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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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검정’을 탐구하는 책이다. 서술자가 계속해서 바뀌는 책의 시선은 먹, 타투, 블랙홀, 만년필, 검은 고양이, 동굴 등 ‘검정’과 관련한 여러 소재와 미술 작품들을 경유하며 삶의 흔적으로서 ‘검정’이 지닌 다양한 표정을 포착한다. 감염병의 시대에 하나의 가상 전시를 구성하듯 쓰인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에 위치하는 책이기도 하다.
“검정에 관해 줄곧 생각하면서 한 무더기의 시간을 통과했다. 안팎으로 춥고 어두운 시간이었다. 이 책은 검정이라는 단어 하나가 불러낸 여러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장면이 나에게 속하는 것이든 아니든, 모두 동등하게 다루며 기록했다. 하나의 집을 짓는 대신에 통로 비슷한 것을 여러 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입구와 출구를 온전히 갖춘 통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에게도 길 잃어볼 만한 어둠이라면 좋겠다.” - 저자의 말
“검정에 관해 줄곧 생각하면서 한 무더기의 시간을 통과했다. 안팎으로 춥고 어두운 시간이었다. 이 책은 검정이라는 단어 하나가 불러낸 여러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장면이 나에게 속하는 것이든 아니든, 모두 동등하게 다루며 기록했다. 하나의 집을 짓는 대신에 통로 비슷한 것을 여러 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입구와 출구를 온전히 갖춘 통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책을 읽는 다른 누군가에게도 길 잃어볼 만한 어둠이라면 좋겠다.” -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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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검정이라는 단어 하나가 불러낸 장면들
길 잃어볼 만한 어둠을 더듬다!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검정을 차례로 프랑스어 Noir, 독일어 Schwarz, 일본어 Kuro, 한자 Hyun로 호명한 이름의 책이다. 제목에 든 함의대로, 다양한 시대와 공간의 시점을 통해 '검정'을 탐구하는, 미술가 김영글의 오랜 결실이다. 타투, 동굴, 블랙홀, 먹, 블랙박스, 검은 고양이, 만년필 등 여러 검은 존재들과 예술작품들을 경유하며 삶의 흔적으로서 검정이 지닌 여러 가지 표정을 포착하는,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에 놓인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대에서는 이 책을 읽는 경험이 발걸음하지 않은 하나의 전시를 충실히 둘러 살피는 경험일 수도 있겠다.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노아noir와 발음적 유사성을 가진 노아noah라는 성서의 인물을 불러내 안식과 검정, 성과 속에 해당하는 각각의 검정을 논하기도 하고, 검은 현이라는 외자를 이름으로 가진 죽은 연인을 회고하는 서술자를 통해 기억과 망각, 존재 인식의 양상을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허구적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실재성이 중간중간 침투한다.
나는 작업실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하나 마나 한 이야기들을 큐레이터에게 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검은색이라는 테마에 대한 생각이 자꾸만 현에 대한 기억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왜 말하지 못했을까. 다이어리를 펴자 검정, 시간, 손, 때, 이런 단어들이 적힌 것이 눈에 들어왔고……
「손때」에서
검정은 하나의 빛깔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빛의 부재, 악, 침울함, 암담함, 정체 불명을 뜻하는 데 아주 오랜 기간 요긴하게 쓰여왔다. 5300년 전의 냉동인간을 스캔하면서 발견한 검정 얼룩들, 죽은 연인에게 선물했던 만년필, 유년 시절 키우던 개의 검은 빛깔, '검은 죽음'이라는 뜻의 흑사병과 코로나 바이러스, 종양과 신생아의 초음파 스캐너 사진…… 부지런히 페이지를 넘겨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힘이 센 이미지들은, 분명 검정의 정체 불명성이 불러온 암담함과 악의 역사를 짚어낸다. 그러나 현재하는 서술자의 입에서, 또 중간중간 존재를 드러내는 저자의 시선에서, 검정의 유구한 정체 불명성은, 함부로 정의할 수 없음, 재단되거나 타자화될 수 없음, 즉 생과 약동으로도 그 가능성을 더해간다. 화이트큐브 속의 검정은 때에 지나지 않지만, 지구에서 광속 5200만 년 떨어진 블랙홀은 빛의 부재가 아니라 압도적인 존재 자체이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지만 위풍당당하게 기록되어야 할 무엇이다. 사진이라는 빛의 예술은 어둠에서 탄생했으며, 나보코프는 카프카에 대해 가르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에 연민이 더해진 것이 예술이라고 단언한다.
검정을 파헤친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의 도판이 흑백이 아닌 총천연 컬러로 인쇄된 점은 흥미롭다. 볼드한 검정으로 적힌 글자뿐 아니라 이 올컬러의 도판들을 읽는 동안 우리는 충분히 검정을 들여다보게 되며, 어떤 검정도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만다.
송연먹의 특징이 뭐냐면 아주 오묘한 검은색이 난다는 거야. 밤하늘의 색깔로 보자면 카본으로 만든 건 한밤중의 밤하늘 색깔이죠. 유연먹은 뭐냐. 석양의 색깔이야. 해 지고 났을 때의 색깔. 까맣되 붉은빛이 돌아. 그리고 송연먹은 해뜨기 직전의 밤하늘 색깔. 까맣되 푸른 빛. 색감 없는 사람이 보면 그냥 다 똑같은 까만색인데. 유심히 보면 참 다르지.
「먹 만드는 사람」에서
(글: 김미래)
돛과닻
미술가 김영글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 인간의 마음과 장르의 경계를 탐구하는 책을 펴낸다.
최근작: 〈나는 있어 고양이〉, 〈고양이 행성의 기록〉
길 잃어볼 만한 어둠을 더듬다!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검정을 차례로 프랑스어 Noir, 독일어 Schwarz, 일본어 Kuro, 한자 Hyun로 호명한 이름의 책이다. 제목에 든 함의대로, 다양한 시대와 공간의 시점을 통해 '검정'을 탐구하는, 미술가 김영글의 오랜 결실이다. 타투, 동굴, 블랙홀, 먹, 블랙박스, 검은 고양이, 만년필 등 여러 검은 존재들과 예술작품들을 경유하며 삶의 흔적으로서 검정이 지닌 여러 가지 표정을 포착하는,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에 놓인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대에서는 이 책을 읽는 경험이 발걸음하지 않은 하나의 전시를 충실히 둘러 살피는 경험일 수도 있겠다.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은 노아noir와 발음적 유사성을 가진 노아noah라는 성서의 인물을 불러내 안식과 검정, 성과 속에 해당하는 각각의 검정을 논하기도 하고, 검은 현이라는 외자를 이름으로 가진 죽은 연인을 회고하는 서술자를 통해 기억과 망각, 존재 인식의 양상을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허구적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실재성이 중간중간 침투한다.
나는 작업실로 돌아오는 길에 이런 하나 마나 한 이야기들을 큐레이터에게 했던 것을 후회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검은색이라는 테마에 대한 생각이 자꾸만 현에 대한 기억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왜 말하지 못했을까. 다이어리를 펴자 검정, 시간, 손, 때, 이런 단어들이 적힌 것이 눈에 들어왔고……
「손때」에서
검정은 하나의 빛깔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빛의 부재, 악, 침울함, 암담함, 정체 불명을 뜻하는 데 아주 오랜 기간 요긴하게 쓰여왔다. 5300년 전의 냉동인간을 스캔하면서 발견한 검정 얼룩들, 죽은 연인에게 선물했던 만년필, 유년 시절 키우던 개의 검은 빛깔, '검은 죽음'이라는 뜻의 흑사병과 코로나 바이러스, 종양과 신생아의 초음파 스캐너 사진…… 부지런히 페이지를 넘겨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힘이 센 이미지들은, 분명 검정의 정체 불명성이 불러온 암담함과 악의 역사를 짚어낸다. 그러나 현재하는 서술자의 입에서, 또 중간중간 존재를 드러내는 저자의 시선에서, 검정의 유구한 정체 불명성은, 함부로 정의할 수 없음, 재단되거나 타자화될 수 없음, 즉 생과 약동으로도 그 가능성을 더해간다. 화이트큐브 속의 검정은 때에 지나지 않지만, 지구에서 광속 5200만 년 떨어진 블랙홀은 빛의 부재가 아니라 압도적인 존재 자체이며, "보이지 않는 무언가"지만 위풍당당하게 기록되어야 할 무엇이다. 사진이라는 빛의 예술은 어둠에서 탄생했으며, 나보코프는 카프카에 대해 가르치는 과정에서 아름다움에 연민이 더해진 것이 예술이라고 단언한다.
검정을 파헤친 『노아와 슈바르츠와 쿠로와 현』의 도판이 흑백이 아닌 총천연 컬러로 인쇄된 점은 흥미롭다. 볼드한 검정으로 적힌 글자뿐 아니라 이 올컬러의 도판들을 읽는 동안 우리는 충분히 검정을 들여다보게 되며, 어떤 검정도 단일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고 만다.
송연먹의 특징이 뭐냐면 아주 오묘한 검은색이 난다는 거야. 밤하늘의 색깔로 보자면 카본으로 만든 건 한밤중의 밤하늘 색깔이죠. 유연먹은 뭐냐. 석양의 색깔이야. 해 지고 났을 때의 색깔. 까맣되 붉은빛이 돌아. 그리고 송연먹은 해뜨기 직전의 밤하늘 색깔. 까맣되 푸른 빛. 색감 없는 사람이 보면 그냥 다 똑같은 까만색인데. 유심히 보면 참 다르지.
「먹 만드는 사람」에서
(글: 김미래)
돛과닻
미술가 김영글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 인간의 마음과 장르의 경계를 탐구하는 책을 펴낸다.
최근작: 〈나는 있어 고양이〉, 〈고양이 행성의 기록〉
목차
목차
냉동인간
만년필
전염병
아담의 사과
재택근무
검은 숲
블랙 미러
노아의 말
만남과 헤어짐
어둠 속의 접촉
손때
블랙홀과 웜홀
시간과 방
극야
어두운 방
미아
먹 만드는 사람
검은 흙
방화범
쿠로 신드롬
큐레이터의 오후
사진가의 이메일 중에서
동굴로 들어간 사람들
우표를 들여다보며
유서
병원
블랙박스
쓰기와 읽기
재
개의 얼굴
수장고에서
어떤 설계안
검은 지도
혹
꿈
야간산행
전시장에서
만년필
전염병
아담의 사과
재택근무
검은 숲
블랙 미러
노아의 말
만남과 헤어짐
어둠 속의 접촉
손때
블랙홀과 웜홀
시간과 방
극야
어두운 방
미아
먹 만드는 사람
검은 흙
방화범
쿠로 신드롬
큐레이터의 오후
사진가의 이메일 중에서
동굴로 들어간 사람들
우표를 들여다보며
유서
병원
블랙박스
쓰기와 읽기
재
개의 얼굴
수장고에서
어떤 설계안
검은 지도
혹
꿈
야간산행
전시장에서
저자
저자
김영글
쓰고 만드는 사람. 고양이 세 마리와 서울에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모나미 153 연대기』, 『사로잡힌 돌』, 『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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