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4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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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4호는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류의 농경문명이 시작된 이래 농사짓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 즉 ‘농민’은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자본주의와 도시화가 심화되면서, 농민의 정체성도 주민의 정체성도 변화에 직면했다. 국가는 법을 통해 농사짓는 사람을 자본주의적 경영주체인 ‘농업인’으로 호명하고 그 자격에 맞는 사람들에게만 지원금을 준다. 이 같은 국가 프레임이 농촌 현실에서 불러일으키는 혼란과 착시현상을 법제도, 정책, 젠더, 세대, 이주민, 주거지와 공간, 커먼즈 등 다층적 맥락에서 재조명하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의 변천상을 기록하는 이영섭?이경민의 포토에세이를 비롯해서, 농촌 사람들의 흥미롭고 수준 높은 에세이와 마을 기록물, 건축가이자 시인 함성호의 비보풍수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 시인 장정일과 건축가 정기황의 서평, 한국 농촌운동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주자 구자인?김정섭?정민철의 진지하고도 역동적인 좌담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의 변천상을 기록하는 이영섭?이경민의 포토에세이를 비롯해서, 농촌 사람들의 흥미롭고 수준 높은 에세이와 마을 기록물, 건축가이자 시인 함성호의 비보풍수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 시인 장정일과 건축가 정기황의 서평, 한국 농촌운동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주자 구자인?김정섭?정민철의 진지하고도 역동적인 좌담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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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2017년 충남 홍성군의 농촌 마을에서 창간된 반연간지 『마을』.
21세기가 요청하는 마을공동체에 바탕한 지속가능한 문명을 농촌의 구체적인 삶과 앎을 통해 상상하고 실험하는 담론을 발신한다.
1
최근의 한일사태는 국가가 국익의 이름으로 개인들의 이익을 담보 잡고 어떻게 그들을 국민으로 집결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현상은 개인이 자율적 관점을 가지기보다는 국가가 그들에게 요청(주입)하는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기 쉽다는 씁쓸한 인식을 환기해준다. 국가는 인간뿐 아니라 시공간을 비롯한 모든 영역의 대상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계산가능하고 관찰가능한 것으로 바꾸어놓는다. 이러한 국가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받쳐주는 것이 법이다. 이번 호에는 농사짓는 사람을 자본주의적 경영주체인 농업인으로 호명하는 것을 비롯하여 농촌 현실에서 작동하는 국가와 법의 프레임이 불러일으키는 혼란과 착시 현상을 재조명하고, 농민과 주민에서부터 풍경과 주거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실천적 재정의를 시도하는 원고들을 실었다.
2
'트임: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의 첫 번째 글인 김정섭의 「농업인인가, 농민인가」는 법이 정한 '농업인' 개념과 법제 외부의 사회적 차원에서 통용되는 '농민'이라는 개념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를 다룬다. 필자는 농민과 농업인의 개념상 격차 때문에 공적 자금 지원 정책이 농촌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농촌 문제를 심화하는 데 일조하는 구체적 사례들과 농업인·농민 개념에 관계된 현금보조 정책의 가능한 논리의 세부를 다룬다. 그리고 정부가 개별 농업인의 생산성, 즉 계산가능한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수치로 환산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적 가치인 지역성과 커먼즈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집합적 실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농민들 스스로 자율성과 협동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농민층을 구성함으로써 농민의 새로운 정의를 실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난 5월에 한국을 방문한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의 세 개의 강연 내용들을 정리한 글 「농민 농업, 자율과 협동」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든 경영자 농업의 위기를 해결할 대안인 농민 농업의 의미와 구체적 실천 사례 및 농촌사회학자들이 가져야 할 통찰의 원칙
등을 제안한다. 첨단 기술과 자본주의적 시장 위주의 경영방식을 채용하는 경영자 농업은, 지구를 먹거리 제국으로 재편하고 궁극적으로는 농업의 붕괴를 초래한다. 이러한 절망적 사태를 막기 위해, 플루흐는 새로운 시장 즉 농민시장을 확대하고 농생태학과 농업의 다기능성을 강화하고 협동과 사회운동 및 현장맞춤형 기술을 결합하는 '새로운 농민들'의 농업 즉 농민 농업이 필요하며, 비아캄페시나와 네덜란드 북프리지아숲 지역협동조합 등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의 현실성을 입증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그는 현실 문제를 논의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농민의 학습과 실천적 사유가 새로운 농민의 농업이 발견할 희망의 동력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농민 농업을 받치는 기본축이 되는 사태의 역동성, 뿌리내림, 이질적인 것의 포용과 연결,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 행위주체로서의 농민이라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김귀영의 글 「여성 농업인의 자리는 어디인가」는 오랫동안 농업과 농촌공동체를 지탱해온 뿌리이자 축이었음에도 가부장중심주의와 농촌의 보수성으로 인해 독자적 행위주체로서 인정받고 합당한 법제적 사회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여성 농업인의 현실적 위상을 진단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필자는 농림사업 시행주체 자격을 남성 농업인이 독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동경영주 등록정책을 펼치는데도 성과가 없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가부장적 관점을 내면화한 여성들의 자각과 적극적 참여를 자극·지원할 중간조직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적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외국인 이주와 도시인의 농촌 유입으로 과거와 달리 구성이 매우 복잡해진 여성 농업인의 새로운 문화적 지형을 읽고 이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다양한 정책적 장치들도 제안한다.
김기흥의 글 「청년 농민을 키우는 지역의 실천농장」은, 장기적인 청년실업과 지자체의 지원정책으로 유발된 도시 청년들의 농촌 유입을농촌 지역에서 어떤 준비와 태도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근래 청년들의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늘어나는 실천적 농장의 사례 조사에서
추출한 '실천농장'의 운영 원칙들을 정리하면서, 필자는 청년들을 지역에 '뿌리내린' 농민이자 마을공동체의 주민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경제적 지역적 실천을 통해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착하게 할 보다 체계적 프로그램을 갖춘 실천농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자인의 글 「누가 마을의 주인인가, 주민은 누구인가: 변화하는 농촌 사회, '마을 주민이 될 자격'을 다시 묻다」는 농촌 마을 주민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조건들을 자율적인 마을규약의 맥락에서 세부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시도가 필요한 이유는, 농촌사회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은 (지역사회의 주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주민 생활에 시장경제가 강력하게 침투하는 등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첨단기술이 농업에 적용되고 이질적인 이주민이 늘어나는 등 여러 요인들로 과도하게 개별화되면서 농촌공동체가 해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농업과 강력하게 연계되어 있고, 대면적 관계가 중시되고, 일정한 합리성이 적용된 마을의 작동 원리에 따라 농촌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을 '회원'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3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의 변천상을 탐색하는 포토에세이'에서는, 이영섭의 옛 2번 국도변 마을 풍경을 기록한 사진들과 그 풍경의 사회역사적 조건을 분석하는 이경민의 글을 실었다. 풍경은 늘 거기에 존재하는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사회역사적 변동을 통해 감지되는 역사적 구성물이다. 이영섭은 이 같은 풍경의 역사성에 주목하면서 옛 2번 국도변 마을 주거지 풍경과 마을표지석·마을회관 등을 기록했다. 이경민에 따르면, 한국 근현대 농촌 마을 풍경의 구조를 결정한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은 2016년 현재 이영섭이 기록한 옛 2번 국도변 마을 풍경의 법제도적 기원으로서 여전히 작동한다. 따라서 한국적 풍경사진 담론의 가능성은, 정치권력 시스템과 제도 및 공간의 정치학이 어떻게 현재의 풍경을 만들어왔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스밈: 농촌으로부터'에 실린 홍순명의 「윤재영 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한 시골마을의 생태적 윤리적 재생과 탈자본주의적 자치를 위해 평생을 바친 노실천가가 제도적 의사소통 방식을 갖지 않은 사람 윤재영 씨와 어떻게 만나고 교감하는지를 발랄한 문체로 묘파한 생생한 글이다. 조대성의 「Beyond 소농」은, 귀농한 4인가족의 가장이 농업만으로 생계를 해결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생태와 생계 사이를 오가며 행하는 고민과 성찰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고민의 한 자락 끝에서 필자는, 이른바 피상적인 녹색담론에서 파생된 소농小農주의의 비현실성을 넘어서는 '책임농'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주창한다. 정민철의 「젊은협업농장과 마을」은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젊은협업농장이 창설되고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지는 과정을 공유하는 연재의 두 번째 글이다. 이 농장은 트임에서 김기흥이 다룬 실천 농장의 가장 도전적인 국내 모델로 평가된다. 필자는 충실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받아들이는 지역농장을 '마을과의 연결'라는 기본 가치를 지키면서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구체적 고민과 결정들을 해 나갔는지를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글은 보다 진화된 실천농장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일하는 노자'는 서유럽과 일본·미국 등에서 수입된 근대성의 한계를 내파하고 동아시아적 세계관을 검토하며 무위지위無爲之爲의 마을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문명사적 상상력과 통합적 사유의 최대치를 실험해보는 연재다. 그 네 번째 글 「풍류에서 살기: 비보풍수와 도시재생」에서 함성호는, 서유럽의 근대적 세계관과 국가중심주의에 포획되지 않는, 마을에 사는 사람(주민)들 스스로에 의한 그들을 위한 도시재생(마을만들기)을 위해서는 잃어버린 '이야기 공동체'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단초로서 중국 풍수사상에 관한 문헌들을 더듬으며 '바람과 물에 대한 동아시아적 사유'가 성립되는 과정을 추적·상상한다. 나아가 자연의 불인不仁함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도선의 비보풍수의 의의를 재사유하면서 21세기 한국의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의 가능한 향방을 제시한다.
'벼림'의 세 번째 좌담에서는 구자인, 김정섭, 정민철이 '지역농업 조직화와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가가 주도한 농업의 산업화가 낳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농업을 다시 지역 중심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농민조직화운동과 마을만들기운동을 점검하고, 생산성 중심으로 편향된 지역농업의 개념적 혼란에 대해 짚어본다. 좌담 과정에서,경제성과 공동체성(사회성)의 상충으로 인한 마을단체 간의 분열을 해결하고 지역농민과 주민이 정책결정자들과 협상하여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조직하는, 지역연합조직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한편 홍성·완주·상주에서의 지역조직화의 성패와 구체적 맥락을 점검하고, 주민자치회가 지역농업 조직화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개진되는 세 좌담자의 흥미로운 분석과 의견은, 독자들의 문제의식을 활발하게 자극할 것이다.
'서평: 책 너머 삶을 읽다'에서 장정일의 「촘스키가 없는 미국은 얼마나 끔찍할까」는 놈 촘스키가 세계를 자국의 이익에 맞게 지배하는 미국과 이에 협력하는 지식인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세부를 다룬다. 정기황의 「새로운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을 속의 집」은 용어의 오남용으로 인한 국내 공동체 담론과 실천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도시와 농촌을 과도하게 구분짓는 이분법보다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동선을 회복하기 위한 공유화의 과정commoning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21세기가 요청하는 마을공동체에 바탕한 지속가능한 문명을 농촌의 구체적인 삶과 앎을 통해 상상하고 실험하는 담론을 발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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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한일사태는 국가가 국익의 이름으로 개인들의 이익을 담보 잡고 어떻게 그들을 국민으로 집결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현상은 개인이 자율적 관점을 가지기보다는 국가가 그들에게 요청(주입)하는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기 쉽다는 씁쓸한 인식을 환기해준다. 국가는 인간뿐 아니라 시공간을 비롯한 모든 영역의 대상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계산가능하고 관찰가능한 것으로 바꾸어놓는다. 이러한 국가권력 행사의 정당성을 받쳐주는 것이 법이다. 이번 호에는 농사짓는 사람을 자본주의적 경영주체인 농업인으로 호명하는 것을 비롯하여 농촌 현실에서 작동하는 국가와 법의 프레임이 불러일으키는 혼란과 착시 현상을 재조명하고, 농민과 주민에서부터 풍경과 주거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실천적 재정의를 시도하는 원고들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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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임: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의 첫 번째 글인 김정섭의 「농업인인가, 농민인가」는 법이 정한 '농업인' 개념과 법제 외부의 사회적 차원에서 통용되는 '농민'이라는 개념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를 다룬다. 필자는 농민과 농업인의 개념상 격차 때문에 공적 자금 지원 정책이 농촌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농촌 문제를 심화하는 데 일조하는 구체적 사례들과 농업인·농민 개념에 관계된 현금보조 정책의 가능한 논리의 세부를 다룬다. 그리고 정부가 개별 농업인의 생산성, 즉 계산가능한 경제적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수치로 환산될 수 없는 사회적 환경적 가치인 지역성과 커먼즈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집합적 실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농민들 스스로 자율성과 협동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농민층을 구성함으로써 농민의 새로운 정의를 실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지난 5월에 한국을 방문한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의 세 개의 강연 내용들을 정리한 글 「농민 농업, 자율과 협동」은, 자본주의 시스템이 만든 경영자 농업의 위기를 해결할 대안인 농민 농업의 의미와 구체적 실천 사례 및 농촌사회학자들이 가져야 할 통찰의 원칙
등을 제안한다. 첨단 기술과 자본주의적 시장 위주의 경영방식을 채용하는 경영자 농업은, 지구를 먹거리 제국으로 재편하고 궁극적으로는 농업의 붕괴를 초래한다. 이러한 절망적 사태를 막기 위해, 플루흐는 새로운 시장 즉 농민시장을 확대하고 농생태학과 농업의 다기능성을 강화하고 협동과 사회운동 및 현장맞춤형 기술을 결합하는 '새로운 농민들'의 농업 즉 농민 농업이 필요하며, 비아캄페시나와 네덜란드 북프리지아숲 지역협동조합 등의 사례는 이러한 주장의 현실성을 입증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그는 현실 문제를 논의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농민의 학습과 실천적 사유가 새로운 농민의 농업이 발견할 희망의 동력이 된다고 본다. 그리고 농민 농업을 받치는 기본축이 되는 사태의 역동성, 뿌리내림, 이질적인 것의 포용과 연결,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력, 행위주체로서의 농민이라는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김귀영의 글 「여성 농업인의 자리는 어디인가」는 오랫동안 농업과 농촌공동체를 지탱해온 뿌리이자 축이었음에도 가부장중심주의와 농촌의 보수성으로 인해 독자적 행위주체로서 인정받고 합당한 법제적 사회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여성 농업인의 현실적 위상을 진단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다. 필자는 농림사업 시행주체 자격을 남성 농업인이 독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공동경영주 등록정책을 펼치는데도 성과가 없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가부장적 관점을 내면화한 여성들의 자각과 적극적 참여를 자극·지원할 중간조직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적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외국인 이주와 도시인의 농촌 유입으로 과거와 달리 구성이 매우 복잡해진 여성 농업인의 새로운 문화적 지형을 읽고 이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일 다양한 정책적 장치들도 제안한다.
김기흥의 글 「청년 농민을 키우는 지역의 실천농장」은, 장기적인 청년실업과 지자체의 지원정책으로 유발된 도시 청년들의 농촌 유입을농촌 지역에서 어떤 준비와 태도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근래 청년들의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늘어나는 실천적 농장의 사례 조사에서
추출한 '실천농장'의 운영 원칙들을 정리하면서, 필자는 청년들을 지역에 '뿌리내린' 농민이자 마을공동체의 주민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적 경제적 지역적 실천을 통해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착하게 할 보다 체계적 프로그램을 갖춘 실천농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자인의 글 「누가 마을의 주인인가, 주민은 누구인가: 변화하는 농촌 사회, '마을 주민이 될 자격'을 다시 묻다」는 농촌 마을 주민의 정체성을 정의하는 조건들을 자율적인 마을규약의 맥락에서 세부적으로 다룬다. 이러한 시도가 필요한 이유는, 농촌사회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은 (지역사회의 주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시 인구가 대거 유입되고 주민 생활에 시장경제가 강력하게 침투하는 등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첨단기술이 농업에 적용되고 이질적인 이주민이 늘어나는 등 여러 요인들로 과도하게 개별화되면서 농촌공동체가 해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농업과 강력하게 연계되어 있고, 대면적 관계가 중시되고, 일정한 합리성이 적용된 마을의 작동 원리에 따라 농촌 마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을 '회원'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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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의 변천상을 탐색하는 포토에세이'에서는, 이영섭의 옛 2번 국도변 마을 풍경을 기록한 사진들과 그 풍경의 사회역사적 조건을 분석하는 이경민의 글을 실었다. 풍경은 늘 거기에 존재하는 물리적 대상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사회역사적 변동을 통해 감지되는 역사적 구성물이다. 이영섭은 이 같은 풍경의 역사성에 주목하면서 옛 2번 국도변 마을 주거지 풍경과 마을표지석·마을회관 등을 기록했다. 이경민에 따르면, 한국 근현대 농촌 마을 풍경의 구조를 결정한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은 2016년 현재 이영섭이 기록한 옛 2번 국도변 마을 풍경의 법제도적 기원으로서 여전히 작동한다. 따라서 한국적 풍경사진 담론의 가능성은, 정치권력 시스템과 제도 및 공간의 정치학이 어떻게 현재의 풍경을 만들어왔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스밈: 농촌으로부터'에 실린 홍순명의 「윤재영 씨」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진 한 시골마을의 생태적 윤리적 재생과 탈자본주의적 자치를 위해 평생을 바친 노실천가가 제도적 의사소통 방식을 갖지 않은 사람 윤재영 씨와 어떻게 만나고 교감하는지를 발랄한 문체로 묘파한 생생한 글이다. 조대성의 「Beyond 소농」은, 귀농한 4인가족의 가장이 농업만으로 생계를 해결하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생태와 생계 사이를 오가며 행하는 고민과 성찰을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고민의 한 자락 끝에서 필자는, 이른바 피상적인 녹색담론에서 파생된 소농小農주의의 비현실성을 넘어서는 '책임농'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주창한다. 정민철의 「젊은협업농장과 마을」은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젊은협업농장이 창설되고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지는 과정을 공유하는 연재의 두 번째 글이다. 이 농장은 트임에서 김기흥이 다룬 실천 농장의 가장 도전적인 국내 모델로 평가된다. 필자는 충실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받아들이는 지역농장을 '마을과의 연결'라는 기본 가치를 지키면서 만들어가기 위해 어떤 구체적 고민과 결정들을 해 나갔는지를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글은 보다 진화된 실천농장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일하는 노자'는 서유럽과 일본·미국 등에서 수입된 근대성의 한계를 내파하고 동아시아적 세계관을 검토하며 무위지위無爲之爲의 마을을 창조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문명사적 상상력과 통합적 사유의 최대치를 실험해보는 연재다. 그 네 번째 글 「풍류에서 살기: 비보풍수와 도시재생」에서 함성호는, 서유럽의 근대적 세계관과 국가중심주의에 포획되지 않는, 마을에 사는 사람(주민)들 스스로에 의한 그들을 위한 도시재생(마을만들기)을 위해서는 잃어버린 '이야기 공동체'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단초로서 중국 풍수사상에 관한 문헌들을 더듬으며 '바람과 물에 대한 동아시아적 사유'가 성립되는 과정을 추적·상상한다. 나아가 자연의 불인不仁함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도선의 비보풍수의 의의를 재사유하면서 21세기 한국의 도시재생과 마을만들기의 가능한 향방을 제시한다.
'벼림'의 세 번째 좌담에서는 구자인, 김정섭, 정민철이 '지역농업 조직화와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가가 주도한 농업의 산업화가 낳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농업을 다시 지역 중심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농민조직화운동과 마을만들기운동을 점검하고, 생산성 중심으로 편향된 지역농업의 개념적 혼란에 대해 짚어본다. 좌담 과정에서,경제성과 공동체성(사회성)의 상충으로 인한 마을단체 간의 분열을 해결하고 지역농민과 주민이 정책결정자들과 협상하여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조직하는, 지역연합조직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한편 홍성·완주·상주에서의 지역조직화의 성패와 구체적 맥락을 점검하고, 주민자치회가 지역농업 조직화에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개진되는 세 좌담자의 흥미로운 분석과 의견은, 독자들의 문제의식을 활발하게 자극할 것이다.
'서평: 책 너머 삶을 읽다'에서 장정일의 「촘스키가 없는 미국은 얼마나 끔찍할까」는 놈 촘스키가 세계를 자국의 이익에 맞게 지배하는 미국과 이에 협력하는 지식인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세부를 다룬다. 정기황의 「새로운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을 속의 집」은 용어의 오남용으로 인한 국내 공동체 담론과 실천의 난맥상을 지적하고, 도시와 농촌을 과도하게 구분짓는 이분법보다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공동선을 회복하기 위한 공유화의 과정commoning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목차
목차
열며
005·국가와 법의 호명 너머 | 박영선
트임 |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
013·농업인인가, 농민인가 | 김정섭
023·농민 농업, 자율과 협동 |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042·여성 농업인의 자리는 어디인가 | 김귀영
052·청년 농민을 키우는 지역의 실천농장 | 김기흥
057·누가 마을의 주인인가, 주민은 누구인가: 변화하는 농촌 사회, '마을 주민이 될 자격'을 다시 묻다
포토 에세이 |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 변천기
072·[사진] 2번 국도 마을 풍경 | 이영섭
083·[글] 2번 국도 마을 풍경의 조건 | 이경민
스밈 | 농촌으로부터
097·윤재영 씨 | 홍순명
100·Beyond 소농 | 조대성
106·협동조합젊은협업농장 실험보고서 2: 젊은협업농장과 마을 | 정민철
일하는 노자 4
123·풍류에서 살기: 비보풍수와 도시재생 | 함성호
벼림 | 농업·농촌·농민 연속좌담 3
145·지역농업 조직화와 마을만들기 | 구자인, 김정섭, 정민철
서평 | 책 너머 삶을 읽다
181·촘스키가 없는 미국은 얼마나 끔찍할까 | 장정일
186·새로운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을 속의 집 | 정기황
005·국가와 법의 호명 너머 | 박영선
트임 | 농민과 주민은 누구인가
013·농업인인가, 농민인가 | 김정섭
023·농민 농업, 자율과 협동 |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042·여성 농업인의 자리는 어디인가 | 김귀영
052·청년 농민을 키우는 지역의 실천농장 | 김기흥
057·누가 마을의 주인인가, 주민은 누구인가: 변화하는 농촌 사회, '마을 주민이 될 자격'을 다시 묻다
포토 에세이 | 한국 근현대 마을 공간 변천기
072·[사진] 2번 국도 마을 풍경 | 이영섭
083·[글] 2번 국도 마을 풍경의 조건 | 이경민
스밈 | 농촌으로부터
097·윤재영 씨 | 홍순명
100·Beyond 소농 | 조대성
106·협동조합젊은협업농장 실험보고서 2: 젊은협업농장과 마을 | 정민철
일하는 노자 4
123·풍류에서 살기: 비보풍수와 도시재생 | 함성호
벼림 | 농업·농촌·농민 연속좌담 3
145·지역농업 조직화와 마을만들기 | 구자인, 김정섭, 정민철
서평 | 책 너머 삶을 읽다
181·촘스키가 없는 미국은 얼마나 끔찍할까 | 장정일
186·새로운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을 속의 집 | 정기황
저자
저자
마을학회 일소공도
근대 국민국가체제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농촌의 삶에 바탕한 21세기 마을문명을 상상하고 실험하기 위해 농민, 시민, 활동가, 학자,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새로운 형식의 학회다. 멸실되어 가는 농경 공동체의 기억을 다각적인 맥락에서 재구성하고 현장화함으로써, 극심한 경쟁에 내몰리며 파편화되는 도시문명의 위기를 완화할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실천 형식과 내용을 생생한 농촌 마을 속에서 초학제적으로 실험하고 있다. 반년간지 『마을』외에 월간 웹진 『일소공도』를 발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oolocal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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