중(시민)이 주권을 갖는다는 뜻일 뿐이고, 그 결정권을 직접 행사하면 직접민주정치가 된다. 민(民)이 직접 결정을 하면 반드시 좋다, 나쁘다로 획일적으로 말할 수 없고 좋은 결정을 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대의정치도 마찬가지이다. 민중이 직접 결정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표를 뽑아서 대신 하도록 하면 대의정치가 된다. 대의정치는 민중을 ‘대신’하게 한다는 뜻일 뿐, 그 자체가 좋다 나쁘다는 가치를 품는 개념이 아니다.
직접민주정치나 대의정치란 그 어느 쪽이 더 정의롭고 공정하다든가, 어느 쪽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하는 뜻을 담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의, 공정, 현명함 등과 무관하게 누가 결정권을 가질 때 자신을 위한 정책을 가장 잘 구사할 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직접민주정치나 대의정치에서 똑같이 결정권자는 각기 자신의 이해관계를 치열한 갈등 속에 전개한다. 지금 정당 간 이해 관계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듯이, 광장에서는 촛불 부대뿐 아니라 태극기부대가 부대끼고 있다. 민회가 지역에서 열린다면 거기서도 똑같이 서울에서 광화문, 서초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그래서 갈등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그 결과로서 결정권을 가진 자들 가운데서 다수결로 결론이 나게 된다.
이해관계가 극도로 갈등하게 될 경우 민회가 지금 대의제로서의 국회보다 나은 게 무엇일까? 그것은 두 가지로 말할 수가 있다. 하나는 지금 국회처럼 중앙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풀뿌리 민주정치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중앙에 모인 300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제가 아니라 권력은 각 지역으로 분산되고,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정책을 구사할 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지금의 국회처럼 유지 상류층이 아니라 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할 수가 있다. 이런 절차는 대부분 상류층이 모여있는 현재의 국회가 가진 자들을 위해 입법하는 것과 대조가 된다.
민주정치 그 자체로서 정의와 공정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고, 한 절차, 형식으로 파악하는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 설정에 큰 의미를 가진다. 토지공개념, 노동자 권익의 보호, 기본소득제도 등 많은 이상적 제도들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어느 것도 원하는 쪽에서 결정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헛된 소망에 불과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사법고시 낭인을 없애고자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로스쿨은 돈이 많이 들어서 금수저가 아니면 가기 어려운 제도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결정권을 국회에서 틀어잡고 있고, 그 국회 성원은 주로 돈 있는 사회 상류층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안건은 많으나 그것을 결정하는 권한이 없으면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것에 우선하여 절차, 민중이 결정권을 갖는 절차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직접민주정은 크게 정책제안형과 권력통제형의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중 적어도 주권자로서 민중은 위정자의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고, 그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하겠다. 선출직, 임명직을 불문하고 공권력을 행사라는 모든 공직자에 대한 감시, 처벌권은 물론, 현재 스위스와 같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문제가 있으면 다시 국민투표에 부쳐서 그 신임 여부를 민중이 결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제도의 정착을 위해 국민이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겠다. 이 국민개헌발의권은 70년대 유신독재체제에서 뺏겼던 것인데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고, 현재의 국회도 이것을 민중에게 반환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런 점에서 국회는 민중의 뜻을 배반하고 있다.
근대 국가는 자유 시민의 민회가 중심이 된 고대 그리스 폴리스보다 훨씬 더 집권적이고 관료적이다. 근대국가가 성립되면서 동시에 대두된 화두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 견제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권력의 분립과 상호견제의 개념이었다.
이 책은 권력의 분립과 상호견제가 3권 분립의 이론이나 법제도의 정비에 의해 저절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한다. 그것은 공권력에 대한 시민 민중의 감시와 처벌의 절차를 구비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하다. 나아가 민중의 목소리를 높이는 풀뿌리 민주정치는 권력의 분산 정도와 정비례하며, 위정자들의 과두 독재는 권력이 집중될수록 강화된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겠다.
‘민주주의’나 ‘공화주의’ 개념은 그 자체로서 가치의 선악, 공정, 정의를 담지하지 않는다. 그저 ‘민(民)'중심이 되고(민주). 또 여럿이 더불어 한다(공화)’는 뜻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 즉 ‘민(民)이 중심’이란 말은 민중(시민)이 주권을 갖는다는 뜻일 뿐이고, 그 결정권을 직접 행사하면 직접민주정치가 된다. 민(民)이 직접 결정을 하면 반드시 좋다, 나쁘다로 획일적으로 말할 수 없고 좋은 결정을 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대의정치도 마찬가지이다. 민중이 직접 결정권을 행사하지 않고 대표를 뽑아서 대신 하도록 하면 대의정치가 된다. 대의정치는 민중을 ‘대신’하게 한다는 뜻일 뿐, 그 자체가 좋다 나쁘다는 가치를 품는 개념이 아니다.
직접민주정치나 대의정치란 그 어느 쪽이 더 정의롭고 공정하다든가, 어느 쪽이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인지 하는 뜻을 담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의, 공정, 현명함 등과 무관하게 누가 결정권을 가질 때 자신을 위한 정책을 가장 잘 구사할 수 있는지 하는 점이다.
직접민주정치나 대의정치에서 똑같이 결정권자는 각기 자신의 이해관계를 치열한 갈등 속에 전개한다. 지금 정당 간 이해 관계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듯이, 광장에서는 촛불 부대뿐 아니라 태극기부대가 부대끼고 있다. 민회가 지역에서 열린다면 거기서도 똑같이 서울에서 광화문, 서초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돌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그래서 갈등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그 결과로서 결정권을 가진 자들 가운데서 다수결로 결론이 나게 된다.
이해관계가 극도로 갈등하게 될 경우 민회가 지금 대의제로서의 국회보다 나은 게 무엇일까? 그것은 두 가지로 말할 수가 있다. 하나는 지금 국회처럼 중앙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풀뿌리 민주정치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중앙에 모인 300명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체제가 아니라 권력은 각 지역으로 분산되고,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정책을 구사할 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지금의 국회처럼 유지 상류층이 아니라 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자신을 위한 결정을 할 수가 있다. 이런 절차는 대부분 상류층이 모여있는 현재의 국회가 가진 자들을 위해 입법하는 것과 대조가 된다.
민주정치 그 자체로서 정의와 공정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고, 한 절차, 형식으로 파악하는 것은 앞으로의 방향성 설정에 큰 의미를 가진다. 토지공개념, 노동자 권익의 보호, 기본소득제도 등 많은 이상적 제도들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어느 것도 원하는 쪽에서 결정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헛된 소망에 불과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사법고시 낭인을 없애고자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정작 이명박 정부에서 만들어진 로스쿨은 돈이 많이 들어서 금수저가 아니면 가기 어려운 제도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결정권을 국회에서 틀어잡고 있고, 그 국회 성원은 주로 돈 있는 사회 상류층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안건은 많으나 그것을 결정하는 권한이 없으면 실현할 수 없다.
그래서 모든 것에 우선하여 절차, 민중이 결정권을 갖는 절차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직접민주정은 크게 정책제안형과 권력통제형의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 중 적어도 주권자로서 민중은 위정자의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고, 그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하겠다. 선출직, 임명직을 불문하고 공권력을 행사라는 모든 공직자에 대한 감시, 처벌권은 물론, 현재 스위스와 같이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문제가 있으면 다시 국민투표에 부쳐서 그 신임 여부를 민중이 결정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제도의 정착을 위해 국민이 헌법과 법률을 발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하겠다. 이 국민개헌발의권은 70년대 유신독재체제에서 뺏겼던 것인데 여전히 돌려받지 못하고 있고, 현재의 국회도 이것을 민중에게 반환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런 점에서 국회는 민중의 뜻을 배반하고 있다.
근대 국가는 자유 시민의 민회가 중심이 된 고대 그리스 폴리스보다 훨씬 더 집권적이고 관료적이다. 근대국가가 성립되면서 동시에 대두된 화두는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 견제하는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권력의 분립과 상호견제의 개념이었다.
이 책은 권력의 분립과 상호견제가 3권 분립의 이론이나 법제도의 정비에 의해 저절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한다. 그것은 공권력에 대한 시민 민중의 감시와 처벌의 절차를 구비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하다. 나아가 민중의 목소리를 높이는 풀뿌리 민주정치는 권력의 분산 정도와 정비례하며, 위정자들의 과두 독재는 권력이 집중될수록 강화된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가 있겠다.
Couldn't load pickup availability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장정일 [소설가] 〈한국일보 장정일 칼럼: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 2019.12.11. 29면〉
올해 봄, 최자영의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헤로도토스, 2018)을 읽고 어느 지면에 독후감을 쓴 바도 있으나, 여러 책과 아울러 소개하는 바람에 정작 이 책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했다. 이후 여러 사람에게 본서를 권했고, 이름난 인터넷 언론사의 기자들을 만났을 때 여러 분야 전문가의 릴레이 서평을 기획해 보라는 제안도 했다. 지은이는 보기 드물게 그리스 국가장학생(1987~1991)으로 발탁되어 이오니아대학교 역사고고학과에서 고대 아테네 의회제도 연구로 박사학위(1991)를 받았다.
많은 정치학자는 정치 이론이나 민주주의를 논할 때 항상 고대 그리스(아테네)를 원형으로 소급하며, 우리의 상식도 그와 다르지 않다. 이때 우리가 귀감으로 삼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특징이 직접민주주의와 추첨민주주의 등속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가 모범적으로 운용된 밑바탕에 시민들의 자체 무장(武裝)이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이 사실은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인 학교가 민주주의에 대해 가르치면서 누락시킨 중요한 기밀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국가 당국의 권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폭력의 속성과도 거리가 아주 멀었다. 폴리스를 이루는 것이 시민단이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모여야 전쟁도 할 수가 있고 또 돈을 갹출하여 무슨 행사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정에서 민중이 공직자를 감시할 수 있는 권한도 사실 이런 배경에서 가능했다. 즉, 국가는 군대, 경찰 등 조직적 폭력을 소유하지 않았고, 필요한 경우 국가의 주체가 되었던 시민들 각자가 직접 그런 역할을 수행했다. 자유민주주의는 말이나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먹혀들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은 국가의 무력조직이 시민을 억압하지 못하도록 국가와 시민 간의 무기의 평등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는 서력 기원전 478년, 델로스 해상동맹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국가가 관리하는 상비군이 없었다. 이웃의 도시 국가와 전쟁이 벌어지면 생업에 종사하던 시민들이 자신의 집에 있는 창과 방패를 들고 전투에 참여했고, 식량도 각자가 짊어지고 나갔다. 말하자면 고대 그리스 시민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 집에 녹슨 채 나뒹구는 탱크나 전투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몰고 전선으로 달려갔다. 이처럼 시민이 자체 무장을 할 수 있었기에 고대 그리스 사회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무력을 전유한 계층에 의한 사회적 억압이 후대에보다 덜했다. 델로스 동맹으로 아테네가 제국이 되면서 상비군이 발달하고, 정부와 시민 간 무기의 평등이 깨어졌다. 이로 인해 정치 권력의 전횡이 가능하게 되었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눈덩어리같이 커져 갔다.
고대 그리스의 사례는 좌우 이념을 불문하고, 한 번도 현실 정치에서 고려된 바 없다. 도리어 사회계약론을 최초로 제기한 토머스 홉스(1588~1679)에서부터 비교적 근대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1864~1920)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는 오로지 국가만이 무력을 합법적ㆍ독점적으로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1%의 특권 계급이 지배하고 조종하는 국가가 무력을 개인의 용역처럼 사용하면서도, 합법하다는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집집마다 대한민국 육군의 개인 화기인 K2로 무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에 나오는 한 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부풀렸을 뿐, 지은이가 주장하는 것은 그런 무기의 평등이 아니다. 지은이는 "시민이 가진 무기란 권위적, 비합리적 공권력의 부패를 고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일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민은 시민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 공권력을 남용하거나 태만한 공직자의 책임을 묻는 국민소환제, 국회가 발안된 법안을 묵혀서 폐기할 때 필요한 법안을 시민이 직접 통과시킬 수 있는 국민투표권, 실질적인 시민배심제도와 국민(주민) 투표에 의한 대법원장ㆍ법원장ㆍ검사장 선출권 등을 무기로 가져야 한다. 여기에 광장과 노동조합을 추가한다.
올해 봄, 최자영의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헤로도토스, 2018)을 읽고 어느 지면에 독후감을 쓴 바도 있으나, 여러 책과 아울러 소개하는 바람에 정작 이 책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했다. 이후 여러 사람에게 본서를 권했고, 이름난 인터넷 언론사의 기자들을 만났을 때 여러 분야 전문가의 릴레이 서평을 기획해 보라는 제안도 했다. 지은이는 보기 드물게 그리스 국가장학생(1987~1991)으로 발탁되어 이오니아대학교 역사고고학과에서 고대 아테네 의회제도 연구로 박사학위(1991)를 받았다.
많은 정치학자는 정치 이론이나 민주주의를 논할 때 항상 고대 그리스(아테네)를 원형으로 소급하며, 우리의 상식도 그와 다르지 않다. 이때 우리가 귀감으로 삼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의 특징이 직접민주주의와 추첨민주주의 등속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가 모범적으로 운용된 밑바탕에 시민들의 자체 무장(武裝)이 있었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 이 사실은 이데올로기적 국가 기구인 학교가 민주주의에 대해 가르치면서 누락시킨 중요한 기밀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국가 당국의 권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폭력의 속성과도 거리가 아주 멀었다. 폴리스를 이루는 것이 시민단이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모여야 전쟁도 할 수가 있고 또 돈을 갹출하여 무슨 행사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정에서 민중이 공직자를 감시할 수 있는 권한도 사실 이런 배경에서 가능했다. 즉, 국가는 군대, 경찰 등 조직적 폭력을 소유하지 않았고, 필요한 경우 국가의 주체가 되었던 시민들 각자가 직접 그런 역할을 수행했다. 자유민주주의는 말이나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먹혀들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은 국가의 무력조직이 시민을 억압하지 못하도록 국가와 시민 간의 무기의 평등에 의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는 서력 기원전 478년, 델로스 해상동맹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국가가 관리하는 상비군이 없었다. 이웃의 도시 국가와 전쟁이 벌어지면 생업에 종사하던 시민들이 자신의 집에 있는 창과 방패를 들고 전투에 참여했고, 식량도 각자가 짊어지고 나갔다. 말하자면 고대 그리스 시민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자기 집에 녹슨 채 나뒹구는 탱크나 전투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몰고 전선으로 달려갔다. 이처럼 시민이 자체 무장을 할 수 있었기에 고대 그리스 사회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무력을 전유한 계층에 의한 사회적 억압이 후대에보다 덜했다. 델로스 동맹으로 아테네가 제국이 되면서 상비군이 발달하고, 정부와 시민 간 무기의 평등이 깨어졌다. 이로 인해 정치 권력의 전횡이 가능하게 되었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눈덩어리같이 커져 갔다.
고대 그리스의 사례는 좌우 이념을 불문하고, 한 번도 현실 정치에서 고려된 바 없다. 도리어 사회계약론을 최초로 제기한 토머스 홉스(1588~1679)에서부터 비교적 근대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1864~1920)에 이르기까지, 많은 학자는 오로지 국가만이 무력을 합법적ㆍ독점적으로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결과 1%의 특권 계급이 지배하고 조종하는 국가가 무력을 개인의 용역처럼 사용하면서도, 합법하다는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집집마다 대한민국 육군의 개인 화기인 K2로 무장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시민과 정부 간 무기의 평등'에 나오는 한 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극적으로 부풀렸을 뿐, 지은이가 주장하는 것은 그런 무기의 평등이 아니다. 지은이는 "시민이 가진 무기란 권위적, 비합리적 공권력의 부패를 고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일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민은 시민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민발안제, 공권력을 남용하거나 태만한 공직자의 책임을 묻는 국민소환제, 국회가 발안된 법안을 묵혀서 폐기할 때 필요한 법안을 시민이 직접 통과시킬 수 있는 국민투표권, 실질적인 시민배심제도와 국민(주민) 투표에 의한 대법원장ㆍ법원장ㆍ검사장 선출권 등을 무기로 가져야 한다. 여기에 광장과 노동조합을 추가한다.
목차
목차
개정판 출간에 부치는 글
들어가며 (초판 머리말)
제1부 통째로 파묻힌 '절차' 민주정치
제1장: 정치는 위정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치의 현주소
아무 내용 없는 허사(虛辭)로서의 '민주공화국'
민주정치의 걸림돌은 독재정권보다 민중 자신의 수동성이다
한국의 전통에는 자유를 위한 찬가가 없다
제2장: 시민과 국가 간 무기의 평등, '절차' 민주정치를 되찾아라!
'내용'에 우선하는 '절차' 민주정치
민중이 결정권을 갖는 '절차' 민주정치
고대 그리스 '절차' 민주정치
민중이 공권력을 감시하다
고대 그리스 정치체제 담론의 변화
제3장: '내용'과 '절차' 민주정치의 응용
'절차'와 '내용'을 혼합한 로베르토 웅거의 급진민주정치
기독교의 두 얼굴: 절차로서의 저항과 복종
제4장: 국가 폭력이 민주정치를 방해 한다
아렌트와 소렐의 폭력론
지젝의 폭력론
제5장: 국가권력과 정의론: 롤스, 샌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롤스와 샌델의 정의론
롤스의 절차적 자유주의와 샌델의 공동선(善) 간 권력구조의 차이
탐욕·악의 및 시민 상호간 갈등의 정치 사회적 의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몫'의 정의론(올바름 to dikaion, he dikaiosyne)
제6장: 고대 아테네 민주정치가 군국주의로 변질되다
고대 그리스의 원심적 권력구조
아테네 '절차' 민주정치
투키디데스의 폭력과 전쟁에 대한 경계
제7장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극복하는 풀뿌리 민주정치 아나키즘
아나키즘(권력분산적 구조)과 고대 그리스 민주주치
보수와 진보 간 대립을 극복하는 '절차' 민주정치
제2부 한국사회의 독선과 권위주의
제8장 국가폭력과 권위주의 유산
해방 후 국가 공권력이 인권을 말살하다
검사도 못 믿는다, 판사도 못 믿는다
적폐의 중심에 태풍의 눈 같은 헌법재판소
제9장 의료계에도 스며있는 권위주의 잔재
살인, 강간 형사범죄에도 의사 자격증은 취소되지 않는다
한국 의료계는 왜 책임보험을 넣지 않는가
제3부 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보론(補論)
제10장 유시민에게는 민중이 결정하는 '절차' 민주정치가 없다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유시민의 국가 폭력론
제11장 고대 그리스 사회신분에 대한 오해 풀기
폴리스의 정치구조와 사회신분에 대한 오해
시민과 노예 계층은 반드시 배타적인 것이 아니었다
아테네 여성도 시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보이는 자연성의 노예와 사회적 억압의 노예
제12장 현대 그리스 분권과 집권 간 갈등
누가 그리스 경제위기의 주범인가?
그리스 분권과 자유 민주의 역사적 전통
경제위기에 즈음한 긴축재정과 중앙 통제 강화의 시도
자치구 및 마을 공동체를 희생한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집권
카포디스트리아스 프로그램 (1997)
칼리크라티스 프로그램 (2010)
권력집중의 과정과 그에 따른 득실
결언
깊이 읽기 안내
들어가며 (초판 머리말)
제1부 통째로 파묻힌 '절차' 민주정치
제1장: 정치는 위정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치의 현주소
아무 내용 없는 허사(虛辭)로서의 '민주공화국'
민주정치의 걸림돌은 독재정권보다 민중 자신의 수동성이다
한국의 전통에는 자유를 위한 찬가가 없다
제2장: 시민과 국가 간 무기의 평등, '절차' 민주정치를 되찾아라!
'내용'에 우선하는 '절차' 민주정치
민중이 결정권을 갖는 '절차' 민주정치
고대 그리스 '절차' 민주정치
민중이 공권력을 감시하다
고대 그리스 정치체제 담론의 변화
제3장: '내용'과 '절차' 민주정치의 응용
'절차'와 '내용'을 혼합한 로베르토 웅거의 급진민주정치
기독교의 두 얼굴: 절차로서의 저항과 복종
제4장: 국가 폭력이 민주정치를 방해 한다
아렌트와 소렐의 폭력론
지젝의 폭력론
제5장: 국가권력과 정의론: 롤스, 샌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롤스와 샌델의 정의론
롤스의 절차적 자유주의와 샌델의 공동선(善) 간 권력구조의 차이
탐욕·악의 및 시민 상호간 갈등의 정치 사회적 의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몫'의 정의론(올바름 to dikaion, he dikaiosyne)
제6장: 고대 아테네 민주정치가 군국주의로 변질되다
고대 그리스의 원심적 권력구조
아테네 '절차' 민주정치
투키디데스의 폭력과 전쟁에 대한 경계
제7장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극복하는 풀뿌리 민주정치 아나키즘
아나키즘(권력분산적 구조)과 고대 그리스 민주주치
보수와 진보 간 대립을 극복하는 '절차' 민주정치
제2부 한국사회의 독선과 권위주의
제8장 국가폭력과 권위주의 유산
해방 후 국가 공권력이 인권을 말살하다
검사도 못 믿는다, 판사도 못 믿는다
적폐의 중심에 태풍의 눈 같은 헌법재판소
제9장 의료계에도 스며있는 권위주의 잔재
살인, 강간 형사범죄에도 의사 자격증은 취소되지 않는다
한국 의료계는 왜 책임보험을 넣지 않는가
제3부 유시민,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보론(補論)
제10장 유시민에게는 민중이 결정하는 '절차' 민주정치가 없다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유시민의 국가 폭력론
제11장 고대 그리스 사회신분에 대한 오해 풀기
폴리스의 정치구조와 사회신분에 대한 오해
시민과 노예 계층은 반드시 배타적인 것이 아니었다
아테네 여성도 시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보이는 자연성의 노예와 사회적 억압의 노예
제12장 현대 그리스 분권과 집권 간 갈등
누가 그리스 경제위기의 주범인가?
그리스 분권과 자유 민주의 역사적 전통
경제위기에 즈음한 긴축재정과 중앙 통제 강화의 시도
자치구 및 마을 공동체를 희생한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집권
카포디스트리아스 프로그램 (1997)
칼리크라티스 프로그램 (2010)
권력집중의 과정과 그에 따른 득실
결언
깊이 읽기 안내
저자
저자
최자영
최자영(崔滋英)은 경북대학교 문리과대 사학과를 졸업(2976)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석사학위(1979)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1986)하였다. 그리스 국가장학생(1987.4-1991.4)으로 이와니나 대학교 인문대학 역사고고학과에서 「고대 아테네 아레오파고스 의회」로 역사고고학 박사학위(1991.6)를 받았고, 다시 이와니나 대학교 의학대학 보건학부에서 의학박사학위(2016.7)를 취득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2010-2017),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의 학회장(2016-2017)을 역임했으며, 현재 ATINER (Athenian Institute for Education and Research: 아테네 소재 연구소)의 역사부 부장, 부미사〈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공동대표, 10.16부마항쟁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고대 아테네 정치제도사』(신서원, 1995)[문화체육관광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고대 그리스 법제사』(아카넷, 2007 [대우학술총서 588 : 2008년 문화체육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Comparative Botano-therapeutics: Traditional Medicinal Use in the Far-Eastern and Greece (Lambert Academic Publishing, 2017); 역서로는 『러시아 마지막 황제』(송원, 1995), 아리스토텔레스의 〈아테네 국가제도〉 등을 번역한 『고대 그리스 정치사 사료』[공역: 최자영, 최혜영](신서원, 2003), 이사이오스, 『변론』(안티쿠스, 2011), 크세노폰, 『헬레니카』(아카넷, 2012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509]), 그 외 그리스의 저명한 현대 문학가 안토니스 사마라키스의 작품을 번역한 『손톱자국』(그림글자, 2006) 등이 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로 재직했고(2010-2017), 〈한국서양고대역사문화학회〉의 학회장(2016-2017)을 역임했으며, 현재 ATINER (Athenian Institute for Education and Research: 아테네 소재 연구소)의 역사부 부장, 부미사〈부산의미래를준비하는사람들〉 공동대표, 10.16부마항쟁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저서로 『고대 아테네 정치제도사』(신서원, 1995)[문화체육관광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고대 그리스 법제사』(아카넷, 2007 [대우학술총서 588 : 2008년 문화체육부 역사부문 우수도서]); Comparative Botano-therapeutics: Traditional Medicinal Use in the Far-Eastern and Greece (Lambert Academic Publishing, 2017); 역서로는 『러시아 마지막 황제』(송원, 1995), 아리스토텔레스의 〈아테네 국가제도〉 등을 번역한 『고대 그리스 정치사 사료』[공역: 최자영, 최혜영](신서원, 2003), 이사이오스, 『변론』(안티쿠스, 2011), 크세노폰, 『헬레니카』(아카넷, 2012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509]), 그 외 그리스의 저명한 현대 문학가 안토니스 사마라키스의 작품을 번역한 『손톱자국』(그림글자, 2006) 등이 있다.
Payment & Security
Payment methods
Your payment information is processed securely. We do not store credit card details nor have access to your credit card inform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