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머하야? 밥 먹어야?
『딸아, 머하야? 밥 먹어야?』는 추억을 요리하는 요리책이다. 식구.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들. 우리 식구들. 그 식구들의 끼니를 때마다 챙겨주는 건 엄마의 몫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그리고 고만고만한 사 남매까지 8식구의 끼니를 챙기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란 건, 어른이 되고서야 알았다. 각자 다른 입맛, 각자 다른 취향, 각자 먹고 싶은 것도 다 다른 그 사람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게 하려고, 엄마는 얼마나 애썼을까. 누구는 조기구이를 좋아하고, 누구는 조림을 좋아하고, 누구는 생선 냄새도 맡기 싫어하는 8식구. 그 와중에도 식구들이 좋아하는 반찬 한 가지씩은 꼭 상위에 올렸던 엄마. 그런 엄마의 음식 레시피를 찬찬히 보고 있자니, 절로 가족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택배 상자 가득 딸려 온 음식에 줄줄이 엮여 올라오는 가족들의 얼굴. 혼자사는 서울살이 괜히 든든해 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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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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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반찬 맛이 변했다. 나이 들면 입맛이 점점 짜진다는데, 엄마의 김치가 소태처럼 짜졌다. 내가 집을 떠나 혼자의 삶을 꾸려가는 동안 엄마는 나이 들어갔고, 어쩌면 영영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지 못하는 때가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나도 엄마 요리해 먹게 레시피 좀 적어줘!"
뭘 그런 걸 적냐 고 입으로 요래요래 설명해주던 엄마. 며칠이 지났을까, 택배상자 맨 아래 검은 봉지에 둘둘 감긴 원고지 뭉치가 함께 왔다. 그냥 종이에 대충 적어주면 되는데, 엄마는 어디서 원고지를 사 와서 적어줬다.
"엄마, 웬 원고지야~ 어디서났어?"
"문방구가서 샀지! 창피해서 동네 할아버지가 심부름 시킨 거라고 하고 샀다니까."
나는 엄마를 잘 안다. 가난한 육 남매의 막내딸은 글씨 쓰는 걸 무서워했다. 중학교도 겨우 졸업하고, 글씨 쓸 일이 없었던 엄마. 삐뚤삐뚤 못생긴 글씨에 자꾸만 틀리는 맞춤법. 사투리 투성이 자신의 글을 부끄러워하셨다. 그런 엄마가 보내 준 원고지 가득한 글. 책으로 엮어 야지 마음먹었다.
"엄마가 전하는 안부인사, 밥먹어야?"
"밥 먹었니?" , "밥 한번 먹자!", "밥은 먹고 다니니?" 안부를 묻는 한국인들의 덤덤한 방식.
엄마도 그렇다.
"딸, 잘 지내?" "딸, 아픈 데는 없어?" "딸, 일은 할 만해?" "딸, 힘든 일은 없고?" "딸, 많이 바쁘니?" "딸, 집에 안 내려와?" "딸, 보고싶어."
이 말이 바쁜 딸에게 행여 부담을 줄까 봐, 엄마는 혼자 사는 딸에게 오늘도 오타 투성이 서툰 실력으로 문자를 보낸다.
"딸, 머하야? 밥먹어야?"
목차
목차
2. 김밥
3. 오이냉국과 콩나물밥
4. 무생채
5. 추어탕
저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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