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하늘과 바다 사이(모던포엠 작가선 170)(양장본 Hardcover)
배주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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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선 시인의 첫 시집 『허공(虛空), 하늘과 바다사이』 〈모순의 합리성과 시종자의 극대화-배주선 시인의 창조적 영혼과 생명의 교신〉에서 ‘일상적 삶에서 비롯된 창조적 영혼으로 장식한 그 자신의 시편들은 담백한 정조로 인해 빛나는 까닭에 시종자의 극대화로 보다 정교하게 직조되고 정제되어 색채와 음조, 그리고 절제된 서정성이 눈부신 존재의 꽃으로 형사되어 한층 매혹적임’을 지적하였다. 한편 2011년 월간『모던포엠』(96회) 신인작품상의 심사평에서 김우종 평론가는 “간결하면서도 화장기 하나 없는 시편은 읽기에도 편하지만 맨 얼굴을 들여다보듯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라고 지적하였듯 그 자신의 빛나는 존재감으로 담백한 시격을 유지한 현상은 새삼 미더울 따름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저자가 등단 소감에서도 “늦깎이에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어쭙잖은 일인지 모르나 순전히 성찰(省察)에서 시작했다.”라는 시적 변명처럼 오랜 날의 침묵 끝에 간행된 시집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저자가 등단 소감에서도 “늦깎이에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어쭙잖은 일인지 모르나 순전히 성찰(省察)에서 시작했다.”라는 시적 변명처럼 오랜 날의 침묵 끝에 간행된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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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일상적 구도처리와 그 서정양식의 순환
-배주선 시인의 매혹적 형상과 시적 감응
엄창섭(가톨릭관동대명예교수, 김동명학회 회장)
1. 심상의 투사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
2011년 월간『모던포엠』(96회) 신인작품상의 심사평에서 김우종 평론가는 "간결하면서도 화장기 하나 없는 시편은 읽기에도 편하지만 맨 얼굴을 들여다보듯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라고 지적하였듯 그 자신의 빛나는 존재감으로 담백한 시격을 유지한 현상은 새삼 미더울 따름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저자가 등단 소감에서도 "늦깎이에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어쭙잖은 일인지 모르나 순전히 성찰(省察)에서 시작했다."라는 시적 변명처럼 오랜 날의 침묵 끝에 간행된 시집 『허공(虛空), 하늘과 바다사이』(모던포엠, 2021)의 편집은 「제1부 큐알코드 영상시(6편)」를 포함해 「제2부 붉은 넋, 제3부 머지않은 봄, 제4부 산중의 겨울은 그렇게 지름길로 오고 있었다 」 이렇게 총 80여편으로 특이하게 구성된 고뇌 끝의 결과물이다. 차지에 정신작업의 행위란 개인적인 창조활동에 연계성을 지니지만 '특정한 자아가 현재적 상황에 대응하며 어떻게 생존하는가 '의 문제의식은 다각적인 시각에 조응함에 따라 그 명료성이 입증된다.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로서 일관된 직관에서 섬세한 시어로 무한의 자유공간인 천상을 향한 날아오름을 "영근 날빛이 눈부신 초여름,/그 이른 아침/진정, 집안으로 날아든 이름 모를/한 마리의 새(그 새가)"의 보기나 또는 "겨울로 가는 진객珍客/백조 대여섯 마리/먼 길 쉬어가려고 호수에 내려/청둥오리와 동무해 느긋한 물질이다(길목에서)"로 풀어낸 것은 '체취, 느낌, 호흡을 전의식(前意識)과 결속되어 시적 특성을 지속한 결과'이다.
차지에 맑은 영혼의 소유자인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작은 신의 대행자'인 그 자신의 시적 특이성을 「심상의 투사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과 결부시킬 때 다양한 양상으로 시의 지평을 열어 보인 '우주의 신비 캐내기'는 사유의 속도를 늦추면 그에 관한 시 의미는 다양성을 지닌다. 이처럼 그 자신의 시편에서 "돌아누웠던 세월이 밀려와/까닭 없이 서러워지는/해지는 여름 한 날/홀로 무인도에 갇힌다(여름 한 날-해지는 바다)"라고 읊조리듯이 시의 틀 짜기와 생명의 본원(本源)인 바다(海), 그 합일의 공간은 시인의 내면층위와도 연계성이 맞물려있다. 한편 현대문학 이론의 혁명적 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드롭 프라이(Northrop Frye)의 『비평의 해부』에서 문학의 장르를 사계(四季)로 구분지어 '봄의 신화(희극), 여름의 신화(로망스), 가을의 신화(비극), 겨울의 신화(아이러니·풍자)'라는 도식체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 자신의 시편에는 생명의 계절인 봄(희극)이 시적 상관물로 빈도수 높게 처리되고 있다. 또 시집목차 중 「제3부 머지않은 봄」에서도 그러하지만 〈경포의 봄〉, 〈입춘에〉, 〈봄비 따라〉 등의 시편에서도 예외 없이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되고 있다.
특히 그 슬픈 사연 끝에 '어느 백제병사 아내의 지순한 넋인 눈모시 꽃'으로 형상화된 "황산벌을 아직 떠나지 못한 붉은 넋/흘려야 할 눈물이 더 없어/꽃으로, 눈모시 꽃으로 피어날 수밖에 없다(흰 괭이밥)"에서나 "사발통문은 진작부터 돌았다 님이 오신다는, 한걸음에 마중을 나섰더니 그는 저만큼 앞서 영춘화 옆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봄 마중-경포호수에서-)", "사오월 보리피리 삘리릭/고개 밑 사람들은/산나물 죽, 갱죽, 쑥버무리, 송기 밥, 송기떡,/술지게미, 비지, 풀 대죽을 끓여먹고//마을 골목에는/누렇게 뜬 얼굴/뽈록 솟아오른 배/그런, 사람들이 비틀 그렸더라(격세지감)"에서도 "갯마을 봄은 그렇게 시작되고, 가시나들은/비익조 되어 연리지를 빌며/파랑 물망초가 피기를 기다린다(기다림)"에서는 동질화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모처럼 조화의 연계선상에서 자잘한 시적 분위기(情調)를 말끔 정화하여 극대화시킨 정신작업의 결과물은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다. 한편 예술사회학자인 하우저(Arnold Hauser)가 "작가는 올바른 질문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만족할지 모르지만 자기시대의 주인 노릇을 하려면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역설처럼 시혼을 태우는 특정한 시인의 주체와 타는 개체의 차별성을 무화시키며 융합과 상승의 역동성을 좌우하는 시적 작위(作爲)는 뜻깊다. 이처럼 정신적 피폐함으로 삶의 일상에서 감동을 상실한 현재의 삶에서 세상살이의 안부를 전하며 깊은 사유와 삶의 중량감을 해명하고 낯익은 기억흔적을 통해 영혼의 진동을 안겨줌은 놀라운 충격이다. '지금(now), 이곳 여기(here)'라는 삶의 시간대와 장소성에서 새로운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세계고까지 수락한 뒤 격정과 증오심도 씻겨내고 시의미를 꽃피우는 담백한 시격의 소유자와 오늘의 만남은 불확실한 사회현상에서 감사하고 기뻐할 일이다.
2. 합리적 추이와 자아의 순수성
모름지기 '상징의 숲을 거니는 시인'은 머레이 북친의 지적처럼 생태위기를 벗어나려면 먼저 인간중심주의의 경계를 무너트려야 하는 까닭에 담백한 시적 이미지의 처리는 차고 처연하되 고통을 눈 뜨게 하는 빛나는 응결체로 작동시킬 일이다. 그 나름으로 시 형식에 구속됨이 없이 즉물적 대상물을 페로디나 풍자적 기법으로 엿보인 '당신도 나도 아는 이솝이야기'를 테제로 한 〈세모의 거리에서〉나 '주둥이를 들비벼댄다. 반질반질한 눈알 살판났다'의 일상어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회화적 요소를 마침내 작동시킨 "때 : 목·금/곳 : 삼다도/등장 : 쥐, 고양이, 개, 참새 떼 외...//일월화수목금토 목금은 아주 특별한 날, '연찬회 날이다/쥐들이 떼 지어 몰려든다 오늘의 주제는 '하수도'. 더없이 좋은 질퍽한 향내/저절로 군침이 괴는 주둥이를 들비벼댄다 반질반질한 눈알 살판났다(동물 본색)"는 놀라운 시적 작위(作爲)다.
비록 특정한 정신작업의 종사자임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몸담은 시간대와 공간에 최소한 관심을 지녀야할 일이다. 매사에 사리가 명백한 그 자신은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도 사소한 이해관계에 얽히는 일에 경계하였고, 선한 심성과 불꽃같은 신앙심으로 평상심을 유지하였다. 매사에 인간적인 편이라 저자는 앞서 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뒤에도 현재 「모던포엠 이사회」상임이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처럼 '천년의 시향(詩鄕)'과도 연계성이 잇닿은 〈헌화가(獻花歌)〉에 관한 애정의 일면 또한 "암소 고삐 놓은, 노인/천 길 병창에서 철쭉꽃 꺾어/수로부인에게 바쳤다는 기암절벽/재갈매기 떼 춤추는 동해의 나포리/장호항이 볕받이로 아름답다(7번국도 하행선)"도 그렇지만 시간대를 뛰어넘어 다소 메르헨적 정조를 되뇌는 아득한 유년의 기억흔적은 "해거름 귀갓길에 여인과 스쳤다/문득, 아득한 매화향기가 밀려왔다/남수산* 몽천* 매화골/지금쯤 매화가 흐드러질 터인데,/물어물어 여인에게 전화를 했다/'매화골 아무개가 아니냐'고(굴렁쇠)"에 잇닿아 무채색의 언어에 자아의 순수성이 한층 더 묻어나기에 짐짓 그 자신의 다양한 시적 질료로 사용된 오브제(object)는 노년을 함께 여유롭게 유유자적하는 삶의 편린(片鱗)으로 즉물적 대상인 매개물은 묵언으로 응시하고 조응할 또 하나의 충격적인 관심사다.
이 같은 관점에서 중세의 영성문학(靈聖文學)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작품에서 거울에 비친 상에 의한 이미지의 상징성을 논의한 점에서 인간의 정신 또한 거울에 비친 물질세계의 허상을 수락하지 않을 때, 신의 성스러운 빛의 속성인 은총을 허락받음은 새삼 유념할 일이다. 응당 「심상의 투사(透寫)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에 관한 구도적 해법은 생명의 본체인 우주를 향한 감동의 회복임은 물론 에스프리에 의한 빛나는 정신적 산물의 축적인 까닭에 그 생생한 일탈의 정신을 그만의 예술적인 질감과 터치로 시적 형상화에 의한 생명적인 시작(詩作)의 행위이다. 이처럼 따뜻한 감성에서 배어나온 '동화(assimilation)와 투사(projection)의 혼합적 양상에 있어 수동적인 사물과 능동적인 사물을 결합하는 매개적 정신능력의 범주에 의해 그의 시적 상상력은 창조적 영혼의 교감에 짐짓 견주어지고 있다.
한편 분망한 삶에서 종종 시적 행간의 여백은 "기다림은/순전純全함이라//봄여름가을 나무들이/잎새 곱게 물들이고/열매를 맺는 것은/신에 대한 감사라(기다림의 미학)"를 일깨워주는 그의 시사(詩史)는 미적주권의 확장으로 견고한 조짐이다. 특히 명분 기에 얽매이지 않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날카로운 창끝에 찔려서도/곤고한 영혼들에게 아낌없이/물과 피를 쏟으셨던 십자가 위의 예수처럼/가녀린 등허리 찢긴 살갗 사이로/하염없이 흐르는 피/목마른 영혼들 마시라고 정겹게 내어주는/연민 깊은 고로쇠나무(고로쇠나무)"를 통해 안정감을 지탱한 시적 형상화는 자연이법에 일체의 거부감 없는 삶의 질서에 관한 온전하고 일관된 믿음이다. 까닭에 생생한 일탈의 정신을 구속의 상징인 십자가상의 피 흘림에 의한 시학의 질감과 터치는 창조적 활력으로 따뜻한 영성에서 묻어난 감미로운 눈물과 천상의 층계 오르는 고독한 순례자의 보행으로 해명된다.
여기서 말끔 정제된 시어로 그의 시적 인식이 공감각적으로 처리된 심령의 가난함에 의한 시적 추이는 기독교의 신앙과 결속된 실험적 윤무로 그 매듭이 풀릴 것이기에 "소년은, 그해 겨울 종지기였습니다/하루도 빼먹지 않고 에이는 눈보라에도/한겨울 종을 울렸습니다(종지기 소년)"에서도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은 끝내 "당신은 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깜박깜박 잊고 지낼 때 가 너무 많군요/언제나 당신은 곁에 계시는 것을//오늘, 나는/세모의 거리에서 빨간 냄비에/작은 정성을 넣고 행복했습니다//주여!(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와 같은 체험에서 비롯된 종교적 간증(干證)의 시편에 의해 이 같이 확증된다.
무엇보다 푸른 식물성 언어를 즐겨 사용한 다수의 시편도 그렇지만 시적 모티프가 극명하게 표출된 "그래, 이 봄에 가을을 심자/푸른 나무는 내가 심지 않아도/봄여름 내내 실컷 볼 것이다, 그래서/푸른 나무는 단풍나무로 둔갑했다//올 가을은 참으로/아름다운 단풍을 보게 될 것이다(푸른 나무에서 단풍나무로)"의 예시나 또는 "늙은 고양이가 어기적거리고/동서남북 누가 빗장을 걸었나/자전과 공전이 멈춰 버린 침묵//삶을 부풀게 하던 그리움은/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에 갇혀/더욱 간절한 기다림을 이야기한다(적막)", "쏟아져 내리는 노랑 잎새/행여 그 아이, 여기 오지 않았을까/두리번두리번 발길이 어지럽구나(은행나무 숲)"에서 다시금 입증되듯 한 시대의 진정한 양심임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시대상황에 대처하는 역사적 소임은 시창작의 행위 못지않게 '성스런 노동이며 눈물겨운 시적 감응이기'에 일상의 서정성에 합일된 항변(抗辯)은 주지할 바다.
고요 속에서/합장으로//
내 모든 상념을/당신께 드려서 비우고//
세상만물에 생명을 주시는/당신의 목소리/당신의 큰 숨결/성스러운 마음으로
듣습니다//
-〈여름 한 날 ㆍ 2-아침 숲속을 걸으며〉 전문
위에 인용한 시편에서 삶의 매순간 꽃향내 묻은 푸른 식물성 언어로 15세기 어느 수행자가 "오! 놀라운 지고, 내가 샘물을 긷고, 장작을 패다니!"를 선시(禪詩)로 읊조리듯, 소중한 연이 맞물린 기대감에 '당신의 큰 숨결 성스러운 마음으로 듣는' 담백한 시격을 지닌 시인과의 교감은 알맞은 정신기후를 조성시켜주기에 존재감이 빛난다. 이와 같이 분망한 '여름 한 날에 아침 숲속을 걸으며' 가끔 가쁜 숨 몰아쉬며 산의 정상에 오르면 또다시 산을 내려가야 하는 이법처럼 삶의 여적을 가늠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기에 개념상 '감사(感謝)'는 '타인에 의해 자기에게 보여 진 호의에 의한 승인의 정(情)'으로 또 구약성서(舊約聖書)에서 '고백하다'는 뜻인 야다(yadah)가 '찬양하다, 감사하다'의 쓰일 때에 그 목적어가 창조주에 종속됨은 주지할 점이다.
특히 그 어느 시간대보다 갈등과 대립의 이분법에 의해 합리적 해법이 불투명한 현재성에 있어 "화롯불에 쫓겨 귀목나무 그늘에 들었다//후드득 한줄기 바람에 소리 들려, 문득/고개 쳐들었더니, 잎 무성한 큰 나무/함박웃음에 큰 손 흔들며 반갑게 맞는다(그늘)"의 예시의 보기나 "짧은 햇살이/노랗게 창가에 기울고/방안을 가득 채우는 향기//어쩌면 너는/청자항아리에/그리도 잘 어울리느냐(청자와 국화)"의 반문도 그렇거니와 "아득해라, 멀리서 달려온/푸른 산바람 자락이/삶은, 누군가엔 오랜 기다림이고/삶은, 누군가엔 버거운 굴레라고/일러주고 달아난다(가을 기행-문우들과)"에서 다시 확증되어지듯 누군가 등을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자처한 진정한 휴머니티로 그 자신이 각고의 자기성찰 뒤 간행한 시집의 시적 그물망을 치밀하게 직조하여 견고한 성채(城砦)처럼 스키마(schema)로 빚어낸 개아의 순수성이다.
그 같은 관점에서 소외된 인간관계성의 회복을 열어 보이려는 그 자신의 집념은 한순간 가슴을 저미는 서정적 미감의 현상으로 신선한 충격이다. 이처럼 매몰차고 우울한 현상에서 신이 허락한 존재임을 입증하기 위한 생명적이고 창의적인 부산물인 시편들은 유의미한 것으로 '적확, 격렬, 구체적, 복합적이되 리듬과 형태의 확증'을 위한 우직한 정직성과 맞물려있어 그의 시를 읽는 현명한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기쁨이며 즐거움으로 시적 동기부여에 균형감은 지대하다.
3. 단조로운 시적 정조와 관조적 담론
어디까지나 피폐된 영혼의 정화와 치유를 위하여 고뇌의 밤을 창조주께 드리는 기도로 지새우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가 신선한 감동을 회복시켜주는 정신작업은 소중하다. 차지에 분망한 일상에서 어스름이 묻어나는 적막한 시간에 처진 어깨를 추스르며 삶의 처소로 돌아오는 미끄러짐의 일상은 때로는 측은지심이다. 이처럼 그 자신의 경우, "아름다워라/동화처럼 말갛게 더 넓은/쪽빛 나래 위로 전설처럼 내려앉는 노을//새가 둥지를 깃들이고(西)/가고 오고가 함께하니(歸)/서귀포(西歸浦)라/서방행자(西方行者)가/어이 아니 찾을 수 있을까(서귀포)"의 보기나 "행여, 환청일까/임이 부르기에 달려 나갔네//산에서 부르네/잔뜩 약이 오른 우거진 숲 속/산곡간에 맑고 밝은 영롱한 소리/환희로 가득 차고(여름 한 날ㆍ3-산곡간에서)"와 같이 지나친 언희(pun)나 시적 기교(craft)를 절제하여 유의미한 정신작업을 통해 하찮은 즉물적 대상도 화가가 화필을 능란하게 다루듯 일체의 망설임을 거부하고 덧없이 흘려보낸 시간도 의미와 가치로 채우려고 '환청을 떨쳐버리는' 관조적 담론은 신선하다.
특히 서정시 쓰기가 힘겨운 사회현상에서 비록 어설픈 시적 해법으로 치부될지라도, 삶의 중량감을 확장하기 위해 불확실한 삶의 격랑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특정한 시인의 생명기호인 소통의 도구에 관한 통일된 체계성의 유지와 정체성의 확증은 놀랍다. 그렇다. 동해안 최북단의 금강산 전망대에서 그 분단의 통한을 절감하며 "풍악산 다녀온 까치/철책에 올라앉아, 산이/활활 단풍에 불타고 있다고/전하는 소식에 미어지는 까닭은//저만치 산 아래/신작로와 기찻길은 훤한데/지척이 천리라, 속절없이/칠십여 년이 가고 있구나(지척에 두고-금강산 전망대(군 관측소)에서)"의 절박감에 와락 나직한 통곡이 가슴에 저려올 것이나 명상호흡을 통해 '적막이 가득한 눈 덮인 깊은 숲 속'에서 절제된 감정으로 "먼 산, 능경봉이/하얗게 눈 덮었네//간밤, 창밖 난벌에/빗소리 들리더니/겨울은, 언제나 그렇게/먼 산으로부터 오고 있네//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을(그리움)"처럼 허망한 세상사란 또 그렇게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그 같은 맥락에서 '이미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미래의 시간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인류에 대한 사랑을 '사유의 화소(話素)'로 변형시키지 않으면, 눈부신 꿈과 이상은 결코 실현될 수 없기에, 진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위대한 창조적 영혼을 소유할 일이다. 차지에 상생과 통섭의 시세계를 구축하려고 시적 상관물을 위한 해체와 재창조를 반복하는 '창조적 시학과 우주와의 교감'도 그렇지만, 이처럼 시인의 차별화된 시세계에 연계한 공간과 시각, 그리고 정신풍경에 의한 통합의 탐색작업은 비장감이 묻어난다. 모처럼 미적 주권이 확립된 순수서정시 쓰기가 힘겨운 삶의 일상에서 매순간 '꽃향기 묻어있는 식물성언어로' 감동을 회복시키는 담백한 시격은 그만의 당위성을 지닌다.
각론하고 현대시의 특성을 의도적으로 도식화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배주선 시인의 경우, 시작의 근원적인 역동성을 '지혜→지식→지성→영성(靈性)'의 확장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끝내 시집의 마무리에 해당하는「제4부 내려앉는 노을」에서 놀랍게도 "그분은, 율법학자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생략...//문득 나에게/'너는 누구의 이웃이냐'고/묻는 분이 있어, 놀라/한참이나 대답을 궁리하다가//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는데/괜스레 슬픔이 괸다(그분이 물으셨다-빈센트 반 고흐의 선한 사마리아인 그림을 보고)"의 보기에서 시적 합리적 해법이라면 바로 그 점은 감지하는 대상의 물활론을 넓고 깊게 수용하는 개아의 일상화에서 가슴 죄어오는 전율로 시적 정조를 안정감 있게 조성하는 현상과의 맞물림이다. 까닭에 천상의 층계를 응시하는 그 자신의 강인한 종교성은 소외된 타자를 불꽃같은 영성으로 감싸고 손잡아주는 예언자적인 존재감으로 인하여 단절의 경계를 허물며 지속적으로 다이돌핀(Didolphin)을 쏟아내는 생명감은 따뜻한 감성을 충격적으로 안겨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득한 정신풍경의 구도가 한층 이채로운 배주선 시인의 시집을 통하여 묵언의 응시 뒤에 수시로 입증되는 미래지향성은 그 자신의 견고한 고독 앞에서도 생명체의 핵심인 푸른 식물성 질료를 기본골격으로 처리한 경향이 짙다. 한편 이 시대의 철저한 정신작업의 종사자로서 시적 특이성을 일관되게 표출한 의지표명이 명백한 그 자신의 시집은 치밀한 구도에 연계된 존재의 꽃으로 깊은 분별력 뒤의 순전(純全)한 자화상이다. 까닭에 비극의 미학을 태동시킨 소포클레스가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앞서간 그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소망하던 내일이다."라는 처절한 목숨의 시간대에서 불안한 내면심리는 자아성찰의 타당성에 맞물려 있기에 못내 처연(悽然)하다. 모쪼록 '파괴적인 정보를 가진 뇌(Dark brain)를 평화적인 정보의 뇌(Gold brain)로 대체'해서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을 되살려 어둠의 색조를 말끔 씻겨내고 밝음 지향의 생명외경심을 '대륙의 심장'에 각인시켜 한국현대시사의 어떤 인물보다 그 자존감을 켜켜이 지켜내는 정체성의 확장을 기대할 따름이다.
-배주선 시인의 매혹적 형상과 시적 감응
엄창섭(가톨릭관동대명예교수, 김동명학회 회장)
1. 심상의 투사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
2011년 월간『모던포엠』(96회) 신인작품상의 심사평에서 김우종 평론가는 "간결하면서도 화장기 하나 없는 시편은 읽기에도 편하지만 맨 얼굴을 들여다보듯 싱그러움이 가득하다."라고 지적하였듯 그 자신의 빛나는 존재감으로 담백한 시격을 유지한 현상은 새삼 미더울 따름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저자가 등단 소감에서도 "늦깎이에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어쩌면 어쭙잖은 일인지 모르나 순전히 성찰(省察)에서 시작했다."라는 시적 변명처럼 오랜 날의 침묵 끝에 간행된 시집 『허공(虛空), 하늘과 바다사이』(모던포엠, 2021)의 편집은 「제1부 큐알코드 영상시(6편)」를 포함해 「제2부 붉은 넋, 제3부 머지않은 봄, 제4부 산중의 겨울은 그렇게 지름길로 오고 있었다 」 이렇게 총 80여편으로 특이하게 구성된 고뇌 끝의 결과물이다. 차지에 정신작업의 행위란 개인적인 창조활동에 연계성을 지니지만 '특정한 자아가 현재적 상황에 대응하며 어떻게 생존하는가 '의 문제의식은 다각적인 시각에 조응함에 따라 그 명료성이 입증된다.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로서 일관된 직관에서 섬세한 시어로 무한의 자유공간인 천상을 향한 날아오름을 "영근 날빛이 눈부신 초여름,/그 이른 아침/진정, 집안으로 날아든 이름 모를/한 마리의 새(그 새가)"의 보기나 또는 "겨울로 가는 진객珍客/백조 대여섯 마리/먼 길 쉬어가려고 호수에 내려/청둥오리와 동무해 느긋한 물질이다(길목에서)"로 풀어낸 것은 '체취, 느낌, 호흡을 전의식(前意識)과 결속되어 시적 특성을 지속한 결과'이다.
차지에 맑은 영혼의 소유자인 한 사람의 시인으로서 '작은 신의 대행자'인 그 자신의 시적 특이성을 「심상의 투사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과 결부시킬 때 다양한 양상으로 시의 지평을 열어 보인 '우주의 신비 캐내기'는 사유의 속도를 늦추면 그에 관한 시 의미는 다양성을 지닌다. 이처럼 그 자신의 시편에서 "돌아누웠던 세월이 밀려와/까닭 없이 서러워지는/해지는 여름 한 날/홀로 무인도에 갇힌다(여름 한 날-해지는 바다)"라고 읊조리듯이 시의 틀 짜기와 생명의 본원(本源)인 바다(海), 그 합일의 공간은 시인의 내면층위와도 연계성이 맞물려있다. 한편 현대문학 이론의 혁명적 선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노드롭 프라이(Northrop Frye)의 『비평의 해부』에서 문학의 장르를 사계(四季)로 구분지어 '봄의 신화(희극), 여름의 신화(로망스), 가을의 신화(비극), 겨울의 신화(아이러니·풍자)'라는 도식체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 자신의 시편에는 생명의 계절인 봄(희극)이 시적 상관물로 빈도수 높게 처리되고 있다. 또 시집목차 중 「제3부 머지않은 봄」에서도 그러하지만 〈경포의 봄〉, 〈입춘에〉, 〈봄비 따라〉 등의 시편에서도 예외 없이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되고 있다.
특히 그 슬픈 사연 끝에 '어느 백제병사 아내의 지순한 넋인 눈모시 꽃'으로 형상화된 "황산벌을 아직 떠나지 못한 붉은 넋/흘려야 할 눈물이 더 없어/꽃으로, 눈모시 꽃으로 피어날 수밖에 없다(흰 괭이밥)"에서나 "사발통문은 진작부터 돌았다 님이 오신다는, 한걸음에 마중을 나섰더니 그는 저만큼 앞서 영춘화 옆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봄 마중-경포호수에서-)", "사오월 보리피리 삘리릭/고개 밑 사람들은/산나물 죽, 갱죽, 쑥버무리, 송기 밥, 송기떡,/술지게미, 비지, 풀 대죽을 끓여먹고//마을 골목에는/누렇게 뜬 얼굴/뽈록 솟아오른 배/그런, 사람들이 비틀 그렸더라(격세지감)"에서도 "갯마을 봄은 그렇게 시작되고, 가시나들은/비익조 되어 연리지를 빌며/파랑 물망초가 피기를 기다린다(기다림)"에서는 동질화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모처럼 조화의 연계선상에서 자잘한 시적 분위기(情調)를 말끔 정화하여 극대화시킨 정신작업의 결과물은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다. 한편 예술사회학자인 하우저(Arnold Hauser)가 "작가는 올바른 질문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만족할지 모르지만 자기시대의 주인 노릇을 하려면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역설처럼 시혼을 태우는 특정한 시인의 주체와 타는 개체의 차별성을 무화시키며 융합과 상승의 역동성을 좌우하는 시적 작위(作爲)는 뜻깊다. 이처럼 정신적 피폐함으로 삶의 일상에서 감동을 상실한 현재의 삶에서 세상살이의 안부를 전하며 깊은 사유와 삶의 중량감을 해명하고 낯익은 기억흔적을 통해 영혼의 진동을 안겨줌은 놀라운 충격이다. '지금(now), 이곳 여기(here)'라는 삶의 시간대와 장소성에서 새로운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세계고까지 수락한 뒤 격정과 증오심도 씻겨내고 시의미를 꽃피우는 담백한 시격의 소유자와 오늘의 만남은 불확실한 사회현상에서 감사하고 기뻐할 일이다.
2. 합리적 추이와 자아의 순수성
모름지기 '상징의 숲을 거니는 시인'은 머레이 북친의 지적처럼 생태위기를 벗어나려면 먼저 인간중심주의의 경계를 무너트려야 하는 까닭에 담백한 시적 이미지의 처리는 차고 처연하되 고통을 눈 뜨게 하는 빛나는 응결체로 작동시킬 일이다. 그 나름으로 시 형식에 구속됨이 없이 즉물적 대상물을 페로디나 풍자적 기법으로 엿보인 '당신도 나도 아는 이솝이야기'를 테제로 한 〈세모의 거리에서〉나 '주둥이를 들비벼댄다. 반질반질한 눈알 살판났다'의 일상어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회화적 요소를 마침내 작동시킨 "때 : 목·금/곳 : 삼다도/등장 : 쥐, 고양이, 개, 참새 떼 외...//일월화수목금토 목금은 아주 특별한 날, '연찬회 날이다/쥐들이 떼 지어 몰려든다 오늘의 주제는 '하수도'. 더없이 좋은 질퍽한 향내/저절로 군침이 괴는 주둥이를 들비벼댄다 반질반질한 눈알 살판났다(동물 본색)"는 놀라운 시적 작위(作爲)다.
비록 특정한 정신작업의 종사자임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몸담은 시간대와 공간에 최소한 관심을 지녀야할 일이다. 매사에 사리가 명백한 그 자신은 평생을 언론인으로 살아오면서도 사소한 이해관계에 얽히는 일에 경계하였고, 선한 심성과 불꽃같은 신앙심으로 평상심을 유지하였다. 매사에 인간적인 편이라 저자는 앞서 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뒤에도 현재 「모던포엠 이사회」상임이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처럼 '천년의 시향(詩鄕)'과도 연계성이 잇닿은 〈헌화가(獻花歌)〉에 관한 애정의 일면 또한 "암소 고삐 놓은, 노인/천 길 병창에서 철쭉꽃 꺾어/수로부인에게 바쳤다는 기암절벽/재갈매기 떼 춤추는 동해의 나포리/장호항이 볕받이로 아름답다(7번국도 하행선)"도 그렇지만 시간대를 뛰어넘어 다소 메르헨적 정조를 되뇌는 아득한 유년의 기억흔적은 "해거름 귀갓길에 여인과 스쳤다/문득, 아득한 매화향기가 밀려왔다/남수산* 몽천* 매화골/지금쯤 매화가 흐드러질 터인데,/물어물어 여인에게 전화를 했다/'매화골 아무개가 아니냐'고(굴렁쇠)"에 잇닿아 무채색의 언어에 자아의 순수성이 한층 더 묻어나기에 짐짓 그 자신의 다양한 시적 질료로 사용된 오브제(object)는 노년을 함께 여유롭게 유유자적하는 삶의 편린(片鱗)으로 즉물적 대상인 매개물은 묵언으로 응시하고 조응할 또 하나의 충격적인 관심사다.
이 같은 관점에서 중세의 영성문학(靈聖文學)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작품에서 거울에 비친 상에 의한 이미지의 상징성을 논의한 점에서 인간의 정신 또한 거울에 비친 물질세계의 허상을 수락하지 않을 때, 신의 성스러운 빛의 속성인 은총을 허락받음은 새삼 유념할 일이다. 응당 「심상의 투사(透寫)와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에 관한 구도적 해법은 생명의 본체인 우주를 향한 감동의 회복임은 물론 에스프리에 의한 빛나는 정신적 산물의 축적인 까닭에 그 생생한 일탈의 정신을 그만의 예술적인 질감과 터치로 시적 형상화에 의한 생명적인 시작(詩作)의 행위이다. 이처럼 따뜻한 감성에서 배어나온 '동화(assimilation)와 투사(projection)의 혼합적 양상에 있어 수동적인 사물과 능동적인 사물을 결합하는 매개적 정신능력의 범주에 의해 그의 시적 상상력은 창조적 영혼의 교감에 짐짓 견주어지고 있다.
한편 분망한 삶에서 종종 시적 행간의 여백은 "기다림은/순전純全함이라//봄여름가을 나무들이/잎새 곱게 물들이고/열매를 맺는 것은/신에 대한 감사라(기다림의 미학)"를 일깨워주는 그의 시사(詩史)는 미적주권의 확장으로 견고한 조짐이다. 특히 명분 기에 얽매이지 않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날카로운 창끝에 찔려서도/곤고한 영혼들에게 아낌없이/물과 피를 쏟으셨던 십자가 위의 예수처럼/가녀린 등허리 찢긴 살갗 사이로/하염없이 흐르는 피/목마른 영혼들 마시라고 정겹게 내어주는/연민 깊은 고로쇠나무(고로쇠나무)"를 통해 안정감을 지탱한 시적 형상화는 자연이법에 일체의 거부감 없는 삶의 질서에 관한 온전하고 일관된 믿음이다. 까닭에 생생한 일탈의 정신을 구속의 상징인 십자가상의 피 흘림에 의한 시학의 질감과 터치는 창조적 활력으로 따뜻한 영성에서 묻어난 감미로운 눈물과 천상의 층계 오르는 고독한 순례자의 보행으로 해명된다.
여기서 말끔 정제된 시어로 그의 시적 인식이 공감각적으로 처리된 심령의 가난함에 의한 시적 추이는 기독교의 신앙과 결속된 실험적 윤무로 그 매듭이 풀릴 것이기에 "소년은, 그해 겨울 종지기였습니다/하루도 빼먹지 않고 에이는 눈보라에도/한겨울 종을 울렸습니다(종지기 소년)"에서도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은 끝내 "당신은 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깜박깜박 잊고 지낼 때 가 너무 많군요/언제나 당신은 곁에 계시는 것을//오늘, 나는/세모의 거리에서 빨간 냄비에/작은 정성을 넣고 행복했습니다//주여!(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와 같은 체험에서 비롯된 종교적 간증(干證)의 시편에 의해 이 같이 확증된다.
무엇보다 푸른 식물성 언어를 즐겨 사용한 다수의 시편도 그렇지만 시적 모티프가 극명하게 표출된 "그래, 이 봄에 가을을 심자/푸른 나무는 내가 심지 않아도/봄여름 내내 실컷 볼 것이다, 그래서/푸른 나무는 단풍나무로 둔갑했다//올 가을은 참으로/아름다운 단풍을 보게 될 것이다(푸른 나무에서 단풍나무로)"의 예시나 또는 "늙은 고양이가 어기적거리고/동서남북 누가 빗장을 걸었나/자전과 공전이 멈춰 버린 침묵//삶을 부풀게 하던 그리움은/의지할 데 없는 외로움에 갇혀/더욱 간절한 기다림을 이야기한다(적막)", "쏟아져 내리는 노랑 잎새/행여 그 아이, 여기 오지 않았을까/두리번두리번 발길이 어지럽구나(은행나무 숲)"에서 다시금 입증되듯 한 시대의 진정한 양심임을 자처하지 않더라도, 시대상황에 대처하는 역사적 소임은 시창작의 행위 못지않게 '성스런 노동이며 눈물겨운 시적 감응이기'에 일상의 서정성에 합일된 항변(抗辯)은 주지할 바다.
고요 속에서/합장으로//
내 모든 상념을/당신께 드려서 비우고//
세상만물에 생명을 주시는/당신의 목소리/당신의 큰 숨결/성스러운 마음으로
듣습니다//
-〈여름 한 날 ㆍ 2-아침 숲속을 걸으며〉 전문
위에 인용한 시편에서 삶의 매순간 꽃향내 묻은 푸른 식물성 언어로 15세기 어느 수행자가 "오! 놀라운 지고, 내가 샘물을 긷고, 장작을 패다니!"를 선시(禪詩)로 읊조리듯, 소중한 연이 맞물린 기대감에 '당신의 큰 숨결 성스러운 마음으로 듣는' 담백한 시격을 지닌 시인과의 교감은 알맞은 정신기후를 조성시켜주기에 존재감이 빛난다. 이와 같이 분망한 '여름 한 날에 아침 숲속을 걸으며' 가끔 가쁜 숨 몰아쉬며 산의 정상에 오르면 또다시 산을 내려가야 하는 이법처럼 삶의 여적을 가늠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기에 개념상 '감사(感謝)'는 '타인에 의해 자기에게 보여 진 호의에 의한 승인의 정(情)'으로 또 구약성서(舊約聖書)에서 '고백하다'는 뜻인 야다(yadah)가 '찬양하다, 감사하다'의 쓰일 때에 그 목적어가 창조주에 종속됨은 주지할 점이다.
특히 그 어느 시간대보다 갈등과 대립의 이분법에 의해 합리적 해법이 불투명한 현재성에 있어 "화롯불에 쫓겨 귀목나무 그늘에 들었다//후드득 한줄기 바람에 소리 들려, 문득/고개 쳐들었더니, 잎 무성한 큰 나무/함박웃음에 큰 손 흔들며 반갑게 맞는다(그늘)"의 예시의 보기나 "짧은 햇살이/노랗게 창가에 기울고/방안을 가득 채우는 향기//어쩌면 너는/청자항아리에/그리도 잘 어울리느냐(청자와 국화)"의 반문도 그렇거니와 "아득해라, 멀리서 달려온/푸른 산바람 자락이/삶은, 누군가엔 오랜 기다림이고/삶은, 누군가엔 버거운 굴레라고/일러주고 달아난다(가을 기행-문우들과)"에서 다시 확증되어지듯 누군가 등을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의 역할을 자처한 진정한 휴머니티로 그 자신이 각고의 자기성찰 뒤 간행한 시집의 시적 그물망을 치밀하게 직조하여 견고한 성채(城砦)처럼 스키마(schema)로 빚어낸 개아의 순수성이다.
그 같은 관점에서 소외된 인간관계성의 회복을 열어 보이려는 그 자신의 집념은 한순간 가슴을 저미는 서정적 미감의 현상으로 신선한 충격이다. 이처럼 매몰차고 우울한 현상에서 신이 허락한 존재임을 입증하기 위한 생명적이고 창의적인 부산물인 시편들은 유의미한 것으로 '적확, 격렬, 구체적, 복합적이되 리듬과 형태의 확증'을 위한 우직한 정직성과 맞물려있어 그의 시를 읽는 현명한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기쁨이며 즐거움으로 시적 동기부여에 균형감은 지대하다.
3. 단조로운 시적 정조와 관조적 담론
어디까지나 피폐된 영혼의 정화와 치유를 위하여 고뇌의 밤을 창조주께 드리는 기도로 지새우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가 신선한 감동을 회복시켜주는 정신작업은 소중하다. 차지에 분망한 일상에서 어스름이 묻어나는 적막한 시간에 처진 어깨를 추스르며 삶의 처소로 돌아오는 미끄러짐의 일상은 때로는 측은지심이다. 이처럼 그 자신의 경우, "아름다워라/동화처럼 말갛게 더 넓은/쪽빛 나래 위로 전설처럼 내려앉는 노을//새가 둥지를 깃들이고(西)/가고 오고가 함께하니(歸)/서귀포(西歸浦)라/서방행자(西方行者)가/어이 아니 찾을 수 있을까(서귀포)"의 보기나 "행여, 환청일까/임이 부르기에 달려 나갔네//산에서 부르네/잔뜩 약이 오른 우거진 숲 속/산곡간에 맑고 밝은 영롱한 소리/환희로 가득 차고(여름 한 날ㆍ3-산곡간에서)"와 같이 지나친 언희(pun)나 시적 기교(craft)를 절제하여 유의미한 정신작업을 통해 하찮은 즉물적 대상도 화가가 화필을 능란하게 다루듯 일체의 망설임을 거부하고 덧없이 흘려보낸 시간도 의미와 가치로 채우려고 '환청을 떨쳐버리는' 관조적 담론은 신선하다.
특히 서정시 쓰기가 힘겨운 사회현상에서 비록 어설픈 시적 해법으로 치부될지라도, 삶의 중량감을 확장하기 위해 불확실한 삶의 격랑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특정한 시인의 생명기호인 소통의 도구에 관한 통일된 체계성의 유지와 정체성의 확증은 놀랍다. 그렇다. 동해안 최북단의 금강산 전망대에서 그 분단의 통한을 절감하며 "풍악산 다녀온 까치/철책에 올라앉아, 산이/활활 단풍에 불타고 있다고/전하는 소식에 미어지는 까닭은//저만치 산 아래/신작로와 기찻길은 훤한데/지척이 천리라, 속절없이/칠십여 년이 가고 있구나(지척에 두고-금강산 전망대(군 관측소)에서)"의 절박감에 와락 나직한 통곡이 가슴에 저려올 것이나 명상호흡을 통해 '적막이 가득한 눈 덮인 깊은 숲 속'에서 절제된 감정으로 "먼 산, 능경봉이/하얗게 눈 덮었네//간밤, 창밖 난벌에/빗소리 들리더니/겨울은, 언제나 그렇게/먼 산으로부터 오고 있네//그리,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것을(그리움)"처럼 허망한 세상사란 또 그렇게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그 같은 맥락에서 '이미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미래의 시간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인류에 대한 사랑을 '사유의 화소(話素)'로 변형시키지 않으면, 눈부신 꿈과 이상은 결코 실현될 수 없기에, 진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정신작업의 종사자라면 위대한 창조적 영혼을 소유할 일이다. 차지에 상생과 통섭의 시세계를 구축하려고 시적 상관물을 위한 해체와 재창조를 반복하는 '창조적 시학과 우주와의 교감'도 그렇지만, 이처럼 시인의 차별화된 시세계에 연계한 공간과 시각, 그리고 정신풍경에 의한 통합의 탐색작업은 비장감이 묻어난다. 모처럼 미적 주권이 확립된 순수서정시 쓰기가 힘겨운 삶의 일상에서 매순간 '꽃향기 묻어있는 식물성언어로' 감동을 회복시키는 담백한 시격은 그만의 당위성을 지닌다.
각론하고 현대시의 특성을 의도적으로 도식화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배주선 시인의 경우, 시작의 근원적인 역동성을 '지혜→지식→지성→영성(靈性)'의 확장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끝내 시집의 마무리에 해당하는「제4부 내려앉는 노을」에서 놀랍게도 "그분은, 율법학자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생략...//문득 나에게/'너는 누구의 이웃이냐'고/묻는 분이 있어, 놀라/한참이나 대답을 궁리하다가//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는데/괜스레 슬픔이 괸다(그분이 물으셨다-빈센트 반 고흐의 선한 사마리아인 그림을 보고)"의 보기에서 시적 합리적 해법이라면 바로 그 점은 감지하는 대상의 물활론을 넓고 깊게 수용하는 개아의 일상화에서 가슴 죄어오는 전율로 시적 정조를 안정감 있게 조성하는 현상과의 맞물림이다. 까닭에 천상의 층계를 응시하는 그 자신의 강인한 종교성은 소외된 타자를 불꽃같은 영성으로 감싸고 손잡아주는 예언자적인 존재감으로 인하여 단절의 경계를 허물며 지속적으로 다이돌핀(Didolphin)을 쏟아내는 생명감은 따뜻한 감성을 충격적으로 안겨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득한 정신풍경의 구도가 한층 이채로운 배주선 시인의 시집을 통하여 묵언의 응시 뒤에 수시로 입증되는 미래지향성은 그 자신의 견고한 고독 앞에서도 생명체의 핵심인 푸른 식물성 질료를 기본골격으로 처리한 경향이 짙다. 한편 이 시대의 철저한 정신작업의 종사자로서 시적 특이성을 일관되게 표출한 의지표명이 명백한 그 자신의 시집은 치밀한 구도에 연계된 존재의 꽃으로 깊은 분별력 뒤의 순전(純全)한 자화상이다. 까닭에 비극의 미학을 태동시킨 소포클레스가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앞서간 그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소망하던 내일이다."라는 처절한 목숨의 시간대에서 불안한 내면심리는 자아성찰의 타당성에 맞물려 있기에 못내 처연(悽然)하다. 모쪼록 '파괴적인 정보를 가진 뇌(Dark brain)를 평화적인 정보의 뇌(Gold brain)로 대체'해서 무채색 언어의 동질성을 되살려 어둠의 색조를 말끔 씻겨내고 밝음 지향의 생명외경심을 '대륙의 심장'에 각인시켜 한국현대시사의 어떤 인물보다 그 자존감을 켜켜이 지켜내는 정체성의 확장을 기대할 따름이다.
목차
목차
시인의 말 ● 3
제 1 부 - 큐알코드 영상시
해 지는 바다
그 새가 ● 14
길목에서 ● 16
산문山門 ● 18
여름 한 날 - 해 지는 바다 ● 20
세모, 대관령에 서다 ● 22
산에 올라 ● 24
제 2 부 - 붉은 넋
흰 괭이밥 ● 28
돌팔매 언덕 ● 29
아침 창가에서 ● 30
동물 본색 ● 32
7번 국도 하행선 ● 34
겨울 벌판에서 ● 36
굴렁쇠 ● 38
기다림 ● 40
봄 마중 - 경포호수에서 ● 41
그리움에 ● 42
덧없이 떠도는 想念 - '하늘과 바다 사이' 찻집에서 ● 44
길, 외롭고 쓸쓸한 ● 46
그늘 ● 47
메트로놈 - 歲暮거리에서 ● 48
어디로 가고 있나 ● 50
가을 나들이 - 불영계곡 따라 ● 52
경포의 봄 ● 54
기다림의 미학 ● 55
단골 ● 56
청자와 국화 ● 58
고향 나그네 ● 60
기도 ● 62
캔버스의 가을 풍경 - 시월의 대관령에서 ● 63
왕산 아리랑 - 노추산 모정탑 ● 64
제 3 부 - 머지않은 봄
세모의 거리에서 ● 68
가을 기행 - 문우들과 ● 70
종지기 소년 ● 72
터미널에서 만난 여인 ● 74
첫눈 오는 밤 ● 76
터미널 ● 77
푸른 나무에서 단풍나무로 ● 78
전설 ● 80
마음 둘 곳 없을 때면 ● 82
허무 ● 84
적막 ● 86
너와 나 ● 87
그 집 앞을 지나며 ● 88
아침바다에서 ● 90
선문답禪門答 ● 92
- 쌍계사, 화개면 운수리에서 하룻밤을
격세지감隔世之感 ● 94
섬사람 ● 96
한 해를 보내며 ● 98
하루살이 ● 99
증후군 ● 100
은행나무 숲 ● 102
여름 한 날. 2 - 아침 숲 속을 걸으며 ● 103
잃어버린 동산 ● 104
이별을 위한 만남 ● 107
울보 ● 108
배쩨의 모정 ● 110
잔상殘像 ● 112
제 4 부 - 산중의 겨울은 지름길로 오고
서귀포 ● 114
구월애愛 ● 115
크루즈 여행은 취소되고 ● 116
그분이 물으셨다 ● 118
-빈센트 반 고흐의 선한 사마리아인 그림을 보고
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 ● 121
문주란, 꽃을 피우다 ● 122
여름 한 날. 3 - 산곡간에서 ● 124
고향 나그네. 2 ● 126
늦은 가을비 ● 128
대설주의보 ● 130
입춘 ● 131
비에 젖는 목련 ● 132
안타까움 ● 133
구월이 오면 ● 134
개똥은 처도 ● 135
지척에 두고 - 금강산 전망대(군 관측소)에서 ● 136
봄비 따라 ● 138
겨울이 오나보다 ● 140
여유 ● 141
가을 나그네 ● 142
그리움 ● 144
갓끈 단 사모 ● 145
운두령雲頭嶺에서 ● 146
바람의 갈대 ● 148
출판사 서평
「허공, 하늘과 바다 사이」 작품해설
일상적 구도처리와 그 서정양식의 순환
- 배주선 시인의 매혹적 형상과 시적 감응 ● 151
엄창섭(가톨릭관동대명예교수, 김동명학회 회장)
제 1 부 - 큐알코드 영상시
해 지는 바다
그 새가 ● 14
길목에서 ● 16
산문山門 ● 18
여름 한 날 - 해 지는 바다 ● 20
세모, 대관령에 서다 ● 22
산에 올라 ● 24
제 2 부 - 붉은 넋
흰 괭이밥 ● 28
돌팔매 언덕 ● 29
아침 창가에서 ● 30
동물 본색 ● 32
7번 국도 하행선 ● 34
겨울 벌판에서 ● 36
굴렁쇠 ● 38
기다림 ● 40
봄 마중 - 경포호수에서 ● 41
그리움에 ● 42
덧없이 떠도는 想念 - '하늘과 바다 사이' 찻집에서 ● 44
길, 외롭고 쓸쓸한 ● 46
그늘 ● 47
메트로놈 - 歲暮거리에서 ● 48
어디로 가고 있나 ● 50
가을 나들이 - 불영계곡 따라 ● 52
경포의 봄 ● 54
기다림의 미학 ● 55
단골 ● 56
청자와 국화 ● 58
고향 나그네 ● 60
기도 ● 62
캔버스의 가을 풍경 - 시월의 대관령에서 ● 63
왕산 아리랑 - 노추산 모정탑 ● 64
제 3 부 - 머지않은 봄
세모의 거리에서 ● 68
가을 기행 - 문우들과 ● 70
종지기 소년 ● 72
터미널에서 만난 여인 ● 74
첫눈 오는 밤 ● 76
터미널 ● 77
푸른 나무에서 단풍나무로 ● 78
전설 ● 80
마음 둘 곳 없을 때면 ● 82
허무 ● 84
적막 ● 86
너와 나 ● 87
그 집 앞을 지나며 ● 88
아침바다에서 ● 90
선문답禪門答 ● 92
- 쌍계사, 화개면 운수리에서 하룻밤을
격세지감隔世之感 ● 94
섬사람 ● 96
한 해를 보내며 ● 98
하루살이 ● 99
증후군 ● 100
은행나무 숲 ● 102
여름 한 날. 2 - 아침 숲 속을 걸으며 ● 103
잃어버린 동산 ● 104
이별을 위한 만남 ● 107
울보 ● 108
배쩨의 모정 ● 110
잔상殘像 ● 112
제 4 부 - 산중의 겨울은 지름길로 오고
서귀포 ● 114
구월애愛 ● 115
크루즈 여행은 취소되고 ● 116
그분이 물으셨다 ● 118
-빈센트 반 고흐의 선한 사마리아인 그림을 보고
언제나 곁에 계시는 것을 ● 121
문주란, 꽃을 피우다 ● 122
여름 한 날. 3 - 산곡간에서 ● 124
고향 나그네. 2 ● 126
늦은 가을비 ● 128
대설주의보 ● 130
입춘 ● 131
비에 젖는 목련 ● 132
안타까움 ● 133
구월이 오면 ● 134
개똥은 처도 ● 135
지척에 두고 - 금강산 전망대(군 관측소)에서 ● 136
봄비 따라 ● 138
겨울이 오나보다 ● 140
여유 ● 141
가을 나그네 ● 142
그리움 ● 144
갓끈 단 사모 ● 145
운두령雲頭嶺에서 ● 146
바람의 갈대 ● 148
출판사 서평
「허공, 하늘과 바다 사이」 작품해설
일상적 구도처리와 그 서정양식의 순환
- 배주선 시인의 매혹적 형상과 시적 감응 ● 151
엄창섭(가톨릭관동대명예교수, 김동명학회 회장)
저자
저자
배주선
시인, 수필가
월간모던포엠 시·수필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상임이사
모던포엠작가회 회원
모던포엠 동인
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
강릉문인협회 회원
후조문학회 회원
달빛문학회 고문
제9회 모던포엠문학상 수상
월간모던포엠 시·수필 신인상
월간 모던포엠 상임이사
모던포엠작가회 회원
모던포엠 동인
강원현대시문학회 회장
강릉문인협회 회원
후조문학회 회원
달빛문학회 고문
제9회 모던포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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