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잠(반걸음 시인선 1)
문동만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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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시
도서출판 삶창의 새 문학 브랜드인 (주)반걸음에서 기획한 ‘반걸음 시인선’ 1번으로 문동만 시인의 『구르는 잠』이 나왔다. 『그네』 이후 9년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구체적 생활에서 얻은 느낌과 정동에 좀더 밀착해 여러 가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생활시는 아니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아픔에 공명하는 역량이 살아 있다. 문동만 시인이 시를 써온 시간은 정확히 이명박, 박근혜 체제와 겹쳐 있기도 하다. 따라서 문동만 같은 민중적 서정시인에게 그 괴로운 시간에 대한 아무런 반응과 비판이 없을 리 없다. 이번 시집에서 편수와는 상관없이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시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작품들이다. 그 중 「소금 속에 눕히며」는 시인에게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선사한 작품이다.
도서출판 삶창의 새 문학 브랜드인 (주)반걸음에서 기획한 ‘반걸음 시인선’ 1번으로 문동만 시인의 『구르는 잠』이 나왔다. 『그네』 이후 9년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구체적 생활에서 얻은 느낌과 정동에 좀더 밀착해 여러 가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생활시는 아니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아픔에 공명하는 역량이 살아 있다. 문동만 시인이 시를 써온 시간은 정확히 이명박, 박근혜 체제와 겹쳐 있기도 하다. 따라서 문동만 같은 민중적 서정시인에게 그 괴로운 시간에 대한 아무런 반응과 비판이 없을 리 없다. 이번 시집에서 편수와는 상관없이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시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작품들이다. 그 중 「소금 속에 눕히며」는 시인에게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선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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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억울한 원혼은 소금 속에 묻는다 하였습니다
소금이 그들의 신이라 하였습니다
차가운 손들은 유능할 수 없었고
차가운 손들은 뜨거운 손들을 구할 수 없었고
아직도 물귀신처럼 배를 끌어내립니다
이윤이 신이 된 세상, 흑막은 겹겹입니다
차라리 기도를 버립니다
분노가 나의 신전입니다
침몰의 비명과 침묵이 나의 경전입니다
(…)
아, 차라리 우리가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다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_「소금 속에 눕히며」 부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만한 비통의 파토스를 표한 작품도 드문데, 그것은 시의 화자가 "차라리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다면"에서 극점을 이룬다. 이 작품 말고도 「손톱」 「젖은 얼굴」 「사월이 오월에게」 등은 2014년 4월 16일의 비극이 시인의 가슴을 얼마만큼 깊게 파놓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리적 감정과 개방성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일회적 참사가 아닌 것을 문동만 시인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소금 속에 눕히며」에서도 "침몰입니까? 아니 습격입니다 습격입니다!"라고 급박하게 내뱉은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들에 대해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언술이었던 것이다. 「소금 속에 눕히며」를 위시한 세월호 시편들 뒤에 배치된 「먼저 죽은 X명처럼」 「24시간」 「新창세기 대한문 편」은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체제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박지연 씨"를 호명하고 있는 「먼저 죽은 X명처럼」이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일 때 경찰이 화단을 심어 그들을 조롱하는 현실에 일침을 놓은 「新창세기 대한문 편」 등을 보면 문동만 시인이 얼마나 민중의 연대에 열려 있는 시인인지 금세 드러난다. 사실 이러한 시인의 서정은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적 급진성 이전에 함께 사는 존재들에 대한 윤리 감정과 진정성 있는 개방성 때문이다.
저이의 한때가 등뼈 마디마디에
음각과 양각으로서
살 없는 활로서
시위를 버티는 삶의 탄성을
늘 등을 굽히는 노동을
제 몸을 표적으로 박는 노동을
저이들의 솔기를 다시 뜯어
다시 옷을 짓는다면
어떤 누에가 되어 푸른 실을 쏟을까
_「부라더 미싱」 부분
이 시에서도 시인의 진정성 있는 시선과 깊은 공감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이런 능력은 천성에 가까울 것이다. 범상한 듯한 시선과 표현에서 독자들은 마음의 진동을 곧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앓는 시인
이런 마음은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때나, "늙은 당신의 방바닥을 문질러"(「가루」) 볼 때, 또는 "엄마와 당숙모를 소읍에 데려가" "뽀글뽀글한 파마를 해주고/ 중국집에서 우동을"(「뼈도 없는 국수」) 사드릴 때도 변함없이 나타나는 서정이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이게 어쩔 수 없는 삶인 것 같다. "좋아하고 연민했던 사람 몇몇이 먼저 스며든 서쪽에서 시를 고쳐 쓰곤 했다"는 고백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농담(濃淡)에 큰 낙차가 없는 시인이 보는 사물은 그래서 아프고 슬프지만, 그것은 그의 말대로 "진지하고 엄숙한 세계" 탓이다. 그리고 그걸 지나치지 못하는 본연의 성정 탓이다. 그런 자신을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그러니까 "피는 것 속에서 지는 것을 먼저 보는 병을 그냥 삶이라, 시라 받아들이"는(이상 '시인의 말') 한 시인의 마음은 언제나 아파서 일렁일 것이다. 그런 자신이 자신에게도 때로는 힘겨웠던지, 먼저 간 누이를 향해 터지지도 않는 늦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건너지 마라 건너지 마라 목이 메었으나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건너지 마라」 부분)
소금이 그들의 신이라 하였습니다
차가운 손들은 유능할 수 없었고
차가운 손들은 뜨거운 손들을 구할 수 없었고
아직도 물귀신처럼 배를 끌어내립니다
이윤이 신이 된 세상, 흑막은 겹겹입니다
차라리 기도를 버립니다
분노가 나의 신전입니다
침몰의 비명과 침묵이 나의 경전입니다
(…)
아, 차라리 우리가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다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_「소금 속에 눕히며」 부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만한 비통의 파토스를 표한 작품도 드문데, 그것은 시의 화자가 "차라리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다면"에서 극점을 이룬다. 이 작품 말고도 「손톱」 「젖은 얼굴」 「사월이 오월에게」 등은 2014년 4월 16일의 비극이 시인의 가슴을 얼마만큼 깊게 파놓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리적 감정과 개방성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일회적 참사가 아닌 것을 문동만 시인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소금 속에 눕히며」에서도 "침몰입니까? 아니 습격입니다 습격입니다!"라고 급박하게 내뱉은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들에 대해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언술이었던 것이다. 「소금 속에 눕히며」를 위시한 세월호 시편들 뒤에 배치된 「먼저 죽은 X명처럼」 「24시간」 「新창세기 대한문 편」은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체제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박지연 씨"를 호명하고 있는 「먼저 죽은 X명처럼」이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일 때 경찰이 화단을 심어 그들을 조롱하는 현실에 일침을 놓은 「新창세기 대한문 편」 등을 보면 문동만 시인이 얼마나 민중의 연대에 열려 있는 시인인지 금세 드러난다. 사실 이러한 시인의 서정은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적 급진성 이전에 함께 사는 존재들에 대한 윤리 감정과 진정성 있는 개방성 때문이다.
저이의 한때가 등뼈 마디마디에
음각과 양각으로서
살 없는 활로서
시위를 버티는 삶의 탄성을
늘 등을 굽히는 노동을
제 몸을 표적으로 박는 노동을
저이들의 솔기를 다시 뜯어
다시 옷을 짓는다면
어떤 누에가 되어 푸른 실을 쏟을까
_「부라더 미싱」 부분
이 시에서도 시인의 진정성 있는 시선과 깊은 공감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이런 능력은 천성에 가까울 것이다. 범상한 듯한 시선과 표현에서 독자들은 마음의 진동을 곧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앓는 시인
이런 마음은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때나, "늙은 당신의 방바닥을 문질러"(「가루」) 볼 때, 또는 "엄마와 당숙모를 소읍에 데려가" "뽀글뽀글한 파마를 해주고/ 중국집에서 우동을"(「뼈도 없는 국수」) 사드릴 때도 변함없이 나타나는 서정이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이게 어쩔 수 없는 삶인 것 같다. "좋아하고 연민했던 사람 몇몇이 먼저 스며든 서쪽에서 시를 고쳐 쓰곤 했다"는 고백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농담(濃淡)에 큰 낙차가 없는 시인이 보는 사물은 그래서 아프고 슬프지만, 그것은 그의 말대로 "진지하고 엄숙한 세계" 탓이다. 그리고 그걸 지나치지 못하는 본연의 성정 탓이다. 그런 자신을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그러니까 "피는 것 속에서 지는 것을 먼저 보는 병을 그냥 삶이라, 시라 받아들이"는(이상 '시인의 말') 한 시인의 마음은 언제나 아파서 일렁일 것이다. 그런 자신이 자신에게도 때로는 힘겨웠던지, 먼저 간 누이를 향해 터지지도 않는 늦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건너지 마라 건너지 마라 목이 메었으나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건너지 마라」 부분)
목차
목차
시인의 말_5
제1부
구르는 잠·12
부라더미싱·14
펭귄들의 방·16
죄 없이 붉은·18
웃는 종이·20
유모차는 일몰 속에서·22
계란을 삶는 밤·24
꽃을 사보자·26
눈에 바친다·28
복숭아·30
물이라는 바늘-작당 포구에서·32
첫사랑·34
녹의 중심·36
박쥐·38
풍선·40
털이 세는 밤에 대하여·42
변검變瞼·44
제2부
소금 속에 눕히며·48
손톱·52
젖은 얼굴·54
사월이 오월에게·56
독을 놀다·58
먼저 죽은 X명처럼·60
24시간·62
新창세기 대한문 편·64
쌍문역에서·66
숭어·68
강화에 와서·70
귀룽나무에게·72
상강 무렵·74
투망을 던지며·76
향긋한 숨·78
오지 않는 저녁이 없는 것처럼·80
곁에 누워본다·82
제3부
소년기·86
발을 주어야 한다·88
농담하는 무덤?모란에서·90
별들의 이빨·92
사월·94
어떤 언약에 부쳐·96
뿔·98
거북이·100
말뚝·102
미루나무 살풍경·104
가시·106
옷을 달이다·108
너는 너의 상주가 되어·110
미궁의 문·112
돌문에 쓰다·114
담벼락·116
제4부
동화童話2·120
터널·122
벽제의 순희·124
장작·126
냄새의 무늬-냄새는 맡은 자가 발효시켜야 한다·128
건너지 마라·130
빈방·132
칫솔·134
피뢰침·136
가루·138
마늘·140
대를 솎다·142
김채수 약전·144
뼈도 없는 국수·146
묵답에서·148
초록을 보내고·150
해설
수직을 넘고 있는 수평의 시 | 신철규·152
제1부
구르는 잠·12
부라더미싱·14
펭귄들의 방·16
죄 없이 붉은·18
웃는 종이·20
유모차는 일몰 속에서·22
계란을 삶는 밤·24
꽃을 사보자·26
눈에 바친다·28
복숭아·30
물이라는 바늘-작당 포구에서·32
첫사랑·34
녹의 중심·36
박쥐·38
풍선·40
털이 세는 밤에 대하여·42
변검變瞼·44
제2부
소금 속에 눕히며·48
손톱·52
젖은 얼굴·54
사월이 오월에게·56
독을 놀다·58
먼저 죽은 X명처럼·60
24시간·62
新창세기 대한문 편·64
쌍문역에서·66
숭어·68
강화에 와서·70
귀룽나무에게·72
상강 무렵·74
투망을 던지며·76
향긋한 숨·78
오지 않는 저녁이 없는 것처럼·80
곁에 누워본다·82
제3부
소년기·86
발을 주어야 한다·88
농담하는 무덤?모란에서·90
별들의 이빨·92
사월·94
어떤 언약에 부쳐·96
뿔·98
거북이·100
말뚝·102
미루나무 살풍경·104
가시·106
옷을 달이다·108
너는 너의 상주가 되어·110
미궁의 문·112
돌문에 쓰다·114
담벼락·116
제4부
동화童話2·120
터널·122
벽제의 순희·124
장작·126
냄새의 무늬-냄새는 맡은 자가 발효시켜야 한다·128
건너지 마라·130
빈방·132
칫솔·134
피뢰침·136
가루·138
마늘·140
대를 솎다·142
김채수 약전·144
뼈도 없는 국수·146
묵답에서·148
초록을 보내고·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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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을 넘고 있는 수평의 시 | 신철규·152
저자
저자
문동만
1969년 보령에서 태어났다. 1994년 『삶 사회 그리고 문학』 창간호에 작품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그네』 등이 있다.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네』 등이 있다.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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