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로 쓴 우울
20년가량의 짧은 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행복감을 느껴본 적 없는 중증 우울증 환자인 동시에 청년인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 같은 수필. 각종 ‘우울증 문학’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흔해 빠진 우울증의 극복이나 치료 같은 이야기가 아닌, 지금껏 아무도 하려 하지 않았던 만성 우울증 투병기와 그로 인한 ‘허덕임’에 관한 꾸밈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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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세상이 온통 회색으로 물들어 가는 와중에 오직 한 가지만 파랗게 변해간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10년 뒤에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파랗게 물들어간다. 지중해나 몰디브의 바다나 하늘과 같이 눈으로 상큼함이 전해지는 그런 파란색이 아니다. 피카소가 젊은 시절 그린 자화상에서 느껴지는 푸르죽죽한 색으로 현대인의 마음은 물들어간다. 장혜린 작가의 작품 《연필로 쓴 우울》은 불확실함 안에서 푸르죽죽하게 물들어간 본인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마치 멍이 든 것처럼 파랗게 변한 사람 때문인지 우울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많아졌다. 우울에 대한 공감과 치유를 주제로 한 작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세상은 아직 밝고, 새로운 것이 많다는 이야기로 책은 채워진다. 그러나 《연필로 쓴 우울》은 빈말로라도 밝다고 말하기 힘들다. 작가가 작성한 일기를 토대로 재구성한 글은 작가의 우울감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당시의 감정을 담담하게 적어놓은 글은 드라마틱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그러나 담담하게 작성된 글은 작가의 우울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연필로 쓴 우울》을 통해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사회를 바꿔놓겠다는 거창한 사회적 운동의 시작으로 작품을 내놓은 것도 아니며, 이 책을 통해 우울을 가진 사람을 보듬어 주겠다는 의식으로 쓰인 책도 아니다. 마치 술자리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듯 본인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자 쓰인 책이다. 그래서 작가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우울을 극복해야 할 것처럼 강요하지 않는다. 작가는 스스로 겪은 '우울'이라는 감정을 날것 그대로 독자에게 말해줄 뿐이다. 왜곡되고 과장되지 않은 우울,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통해 퍼렇게 변한 마음을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싶다.
- 김성민(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프리랜서 평론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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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저자
미국의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화학을 전공하다가 자퇴했고, 그 후 일본 도쿄 소재 와세다대학의 국제교양학부에 재학하다가 또 자퇴했다. 이 때문에 남들에게는 도전정신 강하고 실행력 있는 패기만만한 젊은이로 보이는 듯하나 실상은 안정적인 생활과 게으른 일상을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그저 그런 청년 백수이다. 한낮의 공상과 새벽의 쓸쓸함을 즐기는 피터팬. 생각한 것은 무조건 글로 옮겨 두는 습관이 있다. 장래 희망은 인형과 고양이가 가득한 집에서 사는 마녀가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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